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글쎄요, 아직까지도 "내일이면 이 열정이 사라질까봐 무서워서 못 자겠다"라고 생각하는 1人입니다.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열정이 있어요. 물론 순간순간 며칠 정도 시들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데 그거 아십니까. 자기글 하루에 8시간 이상 붙잡고 있으면, 시들해진 마음으로도 쓰고 있으면 내가 이 글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다시 기억이 떠오릅니다. 내가 무얼 쓰고 싶었는지 생각이 납니다. 그러면, '아, 아직 나는 덜 썼구나. 내가 써야 할 게 저만큼이나 있는데 어떻게 쉬지?' 그런 생각이 들면서 다시 달리게 됩니다. 열정요? 그게 식는 거라고요? 순간 불씨가 잦아들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꺼지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꺼질 수 있다해도 불씨를 살리는 게 필자의 능력이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꺼졌다면 그걸 열정이라고 할 수 없겠죠(아, 너무 극단적인가) 열정에 가까운 흥미의 불꽃 아니었을까요. 흥미가 다 떨어지니 못쓰겠다랄까?
아무튼 지금 당장 접어버리기 보다는 1~2주 넉넉히 기한을 가지고 생각해놨던 준비해놨던 플롯대로 써보세요. 그러면 다시 불씨가 살아납니다. 제 경우는 그랬습니다.
아, 저도 선배라기보다는 그냥 작가 지망생으로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다술에서도 가끔 뵈는 분이니까 말이 길어지네요.
글쟁이라면 누구나 슬럼프, 자신의 글에 대한 열정을 잃는 기간, 현실적재정적 문제 때문에 글만으론 먹고 살 수 없다는 좌절감에 부딪쳐, 글쓰기가 힘들어지고 마음조차 시들해지는 경우가 옵니다. 위에서도 적었지만 그 기간에는 정말 글을 쓸 수 없습니다. 윗분들 말씀대로 써도 글이 이상하구요.
그래서 플롯이란 게 필요한 겁니다. 최소한 플롯만 따라 글을 쓰면 글이 안 이상해지거든요. 그리고 군더더기도 사라집니다. 쓸 의욕이 없기 때문에 정해진 것만 쓰거든요. 그 상태로 기간을 보내면 다시금 이 글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떠오릅니다. 심장 속에서 열기가 활활 되살아 납니다.
아로와나님, 옛날 준비해 둔 플롯을 펼쳐보세요. 저는요, 매일 새로운 편 올릴 때마다 약1년 반전에 준비해둔 플롯 얘기도 가끔 합니다. "오늘 편은 가면서 만든 게 아니라, 초기 설정 때 있던 거였는데 1년 반만에 쓰게 되네요! 너무 기뻐요!"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자신의 열정이 식도록 내버려두지 말아요. 최소한 부채질은 해봅시다. 독자의 원성, 그리고 독자가 글에 가지는 기대감(왜 오랜 기간 잠수하다 돌아오면 새로 쓴 글로는 몇달 전에 독자들이 기대했던 그것을 충족시켜줄 수 없을 거란 느낌 있잖아요). 그런 거 신경 쓰지 마세요. (안 쓸 수도 없는 거겠지만) 내 눈에 예뻐보이면 남의 눈에도 예뻐보이는 것은 비단 사람뿐만이 아닙니다.
그럼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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