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요즘 여름이라 집에선 글이 잘 안써지는데요...
대신 시원한 곳 와서 쓰면 글이 술술
한 하루 2만자 씁니다.
최근 1주일정도 글 1만자 쓰고,
요 몇일 하루에 2만자정도씩 씁니다...
하루 글 쓰는 시간은 대략 8시간 정도고요...
그나마 중간에 글 때문에 멘붕도 오고 이름이나 설정같은거 불러오고 생각하느라 헤메는 시간 포함해서...
대신 퇴고는 고려하지 않은 시간입니다.
퇴고까지 하려면 한 한시간 더 잡아야겠지요.
이게 어떻게 되나...
저는 구상도 구상이지만...
뭐 애초에 다들 구상이니 뭐니 다 하고 쓰신다고 가정하고 하는 말입니다.
그 단계는 패스하고요
전 글을 쓰기 전에
휴대폰의 노트(정확하게는 jota text 머시기)로 글을 정리해 놓습니다.
오늘 혹은 그 이후라도 써야 할 부분에 대해서...
가령,[ex]
동굴에 들어갔다.
물방울 떨어진다.
괴물이 있다
근처로 가니 근처에는 물방울이 없다.
괴물은 미동 안한다.
노려봤다
돌아가려고 하니 목덜미가 생한게 괴물이 움직였다.
돌아보니 아니다.
....
이런식으로 간단하게 사건이나마 잡아놓고 씁니다.
그러면 또 이게 엄청 길어지죠.
글을 막 쓰려고 하지 마시고
단계적으로 나눠서 쓰세요.
구상-고유명사 및 개념정리-플롯 정리
후
간단한 사건-등장인물
뭐 이런식으로 미리미리 조금씩 써보면
보면서 쓰시면 바로바로 써집니다.
위 예시글로 쓴 글입니다.
모래괴물이 가까워질수록 떨림이 계속되었다.
함정으로 들어서자, 어둡고 기다란 동혈이 계속되었다. 천장에서 떨어져 내린 물방울이 군데군데 고여 있어 신발을 적셨다.
짧지만 긴 고요의 터널을 지나자 눈앞이 밝아지며 넓은 공터가 나오기 시작했다.
“모래!”
쿠세에게서 읽었던 기억 속에서 봤던 넓은 씨름판 같은 모래판이 중앙을 가로막고 있었고, 그 중앙에는 사람의 그것을 닮은 모래 반신상이 세워져 있었다.
다시금 예의 공포가 밀려오며 손발이 오들오들 떨리기 시작했다.
또옥
마침 물 한 방울이 에글레스의 어깨에 떨어져 화들짝 놀란 에글레스는 비로소 공포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고...’
에글레스는 정신을 집중하며 모래판과 그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분명, 물과 뭔가 관계가 있을 거야. 아니면 그런 문구가 쓰여 있을 리가 없잖아.’
정신을 집중하고 한참을 둘러보며 관찰하던 에글레스는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모래판 근처로는 물이 떨어지지 않아.’
쉬지 않고 떨어져 내리는 물방울은 함정을 관통하는 동혈에서만 떨어졌지 동혈이 끝나고 모래괴물이 있는 공터에서는 물이 한 방울도 떨어져 내리지 않고 있었다.
에글레스는 공터의 경계에서 바닥을 만져봤다. 공터가 시작되는 곳은 마른 흙이었고 동혈 쪽으로는 젖은 흙이었다. 마치 경계선이라도 그어져 있는 것처럼.
“혹시?”
에글레스는 웅덩이에 손을 넣고 바닥을 향해 물을 뿌렸다.
“으음...”
물이 닿은 바닥이 젖어들어 갔다. 따로 흙의 재질이 다르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냥 여기까지 물이 오지 않아서 그런다는 건데...”
정확하게 수평을 재는 측량기는 없지만, 아마도 공터 쪽이 동혈 쪽보다 조금 위쪽에 있는 것 같았다.
“흐음...”
에글레스는 모래괴물을 바라보며 모래판과의 거리를 제어 봤다.
모래판과의 거리는 약 10 미터 남짓.
‘좀 더 접근해 봐야겠어...’
어느 정도 모래괴물의 공포에서 벗어났는지 에글레스는 과감하게 공터를 향해 발을 옮겼다.
쿠세의 기억이 맞다면 거리는 5 미터 정도.
“이정도면...”
후웅
에글레스가 멈춤과 동시에 모래괴물의 손이 에글레스의 머리 앞을 스치듯 지나갔다.
하루에 많이 쓰는 게 좋은 게 아닙니다. 하루 1만자 2만자씩 쓰면서 퀄리티와 재미를 동시에 잡는 글은 쓸 수 없습니다.[극히 일부의 작가님들을 제외하고요.] 많이 쓸수록 퀄이 떨어지고 재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죠. 처음에야 괜찮을지 몰라도 편수가 쌓일수록 흥미가 크게 반갑될 겁니다. 그때도 같은 시간을 투자해 같은 글자를 뽑는다면 분명히 보는 사람이 줄어들고 재미없다는 소리가 튀어나올 겁니다. 글이라는 건 뒤로 갈수록 초반의 재미와 흥미를 유지하는 게 관건입니다.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같은 글자수라도 더 많은 시간과 노력, 생각이 필요합니다. 그때가 되어 난 하루에 그 정도를 썼는데 지금도 그 정도는 써야지. 라는 고정관념에 갇혀 글자수에 집착하게 되고 그리되면 자연스레 퀄과 재미가 떨어질 겁니다. 글자수에 구애받지 마셨으면 합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정상을 들였는지. 또 얼마나 고민하고 고심했는지. 그것을 글에 담을 수 있는지입니다. 왜 유료연재 1편의 적정 글자수가 5천자인지. 왜 1주일에 하루, 이틀은 쉬어주는 게 좋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잘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사람의 머리는 한정이 되어 있습니다. 무한히 글을 뽑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무리하게 글을 쓰다가 한 번 슬럼프에 빠진 후 되돌아오지 못한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한계까지 뽑아내다 보면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히고. 그 벽에서 헤어나오기 위해서 몇 개월, 몇 년을 쉬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5~6시간 5천자라면 제가 보기엔 아주 적당한 수준입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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