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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촉권법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신선이 너무 강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아촉권법
작품등록일 :
2020.03.19 04:47
최근연재일 :
2022.07.29 01:51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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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59
추천수 :
419
글자수 :
214,908

작성
22.07.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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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5화. 제목 변경합니다.

DUMMY

“자, 이걸 한 번 바꿔 보거라.”


가주 백진위가 두꺼운 책을 내밀었다.

백황문의 내공심법.

일명 백씨심법.

말 그대로 백씨가 만든 내공심법이란 뜻이었다.


‘이름부터 허접스럽군. 바꿔야겠어.’


촤라라락-!

도일은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구결을 살피며 무공의 구조에 대해 훑어보았다.


“심법이군요.”

“그래, 가부좌를 틀고 내공을 모으는 심법이지.”

“흐음.”


내공을 모으는 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심법.

두 번째는 동법.

첫 번째는 구결을 속으로 외우면서 단전에 기를 모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초식과 구결을 동시에 취하며 기를 모으는 것이다.

둘 중 뭐가 우위라 할 순 없었다.


“넉넉하게 일주일을 주십시오.”


첫째 날 도일은 구결의 구조를 파악했다.

둘째 날 도일은 구결의 빈틈을 알아냈다.

셋째 날 구결을 완전하게 만들 단서를 찾았다.

넷째 날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되었다.


“심법을 동법으로 만든다!”


그렇다.

백황검법은 최상급의 초식을 가졌다.

그에 반해 백씨심법은 너무 허접스러웠다.

그렇다면?

백황검법에 초식과 구결을 모두 집어넣어 동법으로 만들면 될 것이 아닌가? 초식과 구결을 동시에 외워 단전에 기를 쌓게 하자!


다섯째 날, 도일은 모든 구상을 완료했다.


턱-!


도일은 비어있는 책을 하나 꺼냈다.

일필휘지로 글을 써 내려가는 도일.

옆에서 빼꼼 그 모습을 관찰하던 가주 백진위와 둘째 백도환이 나타났다.

슬금. 슬금.


‘집중에 방해는 안 되겠지?’

‘흐으음?’


도일의 손은 보이지도 않았다.

왼손으로는 먹을 갈고 오른손으로는 글을 쓰고 있었다. 문체는 논변류(論辨類)로 구결의 이치를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글자는 삐뚤어지지 않고 정갈하여 마치 유자(儒子)가 임금에게 바치는 글 같았다.


“뭐···. 뭔가 대단한 게 나올 것 같구나.”

“그렇습니다.”


그들은 도일의 등 뒤에서 흘끔, 흘끔 훔쳐봤다.

만약 도일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호통을 치면서 내쫓았을 터. 그들은 이미 도일에게 많이 혼난 상태였다.

하지만.

도일은 완전히 구결의 세계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존재 자체도 느끼지 못했다. 수도자의 혼백은 인간을 뛰어넘는 초집중을 가능케 한다.


그때, 도일은 붓을 바꾸었다.


“저건. 그림 그릴 때 쓰는 붓 아닙니까?”

“뭐지? 이제 와 글자체를 바꾸겠다는 건가?”


그때.

도일은 갑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드래곤이 ‘극사실주의’라고 칭하던 그 화풍.


“오오! 그 화풍이 나왔어.”

“그렇습니다. 저번에 검술서를 집필할 때 그 그림이군요.”


역시나 명불허전.

근골과 혈도가 자세히 그려졌다.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움직임을 취하는 초식 속의 사내였다.


“그런데 이놈. 그림에 자기 얼굴을 그려 넣고 있습니다. 종사라는 것을 자랑이라도 할 모양입니다.”

“아들아, 그 정도는 하게 해줘야하지 않느냐? 이제 무공의 창시자가 될 터인데.”


하지만.

잠시 뒤 그들은 경악했다.


“잠깐! 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겁니까?

“무슨! 우리 문의 무공은 심법이란 말이다!”


왜냐하면 도일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

이건 심법을 망치는 일이었다.

심법에 무슨 그림이란 말인가?

도일의 극사실주의 화풍에 감탄하다가 본질을 잊어버린 가주 백진위와 둘째 백도환이었다.


“아우야 그만두거라 우리 문의 심법을···.”


그때, 백진위가 황급히 말했다.


“조용! 도일이를 방해하지 말거라.”

“예?”


도일은 앞장에서 뒷장 순차적으로 글자를 썼다.

그 후 뒷장에서 앞장 역순으로 그림을 그렸다.

초식과 구결이 만나 동법이 되고 있었다.

화경의 경지에 오른 가주는 그 사실을 꿰뚫어 봤다.

그림이 하나, 하나씩 그려질수록 구결과 초식이 이어지며 새로운 지평을 열는 중이었다.


“아아···. 이게 깨달음이란 건가.”


가주 백진위는 입을 떡 벌렸다.

전혀 상상해보지 못한 발상이었다.

이런 식으로 초식과 구결을 엮는다니!

낙천신선이라 불렸던 도일의 오성이 아니라면 전혀 생각지도 못했을 무공의 발전이었다. 아마 이 내공동법과 비견할 만한 것은 무림에 얼마 없으리라.


“끝났습니다.”


도일이 말했다.

잽싸게 가주 백진위는 그 책을 소중히 품에 안았다.


“저도 좀 보여주십시오.”

“어허, 한 달만 아니 일 년만 기다려라.”


필사할 수 없는 비급이 만들어진 것이다.

저 화풍을 따라 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아버지!”


후다닥.

가주 백진위는 뺏길 새라 소중히 비급을 품에 안고 자신의 거처로 돌아왔다.


“응? 낙천동법?”


비급의 이름은 낙천동법(樂天動法).

하늘에서 떨어진 내공동법이라는 뜻이었다.

정말 그랬다.

어느새 생겨버렸으니 하늘에서 떨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으니까.


“하하하. 이름 하나 잘 지었구나.”


*


다음 날.


도일은 가주 백진위와 백도환을 불러냈다.

그들은 탁자에 앉았다.


“저는 이만 떠나야 합니다.”


도일이 말했다.


“그래 알고 있다. 너를 이런 작은 문파에 잡아둘 순 없겠지.”


가주 백진위가 말했다.


“마지막으로 충고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뭐냐? 네가 만들어준 비급은 아무도 모르게 잘 관리할 것이다. 심지어 장로들에게도 절대 공개하지 않을 테니 걱정 말아라.”

“그래! 아우야. 이 비급은 나와 아버지만 공유할 것이다.”


하지만.

도일이 걱정하는 건 그게 아니었다.


“조만간 비경을 노리고 수도자들이 찾아올 겁니다.”


정적이 감돌았다.

무서운 이야기였다.

수도자들은 불사와 힘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짓도 할 수 있는 미친놈들이 많았으니까. 제정신인 놈을 찾는 게 더 어려웠다.


“백황문의 간판을 떼고 도망치십시오.”


그게 도일의 제안이었다.


“크으음.”


가주 백진위는 신음성을 삼켰다.

여러 식구가 백황문에 딸려 있었다.

그들을 버리고 도망치려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게다가.

문파의 가주는 한 지역의 영주다.

‘관’이라는 단어는 이 세상에 없었다.

요괴와 강도 수도자 무림인 때문에 도저히 공권력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황제는 각 문파를 각 지역의 영주로 봉했다.


‘백황문은 영지를 포기해야 하는 건가?’


백진위는 심각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백 년 동안의 가업을 포기하는 것은···.”


지루하게 설득할 마음은 없었다.


“그건 아버지의 판단입니다.”


도일은 냉정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월광도를 받은 값, 이 정도면 다했다.’


비급 두 개는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을 터였다.

가족의 따뜻함도 느껴보았다.

이제 더는 여기 있을 이유가 없었다.


“아버지. 이런 말씀 드리긴 죄송스럽지만 죽을 땐 혼자 죽으셔야 합니다. 제 이름 석 자만 남한테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어허! 너는 아비를 어찌 저주할 수 있느냐!”

“자자! 그만, 그만. 수도자가 온다지 않습니까? 이 상황에 문파를 당연히 닫아야지 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시고 계신 겁니까?”


맏이 백도환이 말했다.


“하지만···. 문파는 내가 공들여 키웠는데.”


30년 평생을 바친 백황문.

가주 백진위는 가슴이 미어졌다.

아들을 잃은 것도 모자라 백황문마저 잃다니.


“욕심은 그만 부리고. 백황문도 이제 해체합시다. 저 멀리 다른 곳으로 가서 다시 문파를 만드는 겁니다! 낙천문 어떻습니까?”

“하-. 그래 그게 좋겠구나. 아들아 미안하다. 잘 가거라. 언젠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가주 백진위가 드디어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고민을 한 얼굴이었다.


“건강하십시오. 아버지, 그리고 형님!”


도일은 인사를 마친 뒤, 바로 백황문을 빠져나왔다.

다행이었다.

백황문이 문을 닫고 해체한다니.

그는 다음 계획에 대해 생각했다.


‘이제 세상을 주유하면서 경지를 올려야겠군.’


하지만 일단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전생의 ‘도일’은 살아있나?

드래곤에게서 법공을 배우고 있을까?


‘전생의 고향으로 가봐야겠어.’


모험이 시작되었다.


*


7대 수도 문파 목해문의 장로 중 하나가 나타났다.

‘초목운하’라는 별호를 가진 ‘포 청운’이었다.


“뭐야. 모두 사라졌잖아?”


30년 전 도둑맞은 ‘꼭두각시 법기’와 ‘실타래’의 단서를 드디어 찾았다. 그 사실을 알아낸 것은 ‘초목운하 포 청운’이 관리하는 제자였다.

하지만.

그 제자는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

급한 마음에 달려온 백황문은 어떤 경천동지할 전투가 벌어진 것인지 뒷산의 흙과 나무가 모두 쓸려나갔다.

문파의 남쪽의 마을은 거의 흙에 파묻혀 없어졌다.

남겨진 사람들은 목 놓아 울고 있을 뿐이었다.


-엉엉엉 엄마!

-흑흑, 어디있어!

-집이 모든 재산이 사라졌어.


흑랑대와 도일이 일으킨 산사태의 이중 폭격을 맞은 그들이었다. 더는 살아갈 희망을 잃은 채 멍하니 허공을 보는 사람들.


“일단 문파 내부를 조사해봐야겠군.”


초목운하 포청운은 백황문 내부를 탐색해보았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조금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철수했다.


“이런 젠장!”


쿠우웅-!


그가 화를 내자 축대가 꺼지며 건물이 쓰러졌다.

포청천은 바깥의 마을에 나와 사람들에게 물었다.


“여기에 있던 무림인들은 어디로 사라졌지?”


하지만 사람들의 대답은 중구난방이었다.

어떤 한 사내가 떠났다고도 먼저 떠났다고도 하고, 밤에 야반도주했다고도 한다. 뿔뿔이 문파가 흩어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음···. 정리하자면.”


흑랑대라는 사파조직의 습격.

뒷산에서 커다란 산사태가 일어남.


“이 정도인가?”


일단 그는 뒷산으로 올라갔다.

초목운하 포청전은 발견하고야 말았다.

비경을.


“거인의 시체···. 법기의 흔적. 게다가 우리 문파의 보물인 ‘복철원사’를 사용했군.”


실타래의 이름은 복철원사(輻鐵原絲).

스스로 재생하는 날카로운 실을 뽑아내는 법기다.


“게다가, 꼭두각시 법기까지 사용했어.”


여기에서 얻은 단서는 모두 얻은 듯했다.


“다 죽여버릴까?”


이 마을 하나를 날려버리면 이 화가 풀릴 것 같았다.


“그럴 필요는 굳이 없겠지.”


초목운하 포 청운은 다시 길을 떠났다.

누구인진 몰라도 놈을 찾아야 했으니까.


*


저물대 시간이 돌아왔다.

도일은 진초보를 사용을 멈추고 손을 비볐다.


“음, 이 거인도 저물대를 가지고 있었어.”


요괴나 영물들은 저물대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인간 정도의 지성을 가진 요괴라면 저물대를 들고 다닌다.


도일은 저물대를 탁탁 바닥에 털어보았다.


“음 뭐지?”


작은 칼 하나가 나왔다.


작가의말


유입이 너무 적네요! 

‘회귀한 신선이 너무 강함’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꼭 바뀐 제목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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