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요즘 영화 예술에서도 욕설이 난무하고 있지요. 욕설을 하면 좀 친근하게 느껴지나요?
요즘 학생들 여러 명이 말하는 것 보면 확실히 욕설을 거의 달고 하는 것 같고 너무 지나쳐서 뭐라고 주의를 주면 내가 언제 욕을 했느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워낙 자연스럽게 욕설을 하다보니 자기가 욕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X나, X나게 등의 말이 욕설인지도 모르고 쓰는 애들이 많아서 욕설을 순화시키려는 노력은 어디에서든 있어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사무치다님 장르소설에 욕설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대해 작가의 창작 의지를 꺽고 독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니 이런 지적은 하지말라는 것은 조금 과장되게 느껴집니다.
뭐, 사투리 심하게 쓰는 캐릭터를 등장시킬 경우 욕이 좀 나오긴 하더군요. 물론 저도 경남사람이라 사투리는 쓰지만 욕은 잘 안해요. 어찌됐던간에 그건 리얼리티 추구라는 측면에서 이해해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쓰신 분의 연세가 어찌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욕이 나오는 소설이 요즘부터 쓰이기 시작한 건 아닙니다. 종종 한국단편소설(주로 1930년대 소설부터요...의무로 읽을 나이는 지났지만 은근한 맛이 있더라구요)을 읽곤 하는데 아시겠지만 욕이 심심치않게 등장하잖아요? 이렇게 말하면 그때의 욕은 지금의 욕과 다르다고 반박하실 분이 있으실법도 한데, 그때라고 서울 방언 없었던 것 아닙니다. 굳이 욕과 섞인 사투리를 쓸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왜 썼겠어요?
마치 최근에 나온 소설들만이 욕이 나온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니 옹호하는 입장에서 좋게 보이진 않네요. 어쨌든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욕을 표현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거에요. 사족으로 덧붙이자면 마구잡이로 사용되는 욕을 이야기하는것이 아니라 리얼리티 추구의 측면에서 사용되는 욕을 말하는겁니다.
소설속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이나, 반드시 필요한 부분. 또는 들어갈만 한 곳에서 들어간다면 욕을 몇번 쓰든 상관없는데 아무 상황에서 시도 때도 없이 막 나온다는 것이죠.
이건 취향존중이라고 하기 전의 이야기입니다. 취향이든 아니든 욕이 일단 있으면 보기 안좋은 건 사실이니까요. 욕을 잘쓰고 싶으면서도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주려면 작가의 필력이나 개연성이 엄청 좋으면 됩니다.
그리고 작가분들의 집필의욕을 꺽는다는 말을 하는데, 가끔 문피아 밖에서 작가 이야기가 나올 때 무슨 타당한 의견을 내놓아도 작가가 의욕을 꺽고 절필하는 경우도 있는지, 유리멘탈이라고 비웃는 사람도 있습니다.
뭐 소설안에 욕을 쓰던 안쓰던 잘 쓰던 개연성에 맞고 설득력이 있으면 상관없지만, 그게 안되면 자제해야하는 건 맞죠. 쓸데없는 욕난무는 작품의 질을 급하락 시키는 게 맞으니까요.
그리고 작가중심으로 작가를 배려하는 것이야. 저도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근데, 이런 부분까지 취향존중이라고 뭐라고 하는 건 좀 아니라고 보네요.
지나치게 욕설이 남발하면 잘못이겠지만 욕설, 비속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에 대해 거북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상황을 잘 표현하는 데에. 그리고 그 인물이 성격을 나타내는 데 욕설만큼 좋은 것도 없어요.
예를 들어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 영화중에 하나인 공공의 적을 보면 욕설이 난무합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강철중이라는 캐릭터가 활동감있게 꿈틀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죠.
욕설의 남발은 참아야 하지만 상황에 맞는 욕설, 인물의 성격에 맞는 욕설은 글이나, 영화 등을 더욱 맛깔나게 꾸며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도대체 신분제 사회에서 평민이 귀족에게 욕설하는 소설제목이 뭐죠? 크크. 신선하네요. 여하튼 뭐. 글을 잘 쓰시는 작가님이라면 욕설을 많이 넣어도 잘만 읽힐 것 같습니다. 결국 쓰시는 분의 필력문제??
욕 나오는 소설을 쓰는 사람입니다. 무랑도령님의 의견은 뭐 제 옛날 의견이랑 비슷합니다. 좋은 글=아름다운 글이란 공식하에,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다운 글을 쓸까, 많은 고민을 했었죠.
저는 초등학교때부터 글쓰는 걸 좋아했고, 그래서 대학을 갈 때도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문학을 공부하면 할 수록 느낀 것은 아름다운 글이 곧 좋은 글은 아니란 사실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글이 곧 좋은 글이다란 말은 일종의 이데올로기적 가치 판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문학판 역시 인간의 여느 사회가 그렇듯 정치적이고 힘에 의한 균형에 의해 움직입니다. 아름다운 글이 좋은 글이다라는 것은 오랜 세월동안 문학판을 장악해온 특정 문학세력이 심어놓은 가치 판단일 뿐입니다. 최근 10년간 미래파(이것도 한물 갔습니다)를 비롯한 새로운 문학세력들이 어떤 문학을 도모해왔는지 한 번쯤 공부해보시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근대 문학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데카메론 같은 소설도 당시엔 참으로 천박하다는 평가이외엔 받을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장르문학은 현재 하류문학에 속하고 있습니다. 하류문학에서도 니 편 네 편 갈라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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