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20키로 30키로 하면 내가 있는 지역에서 어디어디까지... 이런 대략적인 계산이 나옵니다. 한데, 마일만 해도 10마일 하면 1마일에 대략 1.6키로니까 16키로구나. 한 번을 걸러지는 건데도 계산하기가 귀찮습니다. 글 읽고 있는 중에 18마일(판타지는 다른 단위가 되겠죠.)이니까 키로로 몇이고 대충 내가 있는 곳에서 어느 거리가 되겠구나, 이런 계산을 하면 몰입감도 떨어지고요. 소설에서 나오는 거리는 솔직히 1만 단위까지는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몇 백 킬로미터까지는 대충 부산에서 서울 가는데 400키로(고속도로)정도 되니까 어느 정도 거리쯤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고요.
단위를 만들어 내는게 어려운 게 절 대로 아닙니다. 단지 그렇게 고심해서 만들어도 그다지 큰 효과를 누리지 못하니 안하는 것 뿐이지요. 저 같은 경우에는 말이죠.
무협은 특성상 다르게 쓰기는 하지만, 판타지의 경우는 굳이 새롭게 만들어서 혼란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읽었던 소설 중에 길이, 혹은 거리를 측정하는 마법을 보고 발상이 신선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과학이 없이 마법이라는 학문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에 걸맞는 미터법을 대체할 만한 측정법이 발달할 수도 있겠죠.
개인적으로 소설 상에서 현대의 길이 단위나 무게 단위를 사용하는 것은 이해의 편의성을 돕기 위한 방편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입니다.
사실, 현대의 측정법에 익숙한 사람중의 하나로서 작가분의 심혈을 기울여 설정한 측정법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때론 작가 고유의 설정으로 인해 오히려 몰입이 방해를 받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었으니까요.
떄론 설정상에 큰 오류가 아닌 이상은, 익숙한 건 익숙한 대로 사용하는 것을 굳이 배척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주의입니다. 전혀 다른 세상인데도 영어의 뜻을 그래도 가져다 사용하는 것을 굳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것 처럼 말입니다.
도량형에 관해서는 드래곤라자가 모범이라 생각 됩니다. 누가 '이 단위가 정확하게 몇cm'냐고 물으면 '그딴거 아무래도 좋아.'라는 식으로요. 물론 지나가면서 대략적인 근사값을 언급하긴 하지만...애초에 중세풍이건 현대풍이건 단위체계를 그대로 쓰는 건 문제가 있죠. 어떤 도량형이든 그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기에...(본문에서 언급된 미터법등등 말고도 중세풍 세계관에서 쓰는 야드, 에이커, 인치 전부 마찬가지.)
굳이 '지구에 있었던' 도량형을 가져다 쓰려면 이야기 속에서 그걸 납득시키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해볼수도 있지 않을까요.
판타지 세계에서도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서 도량형을 정했는데 그게 어찌어찌 지구의 현대 기준과 유사했으며, 우연의 일치로 MKS 라는 동일한 표현을 사용했거나, 아니면 판타지 어가 번역되는 과정에서 MKS라는 유사한 개념의 고유명사로 대체했을 수도 있겠죠. 실제 판타지 세계가 있다고 쳤을때, 절대로 현대 영어를 쓸리가 없는데도 마법명이 죄다 영어 단어인것처럼요.
이렇게 되면 판타지에서 MKS가 나온다고 해서 이건 말도 안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세계관 속에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정해진 기준이었고, 작가라고 해서 그 세계의 모든 것에 대해서 서술할 필요는 없으니까 생략했다고 하면 뭐... (꼭 설명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 사회 경제구조 종교적 가치관 기타 등등에 대해서 다 언급해야 하다는 이야기까지 확장될 수 있을텐데 그러면 이건 판타지 소설이 아니라 무슨 사회 논문 역사서 이런 종류가 되어버리겠죠.)
아, 물론 일반적으로 MKS 사용 이유가 [작가 무관심 + 독자 편의]에 있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닙니다. 그냥 이렇게도 생각해볼수 있다구요.... =_=;;
일단 저야 정확하게 일치하진 않더라도 지구의 그림자 세계관인데다 SF계열에서 갈라져 나온 디젤펑크이니 SI단위계를 쓰고 있습니다. 뭐 미터 정하는 게 좀 압박이긴 하지만 오차를 감안한다면 사실 뭐 엄청난 관측수준이 필요한 건 아니고...그냥 정해서 그걸로 쓰면 장땡이니까요.
하지만 판타지 등에서 딱히 단위의 근거를 설정하지 않고 쓴다고 해서 설정오류같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톨킨이 말했듯 많은 경우 판타지는 '내가 쓰는건 이 세계관에서 쓰이는 말을 영어로 번역한거다' 이기 때문에 기왕 '번역'할거라면 보는사람 편하게 번역하는 걸 뭐라 할 순 없죠...
뭐 여담이지만 외계인이 있어서 지구 판타지를 쓰면서 미터라는 단위를 번역할 때 보면 '여기서 지구둘레 4천분의 1 정도 가면 있는 도시'라고 일상적으로 말하는 지구놈들 다 정신나간 줄 알지 않을까요(...)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작가는 자신이 설정한 세계의 설정놀음이 당연히 재밌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세계관에 맞는 도량형을 쓰고 싶겠죠.
하지만 독자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독자는 스토리와 글을 읽고 싶은거지 작가의 설정놀이에 끼고 싶은 생각이 없거든요. 그러다보니 독특한 도량형을 사용하면 그걸 사용할때마다 독자가 이해할 수 있게 바꿔 표기해야겠죠? 헌데 이게 계속되다보면 조금 짜증난다는 말이죠. 그렇다고 표기를 안하면 그 도량형을 완전히 몸에 익혀야 하는데 독자가 작가가 아닌데 굳이 그렇게 까지 해서 이걸 봐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저는 그랬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가 편할 수 있게 스토리 이해와 읽는 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절충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현대의 도량형을 사용하는게 편하구요.
막말로 말해서 스토리 진행하는데 그러한 기준이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이건 어쩌면 제가 스토리중심으로 글을 보고 쓰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의 리플을 보고 역시 한번은 생각해봐야할 주제를 올린것 같아서 의미가 있었지 않나하고 생각합니다. 단 MKS단위의 과학적 유례를 모르는 분이 없다는 기저의 사실에 비추어 MKS단위에 기반한 도량형적 서술을 보면 저항감이 존재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번역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쉽게 생각해서 무협소설에는 그의 예외 없이 리척단위를 사용합니다. 근데 그기에 대해서 MKS 단위가 아니라서 이해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그만큼 리척단위에 대해서 익숙하다는 거고 리척단위의 경우 판타지 세상에서도 쉽게 나올수 있는 자연발생적인 단위 체계인데 왜 이걸 사용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상기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수많은 판타지의 배경이 되는 서양의 중세기를 보자면 도량형은 나라마다 달랐고, 지역마다도 달랐습니다(대부분의 경우 도량형의 표준을 정하는게 영주의 권한으로 해석되었거든요). 로마 제국에서의 도량형제를 이어받다가, 그것이 수많은 폐쇄적 소국으로 나뉘면서 제각각 다르게 해석되었기 때문이지요. 놀라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것이 전 국가적으로 통일된 것은 프랑스 혁명 이후였구요.
따라서 단순히 미터, 키로미터라는 단위의 이름은 차치하고라도, 치밀한 설정을 짜려면 과학 수준은 개판이고, 중앙 집권은 먼 나라 이야기인데다, 교류 수준은 지극히 낮은 서양 중세 판타지의 세계에서 어떻게 수 많은 소국들이 똑같은 도량형을 쓰고 있는가의 설정 문제가 필연적으로 대두됩니다(거의 전 대륙에 걸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용병 길드 수준의 미스테리...).
판타지라는 것이 어차피 가상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니 독자들이 재밌다면 아무래도 좋아라는 태도를 견지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사소한 문제를 파고들고 생각해보는 것도 결국은 납득할만하고 개연성 있는 세계관을 풀어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톨킨 옹이라고 시간이 남아돌아서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각 종족들의 역법을 만들고, 언어를 고안하고, 단위를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mks 단위 쓰는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어짜피 알파벳인데.. 서양 단위로 맞다고 보구요. 솔직히 이상한 단위 쓰는 작품들 보면 집중도 안되고 짜증만 나요. 중세 나라마다 전부 쓰는 단위가 엉망이엇을텐데.. 그리고 판타지가 어떻게 중세 입니까?? 말 그대로 허구 세상이죠 우리 역사로 비교해서 서양 중세와 비슷한 환상세계죠.
제발 이상한 단위 써서 가독성을 헤치지 않앗으면 합니다.. 무지 짜증나요. 판타지인데?? 허구 세상인데.. 왜 서양 중세하고 똑같이 써야하는지? 서양 역사서 보자는 것도 아니고.. 마법이 나오고 드래곤 나오는 소설 쓰면서.. 서양중세하고 맞네 안맞네 하고 따지는 거 보면 답답하죠.. 이상한 단위 신경 쓰지 말고.. 글 구성 내용이나 신경 쓰셧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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