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그리고 지금 네크로드님께서 전달하시고자 하는 바는, 정형화된 설정은 좀더 직관적으로 와닿는다, 그렇기 때문에 꼭 나쁘지만은 않다, 라고 하시는것 같습니다만
직관적이냐 아니냐는 순전히 작가의 역량에 달렸다고 봅니다. 이영도의 눈마새를 예로 들면, 나가 따위의 종족들은 그 전에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대단한 상상력으로 이루어진 종족입니다. 그러나 그 설정을 독자들이 지루해하던가요? 설정이 독자에게 직관적으로 와닿도록 글에 녹이는 것, 그것은 작가의 역량 고하에 달린것이지 설정의 정형화로 극복한다 아니다의 차원과는 틀리다고 봅니다.
정형화된 설정에서도 보석은 나오지만 그것이 매너리즘을 정당화 하지는 못합니다. 어떻게 되었든, 매너리즘은 장르문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반지의 제왕 소설 원작은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죠.
다만 소설보다 영화가 재밌는 이유는, 피터 잭슨 감독이 워낙 영화를 잘 만들었기 때문만은 아니라 원작 소설의 서양 정서가 국내 정서에 맞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솔직히 반지의 제왕 국내 판매량은 저조했거든요. 맨 처음에 3권짜리 백과사전 두께로 나왔을 땐 꽤 팔렸지만.. 그때는 1980년대 후반이라 판타지 소설이 아닌, 일종의 환상 동화에 가까운 인식으로 읽혔죠.
90년대 중반 외국 및 일본 판타지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반지의 제왕도 예문 출판사에서 재판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건 예문 출판사판으로 총 5권으로 완결됐죠. 그런데 이건 예문 출판사가 사업을 접을 때까지 관계자 말에 따르면 달랑 2쇄 찍혔다고 하더군요(VT 시절 전화 문의 확인 결과입니다)
사실 저도.. 반지의 제왕 원작 소설은, 정서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1권을 다 보는데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습니다. 좀 졸렸거든요^^; 물론 재미가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지루한 부분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조악하게 비유를 하자면 산 넘고 물 건너 라고 한 마디로 줄일 말을, 유려하고 아름답게, 어떤 식으로 건너는데 어떤 식의 아름다운 배경이 펼쳐지며 어떤 식의 감정을 느꼈는지 상세하게 나오니 졸리운거죠.
어스시의 마법사도 그랬지만 서양 판타지의 정서와 한국 판타지의 정서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에에, 그리고 이건 살짝 논외입니다만, 위쪽에 네크로드님께서 주인공이 보는 절경묘사를 줄줄 늘어쓴 경우 독자의 반응-이라고 예시를 드셨는데, 네크로드님도 메밀꽃 필무렵은 보셨을 것으로 압니다. 재미있었죠? 근데 그 소설은 풍경묘사가 아주 끝내준다고 극찬받곤 하는 소설입니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기르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건너야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듯이 들리며…' 지루하십니까? 재미 있느냐, 없느냐는 작가의 필력에 달린거지 풍경묘사 자체가 재미없는것은 아닙니다.(물론 장면묘사에 있어서 적은 문장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것이 많은 작가들의 과제였지만, 그것은 다른 맥락에서 다룹시다 ^ㅁ^;;)
네크로드님, 반지를 지루해서 덮으신 분은 그저 서사 취향이 아니신거죠.(예, 단순히 취향의 문제입니다. 대작이라 해도 취향이 아니면 재미가 없죠.) 매너리즘과는 상관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저도 메밀꽃 필무렵이나 반지 이야기는 논외로 치고 있습니다. 지금 주로 이야기하는 것은 '설정의 정형화가 과연 나쁘기만 한가?'이고, 저는 그것이 '나쁘기만 하다'라고 보는겁니다. 어찌되었든 장르계의 발전을 저해할테니까요. 에에 참신하지 않은것을 보면서 참신하지 않은 것을 욕한다, 라는 것은, 반대급부로 현재 장르시장이 정체되는것에 대한 독자들의 염려라고 생각합니다.
에에, 그리고 논외입니다만, 저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정형화된 설정이 결코 사라지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매너리즘은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해소되기는 커녕 더 번질것이다, 그것이 제 사견입니다.
어차피 하늘 아래 더이상의 참신한 것은 없다...
라고 해도 절대로 과언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입장인지라..
설정의 정형화가 나쁘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정형화된 설정 쓰실려면 공부 좀 하시고,
머리 좀 많이 쓰시고 쓰셨으면 할 뿐이죠...
드래곤만 하더라도...
'드래곤 라자'에서는 드래곤의 마법의 조종이였습니다.
하지만 폴리모프는 없었습니다.
'카르세이란'에서는 헤츨링에서부터 에이션트 까지 계급이 나뉘고,
폴리모프를 사용하기 시작했죠.
'로도스도 전기' 에서는 드래곤은 드래곤을 낮지도 못하고,
에이션트급이 아니면 말도 하지못하며, 마법도 사용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제목이 기억이 안나지만, 어떤 미국 판타지에서는,
드래곤이 기사의 랜스 차지에 목숨이 위험해지기도 하죠.
이런 수많은 드래곤 중에 어떤 드래곤이 작품에 어울리고, 어떻게 표현해야 될까 정도는 생각해야 되는거죠.
또, 그렇게 설정했으면 거기에 많는 배경및 문화도 만들거나 빌려 오는 노력 정도는 해줬으면 하는거죠.
엘프가 있고, 거기에 따른 사회가 잇으면, 거기에 따른 문화도 있기 마련입니다
엘프의 성향이 조화의 종족이라면, 그 조화가 어떤 식으로 발현될건인지 정도는 생각해 달라는 겁니다.
일 예로, 단순히 자연을 좋아한다고 조화가 아니라고요...
종족 성향 자체가 조화인데, 왜 숲과는 조화가 가능하고 도시와는 불가능한건가요?
불가능 하다면 왜 불가능 한가요?
이런걸 작품에서 보여줄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생각해보고 적는것하고,
그냥 도용하는 것 하고는 차이가 확실히 있습니다.
정말, 정형화된 설정 쓰셔도 좋은데, 공부는 하고 쓰자고요.
음냐뤼....
젠세계적으로 1억부!!! 이상 판매된 반지의제왕을 소설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한것은.......국내 영화개봉후
사람들이 우르르 반지 책을 찿게된걸 말씀하신듯 하군요.. ㅡㅡ;;
반지가 국내 처음 출간된당시..꼴랑 3권으로 일때.
반지를 읽으셨으면 그 매력을 느꼈겠지요....
(전 15년전에 이책을 처음 봤거든요....푹 빠졌지요..
처음으로 소장했던 판타지 작품이고요....지금 꺼내서 읽으면 저도.
졸립니다..ㅋㅋ)
지금이야. 엔트 << 오~ 삐짝마른 고목나무 걸어다니는 녀석!
답나오니. 반지를 읽으면서 약간 지루할 수도 있는거죠..그래서
사람들이 별로라 말하는것일 테고요.
또한 그동안 국내 장르소설로 쌓인 안목도 한몫했을듯 하네요.
양판소니 뭐니 말도 많지만 ...
영어권에 출판되면 밀리언셀러가 될만한
충분한 작품들도 많았으니까요..
단어의 뜻과 문학의 구분으로서의 판타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판타지란 단어의 뜻을 생각한다면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보고 읽고 느끼는 대부분의 문화생활이 판타지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문학의 하위갈래의 구분법으로 존재하는 판타지라는 이름은
포괄적인 개념이 아닌 특정한 부류의 문학작품을 일컫는 말이죠.
대중 소설 아래에서 무협, SF, 로맨스, 일반대중소설을 제외한 소설을 판타지라고 하지 않습니까?
아마 앞으로는 더 세분화되겠죠. 결국 판타지는 중세유럽의 시대적 상황과 마법 + 이종족 이 포함된 세계로 정의되겠죠.
그 이외의 문학은 따로 분류되어 이름이 붙을 겁니다.
판타지가 정형화되는 것은 , 양판소로 정형화되는 것은 옳은 현상은 아니죠. 하지만 정형화 과정은 반드시 거치게될 과정 같습니다.
과연 정형화된 세계관 속에서 얼마만큼 문학성을 담보할 것인가, 이게 문제죠. 또 정형화된 세계 너머에 있는 일련의 비주류 소설과 어떤 관계설정이 될 것인가. 이런 문제들이 있지만 정형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지금 시점에서 걱정해야할 점은 어떤 형식으로 정형화될 것인가 ....하는 점이죠. 순수소설이나 무협소설처럼 너무 비좁은 세계로 고착되지 말고 열려진 형태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작은 생각입니다만은... 원석을 아름답게 세공하는 것은 작가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형화된 판타지는 요즘 가장 잘 팔리는 보석의 모형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그러기에 정형화되지 않은, 혹은 다른 모양의 보석들이 더 귀하게 여겨지고 인정받는 것 같습니다.
수년을 보석을 깎아온 기술자들께서는 각각 자신만의 나름대로 기술을 가지고 계시며, 이제 막 보석 세공을 시작한 분들께는 그들의 보석 세공기술을 본받아 혹은 모체로 삼아, 비록 시작은 다른 사람의 손에서 시작되지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시는 분들이라 볼 수 있습니다.
희귀한 보석(정형화가 되지 않은)이 아무리 비싸게 팔린다고 해도 잘 팔리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세공자가 유명하지 않을 경우에 그에 따라 사람들이 인정해 주지, 혹은 볼 기회가 없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값진 보석들보다는 미숙한 세공자 분들은 잘 팔리는 보석을 더 많이 택하는 것이며, 그러기에 정형화가 된 판타지 나돌아다니는 것이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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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사이에 어느 틀에 갇혀 있는지도 모릅니다.
판타지는 독특해야 한다. (정형화가 되면 안 된다) 라는 틀에 갇혀 있는지 생각해 보셨나요?
판타지만은 그 작가만의 세계관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정형화가 되어 있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형화된 판타지는 독자들의 공감, 이해도를 (특히 5대세가나 9파1방 같은 경우, 엘프, 드래곤, 드워프의 경우) 높이는 데에 작가들이 나름대로 쓴 그들의 스타일 일 수도 있고, 이것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판타지는 독특해야한다' 의 틀이 머릿속에 박혀있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앞서 이미 말했지만 수년 보석을 깎아온 분들은 자신들만의 필체로서 글을 이끌어 나갑니다. 이 사람들이 쓰는 정형화된 글을 다른 사람이 서툴게 적는다면 양판소 소리와 비판을 듣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지만, 또한 다른 방향으로서는 상당히 모순된 일일수도 있습니다. 누가 판타지에 드래곤, 엘프 등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합니까? 누가 글에 드래곤이나, 엘프가 들어가면 판타지라고 합니까? 이것들은 사람들 머릿속에 있는 위 정형화된 존재들이 정형화되지 않은 존재들과 어울리면서 틀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드래곤은 무조건 강해야 한다 라는 틀을 깬 글은 이 틀만 깼다는 이유로 인정받을까요? 드래곤은 현명해야 한다 라는 틀을 깬 굴은 그 틀을 깼다는 이유로 요즘 유행하는 정형화 된 판타지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 것입니까?
예전에 제가 본 리플 중 이런 리플이 있었습니다. 드래곤은 10000년을 살아야 하니까 당연히 지혜롭고, 현명하고, 지식은 레어를 채운 서적만큼 많으며, 또한 강해야 한다. 맞는 말 일수도 있습니다만,
만약 드래곤은 10000년을 살아야 하니까 강해야 하고, 그에 따른 지식은 있지만, 항상 권태로움을 느낀다. 그에 따라 그 권태로움을 잠시나마 없애기 위해 유희를 하고, 잠을 자기도 한다. 그리고 10000년의 수명과 자신의 힘에 나름대로 자존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들을 벌레로 보며(이들의 입장에서는 바퀴벌레처럼 완전히 말살해 버리지만 않고, 10% 만 남겨놔도 한 500년만 자 둔다면 다시 예전처럼 개체 수를 불리는...), 이들에게 불의의 습격을 당하면, 마치 자존심 강한 인간도 바퀴벌레가 집에 출현하면 놀라는 것처럼, 그들의 습격을 받으면 광폭해져 아무 생각도 못하고 죽이는 데에만 열중한다,
1. 가끔가다 별난 인간이 바퀴벌레를 보면 잡아보고 다리도 떼어 보고 날개도 잘라본다.
2. 가끔가다 별난 인간이 바퀴벌레를 보면 먹이를 주고 키워본다 그리고 호기심에 관찰해본다.
3. 가끔가다 드래곤(사육사가)이 인간(자신을 죽일 수, 혹은 않는)라는 소드마스터들에게(코끼리에) 깔려(불의의 공격을 받아) 죽는다.
는 언제든지 사람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것들입니다.(물론 이게 나의 틀이라는 것을 주장하신다면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아... 이야기를 너무 했더니 요점에서 벗어낫네요. 이만 줄이도록 하고, 물러나겠습니다.
추신: 다에// 분께서 눈마새의 나가라는 존재가 창조된 존재라고 하시는데... 저는 눈마새를 읽지는 않았지만 나가라는 존재가 신화의 존재라고 알고 있는데요??,,, 사람머리에 뱀 형상... 아닌가요?
저 역시 현재의 글들에 좀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만...
나름대 시간 보내기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분들이 올린 글들중에는 공감가는 글들이 많은데요..
별다른 지식이 없는 제 생각에는 설정의 불확실성이 아는가 하네요..
뭐랄까..무협화의 폐혜랄까요..
실례로 여러 작가분들이 사용하는 반지의 제왕의 설정만 봐도 마법사 대단한 존재이기는 하지만 마법한방에 전세를 바꿀정도로 나오진 않더군요..(물론 전 영화만 봤습니다...^^;)
하지만 요즘 소설들은 대부분(많이 줄어들긴 했습니다만..)한방에 전세를 바꾸는 마법사들이 등장...그것때문에 마법사를 이길만한 기사 혹은 검사가 등장하려니 검기, 검강의 난발....악순환이랄 밖에요..
차라리 마법사가 상당히 귀하고 좀 더 약하다면 덜할텐데...
작가분들도 많이 힘드시겠지만 설정에 노력하시다 보면 어느정도 풀릴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정형화된 글이라도 그 틀을 짜임세 있게 사용한다면 훌륭한 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릇이 예쁘다고 음식이 맛난것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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