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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바둑왕] 너에게로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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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작품등록일 :
2018.12.05 02:15
최근연재일 :
2018.12.08 21:26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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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64

작성
18.12.06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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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화

DUMMY

이제 성인이 되고 신분증을 받자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 아시다 유이 '


이 이름을 가지고 살아간 19년 많은 일들이 있었다.


‘ 첫사랑 ··· ‘


남들은 언제 시작했을 지 모른다. 난 제법 어린 나이에 시작했다. 9살(한국나이 10살) 때 그러니까···. 10년 전인가 ?


그 당시 얼마 안 되는 내 삶에 있어서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어릴 적부터 나를 따뜻하게 봐주신 할아버지가 위독하셨다. 부모님이 바쁘신 나머지 할아버지의 간호를 내가 많이 하였다. 그래서인지 또래보다 어른스럽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해라 교훈적인 이야기가 지금 생각해도 기억에 남는다. 이때 내 인격의 기반이 많이 형성된 것 같다.


하지만 그 날이 오기 반년 전 도둑이 들고 나서부터 할아버지의 병세는 눈에 띄게 안 좋아지셨다. 지금 생각하면 그 전까지 할아버지께서는 위독하시지만 내가 걱정할까 봐 힘든 티를 내지 않으시려고 노력하셨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아끼던 도자기, 반지 많은 것들이 사라지자 그 상심이 크신 것 같았다.


“ 할아버지, 뭐 필요한 거 없으세요 ? “


그 날도 할아버지가 수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셔서 결국 직접 물어보았다.


“ 그 ··· 수반···.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보고 싶구나. 참 아름다웠는데 말이야 네가 시집갈 때 보여주려고 했는데 ··· “


할아버지가 애지중지하시던 수반··· 당시 나는 멋대가리 없는 수반으로 판단했다. 사실 도둑들이 그 수반을 왜 가져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볼품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정말 이쁜 수반이라면서 내가 시집갈 때 주겠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는 사실은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난다. 그때부터 하루하루, 나는 동네 골동품 상점을 돌아다녔다. 값어치 안 나가는 것들은 집에 그대로 있었는데, 그 수반을 가져갔다면 아마 골동품상점에나 팔 가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


‘ 후 ··· 벌 써 한 달 째야 ‘


주위의 골동품 상점은 다 들른 거 같았다. 슬슬 지친다. 하지만 그 수반을 찾으면 할아버지가 웃음을 다시 보여주실 것 같다. 난 할아버지의 웃음을 보고 싶다. 6개월 전 이후로 볼 수 없었던 그 미소를 보기 위해서라면 ···


하루에 1시간씩 이제 다른 지역까지 가서 찾곤 한다. 벌써 이런지 한 달이 지났고 그 사이 할아버지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어 병원에 들어가시고 지금도 상태는 호전되지 않으신다. 밤하늘이 어두워 지는 만큼 이제 한 가게 정도밖에 더 못 들릴 것 같다.


‘ 고미수 ? ‘


오늘 마지막으로 가볼 골동품 집 이름이다.


안에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두꺼비 같이 생겼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는 말은 있지만 딱 보아도 탐욕스럽게 생긴 사람 가까이 가기 싫은 사람은 있는 법이다.


' 으 ···. 들어가기 싫어. '


그리고 그 뒤에 노랑머리가 삐친 사람 그리고 어떤 아저씨 그리고 그사이에 ···.


' 수반 ! '


“ 아! 역시 할아버지 거다. !, 이건 우리 할아버지 거야! “


꿈에서도 생각나던 수반을 들어 올리며 기쁨의 탄성을 질렀다.


' 드디어 ··· 드디어 찾았다. 할아버지 조금만 기다리세요 '


하지만 그 순간 옆에 두꺼비같이 생긴 아저씨가 화를 내며 다가왔다.


“ 이 녀석이? 무슨 짓이냐 ! “


' 무서워 '


그래도 티를 내서는 안된다. 저 사람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 수반을 돌려받는 것을 실패할 테니까 수반을 가까이서 볼수록 할아버지집에서 본 것과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본 두꺼비는 나를 밀치며 수반에서 떨어뜨렸다.


“ 에잇! 가게 상품을 함부로 만지지 마라!


“ 하지만 이건 할아버지 거란 말이에요! 반년 전에 도둑맞았어요


두꺼비는 안색의 변화 하나 없이 말하였다.


“ 난 모르는 일이야 팔러 왔기에 샀을 뿐이라고 “


' 제발 ··· 할아버지가 그토록 원하시는 수반이 저기 있는데 못 가져간다고 '?


“ 제발 돌려줘요 “


“ 흥 싸구려지만 공짜로 돌려줘야 할 이유는 없지!, 갖고 싶으면 돈을 가져와 10만 엔이다. “


두꺼비는 싸구려라면서 10만 엔이라는 거금을 가져오라고 한다. 자기 가게의 물건은 자기 맘대로라고 ··· 그 정도 돈은 나에게 없다. 부모님에게 말해도 힘드실 것이다. 분하다··· 그렇다면 힘으로라도 ···. 빠르게 낚아채고 뛰어가자


“ 이 녀석이, 무슨 짓이야? 놔! “


“ 꺄악 “


“ 괜찮니 ?! “


넘어지면서 무릎이 아프다. 하지만 고통보다 수반이 걱정되어 아프지 않았다. 수반은 ···?깨지지 않았다. 다행이다.


" 다친 데는 없니?

당연히 두꺼비가 나의 사정을 궁금해할 일은 없고 원래 손님이던 아저씨가 물어보았다.

아프지만 수반이 깨지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에 괜찮다고 답하였다.


“ 하나도 안 괜찮다!, 사발이 깨졌잖아! 변상해!, 이 사발은 5만 엔이야! “


5만엔 ···


저 사발이 그렇게 비싼 사발인가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나는 물론 우리 가족에게도 그런 거금은 힘들다 ···


···. 무력하다 한없이 내가 ··· 무릎은 까져서 피가 난다. 하지만 사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게 다가와서 말한다.


“ 어린애하고는 이야기가 안 되니, 집 전화번호를 가르쳐다오 “


앞이 캄캄했다.


‘ 유이, 우리 집은 힘드니까 사고 같은 거 치면 안 돼, 알았지 ? ‘


눈물이 핑 돌았다. 아무도 날 도와줄 수 없겠지···. 아까처럼 도망 갈 까봐 주인은 나의 팔을 붙잡고 있다. 단념하려는 순간 옆에 있는 아까 그 노랑머리가 삐친 교복을 입은 오빠가 말했다.


“ 아저씨, 바둑 좀 두시죠? 나랑 바둑으로 승부해요 5만 엔을 걸고요 “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나를 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데서 느끼는 안도감 다행히 모두가 그 오빠에게 집중해서 아무도 내가 운 것을 못 보았다. 남들 앞에서 울음을 보이는 것은 부끄럽다.


그 후 노랑머리 오빠는 압도적인 격차로 두꺼비를 이겼다. 할아버지께 틈틈이 바둑을 배운 내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큰 격차로


“ 아저씨, 돌을 교환해요. 사석도요 “


“ 뭐라고, 뭘 하자는 거냐? “


“ 돌을 교환해서 계속 둬요.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역전시킨다면 아까의 수반을 저 아이에게 돌려주세요 “


“ 내가 기권 한 바둑을, 이 국면에서 역전 시키겠다고? 그런 건 불가능해! 뭣도 모르고 큰소릴 치는군?! 할 수 있다면 해봐라! “


' 수반 ··· 정말 돌려받을 수 있는 거야? '


잘칵


그리고 이번에는 반대의 돌로 노랑머리 오빠가 나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큰 차이로 이겼다.


“ 수반은 이제 저 아이 겁니다?! “


“ 정말?! 돌려주는 거에요?! “


할아버지 ··· 조금만 기다려요. 수반 돌려받았어요. 조금만 조금만 기다리세요


“ 제···. 젠장 흐···흥 저런 싸구려 수반은 얼마든지 돌려주마 “


아 ···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하는데

고맙다는 말을 하려는 순간 노랑머리 오빠는 내 겉에 있던 아저씨에게 말을 하였다.


“ 아저씨, 저기 화병의 물을 수반에 부어주세요. “


“ 물을 붓게?! 할아버지는 소중하게 놔뒀는데 내가 시집갈 때 준다고 하셨어. “


수반이 훼손 될까 봐 순간적으로 반말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오빠는 내게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물이 부어지는 순간 수반 바닥에 꽃무늬가 피어 올라왔다.


정말 아름답다··· 할아버지는 수반의 이 무늬를 보고 싶은 거야 ···. 나하고 함께 이 아름다운 꽃을···.


“ 아저씨는 안목이 없는 멍청이였어요 “ 이 말을 마치고 오빠는 나에게 수반을 주었다.


“ 고마워요······. 이름이 뭐에요? “


“ 신도우 히카루 ! “


신도우 히카루···. 신도우 히카루 ··· 이름을 되새기며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다.


“ 할아버지, 할아버지 하 ··· 하··· “


숨이 가쁘다. 병원 안의 공기가 싸하다. 아버지는 울고 있었다.


수반을 다시 찾아왔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것이었다.


할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나고 그 오빠의 생각만 계속 났다. 그 오빠를 찾기 위해서 그 지역을 가끔 찾아갔지만 다른 지역이기도 해서 많이 못 갔고 찾지 못하였다. 중학생이면 나랑 최소한 4살은 차이 나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찾기도 힘들었다.


‘ 아 ··· 바둑 ‘


그러고 보니 그 두꺼비 아저씨도 바둑을 잘 둔다고 했는데 그럼 그 오빠는 엄청 잘 두는 거잖아! 분명 프로기사 지망 일 거야. 바둑을 공부하면 만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면 할아버지는 바둑을 참 좋아했다. 내가 심심해하자 바둑을 가르쳐 주셨다. 집에 있는 낡은 책, 바둑 기보, 낡은 비자나무 바둑판.

처음에는 책에 나와있는 내용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 그저 놓았다. 기본 바둑부터 심화 바둑까지 참 많은 책이 있었다. 수도 없이 읽었다. 내 손에 낡은 책 냄새가 날 정도로 ··· 그 오래된 바둑 기보들은 나중에 알았지만 대부분 ‘ 슈우사쿠 ‘ 에 관한 것이었다.


“ 유이야 .. 혼자 지내기 적적하지 ? “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부모님께서는 혼자 외로울 까봐 무리해서 컴퓨터를 사 주셨다. 그날 바로 인터넷에서 바둑을 둘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사람과 처음 두었다. 끊임없이 두었다. 두고 또 두고 ···


재미있었다. 그리고 뚜렷한 목표도 생겼다. 주간 바둑도 구독하면서 읽었다. 내게 재능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재능이 없다면 노력으로 부족한 재능을 메꿀 것이다.


‘ 올해의 프로 합격자, ··· ···. 신도우 히카루 ‘


1년 뒤 주간 바둑에서 히카루 오빠를 보았다. 1년 전과 똑같은 그 모습. 히카루 오빠 역시 전진하고 있었다. 더 이상 늦으면 평생 못 따라잡을 거 같았다. 원생 시험을 준비했다. 내가 원생을 준비하는 동안 히카루 오빠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거듭 부전패를 하고 있었다. 시련이 있겠지만 일어설 거라고 믿었다. 그 편이 마음이 편했으니까


--


후 ··· 떨린다


원생시험 응시비도 우리 가족에게 부담스러운 돈이었다··· 게다가 엄마는 일도 빠지고 내 옆에 있어 줬다. 다음번 기회도 있을 거라고 말해줬지만 무조건 이번에 붙어야 해 ···


“ 다음 사람 들어오세요 “


후··· 떨린다. 문을 여는 순간 누군가와 부딪혔다.


갈색 머리, 딱 봐도 날라리 같이 생겼다. 하지만 익숙한 교복에 친숙함이 들었다.


' 히카루 오빠가 입었던 교복하고 같네 '


하지만 그런 감상을 나눌 시간은 없기 때문에


“ 죄··· 죄송합니다. “


빠르게 사과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시간이 꽤 걸리니 보호자는 밖에 대기실에 기다려 주시면 됩니다. “


어머니가 나가시고 빈 공간,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 그럼 기보 먼저 볼까? “


내가 잘 뒀다고 생각한 기보 3개를 가져왔다. 사범님의 눈이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너무 못 둬서 그런 것일까?


“ 누구와 둔 기보지? “


“ 이···. 인터넷으로 둔 기보에요 “


흐음 흐음을 연발하면서 기보를 세심히 보더니 바둑판을 꺼내셨다.


“ 그럼 시작해보자 .. 석 점을 깔 거라 “




대국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가 불리해진다. 이대로 지면··· 다음 기회가 있을까 ?


“ 꼭 이겨야만 하는 것이 아니니까 편하게 두거라 “


‘ ··· 그런 건 빨리 좀 말해주시지 . ‘


대국이 끝나고 사범님의 지도가 있으신 후 사범님은 골똘히 생각하셨다···. 무슨 생각을 하시지 나 떨어진 건가 ?


“ 이름이 아시다 유이라고 했나 혹시··· 좋아하는 기사가 있니?


좋아하는 기사 ···. 그 말에 그동안 불안한 목소리가 가고 가장 자신 있는 목소리가 나왔다.


“ 신도우 히카루요 “


-


작가의말

참고로 저 에피소드는 가가의 찻잔 에피소드에 남긴 것으로 히카루가 중학교 1학년 즉 작품 시점으로 3년전 일입니다. 그리고 유이가 원생이 되는 해는 히카루가 연패가 끝나고 입시가 결정나는 시점 입니다. 유이가 19살에 회상하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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