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진부한 설정을 쓴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기피할까'
저는 아니라고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가령 예를 들어서 제가 정말 즐겁게 읽는 글이 있는데요.
대략 스토리는 말입니다..
어쩌다 남자 한명과 여자 한명이 차원이동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 곳에 떨어진 그들은 죽어라 고생하다가 번쩍번쩍 깨달음을 얻어가지고 엄청나게 강해지지요. 용들이랑 맞짱도 뜨고 수십명 정도는 짚단처럼 설렁설렁 베어버릴 수도 있어요. 그 힘을 가진 그들은 둘이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면서 어느 영지도 발전시키고 여행다니면서 이 사람 저 사람 도와주기도 하고..... 진부한 내용이고 어디선가 본 듯하지요?^^;;
제가 올해 선작 베스트에 올려 놓은 '요삼'님의 '에뜨랑제' 입니다..ㅎㅎ
댓글이 쓸데없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만..
'흔한 소재'와 '흔한 내용'으로 멋진 글을 쓰는 것이 글을 쓰는 작가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견미님 글을 좋아하는 독자로써 좀 더 자신감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힘내서 건필하세욧!!!!!
플롯과 소재를 구분해서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예로 들어주신 차원이동물은 소재도 진부하지만 플롯 자체가 너무나 뻔합니다. 글을 매우 잘 쓰시는 분이 저 플롯을 쓰신다고 해도 재미가 반감될 것 같군요.
소재는 진부해도 별 상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현실이 참 엿같았는데 어쩌다 보니 다른 차원에 뚝 떨어져 버렸다',라든지 '억울하게 멸문당한 가문의 복수를 해야겠다', 혹은 '이계에서 몬스터들이 쳐들어와서 사람들을 학살하는데 내가 초능력자라는 걸 발견했고, 몬스터와 대항해서 싸운다' 등등... 작가들이 많이 써 먹는 소재들이지요.
하지만 여기서 플롯 또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걸로 간다면 그건 정말... 저는 용서가 안 될 것 같네요. -_-; 완벽하게 배끼지 않더라도 표절 비스무리하다고 봅니다.
소재나 플롯이 참신하지 않다고 고민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참신한 소재나 이야기라고 생각해도 결국은 다 어딘가에 그 원형이 있는 법이니까요.
어떤 이야기든 짧게 줄여서 설명하다 보면 대체로 '응? 그거 어디서 들은 이야기 같은데?'라는 반응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쓰다 보면 결국 다 정해진 패턴과 약속을 따르게 되고, 그걸 줄이고 줄여서 설명하다 보면 세부사항보다는 이런 패턴만 보이게 되죠.
중요한 것은 그 플롯을 어떤 문체로,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느냐입니다.
약간 진부해 보이는 플롯이더라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명작이 나올 수도 있지요.
소재 역시 진부한 것 같다고 너무 고민하실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사람이 생각해낼 수 있는 소재란 다 거기서 거기 아닐까요?
진부한 이야기, 진부한 소재라는 것은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만큼 검증되었다는 뜻도 됩니다. '이렇게 쓰면 망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익숙하기에 그만큼 사람들이 새로운 작품에 금방 적응하고 몰입합니다. 물론 너무 정형화된 패턴을 따라가면 그건 양산형이 되고 사람들도 지루해하겠죠.
반면에 지나치게 참신함을 추구하면 대중들이 접근하기 어려워집니다. 작품성은 높더라도 너무 실험적이라 사람들이 이해를 잘 못하는 거죠...
너무 진부하지도 않게, 너무 앞서나가지도 않게, 익숙한 요소와 새로운 요소를 잘 조화시키는 게 중요하리라고 봅니다~
연인의 삼각관계는 기원전 2000년부터 지금까지 잘 쓰고 있는 소재죠.^^* 고대 이집트 벽화 구석에도 '요즘 젊은 것들은 안된다. 세상이 말세다'라고 적혀 있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 새로운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두 옛날 것의 변형일 뿐입니다. 어차피 소설이란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나오는 것인데, 사람이 바뀌지 않는 한 기본적인 관심사는 비슷하거든요.
중요한 것은 어떤 소재를 쓰느냐가 아니라 그 소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는 작가의 가치관, 작가의 세계관을 글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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