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무협이 무공초식으로 결정되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협의 철학만 가지고 있다면, 그냥 판타지식으로 싸움장면을 포현해도 별 무리가 없다고 보거든요.
무협에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흐름, 인물이 담고있는 사상이지, 무공명과 초식명은 그저 도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무협이 안 써지나 보네요. 엄두 자체가 안나요. 역사소설 하나 공부하며 쓰기도 벅차구요. 중국의 김용이 쓴 영웅문이나 녹정기 같은 소설도 사실은 엄청난 역사적 지식과 무협적 지식을 바탕으로 쓴 거라서 짜임새가 대단하죠. 그런데 어릴 때는 마냥 도취해서 읽었었는데 역사소설 쓰려고 공부하면서 점점 생각해보는 게, 김용이 사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못된 뙈놈이라는 사실..;; 작품마다 고려, 조선...동이족의 범주에 들어가는 이들에 대한 아주 편협적인 경멸이 은근히 숨어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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