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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자가 너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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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J.
작품등록일 :
2021.05.12 13:31
최근연재일 :
2021.05.21 16:00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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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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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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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 집으로(2)

DUMMY

<특성 정보>


자급자족


-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소중한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존재가 된다.


“···방해가 되지 않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만약 내가 누구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게 된다면 그때는 오빠가 돌아올까?

그런 마음으로 그녀는 특성을 사용했다.


- 머릿속으로 되고 싶은 존재를 떠올리십시오.


“···설화.”


InF의 주인이자 불과 얼음을 다루는 헌터. 그녀가 될 수 있다면 더는 오빠를 힘들게 하지 않아도 된다.


- 대상은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생명체입니다.


“왜?”


그녀의 힘이라면 산속에 틀어박혀 혼자 사는 게 가능하다. 먹을 것은 사냥으로 해결하고 입을 것은···.

애매하네.


“그러면 오크.”


- 대상은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생명체입니다.


인간이 아닌 몬스터를 말해 봤지만, 나타나는 메시지는 똑같았다.


“리치.”


- 대상은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생명체입니다.


“드래곤.”


- 대상은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생명체입니다.


“고장 났나?”


그녀는 자신이 얻은 특성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 영원을 살 수 있다는 언데드 마법사 리치와 최강의 생명체라 불리는 드래곤마저 자급자족이 불가능하다면 도대체 누가 할 수 있다는 걸까.


그녀는 머리를 굴렸다. 특성의 조건에 부합할 만한 몬스터가 있을까? 자신의 기억 속에 그런 몬스터가 있을까? 그렇게 한참을 고민한 끝에 아주 어릴 적 기억까지 들어간 그녀는 한 몬스터를 떠올릴 수 있었다.


“···루시퍼.”


- 대상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생명체입니다.


“됐다.”


일단 조건을 만족하기는 했는데,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걸까? 정말 루시퍼가 되는 걸까? 그러면 내 의식은 사라지는 건가?

복잡한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메시지가 나타났다.


- 대상으로의 진화를 시작합니다.


어둠과 빛에 휩싸인 그녀는 스르르 잠들었다.


“···오빠.”


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부디 오빠를 볼 수 있기를 바라며.




경비들의 대응은 재빨랐다. 사이렌이 울린 지 30초도 되지 않아 군화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셀 수도 없이 많이 들렸다.


“젠장, 무슨 길이 이렇게 복잡해?”


빌런 연구소는 강한 특성을 가진 범죄자가 탈옥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구조로 되어 있었다.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는 층은 하나로 고정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위층으로 올라간 후에는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을 찾아야만 했다.


“멈춰!”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경비 두 명이 그가 가는 길의 끝에서 나타났다.


“길어져라, 여의!”


수호의 손에서 뻗어져 나간 기다란 봉이 두 명의 복부를 강타했다. 고통 때문에 경비들이 허리를 숙인 찰나를 놓치지 않고 수호는 달렸다.


“이 꽉 물으세요.”


이빨 나가지 않게.

주먹 한 번에 경비 한 명을 처리한 그는 계단을 찾아 계속 달렸다.


“본인 입으로 그런 거 하면 쪽팔리지 않냐?”

“순간적으로 손오공이 된 기분은 어떠셨습니까?”

“네 목소리가 나한테만 들리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두 갈래 길에서 오른쪽을 선택하니 계단이 보였다. 일직선이어서 경비의 방해를 받을 일도 없었다.


“일곱 번 만에 발견한 건가?”

“이번 층은 운이 좀 좋았네요.”


열다섯 번을 헤맨 적이 있던 층에 비하면 이번 층은 양반이었다. 막 계단을 밟으니 위에서 사람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마스터. 한 번 더 해야겠는데요?”

“···갔다 와.”

“예.”


수호가 왼팔을 위로 뻗자 한이 다시 한번 길게 늘어났다.


“으악!”

“억!”


한이 경비들의 비명과 함께 복귀했고, 수호는 재빨리 계단을 올랐다. 경비 세 명이 두 손으로 목을 부여잡고 있었고, 그는 셋의 복부에 주먹을 한 대씩 선물로 안겨 주었다.


“조심.”


의식을 잃고 기절한 세 명이 계단을 구르지 않게 바로 옆에 보이는 벽에 기대 두었다.


“아까 두 명은 내버려 두시더니.”

“그 사람들은 그냥 엎어지면 끝이었는데, 이분들은 계단을 구를 뻔했잖아. 혹시라도 목뼈가 부러지면 그대로 죽을 수도 있어.”


그가 경비들의 죽음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간단했다.


<긴급 퀘스트>


연구소를 탈출하라!


6주가 넘는 긴 시간을 감옥과 다를 바가 없는 곳에서 보낸 당신에게 확률이 불확실한 탈출의 기회가 주어졌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당신에게 자유란 없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빌런 취급을 받은 당신에게는 두 가지 루트가 주어진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경비와 연구원들을 죽이고 탈출하는 학살 루트, 단 한 명도 죽이지 않고 탈출하는 불살 루트. 무엇을 고르든 당신의 자유! 이 선택이 당신의 인생에 있어 마지막 자유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퀘스트 조건 : 학살 루트, 불살 루트 중 하나를 선택해 연구소 탈출

클리어 보상 : 어떤 루트로 성공했느냐에 따라 달라짐

실패 페널티 : 죽을 때까지 설화의 장난감이 되어 연구소에 갇혀 있게 됨


수호는 불살 루트를 선택했다. 한은 학살 루트를 제안했지만, 그가 거절했다.


“몇 번이고 말씀드렸지만, 다 죽였으면 진작에 출구를 찾았을 겁니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경비들은 죄가 없어.”


그렇게 말하며 달리던 그는 자신의 말을 정정했다.


“나한테 욕하던 그 경비 한 명만 빼고.”

“그럼 그놈이라도 죽이고 가죠. 억울하지도 않습니까?”

“···억울하지.”


그는 모퉁이를 돌자마자 나타난 경비의 다리를 차서 공중에 띄우고 그의 머리를 잡아 그대로 땅에 내리꽂았다. 그리고 다시 달렸다.


“하지만, 굳이 복수할 필요는 느끼지 못하겠어.”


이번 층은 운이 좋았다. 갈림길 세 번 만에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발견했다. 부디 이번 층이 마지막이길 바라며 계단을 오른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갈림길마다 서 있는 경비들이었다.


“이제 출구가 얼마 안 남은 것 같습니다. 갑자기 경비의 수를 늘린 것을 보니 느낌이 오네요.”

“그러면 다행이고.”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하나는 한의 방어력을 믿고 세 길 중 하나를 골라 정면 돌파한다. 다른 하나는 이 층으로 올 수 있는 다른 계단을 찾는다.


‘믿어도 돼?’

“저만 믿으십시오. 저딴 총알에 뚫릴 정도로 얇은 방어구가 아닙니다, 저는.”

‘예전에 방어 무시 총알에는 그냥 뚫렸잖아.’


한이 입을 닫았다. 수호는 일단 손을 들고 갈림길의 중앙으로 걸어갔다.


“···여태까지 경비들이 무슨 총알을 쓰는지 확인하지 않았지만, 빌런이 방어 무시 효과가 있는 총알을 사용했으니 경비도 여러 효과를 가진 총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맞습니다.”

‘그럼 최대한 안 맞는 방향으로 가야겠네.’


그는 특성을 조금 더 강하게 사용하기로 했다.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근육의 손상을 어느 정도는 감수하는 선으로.


- 특성이 당신의 의지에 반응합니다.


빌런 연구소의 경비는 전부 특성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매일 퀘스트를 클리어해 얻은 스텟으로 무장한 그가 무리해서까지 한계를 돌파한 속도를 따라올 수 있을 리가 없다.


“어디로 가실 겁니까?”

‘중앙으로.’


어차피 연구소의 지도가 없기 때문에 믿을 만한 것은 자신의 감이 전부였다.


퉁.


그가 바닥을 차며 앞으로 달리자 바닥에 금이 갔다. 공간이 그에게 달려드는 듯한 착각을 느낀 그는 어느새 경비들의 뒤에 서 있었다.


“뭐, 뭐야?”

“놈이 사라졌다!”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바람을 맞으며 그는 깜짝 놀라며 막 뒤를 돌려고 하는 경비 두 명의 목덜미를 쳐서 기절시켰다. 그리고 특성을 다시 무리가 없는 선으로 조절한 후에 길을 따라 달렸다.


“이런 일이 몇 번 더 반복되면 실패하겠어.”


다리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 재생력의 한계를 돌파합니다.


황급히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언제 완전히 치료될지는 미지수였다. 거기에 아까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치료는커녕 아예 걷지도 못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그 전에 출구가 나올 겁니다.”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경비 다섯 명, 갈림길 세 번을 통과한 다음에 찾을 수 있었다. 위로 올라가자 여태까지와는 달리 길이 하나뿐이었다. 그 길의 끝에 거대한 문이 있었고, 경비는 한 명도 없었다.


“밑에서 올라오는 것 같지도 않고.”

“함정이네요.”


수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에게 다른 길은 없었기에 우선 문으로 다가갔다. 문은 옆에 있는 리더기에 카드를 대고 지문을 인식해야 열리는 구조였다. 애초에 그가 취할 수 있는 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한.”

“예, 마스터.”


한이 전신 갑주에서 거대한 건틀릿으로 변했다. 단단한 방패에 맞으면 다친다는 한의 말을 들은 이후로 수호는 편견을 가지지 않기로 했다.

아까 몇 번 선보였던 것처럼 한은 단단한 방패이자 유용한 무기였다.


“한 번에 간다.”


- 특성이 당신의 의지에 반응합니다.


뼈에 금이 가는 한이 있더라도 이 문은 부숴야 한다. 탈출하는 거야 두 다리만 멀쩡하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 어정쩡하게 힘을 주었다가 문을 못 부수게 되는 경우가 최악이었기에, 그는 이를 악물었다.


팔을 뒤로 빼고, 두 다리는 단단하게 고정. 허리를 최대한 비틀었다가 팔을 뻗는 것과 동시에 원래대로 되돌린다.


후우웅.


건틀릿이 거대해서 그런지 공기가 울음을 터트렸다.


쾅!


건틀릿에 닿은 문이 나가떨어졌고, 한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문이 요란하게 날아갔음에도 바깥은 잠잠했다.


“오른팔은 어떠십니까?”

“···당장은 힘들겠어.”


팔을 움직이는 것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손가락을 세세하게 움직이려고 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팔 전체가 저렸다.


“저기 출구가 보입니다.”


연구소의 입구에서 시작된 일직선 길이 출구까지 이어져 있었다.


“해야 합니다.”


한이 단호하게 말했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만 한계를 뛰어넘으면 된다. 그러면 여동생을 만나러 갈 수 있다.


“다리를 좀 보조해줘.”

“부러져도 조각이 튀어나오지 않게 하겠습니다.”


든든한 한의 말을 들으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간다.”

“예.”


심호흡을 한 번 한 수호는 달렸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뼈가 삐걱거렸다. 근육이 비명을 지르며 끊어졌다.


“죽여!”

“못 나가게 막아!”


사람들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들은 건지 자신의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환상인지는 모르겠다. 폭발음과 총소리가 뒤이어 들리는 게 환상은 아닌 듯싶었다. 그는 신경을 껐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연구소의 정문이었으니까.


어떻게 하지? 부숴? 뛰어서 넘어?

잠깐의 고민 끝에 그는 뛰어넘기로 했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뛰어넘었다.


연구소의 문을 뛰어넘고서 그는 한참을 더 뛰었다. 혹시 모를 추격에 대비해 도시로 향하는 도로를 뛰는 대신 험한 산길을 택했다. 그렇게 한참을 뛰어 더 달렸다간 다리가 정말 부서질 것 같을 때 멈췄다.


“고생하셨습니다.”

“···너도.”


나무에 기대어 앉아 숨을 몰아쉬는 그의 눈앞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 불살 루트의 조건을 달성하셨습니다.

-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끝났다.”


안도감이 들었다. 연구소를 탈출하는 동안 억지로 외면하고 있었던 통증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기분은 어느 때보다 좋았다.


- 퀘스트 보상이 주어집니다.

- 막대한 양의 경험치를 획득하셨습니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


1이었던 레벨이 단숨에 10이 되었다. 덕분에 45개의 보너스 스텟을 원하는 곳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 불살 루트를 선택한 것에 대한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 일회성 지도 ‘집으로 가는 길’을 획득하셨습니다.


시야 왼쪽 상단에 작은 미니맵이 나타났다. 그가 붉은 점, 집이 푸른 깃발이었다. 점에서 깃발까지 가는 길이 노란 점선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가자.”

“기대되네요, 어떻게 생기셨을지.”

“기억으로 봤잖아.”

“사진과 실물이 같습니까, 마스터?”


둘은 잡담을 나누며 다시 길을 재촉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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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 빌런 번호 24601(3) 21.05.17 64 0 12쪽
7 2. 빌런 번호 24601(2) 21.05.16 27 0 12쪽
6 2. 빌런 번호 24601(1) 21.05.15 34 0 13쪽
5 1. N번째 회귀자(5) 21.05.15 33 0 12쪽
4 1. N번째 회귀자(4) 21.05.14 57 0 13쪽
3 1. N번째 회귀자(3) 21.05.13 58 0 12쪽
2 1. N번째 회귀자(2) 21.05.12 5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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