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NewtDrago 님의 서재입니다.

인류 멸망 보고서

웹소설 > 일반연재 > 중·단편

NewtDrago
작품등록일 :
2014.03.16 09:17
최근연재일 :
2014.04.28 22:42
연재수 :
5 회
조회수 :
5,439
추천수 :
56
글자수 :
30,656

작성
14.04.26 14:51
조회
711
추천
7
글자
15쪽

#3 인류 멸망 보고서 - 지하 500m

당신은 이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그것을 생각하며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DUMMY

#3 - 지하 500m


나날이 흐르는 시간은 빅뱅 이후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누구도 목격한 적 없고, 느낄 수조차 없었던 거대한 폭발. 그때 시간과 공간은 열렸으며 처음으로 물질이 생겨났다. 쿼크와 랩톤이라 부르는 최초의 물질. 양성자보다 더 잘게 쪼게지는 쿼크 두 개가 모여 메존을 이루고 세 개가 모여 바리온을 이뤘다.


그리고 무거웠던 쿼크는 뭉쳤고 가벼웠던 렙톤은 전자와 중성미자라는 여러 이름 앞에 퍼졌다. 만유인력의 법칙이라는 이름 앞에 그것들은 원을 이루었고 그것은 곧 물질이 되었고, 물체가 되었다.


이로써 세상 하나가 떡하니 만들어진 것이다.



"만들어졌으면 뭐하나……. 지금쯤 저 밤하늘에 별이 몇 개나 폭발하고 있을까나……."


솔직히 이 지구라는 행성은 굉장히 평화로운 곳이다. 특히 이 지하 39m 지점은 더욱 말이다. 지하 39m 지점에서 할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엔뎀은 매일매일 잠이나 자고 있으니 내가 할 일은 더욱 없어지고 말았다.


이제는 '자주'였던 파랑이 '가끔'으로 변할 지경이다. 사람의 인식이 차이는 대단했다. 시간의 길이조차도 바꿔버렸으니.


"창고나 내려가 볼까……."


나는 그렇게 지하 500m에 위치한 창고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화산의 마그마와 가까워 원래는 뜨거워야 할 500m를 향해서 말이다.



500m는 그렇게 깊지도, 그렇게 얕지도 않은 깊이였다. 지각의 총 깊이가 20km에 이를 정도로 깊다지만 솔직히 거기까지 파고들 수 있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았다. 미르니의 깊이도 1.2km로 인간들이 땅속으로 들어간 곳 중에서는 굉장히 깊은 것이다.


그렇지만 700m 깊이 쯤에서부터는 공기가 마그마의 열기와 위쪽의 영하 11도에 달하는 차가운 공기에 위해 이상 기류가 형성되는 바람에 더 이상 내려가기는 힘들었다. 원래 이러지는 않았었는데 아무래도 현재의 이상 현상 때문에 지각에 균열이 일은 듯 했다.


살아남은 여러 지질 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상태겠지.


어쨌든 그래서 가장 추우면서도 가장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지하 500m 지점. 지하 식량 창고였다. 그곳에는 수많은 종류의 물건이 있었다.


딱딱하게 돌덩이 마냥 굳은 빵에서부터 똑같이 얼어버린 바나나나 사과에 이르는 과일들 그리고 흉기로 써도 문제 없을 듯한 베이컨.


요즘에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그 문제는 바로 불이었다. 불을 지펴야 할 태울 것조차 없어서 식수 쪽에도 문제가 되고 있었기에 고기 종류는 좀처럼 먹을 기회가 없었다. 나야 식량 관리를 맡고 있으니 가끔 입에야 대봤다지만 간부에 속하지도 못하는 900명 가량의 사람들은 하루를 300g 곡물 가루로 버티고 있는 판이었다.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야 싶지만."


그렇다고 간부들을 비판하지도 못할 것이 그들도 겨우 322g 쯤의 식량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굳이 차이를 두자면 22g은 그것이 얼거나 말라있는 과일이냐 영양 보충제냐 하는 것의 차이일 뿐이었다.


"'하앍! 하앍! 비타민이 부족해.' 그런 느낌이랄까나……. 엔뎀, 너는 이런 돌덩이 같은 바나나 먹을 수 있겠냐?"


끼이이익! 끽! 끽!


역시 줘도 싫다고 한다.



찍, 찌찍!


쥐들은 대단하다. 이 미르니 광산 안에 과연 쥐 무리가 몇 마리나 살고 있을지……. 수천 만 마리가 될지도 모른다.


이녀석들은 엄청나게 질겼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위험을 빠르게 알아차리고 발 빠르게 지하로 숨어들 수 있는 걸까? 이것이 바로 자연의 신비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지구에서 뿜어지는 만유인력의 법칙에 위한 인력과 자기장의 영향이라는 설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정확한 건 없었다. 한마디로 가설이었다. 빅뱅이론 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지하 500m 지점에도 쥐가 살고 있을 줄이야……."


쥐들은 습하고 따뜻한 곳을 좋아한다. 결코 추운 곳에서 살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도 동물인 이상 본능적으로 살기 좋은 장소를 향해 이동해야 할텐데……. 아마 무리에서 쫒겨난 모양이었다. 꿈틀꿈틀거리는 새끼들을 품에 안고 젖을 먹이는 어미 쥐가 보였다.


"영하 3도면 이 녀석들도 어지간히 추울텐데 말이야. 어쩌지……."


나는 여기서 심대한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그다지 이 녀석들이 불쌍하다던가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의 식량을 축내기만 할 몹쓸 녀석들인데다가 질병을 옮기는 더러운 존재일 뿐이다.


그 쥐들에게서 시선을 땐 나는 어느새 엔뎀을 쳐다보고 있었다. 엔뎀의 눈망울이 반짝거렸다. 마치 죽이지 말라는 것 같은 느낌.


"자연……."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차마 죽일 수는 없었다. 모든 것은 자연일 테니깐. 인간도 원숭이도 하다 못해 쥐라 할지라도. 모든 것은 섭리일 뿐이다.



찌직, 찍!


"야! 쥐를 잡았어. 오늘은 오랜만에 고기를 먹을 수 있겠는데. 이것 봐, 이 녀석 상당히 통통하다고."


주위에 널리고 널린게 섬유질만 질기게 남아버린 나무 줄기라던가 돌멩이. 작은 함정을 만든다면 수렵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그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는 게 특이점이었지만.


식량이 앞으로 몇 주나 버텨줄런지 알 수 없었다. 그에 사람들은 평소라면 더럽다고 기피하며 다가가지도 않았을 쥐를 잡아먹기 시작했다.


한 4일 전부터였을 것이다. 식량이 점점 바닥남에 따라 한 사람 당 주어지는 식량은 점점 줄어들고 결국 현재 하루에 공급되는 식량은 기껏해야 200g. 그것도 많은 것이다. 물자 조사를 당담하는 내가 보건데 하루에 지급되는 양을 140g 이하로 줄이면 안 되었다. 이대로라면 200g이라는 숫자는 이주일을 못 버티고 배급량이 140g 밑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렇지만 정말 그만큼을 줄였다가는 최소한의 법과 도덕적 윤리로써 이성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이성의 끈이 툭하고 끊어버릴 수도 있었다.


위태위태한 외줄타기를 하는 나의 맘은 결코 편하지 못했다. 물자 조사 당담이라지만 결국 물자를 당담하는 이상 식량이 전부 떨어져버렸을 때 나에게 책임을 물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뭐, 어찌 되든 좋겠지."


내 기우일 것이다. 나는 오늘도 식량 조사를 위해 500m로 향한다. 더불어 그 시원한 바람을 맞기 위해서. 차가운 500m의 공기는 역시……. 시원했다. 마치 내 마음을 꽁꽁 얼려버릴 것처럼 시원했다.



닷새 뒤. 식량 배급을 27g 줄인다는 공지를 내렸다.


그 사흘 뒤. 식량 배급을 10g 줄인다는 공지를 내렸다.


그 이틀 뒤. 최초의 도둑질이 발생했다. 그자는 수감되었다.


그 사흘 뒤. 두 번째 도둑질이 발생했다. 그자는 사형되었고 식량 창고의 경비는 험악해졌다.


그 하루 뒤. 식량 배급을 32g 줄인다는 공지가 나왔다.


결국 딱 이주일이 지난 뒤에 내가 말했던 것처럼 식량 배급은 140g 밑으로 떨어져버렸다.


이때부터다.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엄마, 엄마! 왜 밖에 나가서 애들하고 같이 놀면 안 되는 거야?"


주거구역은 그다지 가려져 있지 않았다. 특히 가난한 자들일 수록 더욱 가려져 있지 않았다. 열려 있어 봤자 훔쳐갈 것도 없는 것이다. 이곳은 평등에서 불평등으로 나아갔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


일명 미르니 판자촌이었다. 320명 정도의 주민들이 이곳에 살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들 320명은 서로를 신뢰하지 못했다.


서로 가지고 있는 것도 없는 주제에…….


아이의 징징거림에 그것을 듣고 있던 여자는 짜증이 났는지 얼굴을 살짝 찌푸렸지만 엄마라는 이름 하에 얼굴을 펴보이며 말했다.


"밖은 위험하다고 말했잖니. 잘못하다가 나쁜 아저씨들이 잡아가면 어쩌려고? 자, 자. 들어가자꾸나."


"응―――."


여자 아이는 그대로 엄마의 손을 잡고 나무 줄기나 판자로 엉성하게 막힌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예전에는 천 명에게 전부 갱도 하나씩은 주어졌었는데 말이다.


마지막 세 번째 문을 닫으며 그 아이의 엄마가 나를 째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여자 아이를 데리고 있는 집안은 참 고생일 거야. 그렇지 엔뎀?"


끼익! 끽! 끽!


아마 이제 이 미르니 안에서 친구라는 존재를 갖는 사람은 나뿐일 것이다.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나 빼고 외톨이 뿐이다. 또다시 사람의 시선이 바뀌었다. 인식의 차이란 무섭다.


시간을 바꾸더니 이번엔 나를 위에 세워주었다. 또한 동반자이자 친구였던 애완 동물들을 식량으로 전락 시켰다.


***


식량 배급은 줄고 줄고 100g. 無法(무법). 그것의 완성은 간단했다.


곳곳에서 살인, 약탈, 강간. 살인이 변형되어 살육. 참혹한 시간이 지났다. 한 달이라는 긴 시간동안 말이다.


그렇게 새로운 세력이 구축되었다. 수평관계였던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고 생겨난 것은 위에서 아래로 뻗은 수직관계의 사회. 그에 따라 법은 바뀌어나갔다.


'힘을 가진 자가 곧 정의다.'라는 말이 현실화 되어 버렸다.


한 달만에 500명 이상이 죽어나갔다.


그렇지만 그것에 대해서 그다지 감흥은 없다. 그들은 나와 관계없는 이들이었다. 같은 생존자라지만 결국은 남남. 서로 친했던 자들 조차도 지금은 서로 남남이 되고 말았는데 원래 외톨이였던 내가 그들에게 신경을 기울일 필요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저 나는 심리학자의 분분을 다해서 가끔 정신 장애자들이 나타나면 그들에게 심리 치료를 해줄 뿐이었다. 그러면 그들의 마지막 지인들 즉, 가족들은 나에게 고맙다며 얼마 되지 않는 식량을 내놓았지.


"우윽, 역시 이걸 먹는 건 괴로운데 말이야……."


한 달은 많은 것을 바꿔버렸다. 빈부가 나뉘어졌고 그에 따라 가난한 자들은 생고기라도 씹어 먹으며 생을 유지했다.


거기에는 나 또한 속했다. 내가 그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게 바로 식단의 변화였을 것이다. 도대체 이걸 먹으란 건지 말란 건지 쥐새끼 한 마리가 살아서 꿈틀거리는 게 오늘의 배식이다. 그리고 이걸로 끝이다. 저 멀리 말린 과일을 히히덕거리며 씹고 있는 배식원들이 보였다.


"에휴, 지하에나 내려갔다 와야겠다……. 엔뎀 같이 갈래?"


끼익.


긍정의 뜻을 내비친다.


속이 워낙에 괴로운지라 시원한 곳이라도 찾겠다는 생각으로 지하를 향해 내려갔다. 지하 500m에는 더 이상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텅텅 빈, 음식물 부스러기 하나 없는 빈 동공이 존재할 뿐이었다.


음식들이 사라져서 그런지 안 그래도 쌀쌀했던 500m는 더욱 추워진 느낌이었다.




미르니 179m 지역. 500m 지점에서 올라오다보니 그곳이 보였다. 판자촌은 미르니 179m 지점에 형성되었다. 평지가 제일 많은 부근으로써 그나마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염려 없이 지낼 수 있는 곳이었다. 500m 지점에서 내 집으로 향하던 도중 어제 보았던 8살 쯤의 여자아이에게 억지로 쥐 고기를 먹이고 있는 엄마가 보였다.


"자, 어서. 조금만 먹어 봐."


새끼 쥐를 잡은 것인지 내 새끼 손가락도 못되보이는 다리 하나가 뼈가 쏙 빠진채로 달랑달랑거리고 있었다. 물론 생이었다.


"우으, 엄마 오늘도 이거에요……? 안 먹으면 안 되요?"


"안 먹으면 죽어! 굶어 죽는다고! 너 죽고 싶어서 그러니? 조금이라도 먹어야 할 거 아니야. 자, '아'해라."


엄마 쪽도 여러 스트레스로 크게 흥분했다. 먹기 싫다고 버티는 여자 아이에게 보내는 시선이 결코 곱지 못했다. 저러다가 자신의 딸마저 죽일 판이다. 실제로 눈가에 살기가 흘렀다. 아니, 어찌보면 식욕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다.


내가 천천히 다가가도 느끼지 못하는 엄마와 엄마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여 눈을 동그랗게 뜨고만 있는 여자아이가 보였다. 내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표정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그다지 너희 엄마에게 욕정 따윈 느끼지도 않았단다. 물론 로리 취향도 아니고 말이지.'


굳이 말을 꺼낼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한다. 아줌마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자 아줌마가 뒤를 돌았다.


"아줌마. 그렇게 드시고 싶으세요?"


말의 앞뒤가 맞지 않았다. 이 엄마는 지금 아이에게 '먹이려고'하는 중인데 먹는다니. 그렇지만 그녀의 눈빛은 말하고 있었다. '먹고 싶다.'라고.


그것을 지적했음에 그녀의 눈빛은 흔들렸다. 마지막 양심은 남아있군. 좋은 상태다. 심리학자로써 지금의 상태는 정말 좋다.


"하악……. 엔뎀 알아서 조절해 줘."


끼익!


나의 든든한 파트너는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가슴을 치며 긍정했다.


뒤로는 필름이 뚝―――. 아마 뒤로 쓰러졌을 거라 생각한다.



꿈이다. 자각몽이다.


내가 일하던 정신 병원이 보였다. 언덕 위의 하얀 집. 정신 병원으로써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분위기였다. 하얀색은 마음의 안정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가벼운 렙톤처럼 마음을 분산시킨달까?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정신 병원을 하얀 색으로 도배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갑자기 시야가 변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로비였다.


내가 보인다. 진단 기록을 작성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NO. 137 Lawrence Edward. - 11살 때 입원 14살 퇴원…….


환자명에 137번째 환자의 이름이 보였다.


그 뒤로 이어져있는 상세 기록들.


멋진 기록들이었다. 벽에 머리를 박거나 붉은 색을 보면 극도의 흥분과 긴장감을 느낀다거나. 이 환자는 독방에 갇혀있었나 보다.


최고위 위험군으로써 분리되서 말이다.



일어나니 내 방이었다. 엔뎀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살짝 미소지어준다.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나니 뒷머리가 쓰라렸다. 피가 살짝 베어 나오는 것이 돌바닥에 뒤로 벌러덩 넘어진 듯 하다.


"아이고 골이야. 그래, 엔뎀. 그보다 일은 어떻게 됐어?"


끼익!


긍정의 울음소리다. 잘 되었던 모양이다. 약간의 양심이 남아있는 상태라면 그것을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은 도덕적 가치판단에 빠져든다. 아마 그 아줌마는 올바른 선택을 한 모양이겠지.


"500m에 좀 다녀오자. 머리가 깨질 것 같아."


술을 마신 듯한 이상한 부유감이 느껴진다. 몸이 나른했다. 그렇지만 이것은 깨야만 하는 상황. 이 기분은 결코 나에게,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500m 좋은 곳이었다.


마치 나를 정화해주는 느낌이랄까……. 시원했다. 마음이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웠다.


빅뱅에 의해 만들어졌을까? 이렇게 시원한 곳이.


돌멩이 하나를 집어 손바닥 위에 올려놓자 마치 내 눈앞에 중성자와 양성자 전자와 반전자로 이루어진 이 돌멩이의 화학 구조가 보이는 것 같았다.


이상한 부유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맑아진 머리를 매만지며 생각한다. 그 뜨거운 장소에서 생겨난 차가움. 빅뱅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면……. 이 세상은 이상한 것이라고 말이다.


작가의말

 질서가 드디어 무너졌습니다. 새로운 질서는 약육강식입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살아남았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별이 붕괴하며 하루에도 수십 억의 생명이 죽어나가는 이 세상에서 빅뱅이라는 말도 안 되는,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받아들여지는 이론 안에서 우리는 살아있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류 멸망 보고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 수정에 대해. 14.03.16 409 0 -
5 #4 인류 멸망 보고서 - 정신(2) +1 14.04.28 507 5 16쪽
4 #4 인류 멸망 보고서 - 정신(1) 14.04.27 465 6 13쪽
» #3 인류 멸망 보고서 - 지하 500m 14.04.26 712 7 15쪽
2 #2 인류 멸망 보고서 - 식량과 범행. +2 14.03.16 1,404 8 16쪽
1 #1 인류 멸망 보고서 - 태양의 흑점. 14.03.16 2,121 3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