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장르문학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한국에서 장르문학이 가지는 위상이 얼마나 바닥을 치는 지 알고 계신다면,
그 이유에 대해서 심사숙고 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
장르문학에 대비되는 개념의 일반문학 작가들.
몇 년이 걸려야 겨우 책 한권을 냅니다.
제 출신이 국어관련 학과라서 글에 엄격해 지는 것도 있지만,
주변 지인들이 문학의 길을 간다고 몇년을 참아가며 글에 매달리는 것을 봐 온 저로서는 몇일 몇주 만에 뚝딱하고 나오는 글에 손들어 주기는 힘듭니다.
장르문학의 위상을 올리고 정말 제대로된 대접을 받기 위해선,
사실 맞춤법같은 정말 사소한(?) 것이 아닌,
문체와 플롯에 대한 엄중한 비평과 그에 따른 발전이 있어야겠지만,
맞춤법조차 제대로 안되는 현실이군요.
외국의 판타지문학이나 가까운 일본만큼의 대접을 바란다면,
그만큼의 노력이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까지나 한국의 장르문학이 대본소 시절의 무협지같은 평가에 머물러야 합니까?
뼈를 깎는 노력까지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기본이라도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연재로 올리는 글과 출판되는 글은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연재올릴때는 초벌로 작성한 글을 거의 바로 올릴겁니다.
언어란게 습관이 한번 붙어놓으면 초벌로 쓸때는 그런것 생각안하고 쓰고 봅니다. 그걸 수정할때는 다시 쓴것을 검토할때인데...연재하면서 일일이 다시 검토하기 까지는 힘들지 않을까요? 일단은 연재할때까지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관계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걸로 생각해볼수 있겠네요. 요리가 취미인 사람이 친지나 이웃에게 자신의 요리를 제공한다던지...아니면 베타테스터로 자원하는 분들에게 불안정한 제품을 선보이는 개념이라고 봅니다. 일단 불안정하다는것을 알고 시작하는것이 정규제품과의 차이라고 저는 봅니다.
당연히 출판된 작품을 돈내고 사서 보는데, 참기어려운 오타나 비어가 난무하면 화가 나겠지요. 하지만 제가 생각할때는 연재에서는 지나친 요구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철곤님의 말씀, 일리가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공짜로 보는 소설'이라는 제거하기 부담스러운 선입견도 조재합니다.
현재 장르문학 시장은 참 협소한 편입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도서시장에서 본다면 한국은 꽤나 책이 잘 팔리는 국가 중의 하나입니다.
요즘은 실용서적에 빌려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일반문학이나 수필류 등이 잘 팔리는 국가입니다.
장르문학이 대본소나 대여점등의 기형적인 성장시스템에 기대다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은 모두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양판소 소설이라는 악재도 생겨났지요.
결국 장르문학은 서점에서 소외되어 버렸습니다.
그런 와중에서 장르문학의 수준을 높이면서, 정상적인 시장진입을 하기 위한 수 많은 시도들이 있었고, 몇몇 작은 성과들이 있었습니다.
그 성과들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끈으로 이어져야 하나 않을까요?
질적인 차이가 생겨난 이유는 철곤님이 말씀하신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질적인 차이를 메우려는 노력 또한 해야하겠죠.
제가 감히 작가분들께 역량 운운할 깜냥은 안되지만,
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자신이 지금 쓰고 있는 작품,
더 나아가서는 장르문학 전체를 생각하셔서,
고민을 조금만 더 해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도 몇십 년이 지나서도 양장판으로 서가에 진열될 그런 장르문학을 꿈꾸는 것이 아닌가요?
얼마나 오랜 시간을 들여, 얼마나 오랜 고민 끝에 나왔던지 간에, 글을 써서 내가 소장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전혀 모르는 타인들에게 보여주고 구매를 권하는 입장에 있는 작가라면. (어패가 좀 있을 수 있지만, 오해 없으실 거라 믿고 씁니다) 독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한 번은 검사기를 돌리시는 게 맞습니다.
옳으냐, 그르냐, 잘났냐, 못났냐, 로 이어지고 싸우고 감정이 파도를 타고.... 이런 댓글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군요. 개성을 떠나서, 사람이기 때문에 오타는 아무리 검사를 해도 나옵니다. 안 나오게 하면 좋겠지만 쉽지 않습니다.
관점이 다른 것이기도 하고, 이 공간이 다소 협소한 (본인의 서재에 올려놓은 글이 아니기에) 공간이라는 점에서 장황하게 말을 하지 않고 중간 중간 스킵한 것들 때문에 감정이 상하신 분들도 보입니다.
웹북 출판사에서 일을 좀 오래 해본 사람입니다. 검수검열, 교정교열 전문이었고, 출판사와 계약이 끝난 후에도 사장님들과 개인적으로 계약하는 식으로 해온 것 까지 10년이 조금 안 됩니다. 그런 저도, 글을 쓰다보면 키보드가 튀거나, 잘못 쓰려고 쓴 게 아닌데 지나고 보면 이상하게 써져 있는 것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오타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발견했다면 독자가 아닌 나 자신의 자존감을 위해서라도, 검사기를 돌리는 것이 나의 개성과 나의 자존심을 거스르는 매우 무례한 발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검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화내실 수 있지만,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아서, 조심스레 첨언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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