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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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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잘살길
작품등록일 :
2016.03.03 20:53
최근연재일 :
2016.03.18 18:05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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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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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
글자수 :
200,531

작성
16.02.0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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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1쪽

5.제국의 검(2)

DUMMY

그들이 얼차려를 받는 이유가 다 청소 같은 사소한 것이었다는 걸 아는 루헨드 게넨은 깔끔한 내관이 마음에 들었다.

루헨드 게넨은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며 한군데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드릭시아가 관리를 매우 잘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영감. 나 없을 때 고생 꽤 했겠어.”

“하하...... 제 기본적인 업무이지요.”

둘은 루헨드 게넨의 집무실로 들어가며 앞으로의 일들을 논의했다.


하녀들은 루헨드 게넨 로펠리시아 공작에 대한 얘기로 정신없었다.

“와. 엄청 잘생겼잖아.”

“상상했던 것보다 더 잘생겼어.”

몇 몇 하녀들은 꿈과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공작님의 첩으로 들어가면 인생 완전 피는 거네.”

혹시나 그가 밤중에 처소로 부르지 않을까 모두 기대하고 있었다. 하인들도 루헨드 게넨 공작이 마음에 들었다.

“다행이야. 난 또 3시간 서있는 줄 알았네.”

“생각보다 좋은 분이야.”

그들의 관심사는 오직 ‘지루한 연설이 되지 않은 것’ 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하인들은 한시름 덜었다.


루헨드 게넨 로펠리시아 공작은 수백 개의 서류뭉치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제기랄.....”

생각보다 그가 없는 동안 밀린 업무는 많이 남아있었다.

“걱정 마십쇼. 도와드리겠습니다.”

“벌써 머리가 아프네....”

“내일은 도시 루미스트 방문이 있겠습니다.”

도시 루미스트.

그의 영지에 속해있는 도시. 드릭시아가 그동안 업무를 잘해왔기에 루미스트는 강가와 육로를 개척하여 활발한 무역을 진행 중이었다.

“아아!!!!! 제기랄!!!!”

루헨드 게넨은 밀려있는 일과 빠듯한 스케쥴에 절망하여 책상위에 고개를 처박았다.

“힘내십시오. 앞으로 할 일은 이것 말고도 많이 남았습니다.”

루헨드 게넨은 창가로 걸어가 고요한 숲을 바라봤다.

그의 저택은 루니스 숲 안에 지어졌다. 도심지가 아닌 숲에 있는 이유는 초대 로펠리시아 가문의 영주 프리스텐 루스 로펠리시아가 자연을 상당히 사랑했기 때문이다.

‘더럽게 평화롭군.’

루헨드 게넨은 한숨을 쉬며 밀린 업무를 하나씩 처리해갔다.


달그락.... 달그락.....

마차가 대리석을 지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루헨드 게넨은 드릭시아가 한 말을 생각했다.

‘주인님. 결코 그들에게 무력을 보이지 마십시오. 그들 중 혹시나 도련님을 도발하는 멍청이들이 있을지 모르나 무시하십쇼. 그들은 도련님이 관리해야할 영지의 시민들입니다.’

“후. 말이야 쉽지.”

루헨드 게넨은 옆에 앉아있는 호위무사를 힐끔 바라봤다.

푸른 머리를 엉덩이까지 기른 여인, 루리아는 차가운 얼굴로 창가만 보고 있었다. 어릴 때 거둬준 뒤로 로펠리시아 가문에 지금까지 충성을 받치고 있는 기사다.

‘하지만 난 필요 없는데......’

그녀의 실력은 대충 상급 소드 익스퍼트. 그에 비교하기가 부끄러울 만큼 한참 아래지만 그래도 제국에서 그 정도면 훌륭한 기사다.

하지만 루헨드 게넨은 대륙 최강이다.

암살기도 따위를 한다면 그들의 뿌리까지 찾아가 전부 다 부숴버리는 게 루헨드 게넨이다.

누가 그를 죽이려고 마음먹는다면 오히려 루헨드 게넨 보다는 가해자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봐.”

“예. 공작님.”

“따분하지 않냐? 매일 저택에 처박혀있으면.”

루리아는 차가운 눈동자를 살짝 들었다가 다시 내렸다.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검술을 수련하니 시간이 잘 가더군요.”

루헨드 게넨은 무감정한 그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나름 잘 지내기는 한 건지 그녀의 실력은 그가 저택을 나왔을 때보다 훨씬 올라가있었다.

“도착했습니다!!!!”

마부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그들은 마차에서 내렸다.


줄지어 있던 사람들이 모두 그를 보기위해 앞다투어 앞자리로 달려왔다. 루헨드 게넨은 이번 연설을 위해 광장에 의자들을 아낌없이 배치했다.

최대한 영지민들의 편의를 봐준 것이다.

그는 단상위에 올라가 주변을 쓰윽 훑어봤다. 그들의 눈동자는 기대와 선망으로 가득차 있었다.

‘좋아. 괜히 시비 걸 양아치들은 안 보이는군.’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여러분들의 말을 듣기위해서입니다.”

영지 주민들이 웅성거리며 서로 쑥덕거렸다. 귓속말을 하고 있었지만 루헨드 게넨의 청력으론 다 들을 수 있었다.

[이야. 저런 것도 하네.]

[역시 제국의 검이라 다른 영주들과는 차원이 다른 건가.]

원래 영지민의 의사따의 공작쯤 되면 무시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루헨드 게넨은 오랜만에 온 영지를 구경도 할겸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자! 난 어떤 의사든 들어줄 의향이 있습니다. 나에게 궁금한 것, 우리 도시에 부족한 것들을 빠짐없이 말하세요.”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덩치 한명이 일어나 손을 들었다.

“공작님! 철광석이 너무 비싸서 검을 못 만들겠습니다.”

대장장이로 보이는 덩치는 검게 그을린 피부가 무척 건강해보였다.

“얼마나 비쌉니까?”

“10kg에 500베르입니다.”

500베르면 거진 작은 조랑말 한 마리 값이다. 루헨드 게넨은 함께 온 하인과 상의한 뒤 말했다.

“확인하여 가격을 낮추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번 덩치가 견안을 내놓자 주변에서 끊이지 않고 불편한 점들이 나왔다. 루헨드 게넨은 저녁 8시 쯤이 돼서야 연설을 마칠 수 있었다.

“제기랄.... 상당히 힘들군......”

그는 목을 으드득 풀며 걸어가다가 달려오는 아이를 보고 멈췄다.

“기사님!”

여자아이는 커다란 사탕을 그에게 내밀었다.

“부디 저희 도시를 지켜주세요!!!”

루헨드 게넨은 10살도 안돼보이는 꼬맹이의 당돌한 말에 헛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넌 이름이 뭐니?”

“잔다르크요!”

은발의 소녀는 허리에 손을 올린 채 씩씩하게 대답했다.

“하하..... 아직 어린애가 기운도 좋구나. 자, 받거라.”

루헨드 게넨은 은색 팔찌를 주머니에서 꺼내 건넸다.

“이게 뭐에요?”

“항상 나의 목숨을 지켜줬던 행운의 부적이다. 이제 너에게 주마.”

“와아!!! 감사합니다!!!!!”

그녀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어둠속으로 멀어져갔다.

“그런 물건을 그냥 주셔도 되는 겁니까.”

은색 팔찌. 그건 평범한 팔찌가 아니었다. 그가 마법사에게서 구한 아티펙트였다.

착용자의 행운을 올려주는 팔찌.

실제 그는 궁지에서 살아날 때마다 저 팔찌가 자신을 살려준 게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뭐 이젠 전쟁터 나갈 일 없으니까 상관없어.”

루헨드 게넨은 마차에 올라 창틀에 턱을 괴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영지민들이 말한 제안들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쉬운 일은 하나도 없군.....’

전부 다 복잡한 일들로 엮여있었다. 그는 고민을 뒤로하며 루리아를 돌아봤다.

“너도 자세 풀고 좀 쉬어라.”

“괜찮습니다.”

앉은 채 부동자세인 그녀를 보며 그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다시 창가를 바라봤다.


쿵!

그가 막 100개의 서류 뭉치를 끝내자 수백 개의 서류뭉치가 다시 책상위에 올라왔다.

“주인님.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씨 발!!!!!!!!!!!”

그는 절규하며 미친 듯이 서류들에 싸인을 휘갈겼다.

“하나씩 읽어보시지요.”

“시끄러! 그러다 밤샌다!”

그래도 그가 빨리 일을 해서 거의 서류작업은 끝나있었다.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긴 새벽이었다.

2시간이 지나서야 그는 의자에 기대 천장을 멍하니 바라볼 수 있었다.

‘제기랄..... 생각보다 힘든 일밖에 없잖아.’

그는 또 국왕의 얼굴이 떠올라 어금니를 깨물었다.

역시 손 좀 봐줬어야했다.

괜히 좋은 일 하는 것처럼 그를 영지로 보내준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치 살인하고 죽어가는 사람 구하는 위선자를 보는 느낌이랄까.

“이만 쉬십시오.”

“그래. 영감도 고생했어.”

드릭시아가 나가자 루헨드 게넨은 머리를 싸잡고 침대위에 누웠다.

똑똑.

“들어와.”

들어온 사람은 의외로 귀여운 하녀였다.

“무슨 일이야?”

하녀는 얼굴을 붉히고 머뭇거리다가 결심했는지 그를 보고 말했다.

“오늘밤 외로우시지 않나요?”

외롭다니? 대체 뭐가?

뒤늦게 의미를 안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난 하녀들까지 육체적으로 탐낼 정도로 변태는 아니야. 그러니 어서 돌아가 자도록.”

“예....”

얼굴이 새빨개진 그녀는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그는 몸을 돌려 창가의 달을 바라봤다.

‘아름답군.....’

그는 노란 달빛을 감상하다가 옆으로 누웠다. 갑작스러운 변화된 일상이 아직 적응되지 않은 그의 신체는 잠들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전쟁은 낮과 밤, 장소 구분이 없다.

자다가도 튀어나가기 일수였던 그는 시간이 가도 잠이 오지 않았다.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그는 머릿속으로 양을 그리다가 조금씩 잠에 빠져들었다.


“후후후...... 제국의 검을 우습게 보는군.”

루헨드 게넨 로펠리시아.

현재 그는 드릭시아 몰래 저택을 빠져나와 거리를 활보 중이었다. 물론 걱정할까봐 루리아에게 미리 귀뜸하고 나왔다. 잠시 바람 좀 쒜고온다고.

아직 그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보니 귀찮은 일은 딱히 없었다.

“한푼 줍쇼.....”

손을 내미는 거지에게 은화를 튕겨준 그는 한숨을 쉬었다. 전쟁터에만 구르다보니 도시에서 시간 때우기 좋은 장소가 어딘지 알 턱이 없었다.

“이봐, 거지.”

“예, 나으리.”

은화를 깨물던 거지는 황송한 표정으로 허리를 숙였다.

“여기서 재밌게 놀 곳이 어디지?”

“아이구, 여기 사시는 것 아니셨습니까요?”

“그러니까 묻지.”

“루미스트에서 제일 유명한 곳은 단연코 ‘바람이 자리 잡는 주점’ 입죠.”

“거기 뭐가 있는데?”

“아주 예쁜 여인들이 남자들에게 술을 따라줍죠.”

루헨드 게넨은 턱을 쓰다듬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그냥 술집은 여기도 많잖아.”

“전혀 똑같지 않습죠. 그곳의 여인들은 몸 접대는 안합니다. 오직 술따라주고 대화해주고 웃어주는 게 전부입죠.”

“그런 걸 돈 주고 한다고?”

“하지만 그들이 제국에서 알아주는 미녀입니다. 게다가 다들 처녀입죠.”

“호오라.....”

흥미가 생긴 루헨드 게넨은 은화 하나를 더 던져주며 걸어갔다.

“나리! 복 받으실 겁니다!!”


‘여기주변이라고 했는데.....’

의외로 주변은 유흥가가 별로 없는 조용한 동네였다. 게다가 카페들이 많아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거대한 건물 앞에서 멈춰섰다.

기둥이 양쪽으로 높게 솟은 주점은 주점인지 저택인지 헤깔리게 만들었다.

‘이건 뭐 내 집이랑 버금가네.’

그는 주변을 쓰윽 둘러보고 입구로 들어갔다. 입구에서부터 덩치들이 다가와 그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고수다.’

덩치만 큰 바보들이 아니었다. 그들의 몸에 풍기는 마나가 이미 소드유저 이상이었다. 물론 루헨드 게넨에겐 한참 떨어지지만.

“무슨 일로 오셨죠?”

“여기 예쁜 여인들이 많다기에 와봤소.”

“잠시 기다라시지요.”

고개를 넙죽 숙인 덩치가 안으로 들어가고 30분이 지나서야 나왔다.

“혹시 기존 회원이십니까?”

“아니, 처음 왔소.”

그는 루헨드 게넨을 데려가 회원발급을 도와줬다.


작가의말

 이틀 연속 쉬었더니 엄청 지루하네요. 아, 이제는 차라리 일하고 싶어요. 하루 쉬는 건

좋지만 이틀은 사양입니다.


 설날이 머지 않았네요. 친정 가기 싫은데 힝...... 사실 친정에 있는 친척들이 사이가 좀

안좋아요. 가면 가끔 샤우팅과 함께 콩가루 분위기가...... 덜덜.... 설날에 그냥 쉬고 싶네

요. ㅠ


수정했습니다.


 내용 추가했습니다.


11화 전면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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