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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내 일상] 육전 예찬

육전 예찬

 

봄비가 내린다. 비가 와서 그런지 괜히 쓸쓸하다고 느껴지는 날이었다. 빗소리 들으니 갑자기 지글지글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맞다! 비 오는 날은 부침이다.

 

저녁 때가 되어 동네 전집으로 갔다.! 그런데 자리가 없다. 할 수 없이 다른 전집으로 갔는데 마찬가지로 빈 자리가 하나도 없다. 비 온다고 부침을 찾는 것이 우리 세대만의 정서가 아니고 한국의 모든 세대의 정서인가 보다.

 

하는 수 없이 어디 가나 하면서 두리번거리는데 육회지존이 보인다. 십 수 년 동안 영업을 하고 있는 우리 동네에서는 제법 오래된 집이었다. 그러나 육회는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아니다 보니 그 동안 그 집에 가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창밖에 붙여 놓은 메뉴에 육전이 눈에 띈다. 그냥 육전도 아니고 한우육전이라고 써 있다. 전을 먹으러 나왔다가 허탕친 아쉬움에 육전도 전 아냐? 하는 생각으로 처음으로 그 가게에 들어가게 되었다.

 

육전은 명태전이나 해물전 대신에 고기를 쓴 부침개이다. 얇게 썰은 소고기를 계란물과 밀가루를 입혀서 구운 것이다. 육류를 좋아하는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메뉴이다.

막걸리와 같이 먹었는데 막걸리도 4월달에 나온 막걸리라 맛이 각별했다.

 

소고기를 얇게 썰어서 계란물에 담겄다가 프라이팬에 익히니 고기가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것이 까다로운 내 입맛에도 잘 맞는다.  전라도 광주에 유명한 육전집이 있지만 경상도에서는 소고기 찌짐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메뉴가 있다. 한국에서는 전국적으로 즐겼던 메뉴라고 한다.

 

유명한 진주 냉면에는 꾸미로 육전을 잘게 썰어서 넣는다고 한다. 그리고 진주 냉면집에는 육전 메뉴가 따로 있다고 한다.

 

1층에 있는 가게여서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면서 고소한 육전을 씹다 보니 살짝 행복감이 느껴진다. 혹시 아직까지 육전 맛을 못 보신 분은 바로 일식을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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