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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내 일상] 나훈아 콘서트

나훈아 콘서트

 

얼마 전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가 있었다. 그렇게 열성적인 보는 편은 아니어서 본방을 보지는 못했는데 누가 중국에서 불법적으로 녹화해서 보여주는 싸이트를 보내왔다. 갑자기 흥미가 돋아 꾹 눌러서 보았다. 나훈나의 노래야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지만 사실 그 방송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초입에 나왔던 어떤 50대로 보이는 여성이 나와서 나훈아의 어매 이야기하며 엄마 이렇게 살기 어려운 세상에 왜 날 나셨어요?” 하고 멘트를 하는 것을 보고 약간 가슴이 터치된 것을 느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어매 가사를 찾아봤다.

어매 어매 우리 어매 뭣할라고 날 낳았던가

낳을라거든 잘 났거나 못 낳을라면 못 났거나

살자하니 고생이요 죽자하니 청춘이라 요놈신세 말이 아니네

 

아니 이게 엄마한테 할 소리인가? 이런 생각도 들고 세상살이가 무척이나 어려우니 엄마한테 이런 어리광도 할 수 있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래도 그렇지 오십 줄은 충분히 넘어 보이는 자신도 누군가의 엄마일 그 여성분이 자신의 엄마한테 어리광 부리는 것은 좀 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콘서트를 계속 보고 있으니 나훈아가 테스형을 부른다.

!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가수 나훈아는 나름 남 못지않게 재미있게 살아온 사람인데도 사는 게 그렇게 힘들었을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나훈아는 젊어서는 어매를 부르면서 사는게 힘들다고 엄마한테 항의하고 지금 연세가 많이 되니까 엄마한테는 못하고 소크라테스를 소환해서 컴프레인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들은 그런 불평도 못하고 살았던 것 같은데 나훈아가 약간 부러운 생각도 들었다.

 

돌아보면 사실 우리는 어려서 부터 행복하게 살아왔던 것 같다. 우리 부모세대는 전쟁도 겪고 너무 못살았기 때문에 내일은 오늘보다 더 잘산다는 것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부모 세대보다 당연히 더 잘 살 것이라고 믿고 살았다. 거기에다가 우리 자식세대는 우리보다 당연히 잘 살을 것이라고 믿었었다.

 

십여 년 전 젊은 이들이 자기 부모보다 잘사는 것은 아주 힘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작 놀랐었다. 세대가 바뀌면서 환경도 바뀌는 것을 전혀 의식을 못하고 살았던 것이다.

 

요즘 코로나 등 여러가지로 어려워진 상황에 살면서 그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내일이 오늘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사는 세상보다 더 좋은 세상이 있을까?

 

나훈아 콘서트 덕에 마음이 움직여 한번 끄적끄적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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