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저는 문피아에서의 연재를 종료하고 모 포탈에서 정식연재를 준비 중인 사람입니다.
제가 소설을 처음 썼을 때의 모습과 겹쳐 보여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소설을 쓰면서 장면에 몰입해 글을 쭉쭉 써나가는 건 많은 작가들이 경험하는 즐거움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장면을 묘사하는 것과 이후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건 많이 다릅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고통스러운 과정입니다. 손이 가는대로만 쓰자니 이야기가 재미가 없고 난잡한 기분들이 들고 최악의 경우에는 무엇을 써야 될지 모르는 상황이 올 때가 있으며 이 때 저 같은 경우는 이 때 작품을 포기 했을 때가 많았습니다.
이건 제가 사용하는 노하우인데 저는 하나의 에피소드를 구성하기 전에 연극무대를 꾸미는 것 처럼 철저하게 준비를 합니다. 일단 주인공이 활동 할 배경부터 치밀히 만들어 놓습니다. 설정을 만드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배경, 환경을 말하는 겁니다. 사실 이것만 잘 만들어 놓기만해도 주인공들이 알아서 움직이며 이야기를 전개할 때도 있습니다. 다음은 조연들을 어느 시간과 사건에 배치해야 효율적일지 구상을 합니다. 보통 이 때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들고 죽이곤 합니다.
제 노하우를 말씀드렸지만 사실 글이라는게 사람마다 다른 스타일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실패를 거듭하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무쪼록 즐거운 집필활동을 하셨으면 합니다.
와.. 사평님 이렇게 길게 적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니터 너머로 만날 수 있다면 커피라도 한잔 대접하고 싶을 정도로요.
지금 제가 글을 써나갈 수 있는 이유가 뭔지 좀 보이는 것 같아요. 위에 적어놨지만, 우선 큰 줄기를 잡아놓고 이야기 진행 정도에 따른 챕터를 진행할 장소를 머릿속으로 만들어놓은 뒤에 자, 여기가 출발점이다. 네 맘대로 해봐. 하고 던져놓거든요. 그럼 알아서 막 돌아다녀요.
그런데 사평님 말씀을 듣고보니 아직은 그런 장벽에 막히지 않았지만 초반이라서 그럴따름이고 충분히 이야기가 막혀버리거나 서로 충돌하거나, 재미없어질 때 대처할 방법이 딱 하고 생각나질 않습니다.
지금은 우선 제가 써나가고 있던 이야기의 장소를 구체적으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봐야겠어요.
다시한번 조언 감사드립니다.
알아서 설정들이 갖춰 지는 경험은 날마다 합니다. ㅎㅎ
거기다 꼭 쓰다보면 글이 제 예정과 다르게 가버리고 새로운 설정을 찾아가는 경우들도 있어서 꼭 살아 있는 생물을 보는 것 같죠.
다만 위에서도 언급된 내용입니다만 이것이 과해지고 중후반부 설정이 빈약하면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기 쉬우니 너무 글이 가고자 하는대로만 가서는 안됩니다. 아. 물론 저는....크흠.
글이 산 생물이라고 한다면 설정이란 말에게 채우던 고삐나 목줄과 같습니다. 너무 강하게 조여 글을 억압할 필요도 없지만 너무 설렁하게 해서 말이 제 멋대로 설치게 하는 것은 훗날 글이 막장으로 가거나 후반부 가야하는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뭐. 어느 방식이건 중반이나 후반부에서 잘 되어야 좋은 결실을.....
참고로 전 그것이 안되어서 6년간 제 작품을 폐기시키고 5월부터 쓰던 작품의 독자님도 반토막 되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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