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캐릭터의 성향에 불만을 갖는다면, 그건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진 독자라 보기 어렵죠.
문제는 지문을 통한 정치성향의 노출일텐데, 그건 작가의 세계관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반대 성향의 입장을 포용한다든가 하는 건 그 자체가 이미 문학을 포기하고 정치를 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요즘 풍미한다는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처럼,
죽어가는 백성을 방치하거나 그 악행에 가담하는 왕조라면 그에 대항하는 이성계의 반란은 쿠데타가 아닌 혁명으로 보아야 한다, 라는 주장은 분명 설득력을 얻을 겁니다. 반대로도 해석할 수 있겠지요.
실제로 고려말 민생이 어느정도 힘들었는지 증명하기 어렵고 '승자의 역사'를 감안하면 역성혁명은 쿠데타의 합리화일 뿐이며, 어느 시대에나 민생은 힘들고 괴로웠음을 생각하면 지식인은 조선의 개국을 쿠데타로 규정하는 게 옳다, 라는 주장도 분명 설득력을 갖습니다.
드라마는 전자의 논리를 따라가고 있는데, 이 두 가지 상반되는 논리가 함께 펼쳐지는 드라마는 상상하기 힘듭니다. 방송이라는 공공재 기반 드라마임에도 그러한데, 철저하게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예술작품에서 정치적 성향 논란의 대응을 독자가 아닌 작가에게서 찾는다는 건 예술이 예술성을 포기하고 정치성을 갖자는 말처럼 들립니다.
일견 타당해 보이는 말씀 같기는 하지만, 예술과 문학이라는 큰 틀은 지키면서 디테일을 논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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