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출판관련 학과를 나와서 교수님께 작가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만, 사실 알고 보면 작가님들이 문법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합니다. 책이 나오는대로 작가들이 써서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너희가 문법 등등을 잘 알고 교정을 잘 봐야 한다, 라는 말도 들었었습니다. 작가들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 등등(...)
물론 기본적인 문법에 관한 부분은 찬성합니다. 비문, 오타는 정성에 관련된 부분. 독자와 작가가 가까이 있는 이상, 읽는 분들이 괴롭지 않게 만드는 것도 장르소설 작가분들이 노력해야 할 사항이죠;;; (->물론 저도 노력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먼산-)
책으로 나올 때의 교정문제는 본래 출판사에서 해줘야 하는 일이지만, 이쪽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보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책에서 오타라니, 편집자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사항입니다.
사체님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기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구요. 그래도 우리말 문법이 너무 어렵다는 거죠. 어휘의 바른 사용이나 문장 구성 정도는 그나마 쉽지만, 어말어미의 잘못된 사용, 구문의 번역체, 띄어쓰기...이건 정말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책 한권에 반드시 잘못된 사례가 존재할 정도의 난이도라고 보거든요.ㅠ.ㅠ
엊그제 댓글 맞춤법 체크하다가 알았는데,
[정보]와 같은 단어는 "들"을 붙이지 않는 거라고 하더군요.
여러, 각자 등의 형용사가 앞에 있을 경우에도 뒤에는 "들"을 붙이지 않는 다고 하는데...보통 "여러 학생들이" 라고 쓰는데...이게 틀렸다는 거죠.
아아....우리말 마스터의 길은 소드 마스터의 길보다 어려울 지도..
음...문법은 기본이지만, 완벽한 문법은 기본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말씀입니다만...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저 [당위]라고만 하기에는 어려운 현실이 존재합니다.
심지어는 초중고등학교 국어 선생님들이나, 국어를 전공하지 않으신 대학교수님들도 문법에는 상당부분 틀리는 부분이 있다고 장담할 수도 있습니다만.
전문적인 작가분들도 문법에는 종종 틀리곤 합니다.
그게, 문법공부를 등한시 했기 때문이 전부가 아닌게 문젭니다.
문법이. 최근 20년동안 몇 번이나 바뀌어왔는 지 아신다면....이건 제도권 교육을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걸 아실 겁니다.
특히나, 위에 언급한 띄어쓰기나 보조명사/동사의 사용, 어말어미, 선어말어미의 사용, 잘못된 구문체 같은 것들 정식 출판된 작품 뒤져보면 엄청나게 나올 겁니다.
더 웃긴 문제는,
제대로 된 문법이, 최근 5년여 동안에는 오히려 사문법이 되어버린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겁니다.
결국 문법은 생각보다 자주 바뀌어 가죠. 이런 주석을 달고, "본래는 A라고 해야하는 것이 맞으나, B라는 표현이 많이 쓰이고 있어서, 새로운 문법 개정안에서는 B와 같은 표현도 용인하도록 한다.(200X.X.X)"
마지막으로, 제일 웃긴 건
잘못된 문법/문장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와, 제대로 된 문법/문장을 잘못되었다고 여기게 되는 경우들도 발생한다는 거지요..허허..
결론을 다시 말씀드리면, 제일 처음 댓글에서부터 언급했듯이, 문법이 기본 맞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문법이될 수 어렵고, 구태여 완벽한 문법을 완비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문학을 떠나서, 학술 서적을 보더라도 문법 틀린 거 찾아내기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런 학술 서적에서 잘못된 문법이 그 내용보다 중요할까요.
물론, 기본 문법은 되어야 겠죠. 내용 조차 알아보기 힘들면 그건 정말 아무것도 아닐테니까.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지 못하면 학술서적에선 더더욱 치명적일 테고.
노파심에 사족을 달자면, 그렇다고 문법에 대한 무지가 면죄부가 될 순 없습니다. 현실적인 난점은 인정하지만 당위가 아닌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에 대한 내용은 두번째(아마) 댓글에 언급했습니다.
이건 그냥 사족입니다만..
문법의 발전은 체계적이고 엄격하고 완벽함에서, 형식이 깨지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습니다. 그게 편했거든요. 하지만 덕분에 틀리기가 점점 쉬워지고 있습니다. 고문을 보면, 아주 깔끔하죠. 수학같이...예외법칙도 없고. 근데 지금은..."자주 잘못 사용되는 것도 인정하는" 추세가 조금 씩 늘어나고 있기도 하고......
더 웃긴건, 그렇게 잘못된 문법으로 만들어진 텍스트들이 잘못된 문법의 사용을 재생산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거고......뭐..세상은 원래 좀 웃깁니다만..
음..덤으로 하나.
띄어쓰기 뿐 아니라. 쉽표[,]의 사용법도 그다지 쉽지 않습니다.
수작으로 평가 받는 글들 중에서도 쉼표와 띄어쓰기 틀린 용례는 무수하더군요....이래저래 우리말 참 어렵습니다.ㅠ.ㅠ
그 외의 문장 부호 사용법도 마찬가지긴 합니다만...특히 인용부호 전후의 문장 부호및 띄어쓰기 사용법도 그렇고. 보조동사 띄어쓰기가 보통 제일 많이 틀리고..보조명사 띄어쓰기도 그렇고.....뭐 그래도 띄어쓰기는 한글이나 워드가 많이 해결해주니 다행입니다만...그래도 못찾는 경우도 있고..쉼표의 경우는 절대 못찾고.....아아..이번 댓글은 그냥 푸념성 사족입니다.(저 푸념성..이라는 단어도 단순한 조어라기보다는 구문 번역체에 속하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성, ~적, ~함...대부분 그렇죠...엄밀하게 보면, 문법상 틀리지는 않지만, 문장으로는 매끄럽지 않다...가 적확한 표현이겠습니다만.....다른 예로, 우리가 사용하는 정확이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많은 경우에 적확이라는 단어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틀린건 아닙니다만..말그대로 적확한 의미를 담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만...영어로는 둘다 같이 번역되지만, 우리말에서는 의미에 차이가 납니다. 답은 정확해야 하지만, 문법은 적확하게 사용해야 하는 겁니다.)
문법과 문장용례를 파고 들 수록 저런 것들이 엄청나게 나온다는 겁니다. 저런 것을 몰라도, 작품, 특히 소설을 보는 데에 있어서 위화감 없이, 무난하게 볼 수가 있을 겁니다. 실제로들 그러고 계시구요. "내가 본 이 작품은 문법이 틀린 게 없었어"라고 자신 하는 작품이 있으시더라도, 그 안에 저런 잘못된 용례가 있다는 건 저도 꽤 높은 배당률로 자신할 수 있을 겁니다.
자격론을 들먹이는 건 아닙니다만, 대부분의 언중이 알아보지 못하는 치밀하고 엄밀한 문법/문장용례의 공부는 당위라고만 원칙론적으로 주장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방금 이 문장에서도 쉼표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
음..마지막 댓글에서 "실제로들 그러고 계시구요"도 틀렸습니다.
"실제로 그러고들 계시구요" 거나 "실제로 그러시고들 있구요"거 맞습니다.
"실제로 그러시고들 계시구요"는 존칭선어말어미가 두 번 반복 사용되어서 문법적으로 하자는 없지만, 올바르다고 할 수 없는 문장입니다.
하지만. 저 두 문장에서 위화감을 느끼시는 분이 얼마나 계실까요.
있구요...도 원래는 있고요...가 맞습니다만..이건 바뀐 문법에서는 상관없긴 할 겁니다.
지금 보고 있는 문피아 캠페인에서
"모두가 즐거워질테니까요"에서도 띄어쓰기가 틀려있습니다.
즐거워질 테니까요. 가 맞습니다. 왜냐하면, "테"는 "터"라는 의존명사에 "이다"라는 용언의 변형형태가 붙은 형태입니다. 의존명사는 앞에 띄어서 써야하구요.
하지만 보고 있는 누가 압니까..--;
이미 페이지가 넘어가서 아무도 안 보실 것 같지만, 마무리는 지어야 하겠죠.
장르 문학 작가고 글을 썼습니다.
기본적인 오탈자를 확인했습니다.
치명적인 비문은 없습니다.
일반적인 띄어쓰기 및 일반적인 수준의 맞춤법은 확인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구문 번역체 및 일반적으로 구분하기 힘든 미묘한 어휘선택, 난이도가 높은 띄어쓰기 및 문장부호 용례 등이 남았습니다.
(솔직히, 검토한다고해서, 찾아낼 수 있을 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면서 확인해야 될 수도 있습니다.)
이들 오류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써야 합니다.
전문적인 공부를 하지 않은 일반인은 거의 알아보지 못하고, 작품흐름상 몰입에 방해받지도 않습니다. 장르 문학말고도, 대부분의 매체에서 잘못된 용례들이 범람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연결권 작업을 하는 것과 저 복잡한 문법 및 문장용례들을 검토하는 것. 어느 것을 택하시겠습니까.
p.s. 물론, 한참 위의 댓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계속해서 공부를 해야합니다. 그걸 부정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근데 이 것이 과연 1순위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문법이 바뀔 때마다, 하던 작품 멈춰두고 바뀐 문법을 먼저 공부하고, 작업하던 글에서 그것에 맞게 일일이 고치고, 이래야 할까요.
(물론 비약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구태여 지적하지 않으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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