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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내 일상] 이날치 밴드

오늘 친구 랑 오랜만에 낮술하면서 이날치밴드에 대해 처음 들었다. 수궁가 호질전 별주부전 등등 국악과 소리를 모던 락과의 퓨전을 시도한 것이다. 아주 인상적이었고 마음에 들었다.

 

집에 들어오자 마자 유투브로 몇 번씩 들어봤다. 대박이었다.

 

우리들 학교 다닐 때는 트로트 뽕작이 대세였다. 그런 중에도 옛날부터 국악에 대해서 상당히 높게 평가했었다. 장구 소리에 나도 모르게 어깨가 움찔거리던 기억도 많았다 그럼에도 사실 개인적으로는 국악에 그리 흥미를 못 느꼈다. 정적으로 펼쳐지는 국악에 그리 흥미가 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날치는 달랐다. 장구소리에 어깨를 움찔거리는 것에 더해서 내 마음에도 기분 좋은 감흥을 불러 일으켰던 것이다.

 

이날치밴드에서 제일 나이 많은 멤버가 80년생 마흔이고 두번째는 86년생 34살이다. 이날치밴드의 형성에는 민요와 모던 락의 퓨전에서 가능성을 본 34살 장영규의 경험이 많은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짐작된다. 장영규는 영화음악감독이기도 하지만, 이날치와 비슷한(익숙한 것과 익숙하지 않은 것을 접목시킨) 컨셉의 밴드를 시도했던 경험을 갖고 있었다.

 

국악과 국악 외 장르의 퓨전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은 소리꾼들도 마찬가지다. 이날치의 소리꾼들 개개인의 이력을 보면 국악가로서의 전통적이고 정통적인 교육과정을 밟긴 했지만 뮤지컬 등을 통해 타 장르 음악가들과의 협연을 꾸준히 시도해왔던 인물들이기도 하다. 그런 각자의 경험치들이 쌓여 이날치라는 밴드의 결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날치밴드 작품을 살펴보면

 

어류도감에서는 어류에 각각 벼슬명을 붙였는데 거북이 승상이다. 도미가 승지고 민어가 판서다.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에서는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당장에 배를 따 보아 간이 들었으며는 좋으려니와, 만일에 간이 없고 보면 소신의 구족을 멸하여 주옵고, 소신을 능지처참하더라도 여한이 없사오니 당장에 배를 따 보옵소서.

 

범 내려온다에서는

범이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깊은 골로 대한 짐승이 내려온다.

-중략-,

쇠낫같은 발톱으로 잔디뿌리 왕모래를 촤르르르르 흩치며, 주홍 입 쩍 벌리고 워리렁 허는 소리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 듯,

 

가사 하나하나가 한국적인 유머와 한국적인 감성을 건드린다. 들으면서 저절로 흥겨워지는 것 같다.

 

철없다고만 생각했던 우리의 젊은이들이 제법이었다. 이제 우리는 젊은 세대 걱정을 그만두어도 될 것 같다. 걱정대신 이날치 음악을 즐기면서 지내도 될 것 같다.

 

이날치밴드 강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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