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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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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잘살길
작품등록일 :
2016.03.03 20:53
최근연재일 :
2016.03.18 18:05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40,018
추천수 :
606
글자수 :
200,531

작성
16.01.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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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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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글자
11쪽

3.이상한 세계(2)

DUMMY

“질문은 같다. 대답해.”

“전 친구들이 같이 재밌는 게 있다고 해서 따라왔을 뿐입니다.”

“정말?”

“예. 집에 늙은 어머니가 홀로계십니다. 흑.......”

소매로 눈물을 닦는 오크의 등을 그녀는 토닥여줬다.

쾅!

하지만 처벌은 피해갈 수 없었다.

“거짓말 마라. 너의 눈에 써 있다. ‘난 거짓말쟁이에요.’”

잔다르크는 남은 두 명의 오크를 보며 씨익 웃었다. 오크들은 등짝에 돋는 소름을 느끼며 부르르 떨었다.

“다음! 빨랑빨랑 알아서 기어와!”

키가 작은 오크는 쭈뼛거리며 걸어왔다.

“넌?”

“무슨 대답을 원하십니까?”

키 작은 오크의 눈엔 반항이 가득했다.

어차피 죽일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할 테면 하라는 태도.

쾅!

“싸가지 없는 새끼.”

남은 오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그녀는 바닥의 식칼을 주워 던졌다.

정확히 목 뒤가 찔린 오크는 급사했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며 한숨을 쉬고 이마를 검지로 짚었다.

“아씨, 이번에도 꽝인가.”

제법 박력 있게 오크와 싸우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 제의한 건데 그새를 못 참고 도망쳐버렸다.

“쯧. 내키면 지가 알아서 오겠지.”

그녀는 콧노래를 부르며 오크들의 시체를 등지고 점차 멀어져갔다.






“헉.. 헉.....”

류온의 이마에서 땀이 비 오듯 흘렀다.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은발의 미소녀도, 오크들도.

류온은 근처 상가들을 보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여기에 사람이 살고 있었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도 비슷했다. 아무래도 최근에 인간들이 살다가 간 것 같았다.

다행히 유통기한은 대부분 지나지 않았었다. 류온은 대충 배를 채우며 슈퍼마켓 안의 방에 앉아 밖을 바라봤다.

오는 길에 슬라임을 많이 봤다.

그나마 다행인건 슬라임은 전투력이 극악이라 별로 위험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메이플 스토리에서나 본 슬라임이 현실에 있다.

그는 아파오는 머리를 붙잡고 한숨을 쉬었다.

“대체 어느 정도로 막돼먹은 세상인거야?”

앞으로는 숨어서 이동해야한다. 섣부르게 밖으로 나갔다가는 죽을 확률이 높았다.

류온은 그녀가 건넨 명함을 보다가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사냥꾼. 몬스터 헌터라고 했다.

그녀는 강했다.

뭘 먹고 무슨 수련을 했는지 모르지만 류온의 눈엔 같은 인간이란 게 믿기지 않았다.

여차하면 찾아간다.

하지만 일단은 최후의 보루.

더 살길을 찾아야 한다. 긴장이 풀리자 피곤이 조금씩 피곤이 밀려왔다. 류온은 방문을 닫고 구석에 앉아 눈을 감았다.

오른손에는 식칼을 들고.

혹시나 일어날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조금만 자자..... 조금만....’

시간이 갈수록 그의 의식은 점차 어둠속으로 빠져들었다.


눈을 뜨자 밖은 어느새 날이 저물어 있었다.

‘끙.... 너무 잤나.’

눈을 비비고 일어난 류온은 버너위에 냄비를 올려 불을 붙였다.

콸콸콸....

식수를 냄비에 부으며 류온은 한숨을 쉬었다.

‘큰일이다..... 앞으로 계속 도망가야 하는 건가......’

사실 자면서도 중간 중간 잠에서 깼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냥 잠들기에는 혹시 습격 받지 않을까 걱정 됐었다.

류온은 신발을 신으려고 아래를 보다가 신문을 발견했다.

‘어디보자.......’

동아일보.

‘그래. 동아일보가 아직 안 망했었군.’

세상이 이 모양인 걸 보면 대단한 일이다.

‘2300년. 10월 27일.’

뭐?

2300?

류온은 부들부들 떨면서 신문을 천천히 읽었다.

‘어느 날 게이트가 열렸다.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언제부터 열렸는지 정확히는 아무도 모른다. 대략 2100년이라고 추정.’

류온은 주저앉아 멍하니 2300이라는 단어를 바라봤다.

그리고 게이트.

게이트란 뭐란 말인가?

‘이 세계는 저쪽 세계와 연결 돼 있다. 저쪽세계란 흔히 우리가 아는 판타지 게임이나 소설 속 세상이다. 그리고 수만의 몬스터와 저쪽 세계의 인간들이 넘어왔다.’

류온의 손이 빠르게 뒷장으로 넘어갔다.

‘아무래도 넘어오면서 시간 오차가 발생한 것 같다. 저쪽세계에서 50살인 사람이 이쪽세계로 오자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보다 젊은 기현상이 일어났다. 즉 게이트로 넘어오는 동안 공백 시간이 생긴다.’

공백시간이라.....

‘어떤 사람은 100년 전에 와서 이미 숨졌지만 지금 막 들어오고 있는 사람도 있다.’

부글부글.....

류온은 라면을 집어넣고 계속 기사를 읽어갔다.

‘이쪽세계와 저쪽세계의 인류는 힘을 합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비록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이 지경까지 왔지만 인류가 힘을 모으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이상하다.

아무리 그래도 과학력이 꽤나 됬을텐데 어떻게 세상이 이 지경까지 온단 말인가.

아래 문구를 읽고 그 의문이 풀렸다.

‘세상은 발전했다. 하지만 과학력보다 강한 생명체의 힘을 너무 무시했다. 드래곤. 그들이 넘어왔을 때 모두 타협했어야 했다.’

‘그럼 그렇지.’

분명 다 이유가 있던 것이다.

‘당시 드래곤 로드는 10서클 마법까지 사용이 가능했었다. 뉴클리어의 사용은 인류의 가장 큰 실수로 기억된다. 인간들은 드래곤 로드에게 부차별적으로 핵무기를 발사했고 폭주한 드래곤 로드가 세계를 쓸고 가자 인류는 쑥대밭이 돼 버렸다. 모든 것들은 불타버렸고 재가 돼 버렸다......’

“제기랄......”

결국 인류가 멸망을 자초했다는 뜻이다. 드래곤들이랑 타협하여 좋은 선에서 끝냈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인류는 저쪽세계의 인간들과 이쪽세계의 인간들의 합의 끝에 사냥꾼이라는 집단을 만들었다. 그들은 세계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인류 최강의 무기로 계속 성장해왔다.’

그래서 그렇게 강했던 건가......

‘인류는 과학력의 부족함을 저쪽세계의 인간들과 교류하며 알게 됐다. 웬만한 검사에게는 수류탄도, 총알도, 폭탄도 먹히지 않는다. 소드마스터 한명이 마음만 먹으면 원자로를 터쳐 나라를 무너트릴 수 있다.’

‘어마어마 하구만.....’

류온은 신라면을 넣고 계속 기사를 읽었다.

‘한국은 아직 국가가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세상이 이 모양이 되니 북한이 망하고 새로운 제국이 탄생했다.

새로운 제국의 이름은 지휘관들의 합의 끝에 ‘고려’ 라고 정했다.’

고려.

아무래도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그렇게 이름을 지은 거겠지.

‘현재 북쪽 최강은 단연코 패왕 이상원이다. 그의 경지는 저쪽 세계에선 소드마스터 중급, 이쪽 세계에선 만물검화(萬物劍化)의 중반이다. 젊은 나이를 감안하면 단연코 천재라고 말할 수 있다.’

북쪽의 땅을 고려라고 한다면 이제 남쪽은 어찌됐다는 건가?

‘한국은..... 안타깝지만 망했다.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마을 곳곳에 숨어있을 뿐이다. 하지만 마을에 숨어도 완전 안전한건 아니다.’

제기랄...... 여지없이 이번 생도 운이 나쁘군.

‘한국의 생존자여! 희망을 잃지 마라.’

마지막은 격려로 끝나고 있었다. 류온은 눈물을 삼키며 신라면을 먹었다.

‘희망을 잃지 마? 미친놈아...... 이게 그럴 세상이냐......’

신라면을 맛있게 먹고 그는 대자로 드러누웠다. 이렇게 된 이상 최대한 많이 쉬는 게 좋았다.

어차피 밖에 나가도 표적이 될 뿐이다. 류온은 마음이 놓이자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저벅. 저벅....

발소리에 눈을 뜨자 시간은 아직 어둑한 새벽이었다. 류온은 장롱 속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장롱 문틈으로 보니 코볼트가 음식을 찾고 있었다.

‘미친..... 왜 몬스터가 인간 음식을 먹지?’

던전 앤 파이터의 코볼트랑 빼닮은 코볼트는 2명이었다.

코볼트는 한참을 뒤지다가 과자를 들고 활짝 웃었다.

“찾았다! 농심 새우깡!”

“오늘 또 한잔 해야지.”

코볼트가 술잔을 드는 제스처를 취하자 동료도 히죽 엇었다.

“역시 술안주에는 새우깡 만한 게 없지.”

류온은 침을 삼키며 놈들을 지켜봤다.

하는 짓이 인간이랑 너무 똑같지 않은가? 코볼트는 냉장고에서 소주 클래식 4병을 꺼내 봉지에 넣었다.

“히히. 맛있겠다.....”

막 문을 나가려던 놈이 멈춰서더니 코를 킁킁거렸다.

류온의 등 뒤로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야. 무슨 이상한 냄새 안 나냐.”

“냄새?”

다른 코볼트는 코룰 씰룩이더니 고개를 저었다.

“안 나는데?”

“아니야...... 야. 인간냄새 난다.”

‘씨발. 좆됬다.’

류온은 식칼의 그립을 꽉 붙잡았다.

여차하면 한 놈 죽이고 싸운다. 기습하면 저 놈들도 별수 없을 것이다.

코볼트는 흙 뭍은 발로 방으로 들어와 주변을 둘러봤다.

“냄새가 나..... 분명해....”

‘제발.... 그냥가라....’

코볼트는 코를 씰룩거리다가 장롱 앞에서 멈춰 섰다.

코볼트가 문을 확 재끼려는 순간!

퍽.

그의 친구가 뒤통수를 치며 한숨을 쉬었다.

“야. 장롱이잖아. 옷이 있으니 인간냄새 나는 건 당연하지.”

‘휴.......’

“아, 생각해보니 그렇네.”

“에휴, 등신. 빨리 가자.”

코볼트들이 나가자 류온은 긴장이 풀려 주저앉았다. 느슨해진 감정은 조금씩 분노로 변해갔다.

‘씨발......’

죄 지은 도망자도 아니고 이게 무슨 신세란 말인가. 게다가 이런 식이면 분명 잡히게 돼 있다.

그녀만큼 강하지 않고서는.

류온은 들고 있던 부스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놨다. 다행히 물은 넘치지 않았었다.

장롱 안이 아니었다면 필시 들켰을 것이다. 류온은 새삼 이곳에 살았을 집주인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라면을 먹었다.

‘그래. 일단 먹고 보자.’

그래도 붙어있는 목숨. 살아갈 방법을 찾는 게 먼저다.

류온은 신라면을 먹고 조심스럽게 냄비를 방구석에 뒀다.

그래도 누군가 살다가 간 집이다.

함부로 더럽히는 건 전 주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류온은 장롱 속에 들어가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웅성거리는 소음에 류온은 잠에서 깨어났다. 장롱을 여니 아침 8시였다.

‘또 뭐야?’

류온은 방문을 살짝 열어 밖을 살펴봤다. 멀리서 줄지어있는 갖가지 몬스터들이 보였다.

신기한건 서로 공격을 안했다.

아무래도 몬스터들은 오랜 기간 좁은 지역에 뭉쳐 지내다보니 위계질서가 서로 잡혀있는 듯 했다. 약한 놈이 알아서 강한 놈을 피하고 있었다.

“자, 기다리시던 오늘이 왔습니다!!”

눈을 집중하자 멀리서 확성기를 입에 대고 소리치는 선글라스를 낀 오크가 보였다.

‘뭐지?’

오늘이 몬스터들 장날인가? 류온은 오크의 옆에 묶여있는 인간을 보고서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달았다.

인간의 복장은 허름했다.

얼굴도 온통 때 투성이였다. 게다가 머리는 산발하여 귀신처럼 흩날리고 있었다.

“이 노예를 보십시오!!”

류온은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저 사람이 저들의 노예였다는 걸.

“우리가 먹여주고! 재워주고! 씻겨준 은혜를 모르고 도망쳤습니다!!!!”

사방에서 돌이 날아왔다. 순식간에 노예의 몸은 엉망진창으로 변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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