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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탈조선 후 대박 스트라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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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4.03.26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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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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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3.확실한 존재감(2)(대회수정).

이 모든 것은 픽션입니다.




DUMMY

13.확실한 존재감(2).



어린 나이일수록.


“으으··· 이대로 가면 떨어질거야.”

“이제 결승인데, 우승하지 못하고 이대로 떨어지면 부모님이···.”

“하아. 너무 힘들다.”


경험이 없기에, 커다란 경기에 나서면 강한 압박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FC 한양 선수들이 그랬다. 전반전을 형편없이 마친 후, 라커룸에서 강 감독에게 한 소리를 강하게 들어서 그런지 더욱 기운이 처져버렸다.


사실 다른 경기였으면 이정도 압박감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오산 FC와는 친성경기도 해봤을 만큼 아는 팀이었으니까.


그러니 감독도 라커룸에서 쉽게 갈 것을 어렵게 간다며 뭐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실수가 만들어낸 실점.


그 이후 스멀스멀 올라오는 긴장감과 자신감 부족은 어린 선수들의 발목을 잡기 시작해버렸다.


물론 한양 선수들도 변명거리가 있었다.


‘제대로 된’ 스트라이커의 부재.


최영욱이나 ‘석현준’ 같은 주포가 없다 보니 패스를 주어도 제대로 된 결정적 상황을 만들기 어려웠던 것이다.


어린 선수들은 왜! 석현준을 전반에 선발로 내보내지 않았는 지 감독의 의중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주포의 부재로 인해 전반전 경기가 무척이나 힘들었었다.


라커룸에서 한 소리를 들은 후.


킥오프를 위해 피치 위로 올라갔을 때···.


“이러면 완전 꽁승 아냐? 쉽게 우승하는 거지!”

“최영욱 없으면 그냥 이빨빠진 한양이지 뭐. 킥킥.”


오산 선수들의 이야기가 귓가에 닿자 한양 선수들은 가슴이 부글부글 끓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우리가 왜 저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거지?


“저 녀석들이···.”

“야야, 참아!”

“쉬익- 쉬익- 우리도 좋은 성적으로 여기까지 올라왔다고! 왜 무시를 당해야 하는 데!”


답답함에 주먹에 힘을 주고 입술을 꽉 깨물던 그때였다.


“야! 저기 봐!”

“아!”


대기심의 번호판이 가리키는 숫자.


20번.


[19:20]


그리고 라인 안에서 적당히 허리를 살살 돌리며 몸을 풀고 있는 한 소년의 모습이 한양 선수들에게 비치자 어둡던 표정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현성이다!”

“드디어-!”


석현성.


그 소년의 이름 세글자에 피치 안에 자리를 잡고 있던 한양 선수들의 표정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감독이 교체가 있을 것이라고 하긴 했지만, 현성이 후반전 바로 투입이 될 줄은 몰랐었기 때문이다.


“현성아-”

“고생했어. 그리고 잘 해줬어.”

“미안해 나 때문에···.”

“너 때문 아냐 짜샤.”


전반전 석현성 역할을 해주었던 이명조가 울먹이며 그에게 다가오자, 현성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손을 내밀어 녀석의 손을 잡아주며 엄지를 척 내밀었다.


“내가 잘 할게!”

“응! 힘내!”


그 묘한 위로감이, 명조의 눈가를 살짝 붉어지게 했을 때.


탓-


“그럼 간다.”


가볍게 라인 안으로 들어가 달려드는 현성의 모습을 발견한 오산의 선수들은 돌이라도 씹은 표정이 되어 버린다.


웅성웅성-


“저 녀석이야?”

“응. 최영욱 대신 원래 스트라이커 자리를 잡는 녀석인데, 오늘은 어째선지 교체로 들어오네. 예전에 우리랑 경기했을 땐 나오지도 못했는데··· 무슨일이래.”

“저번 경기에선 펄펄 날았다며. 그런데 선발이 아니라 교체라니.”

“어디 아파서 그런거 아닐까? 아니면 뽀록?”

“맞네. 아픈거. 그러니까 선발도 아니겠지. 뭐, 우리에겐 이득이지.”


오산 선수들은 선발로 나오지 못한 현성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곤 속으로 옅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선수가 문제가 있다. 그 말은 즉, 부상이라도 당했다는 것이고.


“압박으로 살살 긁어주면서 성질 끓어올리자, 밀리고 있는 상황에 다치기 까지 했으니 정신이 없어서 실수도 많이 할 걸?”


전반에 보였던 경기력만 잘 유지한다면 충분히 한양을 압살하고 ‘우승’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웃어?’


오산 선수들의 묘한 비웃음 담긴 표정에 나는 어이가 없었다. 아무래도, 내가 선발이 아닌 교체로 들어온 것이 그쪽에선 ‘다른 쪽’으로 해석된 모양이다.


‘아항, 내가 어디 다치기라도 한 줄 아는구나?’



삐익-


시작된 킥오프와 함께, 오산 선수들이 움직이자 나도 뜀걸음을 하며 공의 흐름을 눈으로 쫓는다.


‘어디 다친 사람 움직임 좀 봐라!’


탓-


“허억!”


킥오프로 공을 받고 그대로 후방으로 보내 차근히 빌드업을 시도 하려고 했던 하프라인 근처 오산의 선수가 내 움직임을 보고 화들짝 놀라 빠르게 백패스를 하게된다.


‘뭐, 뭐야?’

‘깜짝 놀랐냐?’


덕분에 녀석이 전달한 패스가 의도를 벗어나 좀 더 멀리 나아갔고, 그 공을 잡기 위해 후방에 있던 수비수가 수고로운 움직임을 가져야만 했다.


별것 아닌 것 같다고?


천만에.


방금 전 움직임으로 나에 대한 경각심을 만들어낸 것을 물론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압박을 하며 상대방의 불편한 움직임을 만들어 낼 테니까.


그것이 쌓이면 피로가 되는 것이고 어긋나면 미스가 되는 거다.


적극적이고 부지런한 압박이 가져다주는 효과란 그런 것이었다. 그렇게 후반을 맞이한 나와 한양 선수들은 라인을 맞춰 경기 흐름에 스며든다.


“틈 내어주지 마!”

“빠르게 패스 해! 뭘 망설이고 있는 거야!”

“압박해!”


상대 그리고 우리 쪽 벤치에서 목소리가 우렁차게 터져나온다. 2:0으로 쫓기고 있는 한양은 좀 더 강한 압박을, 이기고 있지만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방심할 수 없는 오산은 촘촘한 라인 형성을 감독들은 바라고 있는 듯 했다.


후다닥!


“으윽!”

“후우-”


나?


나는 최전방과 그 아래 지역을 왔다갔다 하며 계속 공의 흐름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압박.


방금 전에도 상대 오산 골키퍼에게 흘러들어오는 공을 발견하고 달려들었는데, 아차 하다 미스가 날뻔했는 지 식겁한 표정을 짓는 그의 모습이 퍽 볼만했다.


‘이거 잘 하면···.’


그에, 나는 왠지 모를 좋은 예감이 들어 마른입술을 혀로 할짝댔다.






=경기 후반! 전반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전반에는 오산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2골을 몰아 넣었는데, 후반전엔 오산이 쉽게 한양의 진영을 뚫지 못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좀 더 움직임이 좋아졌다고 해야 할까요? 빈약하던 수비도 탄탄해 진 것 같고 선수들의 적극성도 눈에 들어옵니다.

=그대로 태클!

=다시금 공을 앗아가는 한양의 수비입니다. 저거 거든요. 저런 적극적인 모습이 전반엔 보이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강태형 감독이 전반 끝나고 선수들을 잘 다독인 것 같네요.

=그런 것 같습니다. 라인을 벗어난 공. 오산의 스로인.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역시 ‘석현성’선수네요.


중계를 하던 중계진은 연신 주변을 살피며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석현성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후반이 시작되고 10분.


아직 슈팅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선수가 지닌 능력을 단숨에 꿰뚫어본 그들이었다.


=공을 잡고 있지 않았을 때의 움직임. 우리는 오프더볼이라고 하죠? 그 움직임이 참 좋습니다.

=그렇습니다. 요새 해외축구를 많이 보시는 팬들도 잘 알고 있는 단어인데, 공을 잡고 있지 않았음에도 자신을 활용해 상대를 교란시키고 또 적재적소 한 곳으로 파고드는 그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만큼 축구지능이 똑똑한 선수라는 것을 알려주죠. 오늘 선발로 나올 줄 알고 기대를 했었는데, 후반에 교체로 나와 사실 좀 걱정을 했거든요.

=걱정이라면···.

=혹 부상이라던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움직임에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렇군요. 확실히 컨디션도 좋아보이고요. 한양의 강태형 감독의 무슨 의도였을 까요?

=그러게요···.


“허억- 허억-”


중계가 한창인 때.


오산 선수들은 전반과 다른 흐름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게 전반만 하더라도 뻥뻥 뚫리고 기회가 자주 찾아왔던 흐름이 후반에선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뭔가 다른 전술적 변화가 있었나?


그건 아니었다.


후반에 교체 선수 한명만 있었을 뿐, 다른 것은 전혀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무엇이 이런 현상을 만들었냐? 오산 선수들은 그 물음에 자연스레 등번호 20번 ‘석현성’을 흘겨볼 수밖에 없었다.


적극적인 압박과 수비가담.


이 두 가지를 부지런히 하는, 성실한 선수가 가져다 주는 고통이 있었다. 물론 석현성이 필드 전체를 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하나의 몸짓, 동작이 ‘한양’ 선수들을 ‘편하’게 만들어주었다.


좀 더 움직여서 수비가담을 해주니, 간혹 기회를 잡고 나아가는 상황이 있어도 흐름이 끊기고. 백패스를 주는 과정에서 미친 듯 압박을 들어오니 걷어내는 과정에서 미스가 자주 발생했다.


그 전부가.


경기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오산 선수들이 더 짜증나는 것은.


짝짝!


“화이팅!”

“한양 파이팅!”

‘기가 살았어··· 아까까지만 해도 다 죽어가는 녀석들이었는데 기가 살았다고! 젠장!!’


전반전 2골을 실점하고 침울해 하던 한양의 선수들 눈빛이 다시금 초롱초롱하게 빛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뭐가 문제냐고? 아주 중요한 문제다! 포기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포기를 하지 않은 선수는 악착같이 움직인다.


“받아!”


휙-!


“훕-!”

“막아!”

“사람 잡아!”

‘젠장!’


스로인에 공간을 찾아 달려드는 한양 선수들. 줄곳이 마땅치 않아 두리번 거리던 오산 선수는 이내 백패스를 하게 되는데···.


퉁!


“!”

“나이스 인터셉트!”

‘아차!!’


그 포기하지 않는 악착같은 움직임이.


“동환아 잘했어!”

“뻗어가아아아!”


터엉-----!


“!”

“마, 막아아아!”


결국 FC 한양에 기회를 물어다 준다.


중얼중얼-


“기다렸으.”


=우측라인 근처에서 패스미스! 결국 공을 낚아챈 염동환 선수가 그대로 1선에 자리를 잡고 있던 ‘석현성’ 선수를 봤습니다!

=석현성 선수 공을 향해 바라보며 그대로 달립니다! 빨라요!

=오산 수비수들 석현성 선수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같이 달려봅니다만- 뚫었어요!


와아아!


관중석에 있던 몇 안되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놀라 탄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높게 뻗어가는 롱패스. 그리고 그것을 발견하고 빠르게 라인을 붕괴하고 달려나가는 등번호 20번의 석현성의 움직임은 완벽한 온사이드 상황.


오산 수비수들은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그 움직임을 막으려고 달려가 보지만 속도의 차이가 명확하다 보니 자연스레 ‘손’이 먼저 나가버렸다.


반칙을 해서라도 1:1 상황만큼은 막아보려고 했던 움직임. 하지만 그것마저도 현성이 미꾸라지처럼 유연하게 손을 피해버리고 말았다.


타다다닷!


투욱- 투욱-!


“훕! 훕! 후우우웁!”

“현성! 현서어엉!”

“달려어어어!”


불판위에 앉았던가?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버린 한양의 감독과 코치진은 악을 쓰며 소리질렀고, 반대편 오산의 감독은 말도 안 된다는 듯 제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며 지금의 상황을 쉽게 바라보지 못했다.


아아.


골에어리어가 이렇게 넓고 휑하게 보일 수 있는가? 지금 드리블을 하며 오산의 골문을 홀로 지키고 있는 골키퍼와 마주하고 있는 석현성이 보는 세상은 어떨까?


탓-!


“으, 으아아아!”

‘일단.’


툭- 투둑-


=아앗! 각을 좁히려 달려든 골키퍼!

=그대로 양발드리블로 상대 골키퍼를 그대로 벗겨냅니다! 골키퍼 그대로 넘어졌어요! 당혹스러움에 뒤를 바라보지만, 골대는 너무도 초라하게 비어있습니다.

=가볍게 공을 밀어 넣는 석.현.성!


철렁-


=고오오올!

=석현성 선수! 후반전 63분에 득점을 합니다!

=2:1! 드디어 어둠을 헤쳐나아갈 빛을 발견한 한양입니다! 한양의 선수들이 석현성 선수에게 달려오는데요!!

=아아! 하하. 그럴 시간 없다고 바로 골대에 있던 공을 가지고 달려가는 석현성 선수입니다. 한양 동료들이 머쓱해 하는 표정이 재밌네요. 하하.


“야야! 시간 없어! 이기려면 두 골 더 넣아야 한단 말이야!”


자신있게 말하며 나아가는 석현성의 모습에, 실점을 하고 당황하고 있던 ‘오산’ 선수들은 어처구니 없다는 듯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뭐? 이, 이겨?”

“저 자식이-”

‘어쩌라고?’


완벽한 도발을 성공한 현성은 악마같은 미소를 지으며 서둘러 센터서클에 공을 내려 놓는다. 그리곤 가볍게 목을 이리저리 풀며 2:1로 변해버린 스코어 보드를 향해 미소를 날렸다.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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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잘-알 놀다 갑니다(1). +12 24.04.15 19,949 271 9쪽
18 18.U-17 대한민국 VS 중국. +8 24.04.12 19,226 259 10쪽
17 17.딱 대. +9 24.04.11 19,343 270 8쪽
16 16.소집. +12 24.04.10 19,538 273 8쪽
15 15.한양에서의 마지막 축구. +8 24.04.09 19,641 276 11쪽
14 14.확실한 존재감(3). +14 24.04.08 19,113 243 10쪽
» 13.확실한 존재감(2)(대회수정). +16 24.04.07 19,591 263 13쪽
12 12.확실한 존재감(1).(대회수정) +27 24.04.04 19,890 265 13쪽
11 11.계획(2). +14 24.04.03 20,029 273 10쪽
10 10.계획(1). +19 24.04.02 20,659 274 11쪽
9 9.상승세(2). +20 24.04.01 21,850 273 14쪽
8 8.상승세(1). +19 24.03.31 22,606 296 12쪽
7 7.만들어진 과정과 그들의 착각. +22 24.03.30 23,929 308 12쪽
6 6.천재 강림(4). +11 24.03.29 24,993 305 10쪽
5 5.천재 강림(3). +19 24.03.28 26,033 326 8쪽
4 4.천재 강림(2). +19 24.03.28 27,553 335 12쪽
3 3.천재 강림(1). +27 24.03.27 31,349 37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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