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신춘문예를 위시한 기존 문단은 장르문학과 소설을 다루는 경향과 보는 눈이 완전히 틀립니다.
기존의 재미와는 다르게 소설 속의 여러가지 매커니즘을 통해, 소설의 새로운 시도나 기존의 틀에 맞게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힘, 그리고 기본적인 문체부터 문장의 짜임새까지 여러가지를 보지요.
일반적으로 판타지를 보고 쓰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문장력, 혹은 매일 문피아에서 오르내리는 필력, 이런 뭉뚱그려진 애매모호한 기준이 아닌, 나름대로 첨예한 기준을 두고 글을 뽑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판타지 소설은 정말 소설로서 값어치가 빵점이라는 것이죠. 단순히 재미와 흥미위주, 장르 문학이라면 당연한 일이지만 단순히 그것만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현재로선 기존문단과 장르문단이 서로 완전히 별개의 위치에 있는데다가, 일본이나 미국처럼 과거부터 기존 문단의 소설가들이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쓰고, 또 장르 소설가들이 기존 문단에 편입되는 일이 철저하게 통제되었습니다.
우리가 기존문단의 유명한 소설가라 알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같은 경우도 일본에서 기존엔 장르문학 쪽에 가깝다고 생각했었죠. 그런 그를 기존 문단에 끌어들임으로서 일본소설은 장르와 본격문학의 경계가 모호한 상태입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신춘문예란 제도로 순수문학 작가를 등용하기 때문에, 그 경계가 확실하고, 또 두 문단이 추구하는 경향도 확연히 틀립니다. 결국 서로간에 헐뜯기만 할 뿐, 서로에 대한 이해는 전혀 없죠.
장르문학 소설가는 기존문단을 이해하지도 이해하려고도 안하고, 이것은 순수문학 소설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의 출판 경향, 추구하는 바, 잘쓴 글이라고 생각하는 것, 여러가지가 전혀 틀립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 한가지는...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장르 문학의 수준은... 다른 나라 장르문학에 비해 그 질이 엄청나게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장르문학을 쓰고 이끌어가는 작가들의 자질이랄까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욕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장르문학을 쓰는 대부분의 소설가가 글을 제대로 전공하거나, 소설을 제대로 전공해보지도 않은, 게다가 기존 문단과 글쓰기에 대해선 전혀 관심도 없고, 또 배워보지도 않은 사람들인데다가, 연령대도 대체로 중, 고등학생이라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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