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일반적으론 그렇습니다만, 룰 중에는 세계와 규칙이 분리된 것들도 있습니다. 겁스나 새비지월드, 페이트 코어가 대표적이죠. 이런 걸 흔히 범용룰이라고 하는데, 다양한 장르와 설정으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규칙을 말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방심해선 안 됩니다. 일종의 확장팩이라 할 수 있는 서플리먼트는 원전이 되는 범용룰을 바탕으로 특정 장르나 설정을 전격 지원해주기도 하거든요. 정 걱정이 되시거든 코어룰 중에서도 가장 뼈대가 되는 부분만을 소설에 사용하시길 권합니다. 즉 인물과 이야기를 만드는데만 규칙을 사용하고 본문에서는 언급하지 않는 쪽으로 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글을 쓸 때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이 바로 '승패'를 가리는 일입니다. 인물 간의 우열을 나누기란 참 쉽지 않죠. 하지만 규칙을 베이스로 한 인물들 간의 승패라면 쉽습니다. 누가 누구보다 근력이 높고, 또 누가 누구보다 지능이 높은지 확연히 드러나거든요. 그 외에 성격적 장단점 등도 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모든 규칙이 그런 건 아니지만 종종 이야기에 영향을 주는 시스템을 포함한 규칙도 있어서 서사의 골조를 짤 때 막히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집니다. 어차피 이런 부분은 글로 옮기면 전혀 보이지 않게 되니까요. 하지만 본문에 쓰인 것처럼 아이템이나 스킬, 몬스터 리스트 같은 걸 막 쓰면 곤란해집니다.
하지만 글을 쓸 때 규칙을 사용하려면 창조하는 수밖에 없다, 는 말은 옳지 않습니다. 그럴 바엔 그냥 글 쓰는 게 낫거든요. 창조할 만큼 내공을 쌓을 시간에. 근데, 사실 창조할 필요 없습니다. 소위 공개 규칙, 즉 무료 규칙도 존재하거든요. 보통 이런 규칙들은 몇 가지 조건만 만족하면 얼마든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각 규칙마다 사용해도 좋다고 허락하는 범위는 다소 다를 수 있겠지만요.) 심지어 그런 조건조차 없는 규칙도 종종 있고요. 다만, 영어나 일본어 둘 중 하나는 할 줄 아셔야 됩니다. 국내에 번역된 건 그리 많지 않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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