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다른 소설들은 나눌 수 있는 부류가 좀 더 많기에 덜 까이는 거죠. 판타지만 봐도 영지물, 전쟁물, 깽판물, 모험물, 영웅물, 성장물 뭐 이렇게 대강 나뉘어 있고, 무협은 은거기인물, 성장물, 복수물, 깽판물, 등등. 퓨전은 이계진입영지물, 이계진입깽판물 정도가 있죠.
게임 판타지는 그 부류가 뭐....거의 없죠. 현실크로스(현실에서 게임능력이 가능), 돈벌기, 지존되기, 이미 지존인 사람 따라다니며 놀기 정도.. 다만 그 과정이 다 비슷하니까요. TGP1같이 전략시뮬게임소재도 있고, 요즘은 던전 운영물이라든지, 게임영지물도 생기고 있어요. 잘 찾아보면 되실듯(다만 일찍 완결된다는 불행이..)
사실 판타지나 게임소설 이전부터, 특이한 장르라는 것은 계속 그런 사이클을 밟아왔어요.
천재나 우연에 의해서 장르의 특징이 되는 요소들이 탄생->우후죽순처럼 아류작들이 만들어짐(이때가 장르의 황금기입니다.)->반복되는 클리셰로 고정->고민없이 지나치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클리셰들에 독자들이 질림->장르의 멸망&해체......긴 시간이 지난 뒤 재조명(클리셰에 익숙해진 독자들이 사라진 다음 세대의 일이죠)
이런 흐름을 타지 않고 죽 영생할 수 있는(...인간이 사라지기 전까지) 장르는 아마 비극,희극,연애,복수극 같은 아주 큰 범주의 근원적인 이야기들 밖에 없을거예요. 다른 특이한 소재를 타지 않고, '사람의 삶'이나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주목하는 내용 말이지요.
작가가 장르적인 글을 쓰면서도, 수명이 긴 작품을 쓰고 싶다면 아마 거기에 주목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 폐인 18호 님의 글에 반만 동의합니다.
물론 게임 판타지도 자유로운 소재를 가지고 써내려가면 나중엔 판타지 장르처럼 여러가지 자유로운 상상력의 작품이 나오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하며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게임 판타지는 판타지 장르의 매력인 상상력을 게임이란 틀로 제한하는 단점이 있는 대신 그 게임이란 틀로 더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가벼운 재미를 주는 게 목적이라고요.
그래서 전 자유로운 소재는 적어도 게임 판타지라는 장르에선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소재를 늘려봐야 판타지에 가까워질 뿐이고 굳이 게임 판타지를 선택한 매력이 사라집니다. 저는 게임 판타지가 주는 장점을 스스로 버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는 게임 판타지가 나아갈 길은 판타지 장르에서 충분히 개척한 자유로운 형식이 아니라 소설을 더 재밌게 만드는 짜임새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판타지의 본래 목적인 진짜 게임에 가까운 설정을 짜서 그 설정 안에서 더 재밌는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것이 게임 판타지가 가야할 길이라고 봅니다.
제 결론은 지금 게임 판타지의 천편일률적 줄거리는 지탄받아야 마땅하나 게임 판타지가 나아갈 길은 자유로운 소재 쪽이 아니라 더 현실적이고 진짜 게임에 가까운 설정과 짜임새다.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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