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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시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모두잘살길
작품등록일 :
2016.03.03 20:53
최근연재일 :
2016.03.18 18:05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9,997
추천수 :
606
글자수 :
200,531

작성
16.01.30 20:44
조회
1,768
추천
34
글자
11쪽

4.망가진 세계(1)

DUMMY

“남자친구 있으신가요?”

잔다르크는 간절한 그의 눈을 보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

“하하...... 왜. 관심 있어?”

“예. 사실 조금 있습니다......”

“없어. 하지만 현재 누구 사귀고 싶은 생각 없어.”

‘아버지. 드디어 제 인생도 봄날이 부나봅니다.’

그녀는 어디로 보든 절세의 미녀였다.

게다가 아름다운 몸매는 말할 것도 없었다. 탱탱한 엉덩이와 허리라인은 완벽하게 그녀의 몸을 받쳐주고 있었다.

‘가슴이 조금 작지만.....’

류온은 아쉬운 눈으로 그녀의 작은 가슴을 바라봤다. 잔다르크는 싱긋 웃으며 그의 앞에 나타났다.

‘헉!’

“너 설마 지금 아름답고 우아하신 상관의 가슴이 작다고 생각했니?”

“아, 아닙니다!”

그녀의 손바닥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눈 잘 간수해. 너무 굴리다가 그. 대. 로 죽는 놈들 많이 봤으니까.”

“예! 항상 잘 간수하겠습니다!”

앉은 채 부동자세로 소리치는 류온을 보며 잔다르크는 싱긋 웃었다.

“더 궁금한 거 있어?”

“얼마나 수련해야 잔다르크님 만큼 강해집니까?”

“글쎄? 난 하루 6시간 수련해.”

6시간.

비록 그녀가 현재 훨씬 앞서있지만 해볼 만하다. 어차피 재능이 안받쳐주면 노력으로 매꿀 생각이었다.

“또 궁금한 거.”

“그, 그럼 저도 잔다르크님의 남자친구 후보가 될 수 있겠습니까!”

“훗.”

잔다르크는 검지로 입술을 쓰다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생각해보지.”

류온은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더 궁금한 거!”

“..... 고려에 가보셨나요?”

“어. 옛날에.”

“거긴 이곳과 다른가요?”

잔다르크는 소파에 앉아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그래도 제국이니까..... 그래. 여기보다야 살만해. 여긴 쉽게 말하면 버려진 영토니까.”

류온은 고개를 숙이고 하얗게 샹들리에 빛을 반사하는 테이블을 내려 봤다.

“.....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죽었나요?”

“응.”

“대부분 고통스럽게 죽었겠죠?”

잔다르크는 한숨을 쉬고 그를 바라봤다.

“류온. 우리는 선구자나 교회 신부가 아니야. 위에 있는 본부 놈들이 머리라면 우린 그들의 무기야. 강해져서 몬스터들을 쓸어버려야 해. 하지만 그 뿐이야. 죽어간 사람들을 생각하며 슬퍼할 필요는 없어.”

류온도 알고 있다.

죽으면 끝이니까.

생각하거나 슬퍼하는 게 다 부질없다는 걸. 하지만 항상 봐오던 사람들 중 착한 사람들도 있었다.

빵 하나 더 주는 xx베이커리 아줌마, 고시원 아주머니, 같이 일하던 직원들.....

게이트가 100전 열렸다면 그들은 다 늙어 죽었겠지.

하지만 나중에 태어난 선량한 많은 사람이 거대한 재앙 앞에서 죽어버렸다는 건 변함없었다.

“잔다르크님.”

“말해.”

“난 강해질 겁니다. 인간이...... 왜 지금껏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었는지 다시 각인시켜 줄 거예요.”

“후후..... 넌 정말 이상원을 빼다 박았구나. 좋아. 마음대로 해.”

“알겠습니다.”

“자! 그럼 분위기를 바꿔볼 겸! 새로 온 신입을 위해 축배를 들어볼까!”

잔다르크는 냉장고를 뒤적여 술을 꺼내왔다.

갖가지 와인과 양주가 냉장고 안에서 쉴 새 없이 나왔다.

[잔다르크!!!!]

그녀의 손목시계에서 나타난 30cm 정도의 홀로그램은 그녀를 보며 싱긋 웃었다. 홀로그램은 20대 초반의 젊은 여자였다.

“네~ 본부나리. 부르셨나요.”

[뒤질래? 왜 갑자기 존댓말이야?]

“큭.... 야, 리엔. 여기를 보시라.”

잔다르크는 몸을 돌려 홀로그램 속 여자에게 류온을 보여줬다.

[누구야?]

“누구긴. 나의 귀여운 부관이지.”

[마, 말도 안 돼. 왜 너만 저렇게 귀여운 남자애가 오고 난 이딴 냄새나는 아저씨들이랑 일해야 하는데?]

“후후후. 넌 높으신 분이니까.”

[으아아!!!!!]

홀로그램 속 여자는 괴성을 지르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잔뜩 헝클어트렸다.

[짜증나. 나도 이제 실전 임무할래.]

“웃기고 있네. 웬일이야.”

[본부에서 지령이 내려왔어. 투입이야.]

잔다르크의 고운 이마가 찌푸려졌다.

“왜! 휴가 아직 안 끝났잖아.”

[높으신 분들께 건의해보렴. 훗.]

잔다르크는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아무래도 상당히 화난 모양이다.

“무슨 임무인데.”

[별거 아냐. 인근 마을에서 광신도 오크들이 자주 사람을 납치한데. 그러니 찾아서 다 죽여. 그럼 끝.]

“좋아. 후딱 하고 쉬겠어. 하지만 오늘은 쉰다.”

홀로그램 속 여자는 류온을 유심히 바라보고 입맛을 다셨다.

‘아깝다. 딱 내 스타일인데.’

삐이.

홀로그램이 꺼지자 잔다르크는 와인을 따서 잔에 들이부었다.

“자, 부관. 오늘은 마셔. 그냥 다 잊고 마시는 거야.”

“저, 저기 잔다르크님. 내일 임무 수행한다고 하신 것 같은데.....”

“땍! 마시랄 때 마셔.”

류온은 하는 수 없이 와인을 쭉 들이켰다. 와인은 도수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

“어때?”

“맛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소주와 격이 달랐다. 진한 포도향이 코끝으로 스며 들어왔다.

“이거 산페드로 90년산 와인이야. 비싼 거니까 많이 먹어.”

류온은 전생에 꿈도 꾸지 못할 사치스러운 와인을 슬ᄍᅠᆨ 바라봤다.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그녀도 내일부터는 제대로 일하려는 것 같았다. 그럼 하루정도야 쉬어도 되겠지.

“건배!”

둘은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금세 취해버렸다.

“야, 씨.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전에 일하던 부관이 도망갔다고.”

“도망을요? 왜요?”

“나가 갈궈서. 킥킥.”

류온은 헤벌쭉 웃으며 와인을 들이켰다.

“멍청이네요. 왜 이쁘신 분을 두고.....”

“맞아. 나처럼 아름답고 청순한 여자가 세상 어디 있다고.”

딸꾹.

류온은 딸꾹질을 억누르며 한잔 더 마셨다. 이 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마음이 놓였다.

“저는요, 잔다르크님...... 잔다르크님이 제 상관이라 너~무 좋아요.”

“정~말? 아이구. 귀여운 부관이 벌써 날 이렇게 좋아해서 어떡해.”

류온은 헤벌쭉 웃다가 와인 잔을 붙잡았다.

“자, 받으십시오.”

“옳지. 잘 먹으마.”

술자리는 새벽 3시까지 계속됐다.

류온은 몸이 한계까지 치닫는 걸 느꼈다.

쿵!

결국 그는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잠들어버렸다.

“야! 야!!”

흔들어도 류온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 씨. 술 많이 남았는데.”

잔다르크는 창가로 걸어가 걸터앉으며 밖을 바라봤다. 불그스름한 노란 달이 그녀의 하얀 얼굴을 비췄다.

잔다르크는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싱긋 웃었다.

그녀는 달이나 꽃을 어릴 때부터 많이 좋아했다. 달을 보고 있으면 막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랄까.

눈을 감으니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아카데미 시절. 그와 함께 보냈던 수많은 날들이.


이상원과 함께 사냥꾼 아카데미에 들어간 시절, 그녀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최고는 항상 이상원이었다.

아카데미의 수석도, 1등도, 최강도 다 이상원이었다. 그녀는 인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노력했다.

자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을 빼면 대부분 검에 매진했었다. 교수도 그녀가 뛰어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이상원의 뒤에 뭍인 그녀는 항상 주목받지 못했다.

‘재수 없어.’

평소에 매일 혼자 다니고 말수가 적은 이상원이 자존심이 강해서 일부러 사람을 피한다고 생각했다.

‘난 너희와 격이 다르다.’

그녀의 눈엔 이상원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언젠가 따라잡고 말거야.’

그녀는 자는 시간도 아껴가며 검술에 매진했다. 하지만 그래도 그보다는 여전히 아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그녀는 이상원이 밤에 수련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이상원은 새벽 4시까지 수련하다가 방으로 돌아갔었다.

‘뭐야. 내일 쉬나?’

하지만 다음날 수업은 예정대로 진행됐었다.

연무장 구석에서 이상원은 매일 수업이 끝나고 난 후부터 새벽 4시까지 수련했다.

수업이 오전7시 시작이니 3시간 자고 수업 받고서 검술 연습을 하는 것이다.

‘미친놈 아니야?’

최소 사람이 7시간은 자야 정상적으로 살 수 있다.

3시간 자고 저렇게 무리하다간 언젠가 분명 쓰러질 것이다. 하지만 이상원은 그 다음날도, 그리고 그 다음날도 연무장에 나왔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에 우연히 그와 마주쳤다.

차가운 이상원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자주 오는군.”

“그, 그야 연무장은 공공장소니까.”

이상원은 갸웃거리며 팔짱을 꼈다.

“왜 그리 무리하지?”

“뭐?”

“넌 최근 새벽 4시에만 자고 있다. 원래 오후 11시에 자는 걸로 아는데.”

“무슨 상관이야? 내 마음이야.”

“나처럼 되고 싶은 건가?”

잔다르크는 움찔하여 뒤로 돌아 그를 바라봤다.

“갑자기 웬 헛소리야?”

“그렇다면 내일 새벽 1시. 이곳으로 와라. 강해지는 법을 알려주지.”

잔다르크는 그의 표정을 자세히 바라봤다.

기회다.

어쩌면 이상원은 더 빨리 강해지는 그만의 수련방법을 그동안 독식하고 있던 건지도 모른다.

“좋아. 잊지 마. 네가 먼저 제안한 거야.”

“알았다.”

기숙사 방으로 돌아가며 잔다르크는 미소를 지었다.

‘멍청한 놈.’

필시 마법이나 신탁 같은 걸 받았을 것이다. 이참에 잔다르크는 이상원의 더러운 부분을 아카데미에 까발리기로 했다.

‘내일이면 그의 명예도 끝이다.’

다음날 이상원은 약속대로 기다리고 있었다.

“따라와라.”

그는 잔다르크를 데리고 연무장 뒤의 숲으로 들어갔다. 숲 주변엔 붉은 띠가 둘러져 있었다.

띠 밖은 몬스터 출몰지역.

하지만 이상원은 주저 없이 밖으로 나갔다.

“뭐하는 거야?”

“궁금하지 않아? 내가 어떻게 이렇게 빨리 강해졌는지.”

잔다르크는 침을 꿀꺽 삼켰다.

궁금하다.

그녀는 띠 밖으로 나가며 주변을 둘러봤다.

‘별로 위험하지 않은 건가?’

주변엔 나무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상원은 계속 숲 안쪽으로 들어갔다.

“어디 가는 거야?”

“따라와라. 더 안쪽이다.”

이상원은 한참을 더 걷고나 서야 멈췄다.

“.....난 부모님이 어릴 때 모두 몬스터에게 살해당했다.”

“뭐?”

“..... 그래서 그들을 증오한다. 영원히.”

“갑자기 무슨....”

꾸어!!

바닥에서 튀어나온 샌드윔이 방금 그녀가 있던 자리를 뚫고 올라왔다.

푸악!

어느새 샌드윔의 앞에 달려간 이상원은 샌드윔의 두꺼운 목을 한 번에 잘라버렸다.

“난 일주일에 세 번. 이곳에 온다. 이들과 싸우기 위해서.”

잔다르크는 마른침을 삼켰다.

이상원이 아무리 유망주라고 해도 아직은 아카데미 학생일 뿐이다. 몬스터를 사냥할 수준이 되려면 아카데미를 졸업해야 가능했다.

“잘 봐둬라.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

“이상원! 너 잘난 건 알겠는데 그만해. 여긴 장난이 아니라 목숨이 위험한 곳이라고!”

이상원은 말없이 그녀를 돌아봤다.

미치도록 차가운 눈동자.

잔다르크는 움찔 뒤로 물러나며 입을 다물었다. 저런 눈빛은 아무나 낼 수 없다.

진정 살의에 한참을 절어야 만들어지는 눈빛.


작가의말

 드디어 히로인의 등장입니다. 은발의 은색 눈동자라니! 빛을 받으면

반사되는 투명한 유리색 눈동자...... 존재한다면 참 아름답겠군요. 후후훟훟훟훟훟


 내일은 제가 쉬는 날입니다. 이야, 이렇게 좋을수가!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수정했습니다.


9화 전면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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