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양산형 판타지 소설의 준말입니다. 똑같은 내용의 판타지로, 이름과 지명만 다르게 한 거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입니다. 현재의 장르문학 말아먹는데 제대로 기여한 그러한 것들 ㅡ 대표적으로 이계로 날아가서 드래곤이랑 친구 먹고, 초미녀들이 주인공만 보면 설설 기고, 검만 쥐면 소드 마스터, 마법은 무조건 9서클 마스터… 설명이 좀 조악하긴 합니다만, 대충 그 내용이 그 내용인 소설이라는 말입니다. 개성도 없고, 수준도 낮고… 여러가지 비하성 단어로 쓰입니다.
딱히 복잡한 설명을 하기보단, 그냥 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_-;
길게 적었는데 다 지웠네요. 걍 간단하게 생각하는 거 말해볼게요.
저는 100편 정도까지 읽었어요.
에뜨랑제 세계관 방대하고 설정 꼼꼼한 소설이예요. 초반에는 스릴과 긴장감 넘치는 재미까지 있어요.
그런데, 갇혔던 데서 탈출하고 나서는 먼치킨이던데요. 그것도 별로 재미없는 먼치킨으로 변하더라구요. 주인공이 너무 센데다가, 쥔공들이 열심히 베풀어서 거의 미개인처럼 묘사된 원주민들에게 구세주처럼 숭배받는 것으로 나와요. 그런데 덕분에, 초반 지나니 긴장감도 별로 없고 주인공들이 오만하게 느껴져서 별로라고 생각했어요.
100편까지 읽었는데 더 읽어서 나중에 사탄이랑 싸워도, 엔젤이랑 용이랑 상대했던 것처럼 무난하게 이길 것 같아서 별로 기대가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 에뜨랑제는 양판소는 절대 아니지만(양판소는 아무 고민이나 노력 애정없이 돈벌라고 막 쓴 것들이 양판소죠) 그렇다고 만인에게 재밌는 그런 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충분히 취향을 타는 소설이라고 봐요.
세계관, 설정 같은 거 중요시하고 시간 가면서 그런거 한꺼풀씩 벗겨지는 거에 스릴을 느끼시는 분들한테는 추천.
위기를 힘이 아니라 지혜와 근성으로 풀어나가는 것 좋아하고 스릴을 좋아하는 분들은 초반부까지는 추천. 그 이후는 관성으로 재밌게 보실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듯.
아 좀 엄격한 분류에 의하면 양판소라 할 수 도 있겠네요.
이계로 떨어진다는 점, 환타지와 무협소설(초인적인 강함, 무협식의 경지설정)식의 무력쟁투, 영지물(?이 부분까진 제가 안봐서..근데 딱 봐도 영지물 전개던데..)등등..요즘 유행하는 장르소설의 재미를 주는 부분을 잘 따와서 쓰셨죠.
근데 양판소라는 딱지가 꼭 작품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여야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열왕대전기가 잘쓴 양판소라는 말을 듣듯이, 에뜨랑제의 경우는 양판소의 설정을 재미를 주는 뼈대로 뜯어오고 작가분이 하시고 싶은 심오한 이야기를 친근하게 풀어나간다...정도일듯?;;
에뜨랑제가 양판소면 양판소 아닌 소설이 어딨냐! 라고 묻는다면, 라크리모사 같은 소설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이 소설이 잘 썼나 아닌가는 별개로 치더라도, 그 당시 주류를 이뤘던 재미를 주는 전개를 따라가지는 않고, 나름 일반 소설적인 방식을 따랐으니까요. 룬의 아이들이나 눈마새도 그렇군요.
제가 생각하는 양산형 소설의 공통점
1. 수련과정의 축소 및 간단화, 10대에 청출어람
2. 주인인공의 몇 마디에 깨달음을 줘 소드맛스타 와 고써클 마법사의 양산가능화(가르친게 아니라 잡담 나누다가 갑작스럽게 깨달고 지랄임)
3. 우연의 사건으로 인한 스토리 전개가 많음
-적을 찾아 가서 해결하는게 아니라 갔더니 적이 있더라라는 스토리
4. 점점 강해져 가는 적들과 조우하면서 싸움 싸우면서 깨달아 초싸이언인이 됨 이제 이것에 좀더 발전해 완전 신적인 능력을 가지고 스토리 시작..
5. 주인공의 성격이 밝고 명랑으로 어떤일 어떤 사건이 있어도 상퀘한 기분으로 해결
6. 주인공은 만능의 능력을 지녔거나 부족한 능력을 채워주는 수하나 친구가 있음(마법에 무지하면 대마법사, 야영을 못하면 레인져 출신 부하)
7. 주인공의 추측은 온갖 변수를 무시하고 간단한 변수한두개로 선택 선택은 백발백중
8. 여주인공과의 썸씽은 중간 중간 싸움 없이 무조건 순조로움
9. 적들의 행태는 음모를 꾸미다 들켜서 돌진 또는 주인공에게 역이용,토벌당함
10. 암살자, 도적역활의 캐릭터는 초반에 주인공을 노리는 역활로 나와 나중에는 주인공에게 제압 또는 반해서 도와주는 역활로 변함
11. 드래곤 및 신은 친구 또는 언제나 맘만 먹으면 만날수 있는 역활에 주인공에게 자신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일들을 의뢰하는 의뢰자로 나옴
12. 여주인공의 신분은 공주,신녀,공작가의 딸등 초 고위층 인물들이거나 평민으로 양분됨- 옛날에는 대부분이 초 고위층이었으나 이제 주인공이 신급 능력이 돼다 보니 여주인공의 배경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짐 따라서 여주인공의 계층이 평민인경우가 많아짐..(심심찮게 드래곤,정령등이 여주인공이 돼기도함.)
13. 주인공의 외모가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으로 많이 치장이 됨
14. 스토리상 적의 두목은 자국의 공작, 자국의 황제, 적국 황제, 흑마법사, 마계의 인물 로 한정돼어 나옴
15. 어려서 청출어람 또는 천하제일의 능력을 얻어 세상에 나와서 심심하니 학교에 들어가 할일없이 띵가띵가함
16. 주인공에게 몇가지 의뢰가 들어오면 그 의뢰에 종점에는 합일됨.(중복)
17. 주인공과 적의 싸움은 유치 찬란한 말장난 또는 말싸움으로 시작하며
적이 죽기전에 알라고 주인공에게 비밀을 털어놓고 싸움시작하여 죽음
18. 최종보스의 후계자들은 다 능력도 없는것들이 제잘난맛에 살다가 주인공에게 결정적인 단서 또는 탈출구 자신들의 단체의 약점을 노출 시킴
머 이런 내용이.. 한 열가지 이상 들어갔으면 양산형이 아닌가 하는데요..
흠.. 저는 그저 환상 소설 쪽 책만 대충 훑어 보는 독자입니다.. 그냥 재미로 읽는 거죠. 판타지적이나 일반 소설은 별로 감흥이나 인상 깊은 내용이 별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저 같은 사람만> 철학이 깊은 사람들은 때로는 허상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재미가 있다거나 재미가 없다거나 그건 자기 자율일 뿐; 우리가 재미가 없다고 한 사람에게 논할 수는 없어요.
소설은 소설입니다.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면 읽는 것이지요. 누구를 논하는 것보다,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더 혁명하며 바람직한 일입니다.
결론은 님이 이상한 것은 아니예요. 그저 별개의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 두시면 되요. ㅎㅎ;
-_-; 전 에뜨랑제 읽긴 읽습니다만 솔직히 그런 감은 있어요. 초반엔 아슬아슬하고 게임하는 맛도 있고 진짜 재밌는데(무엇보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처절함?이 대박이죠) 뒤로 갈수록 미개한 원주민들에게 은혜를 베풀어주는 형식이라거나, 산과 비연의 엄청난 먼치킨화(모든 사람이 그들의 능력에 경악하고, 신급 이상의 존재들도 잘 하면 발라버리고, 뛰어난 지식으로 모든 사건을 깔끔하게 해결하고, 황제랑 말빨로 상대해서 이기고..) 같은 건....솔직히 별로더라고요.
그래도 양판은 아닙니다; 초인의 길은 읽다가 머리가 너무 아파서ㅠㅠㅠㅠ 넘기긴 했지만 설정이랑 필력이랑.... 꽤 괜찮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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