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판타지라기 보단 일반 소설에 가깝네요.
고어나 한자표현이 많이 사용된데다가 문장, 문단이 매우 길어 가독성은 상당히 떨어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섬세한 문장이 읽는 즐거움을 더해 단점을 상쇄시키고 있습니다.
글 용량도 꽤나 많은 편이니, 시간 넉넉하게 잡고 느긋하게 읽을 분들에게 추천할만 합니다.
허나 모든 이들의 취향에 부합하다-고 하기엔 글쎄 싶은 글입니다.
남성취향 글이라기보다는 확실히 여성취향입니다. 문체도, 전개도 너무 섬세해서 시원시원한 맛이 매우 떨어집니다. 호쾌한 카타르시스라기보다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뒷 이야기를 상상하면 읽는 글이랄까요.
예를 들자면, 공주 암살 이후, 황자 서현이 자신에게 내려진 수사권을 두고 고심하는 것과 이소영이 황후에게 따지는 장면입니다.
수사권의 경우 아예 독한 맘먹고 동인을 지워버릴 작정으로 악독하게 쓴다면 얼마든지 증거조작을 통해 그 독심을 이룰 수 있는 권리입니다. 황제가 직접 내린거니 설사 황후라도 항의가 가능할 뿐이지 수사진행에 대한 제제가 불가능하죠. 실제 역사에도 누명 하나로 권력층이 완전 뒤집어진 예가 많으니 충분히 가능합니다.
실제 글에서는 저런 하드고어한 급전개보다는 비극적 상황을 강조하기 위한 소재 및 공주 생존에 대한 떡밥 용으로 사용됐습니다. 화끈함 보다는 독자를 안타깝게 할 목적으로 글을 풀어간거죠.
그리고 두번째, 이소영이 황후에게 따지는 장면. 음... 이 장면을 뭐랄까. 좀 무례하게 표현하자면, 대화 자체가 어려보입니다. 문답이 오가는 와중에, 황후는 절대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는 말을 하지 않고, 이소영의 무례를 탓하며 그저 말을 빙빙 돌릴 뿐이었습니다. 네가 믿지 않을테니 난 내가 안했다고 말하지 않겠다는 느낌을 풍기긴 했으나, 음, 인물 간 심리적 대립을 표현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말 자체가 치기어려보이는 구석도 있었습니다. 결국 안했다는 세 글자를 말 못한다는 건 했다고도 충분히 여길 수 있는거니까요.
선자의길//
음 본문 의도와는 좀 어긋난 사족이긴 한데, 한국 판타지에서 쓰고 있는 마법은 일본식 그러니까 드래곤퀘스트적인 마법이라기 보다는 서양식 D&D에 나오는 마법이 대다수입니다. 또한 세계관, 종족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톨킨 판타지의 영향이 지대하고요. 글쓴이께서 기존 판타지에 대해 편견을 좀 갖고 계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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