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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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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잘살길
작품등록일 :
2016.03.03 20:53
최근연재일 :
2016.03.18 18:05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40,023
추천수 :
606
글자수 :
200,531

작성
16.01.27 22:02
조회
1,947
추천
37
글자
12쪽

3.이상한 세계(1)

DUMMY

조금 춥지만 그래도 견딜 만 하다.

류온은 배를 만지작거리며 힐끔 강가를 바라봤다.

‘하나 더 먹을까?’

붕어는 의외로 꽤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이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일단은 먹는 것도 조심해야한다.’

하늘이 어둑해지고 있었다. 해를 봤을 땐 대략 오후 7시.

‘오늘은 여기서 자고 아침 일찍 이동한다.’

산에서 밤중에 이동하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다.

밤엔 시야가 좁아져 크게 다칠 수 있다. 그리고 밤의 산은 몹시 춥다. 날이 밝고 빨리 내려가는 게 훨씬 좋다.

“후우......”

그토록 억울하게 죽었것만 밤하늘은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하늘의 별들은 별자리들과 이어져 요란한 파도들을 이루고 있었다.

전갈자리, 처녀자리, 사자자리.......

“잠깐!”

이건 원래 세계에 있던 별자리?

“하.... 하하!!!”

역시 세상 살다보면 좋은 날이 있다. 아무래도 똑같은 세상인 것 같다.

북극성의 위도를 봤을 땐 한국과 상당히 비슷하다.

하지만 강가의 붕어들 숫자로 보면.....

일단 경도가 다른 세계 어딘 가일 것이다.

죽고 살아나는 동안 그렇게 많이 변하진 않았겠지.

류온은 마음이 편해졌다. 운이 좋다면 형과 엄마, 태환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그가 멀쩡히 돌아오면 뭐라고 할까?

“킥.”

그는 얼빠진 태환의 얼굴을 떠올리며 웃었다. 그리고 잠에 빠져들었다.






숲을 빠져나오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의외로 경사가 한국의 산과 매우 흡사했다.

내려오면서 익숙한 약수터도 보였다.

‘외국에서도 요새 이런 게 산에 있구나.’

류온은 반가운 마음에 잠시 쉬기 위해 약수터로 걸어갔다. 그리고 조금씩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갔다.

‘천봉 약수터.’

한글. 분명 우리말이다.

“뭐야?”

어찌 된 걸까? 우거진 숲이나 강가의 붕어로 보면 이곳은 한국일 리 없다.

한국 어디에 붕어 100마리가 뭍에서 모여 있는 강가가 있단 말인가. 류온은 미친 듯이 산 아래로 달려갔다.

‘이상해.....’

그럼 뭐란 말인가?

한국이다. 그런데 전과 다르다고? 설마 시간이 뒤바뀌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류온은 2시간 가량 달려 산 앞의 주차장에 올 수 있었다.

“계세요!!! 아무도 없어요!?”

그의 목소리가 메아리쳐 사방으로 뻗어갔지만 주변은 잠잠했다. 류온은 불길한 마음에 가까운 상가의 유리문을 두들겼다.

“저기요!!!! 뭐 좀 물어봅시다!”

상가 안은 몹시 어두웠다. 마치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는 것처럼.

류온은 하는 수없이 주변의 위자로 유리문을 박살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지독한 썩은 냄새가 났다.

‘무슨 냄새지?’

대변냄새와 흡사한데 뭔가 더 역겹다.

마치 생물을 오래 썩힌 듯 한 냄새......

카운터 뒤를 보고 류온은 곧바로 어제 먹은 것들을 게워냈다.

사람의 시체가 있었다.

형체가 검게 썩은 걸로 봐서 상당히 오래된 시체다.

류온은 뒷걸음치며 주변을 둘러봤다.

“우웩........ 대체 뭐가 어떻게 되가는 거야?”

진정하고 창고 문을 열자 시체 여럿이 보였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피해 도망 다니다가 몰래 숨은 것 같았다. 그러다가 굶어 죽은 거고. 죽은 시체 모두 피골이 상접해있었다.

설마 핵전쟁이 난 것인가?

그래서 그가 죽다 살아난 사이에 다 죽어버린 걸까? 류온은 문득 실내가 몹시 답답하다고 느끼며 주저앉았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오는 정신적 쇼크로 류온은 세상이 파래진다고 느꼈다.

‘제기랄......’

살아나긴 했다.

그런데 왜 하필! 이런 세상에서 살아났단 말인가!

욕지기가 자동으로 올라오는 세상이다. 류온은 하늘을 올려보며 괴성을 질렀다.

“크아아!!!!!!!! 망할 신 따위 뒤져버려!!!!!!!!!!!!!!!!!”

고개를 돌리자 아까와 다른 무언가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 초록색 피부를 갖고 있는 인간형 생명체.

오크.

Wow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오크와 흡사했다.

아니...... 오크라고?

이제 오크냐!

류온은 벌떡 일어나 주변에 무기로 쓸 만한 걸 찾아봤다. 이렇게 된 거 살아남는 게 우선이다.

상가가 식당이었던 게 다행이었다. 류온은 식칼을 꺼내 양손으로 쥐며 밖으로 나왔다.

양손에 식칼 하나씩 든 류온은 겉으로 보면 그럴싸했다. 게임으로 치면 어쌔신이랑 비슷하게 보였다.

하지만 그건 게임이고 이건 현실이다.

칼 한방 맞으면 죽는다. 류온의 이마로 땀이 흘러내렸다.

레게머리를 한 오크, 겔트는 류온의 앞에서 활짝 미소를 지었다.

“와! 인간이다!”

“인간 거의 멸종한 거 아니었어?”

류온은 양손으로 식칼을 꽉 붙잡았다.

‘반드시..... 반드시 살아남는다.’

첫 번째 인생처럼 개같이 죽을 수는 없었다. 겔트는 위아래로 류온을 훑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법 눈빛이 훌륭한 인간이다.

수적으로 열세인데도 쪼는 기색이 없다.

“이봐, 인간.”

“말해.”

“우리에게 협력해라.”

“협력?”

“그래. 우리의 노예가 되라.”

류온은 노예라는 말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노예.... 라니?”

“밥하고 빨래하고 시중들어라. 우리가 짖으라면 짖어라. 그럼 살려주지! 잘 생각해라. 목숨은 하나다!”

“하......”

웃음도 안 나왔다.

노예? 게임에서 보면 개만도 못한 인생 살다가 죽는 인간 이하의 존재?

노예를 하면 살려준다고?

“좆같은 소리 하지마라.”

겔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이 세계로 건너오며 언어가 익숙해졌고 여러 육두문자에 점차 귀가 트였다.

좆같은 소리.

좆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겔트는 알고 있었다. 겔트는 가래침을 뱉고 오크들을 둘러봤다.

여차하면 덮치자는 뜻이다.

“인간. 우릴 이길 거라고 생각하냐?”

겔트는 워해머(war hammer)를 쳐들고 차가운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류온은 그 무식한 길이에 침을 꿀꺽 삼켰다.

저 해머의 위력은 2m의 길이만큼이나 무식할 것이다. 즉 한 대 맞으면 골로 간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비해 류온은 조잡한 식칼 두 개.

겉모양이야 어떻든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노예가 되느니 죽는 게 낳다.

이제부턴 꿈도 희망도 없이 살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럼 일로 와라.”

“거절하지.”

겔트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쉬었다. 아까운 인간이지만 별 수 없다. 억지로 붙잡아서 상해버리면 시장에 팔아버리는 수밖에.

“덮쳐!”

류온은 그들이 달려오자 도망쳤다.

도무지 싸울 방법이 없었다. 식칼 두 개로 워해머를 막으면 손목이 못 견디고 아작 날 것이다.

‘제기랄......’

다행인건 오크들이 화살이 없다는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식칼 들기도 전에 이미 류온은 사망했었다.

류온은 미친 듯이 도로를 달렸다. 그리고 조금씩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해버렸는지 알 수 있었다.

‘씨발.....’

거리에 있던 넘치는 사람들도 항상 불이 켜져 있던 식당들도 주변엔 없었다.

건물은 형체만 있지 실상 빈껍데기들이었다. 반쯤 기울어진 빌딩과 불에 그을린 듯 검게 색이 바랜 빌딩이 수백 개였다.

“씨발!!!!!!!!!!!”

류온은 미친 듯이 달리며 하늘을 보고 욕설을 내뱉었다. 만약 신이 있다면 얼굴에 한방 갈겨줄리라 다짐하면서.


류온은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언제까지 도망칠 수는 없다. 분명 얼마 지나지 않아 잡힐 것이다.

지금도 류온은 지쳐서 헐떡이고 있었다. 그에 반면 오크들은 이제 막 스타트를 한 육상선수처럼 팔팔했다.

‘개새끼들..... 쓸데없이 몸만 건강해서......’

하는 수 없이 류온은 뒤로 돌면서 식칼을 던졌다.

챙!

워해머에 식칼이 힘없이 튕기며 떨어졌다.

‘씨발......’

식칼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겔트는 가소롭다는 미소를 지으며 워해머를 찍어왔다.

쿵!

간신히 남은 식칼을 들어 워해머를 막은 류온은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생각보다 더 위력은 강했다.

양팔로 막고도 손이 부러지지 않았나 의심이 갈만큼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워해머는 어찌됐건 둔기류 무기.

그렇다면 단도보다는 당연히 무겁다. 류온은 워해머가 다시 날아오기 전에 재빨리 뒤돌아 달렸다.

겔트는 여유롭게 그의 뒤를 쫓았다.

급할 거 없다.

어차피 그는 지쳐있고 곧 알아서 멈춘다. 그러면 상처하나 없이 포박해 끌고 가면 그만이다.

점차 류온의 등짝이 그와 가까워졌다. 겔트는 워해머의 손잡이 끝 부분을 내새우며 워해머를 겨드랑이에 꼈다.

마치 창을 다루듯이.

이제 무게를 실어 그의 등짝을 찍으면 끝이다.

‘잘 도망쳤다만..... 여기까지다!’

류온이 손잡이에 맞아 꼬꾸라지려는 순간!

어느 샌가 그의 눈앞에 인간 여자가 서있었다.

‘뭐야?’

그리고 무언가 얼핏 지나가는 것 같았다. 그러자 겔트의 워해머에 붙어있던 손잡이가 조각나 바닥으로 떨어졌다.

겔트는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걸 느끼고 뒤로 물러났다.

“헉.... 헉......”

류온은 과한 달리기에 터질 것 같은 심장을 붙잡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서있었다.

은발의 머리를 허리까지 기른 고아하고 섹시한 은발의 미녀가. 류온은 황당한 상황에 입을 쩍 벌렸다.

‘왠 난데없는 미소녀......?’

“다친 데는 없어?”

“예? 아, 예.....”

류온은 자신이 나이가 더 많다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그녀의 무력을 보고 존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오는 걸 못 봤다.

아니, 달려온 게 맞기는 한 걸까? 연기처럼 난데없이 나타난 것 같은데?

그녀는 치마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명함을 내밀었다.

“너 사냥꾼 관심 있니?”

“사냥꾼요?”

“그래. 저런 몬스터들을 쳐 죽이는 거야. 그리고 사람들을 구하는 거지.”

류온은 어안이 벙벙해져서 그녀를 바라봤다.

전개가 너무 게임이랑 비슷하지 않은가. 그녀가 몬스터 헌터를 구하니 해보라고 건의하는 엔피씨처럼 느껴졌다.

우두커니 서있던 오크가 앞으로 나섰다.

“인간여자. 꺼져라. 방해하는 자는 다 죽인다.”

“뭐? 다시 말해봐.”

“꺼져라. 인간.”

쿵!

눈앞에 있던 그녀는 어느새 오크의 머리통을 검의 폼멜(Pommel:검 손잡이 끝부분)로 후려치고 있었다.

그런데 박 깨지는 소리라니.

엎어진 오크는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겔트는 그를 돌아보고 황당한 얼굴이 돼 버렸다.

“야. 장난하는 거지? 야!”

죽었다.

품멜로 그냥 툭 친 것 같은데 죽었다.

마치 눈먼 돌멩이에 맞은 개구리가 죽듯이. 겔트는 조여 오는 심장의 고동소리를 느끼며 그녀를 자세히 바라봤다.

‘맞아.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은발머리. 섹시한 미녀. 하지만 잔혹한 손속.

“은빛마녀.....”

다시 사라진 그녀가 겔트의 앞에 나타났다.

“아직 잘 모르나 본데. 난 그 별명을 무척이나 싫어해.”

쾅!

그녀가 발로 차자 어느새 겔트는 날아가 땅에 널브러지고 있었다. 입에서 굵은 핏물이 쏟아져 나왔다.

남은 오크들은 황당한 전개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야, 니들. 일로와.”

“에? 예!”

얼빠진 얼굴로 서있던 오크가 달려와 그녀의 앞에 섰다.

“인간 많이 죽였어?”

“예....”

쾅!

여지없이 그녀의 품멜은 오크의 대가리를 깨부쉈다.

“다음.”

주변의 눈치를 살핀 오크는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작가의말

 내일은 제가 쉽니다. 하하하하핳핳핳


제가 일하는 데는 오전조는 무지 쉬운데 오후조는 지옥이에요.


이번주는 오전조에요. 그래서 쉬지만 쉬는 것 같지 않습니다. 팔도 아프고

어깨도 쑤시고..... 피곤해 죽겠어요 ㅠ


 2.사고 (1) 내용을 전부 지우고 다시 썼습니다. 피곤에 절어서 내용이 이상하게

나온 거 같아서요.


 그럼 전 이만 자러갈게요~ 


수정했습니다.


 5화 전체수정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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