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이번 공모전의 태생적 한계를 몇 가지 짚어보자면...
1. 거액의 상금은 작가들을 끌어올 순 있어도 독자를 끌어올 순 없습니다. 왜냐면 공모전 작품 많이 읽는다고 해서 독자들은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죠. 작가들은 공모전 당선을 위해 피땀을 흘리지만, 독자들은 기존에 검증된 글을 읽어도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공모전 작품을 볼 메리트가 없습니다(필력이 정말 대단하다거나 선,추,조가 높아서 유입이 쉬운 글은 제외입니다). 즉, 문피아가 정말 생각이 있었다면 그 어마어마한 거금의 상금을 모조리 작가들에게 뿌릴 게 아니라 당첨이든 뭐든 걸어서 독자들에게도 뭔가 메리트를 줬어야 했습니다. 찍신 이벤트, 이런 거 솔직히 별로 재미도 없어요.
2. 공모전의 광고 부족. 스케일 크긴 한데 상대적으로 홍보가 매우 부족했습니다. 포털사이트에 뭐라도 띄우던가 했어야 했는데 결국 '아는 사람만 몰려오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신규 독자 유입이 예상보다 적은 탓에, 공모전 조회수는 결국 '기존 문피아 유저'들이 메꿔 나가는 판도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3. 완전 공개 자체의 문제점. 제가 공모전 시작하던 초반부터 줄창 말해왔는데, 본래 공모전이란 것은 익명 투고를 원칙으로 합니다. 작가명, 선작, 조회, 추천을 오픈하게 되면 결국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하고 문피아 유저들은 선,조,추가 높은, 일명 '검증된 글'에만 쏠리게 됩니다. 30위권 갈 필요도 없이 대략 10위권 내에서만 독자들의 관심도가 쏠리는 거죠. 독자 입장에선 30위권 밖의 글을 읽을 이유가 없습니다. 즉 선조추 자체가 작가들 간의 격차를 더 벌리게 되는 것이고, 이는 베스트 10위 20위권 밖의 작가들의 광탈을 부추키는 요소가 되는 것이죠. 이것이 이번 공모전의 태생적 한계입니다.
저는 웃었습니다. 후발주자들이 선두주자들과의 간격을 어떻게 좁히느냐면서 사람들이 떠들 때 말이죠. 절대 못 따라잡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초반에 확 치고 나간 부류들은 그 위치를 더욱 공고히 다지게 될 것이고, 뒤쳐진 후발주자들은 공모전이 아니라 그냥 일반 연재하던 때보다 더 심한 박탈감과 탈력감을 느끼며 하나 둘씩 GG를 선언할 겁니다.
가디록님 댓글에 대한 답글입니다. 오해없으시길..^^
가디록님!
제가 재미있는 현상을 하나 말씀드릴께요.
*네버, 진짜, 절대로 제 자랑은 아니니까, 오해는 마시구요.*
저는 어제부터 공모전에 참가했거든요.
진짜로 수상에 대한 욕심이나 기대 따위는 손톱만큼도 없었어요.
그동안 써놓은 것 12편을 한 시간 정도의 간격으로 올리게 됐죠.
원래는 한 번에 쫙~ 올리려고 했는데..
그래도 막상 등록 하려고 하니까, 손을 한 번 더 보게 되더라구요.
암튼 그랬는데..
오늘 아침에 자고 일어나 보니까, 제 글이 30위권 안에 있더라구요.
‘조회수는 얼마 안되는데.. 이 현상이 뭐지?’
저도 깜짝 놀랐어요.
곰곰이 원인 분석에 들어갔죠.
생각해 보니까 글을 등록하면 순서대로 맨 위부터 제목이 노출 되잖아요.
그 후에 다른 글이 등록 되면 차차 아래로 내려가구요.
그러니까 제 글의 제목이 하루 종일 등록글의 윗자리에 노출돼 있었던 게
그 사태의 원인인 것 같았어요.
제목을 자꾸 보게 되니까. 독자분들이 클릭하게 된 게 아닐까하고 추측해요.
아직 공모에 참가하지 않은 분이 계시면 한 번 해보세요.
원체 평균적인 조회수가 낮아서 효과가 있을 거에요.
그리고 지금 진지하게 공모전 참가 취소를 고민하고 있어요.
공모전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읽었거든요.
모두 재밌고 훌륭한 작품인데 그 중에 딱 한 작품이 무척 거슬려서요.
내가 볼 때 그 작품은 절대로 상위권에 들 수 없는 작품이었거든요.
‘내가 작품을 보는 눈이 이상한 건가?’ 고민하고,
다시 한 번 도전했지만 도저히 20편 이상을 넘어가지 못하겠더라구요.
내가 잡식성이라 엔간하면 소화시키고 넘어가는데..이건 뭐?.. 어휴~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공모전에서 이런 작품하고 경쟁해야 하나’하는 자괴감이요.
다른 작품들은 진짜 감탄하면서 재밌게 읽었거든요.
문제의 그 작품 하나만 빼구요.
암튼 아직 결정한 건 아니지만 진지하게 고민중이에요.
근데 이거 댓글로 등록했다가 몰매 맞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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