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예전에 누가 제게 그런 조언을 주더군요.
써라.
마음껏 써라.
누구 시선, 눈치 신경쓰지 말고 네가 쓰고 싶은 것을 마음껏 써라. 쓰고, 또 쓰다보면 캐릭터가 나 같고, 세계가 꿈으로 현현할 정도로 네 머릿속에 공상으로 가득 채워라.
그렇게 쓰다쓰다 결국 글이 싫어질 때까지 써라.
그 때 쯤은 되어야 네가 작가로써 첫 발을 내딛은 것과 같을 것이다.
라고 선배 작가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음..
쓰세요.
머릿속에 소설 속의 내용이 현현하여 꿈에 나올 때까지.
꿈에서 봤던 것들이 현실에 튀어나올 정도로.
마지막으로 결국은 하나의 세계가 실어질 때까지.
그래야 작가로써 첫 발...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결국 쓰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론적인 얘기부터 드리면 '구상하신 바대로 쓰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바로바로 올리지 마시고 한 번이라도 다시 읽어보시고 퇴고해서 올리시길 바랍니다.'
소설의 재미가 없다는 것은 '소재나 주제 자체가 별로', '전개 과정이 별로', '주요 캐릭터가 별로'인 경우인데, 이 중에 뭐가 문제인지는 본인이 생각한 바대로 써봐야 알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지 않고 하다하다 중간에 '아, 이게 별로인데' 생각해서, 또는 댓글 보고 겁나서 아직 생각해놓은 이야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조금씩 조금씩 고치다가 이야기가 일관성이 없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면 애초에 뭐가 문제인지를 찾기가 어려워집니다.
'소재나 주제 자체가 별로'인 경우라면 이건 소설이 시작한 이상 자연스럽게 바꾸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 부분을 바꾸러면 다음 작품에서 시도하시는 것이 낫습니다.
'전개 과정이 별로'인 경우, 웹소설에서는 주로 '속도'의 문제입니다. 특히 설명을 줄이시고 사건이나 '개그'에 집중하시는 게 좋습니다. 위기를 넘는 구조라고 치면 '위기1 → 설명1 → 준비1 → 격파1 → 위기2 → 설명2 → 준비2 → 격파2 → (반복)'이 아니라 '위기1 → 격파1 → 위기2 → 격파2 → (가끔 설명)' 식으로 하시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무협이라고 치면 쓰러뜨려야할 적이 나타나는 전개에서 이런 저런 배경/원인 설명이나 사용할 비공에 대한 설명에 치중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인물들 간의 대화나 '한 줄짜리 설명'으로도 독자가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설명할 수록 쓸 내용만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읽는 사람의 시간만 잡아먹습니다.
그 대신 그 적을 '어떻게 쓰러뜨리는가'에 대해 집중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것도 너무 길 필요는 없지만, 어떻게 적을 박진감 넘치고, 통쾌하게 쓰러뜨리는가는 제일 중요한 요소입니다. 무술이나 비공 같은 거 쓰는 장면에서도 '뭘 어찌어찌 준비해서...' 이런 건 안 쓰시는 게 좋습니다. 갑자기 비공이 팍!한 다음에 적이나 주인공의 한 마디로 비공의 위력을 설명하셔도 됩니다.(너무 황당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웹소설 쓰다보면 이게 잘 안 되는데, 어쨌든 일단은 생각한 바대로 쓰시고 나중에 스스로 한 번 검토해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신문 연재나 잡지 연재하는 작가, 만화가들 보면 계속해서 재미있게 만드는 것도 힘든데, 우리는 그들같은 프로도 아니니까, 너무 끙끙 앓지 않으셔도 됩니다. 진짜 오랫동안 성실하게 신문 연재를 해본 적 있는 황석영 작가도 이름 가리고 웹소설 포맷으로 쓰면 과연 얼마나 반응이 올지 모르는 일입니다. 힘 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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