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가는 요리사고, 독자는 손님입니다.
요리사는 손님이 맛있어하는 것을 기대하면서 이런 저런 고민을 하고 요리를 만듭니다.
웃는 얼굴로 "맛있어요."라고 해주면 기쁘겠지요.
고민해서 더 맛있게 하려고 마늘을 넣었는데..
"오늘은 한층 더 맛있네요. 마늘을 넣은 덕분인가요?"
라고 노력을 알아주면 더욱 기뻐지고 열심히 한 보람이 있겠지요.
그런데 손님이..
"짜네. 요리사 혓바닥이 이상한거 아냐?"
"이따위로 만들려면 때려 치는게 낫지."
"옆집이 더 맛있는데."
"재료가 아깝다."
"마늘은 뭐하러 넣은거야? 정신 나갔나?"
이런 소리를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발전을 위해서, 지적이 필요한 건 틀림없지만...
어떤 모습을 기대하며 만들었는가..
어떤 이야기에 기뻐하고, 어떤 이야기에 노력한 보람을 얻겠는가..
이런 부분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요리사가 내 가족이나 연인도 아니고 내가 손님인 입장에서 요리가 맛이 없는데 아 그래도 이 요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을 요리사를 생각하면 이해하고 넘어가야지 란 마인드가 저는 절대로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요새는 비판이든 비평이든 까는 사람들 보면 좀 안스럽기도 한게 뭐하러 저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해서 고쳐지면 모르겠는데 고쳐지는게 하나도 없잖아요. 오타, 비문, 개연성문제, 천편일률적인 클리셰 지적할때마다 나오는건 열성독자들의 쉴드와 비난, 싫으면 떠나라 라는 식의 대답, 작가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 너네들이 책을 안 사니 시장이 이렇게 된거 아니냐는 말들, 아마추어니까 봐줘야 한다고 하면 아예 공지에 출판할 생각이 없는 습작용 글입니다. 비난하지 말아주세요. 라고 하면 간단한 일을...
네크로드님 댓글을 보고 쓴 댓글입니다.
대충 재료 넣고 대충 만들어서 팔면 되지 뭐. 그래도 팔리잖아? 아 조미료 좀 잘못 들어가면 어때. 불순물 섞이면 어때 어차피 잘 팔리는데. 뭐 팔리면 되는 거 아냐? 어차피 난 납품업자이고, 내 요리는 식당 메뉴중 하나가 될테니까.
제가 보는 글들은 솔직히 저렇게 보입니다. 정말 초보작가들이라면 다르죠.
요리솜씨는 못났더라도 하나 하나 정성들여 만들고 데코레이션도 최대한 잘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손님 앞에 내놓죠. 그리고, 만들때만큼이나 떨리는 마음으로 손님의 반응을 기다립니다.
예전엔 이런 시각이 아니었지만 홍보 좀 되었다 싶은 소설이 오탈자 교정도 안되고 비문도 그대로고 완전 그대~로 식탁위에 올라오더군요. 문피아가 등용문으로서만 인식되고부터는 위의 요리가 대부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출판작은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본문은 상당히 중립적인 태도에서 잘 쓰여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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