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추천이란 권유하는 글입니다.
권유하는 텍스트는 역사와 전통이 아주 오래된,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예로부터 많이 써온 텍스트지요.
따라서 수사학 쪽에는 이런 권유문을 작성하는 법에 대한 여러가지 연구가 되어 있습니다.
만, 굳이 그걸 공부하면서 까지 추천글을 쓰실 필요는 없겠지요?
그러니 세가지만 기억하시면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1. 소설의 주인공이 뭐하는 놈인가.
2. 그놈 주변에 다른 중요한 놈이 있나.
3. 그런데 거기 어딘가?
예를들어서, 잊혀진 신의 세계를 추천한다고 할때로 가정하면
1. 여신 캐릭터로 게임하다가 진짜 여신이 된 주인공이
2.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들이랑 함께
3. 북구신화의 신들이 싸움질하는 동네에 가는 이야기.
정도에 포커스를 맞추면 스포일러 없이 추천할 수 있겠지요. 여기에 살을 좀 더 덧붙이고, 자신이 느끼기에 왜 재밌었는지를 붙이면 하나의 추천글이 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지요.
잊혀진 신의 세계를 추천합니다! 이 글은 여신 캐릭터로 게임을 하다가 진짜 여신이 된 주인공이, 엄청 대단한 사람들이랑 같이 북구신화의 신들이 싸움질하는 동네에서 자기 백성들을 구하는 이야기입니다! 캐릭터가 살아있고 세계관이 독특해서 재밌어요!
정도만 되어도 충분히 좋은 추천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굳이 추천글에 대작가급 필력을 쏟아부을 필요는 없지요.
아.. 되게 슬픈 얘긴데요. 내 글은 이러한 글입니다, 그러니 봐 주세요 - 라고까지 이야기할 수 밖에 없도록 강요하는 글은 아닌가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누구나가 느낀 바, 생각한 바를 온전히 언어로 옮길 수 없다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느끼도록 만든 것에 대한 홍보까지도 그 사람에게 미뤄 버리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닐까요.
'잘 읽고 갑니다' 라는 댓글 하나만으로도 기운을 얻는 분들께는.. 조금은 가혹하지 않은가 싶어요. 공급자와 소비자의 관계이지만, 절대적일 수가 없는 관계잖아요. 결국 같은 사람이잖아요.
작가로서는 내 글이 어떤 글이다, 라고 이야기를 해 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슬픈 일이 아닐까요. 글만으로 소통하고 싶은 게 글쓰는 이의 최후의 자존심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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