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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찬 님의 서재입니다.

사내 이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지찬
작품등록일 :
2022.01.02 22:13
최근연재일 :
2022.07.11 13:55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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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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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5
글자수 :
427,558

작성
22.02.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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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7
추천
61
글자
10쪽

10. 이산의 신고식

DUMMY

이산은 강 중령에게 인간 비아그라였다. 이산이 배속되어 온 이후로 강 중령의 고개는 빳빳하다 못해 뻣뻣한 경직성 목뼈 세움증 이라도 걸린 것 같았다.


크롬웰 장군은 조금 전 끝난 파병대장 회의에서 강 중령의 그 빳빳함에 배알이 꼴리고 아니꼬워 미치는 줄 알았다. 이제서야 고개 숙인 남자의 아픔을 절절히 느끼고 있었다.


본회의가 끝난 후 티타임에서의 저놈의 너구리는 말은 얼마나 공손하고 나긋나긋하게 하던지 너구리 영어에 기름이 저렇게 좔좔 흐르는지는 오늘 에서야 알았고 느끼해서 속이 느물느물했었다.


다 좋다 뻣뻣하던 빳빳하던. 우라질 그런데 이제 본격적인 승리의 청구서를 저 너구리가 내미는 둘만의 이차전을 생각하니 자기의 고개도 뻣뻣해지는 것 같았다. 스트레스로


“사령관님! 이제 둘만의 좋은 만남의 시간을 가져야하지 않겠습니까?”


또또 기름이 넘친다 너구리의 입에서


“알았어 알았고, 나 아직 사령관 아냐 부사령관이라고” 퉁명스럽게 톡 쏘는 말에


“아이! 무슨 말씀을 이미 내정이 됐고, 모두가 아는 사실 아닙니까? 크롬웰 사령관님!”


하 정말 밉다 오늘은 유난히 더 밉다 말이라도 못하면 덜 미울텐테


“그래! 청구서 내밀어 봐!”


“무슨 말씀을 청구서라니 말도 안되는 얘깁니다. 그냥 부탁드리는 겁니다, 부탁”


너구리가 펄쩍 뛰는 시늉을 한다, 하! 자신도 너구리라는 별명이 있고, 자신이 강 중령에게 너구리라고 했지만 이럴 때는 자기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너무 별명을 안성맞춤으로 지어 주어서


“그래! 그래! 알았고, 그 부탁이란 거 말해봐”


“물론 부탁입니다만 사령관님의 훌륭하신 인품으로 볼 때 제 부탁을 들어주실 것이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라며 펄쩍 뛰었던 너구리가 내려오면서 못을 박아 넣는 게 아닌가? 햐! 세상에 청출어람이라지만 이젠 작은 너구리가 큰 너구리를 잡는구나 잡아


“흐흐흠! 그러니까 뭔데 그래?”


터져나오려는 욕을 참느라 간질간질한 목구멍을 헛기침으로 잡으며 눈으로 있는 욕 없는 욕 다 쏘아 보냈다.


이크! 여기까지다. 더가면 오버를 넘어 밍크가 된다. 큰 너구리의 저 눈빛은 여기까지라는 위험신호다.


“저! 사령관님 저희 얘들이 그동안 외곽근무로 고생을 심하게 해서 근무지를 당분간 만이라도 좀 변경을 해 주십시요”


예상했던 요구조건이지만 일단은 빼고 볼일이다.


“흠! 근무지조정이라? 강 중령도 알다시피 근무지 조정이란 워낙 각 국가간 첨예한 문제라서”


한발 빼니


“그러니 이렇게 사령관님께 부탁드리는 거 아니겠습니까?”


두 걸음 밀고 들어온다. 약속한 게 있으니 근무지 조정을 안 해줄 수는 없지만 최대한 적게 하고 뭔가를 얻어와야 꼬인 배알이 좀 풀릴 것 같았다.


“이것 참 곤란하네, 안 해줄 수는 없고 그렇다고 아무 명분도 없이 덜컥 바꿔버리면 존슨이나 나케야마 등이 난리를 칠 거고 이걸 어떻게 한다” 하며 웃음기 있는 눈으로 강 중령을 빤히 바라보았다.


‘저 저 너구리가 또 시작하는구나 햐! 정말 한번을 그냥 넘어가는 적이 없구나’


“그럼 사령관님의 좋은 생각은 무엇입니까?” 라고 살짝 꼬리를 흔들며 한자락 깔았다.


“그것 참 그렇다고, 내가 우리 강 중령에게 못할 짓을 할 수는 없고”


역시 큰 너구리다. 깔아 논 자락에 쉽게 안 걸려든다.


“강 중령은 좋은 아이디어 없어? 떠벌이들 조용하게 하고 스무스 하게 넘어가는”


야 이젠 역공까지


“글쎄 말입니다. 제일 쫄따구에다 머리도 별로 좋지 않아서”


기름 바르고 빠져나왔다.


햐~ 저넘의 기름 주둥이를 탁 때려주고 싶었으나 자신의 노림수를 아직은 깨달을 정도까진 아닌 손오공이란 생각에 속마음을 감추고 시치미를 뚝 떼며


“그럼 이렇게 하지, 근무지 조정을 하는 대신 강 중령이 나에게 명분을 만들어 주는 기브앤 테이크로”


참 징한 너구리다 끝까지 밀당이다.


“테이크는 알겠는데 기브라시면?”


이건 정말 모르겠다. 저 너구리가 뭘 원하는지


“참! 어디를 맡고 싶다고 했지?”


휴우 졌다 진짜 진을 빼고 있다.


“다운타운입니다.”


요놈이 이제 손을 드는구나 라는 흐뭇함에


“아 그렇지! 다운타운 경비, 야 이거 벌써부터 떠벌이 존슨이 꿍시렁이 안들어도 오디오네 오디오야”


당신은 비디오에 오디오까지 쌍디오요 라는 말이 목젖까지 올라왔으나 부하들 얼굴이 떠올라 꿀꺽 삼켰다.


“왜? 어디 안좋아?”


이젠 드리블까지 나왔다.


“아닙니다. 드릴 게 없는 제가 뭘 드려야 사령관님 고민을 풀어드릴 지 걱정이돼서 그렇습니다”


야 이놈도 역시 보통 놈이 아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빈틈을 노리니. 하지만 자기의 의도는 눈치 못챌 것이니 이쯤에서 풀어줘야 겠다고 생각한 크롬웰 장군은


“다운타운을 6개월간 맡되, 거 왜 누구야? 그 친구 있잖아?”


“네? 그 친구라면? 혹시 이산을···”


“아! 그래 그 친구 우리 빅죠를 꺾어 나를 이렇게 곤혹스럽게 만든 친구, 이산? 음 그 친구를 당분간 파견해 주는 걸로 하지?”


“아! 그런데 어디에 근무시키시려고?”


“응! 개인 전술훈련 교관 쪽을 맡길까 하고, 무술실력이 정말 뛰어나더군”


“네에! 그런데 사령관님 몇 개월정도를 생각하십니까?”


“어! 일단 6개월, 근무 조정기간과 동일하게 하지 뭐 어때?”


“네! 잘 알았습니다. 그렇게 하고 근무지 조정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라며 경례를 한 후 크롬웰 장군의 사무실에서 나오는데 뭔가 찝찝한 게 꼭 응가 하고 뒤를 안 닦은 것 같은 기분에 강 중령은 자기가 뭘 빼먹었거나 당한 것 같아 근무지를 조정을 받았음에도 썩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일단 자기의 직속상관인 한국군 특수전 사령관인 채필영 소장에게 보고하고 이유를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한국군 막사로 돌아왔다


다음달부터 다운타운 경비업무를 맡고 미군 합동지원 업무는 6개월간 없다는 소식에 한국군인들은 난리가 났고 그 이유가 이산의 승리로 강 중령이 크롬웰 소장과의 내기에서 근무지 변경을 내 걸어 관철시켰다는 것을 알고 모두들 다시한번 이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 이산은 강 중령의 호출을 받고 대대장실로 갔다.


경례를 마친 후 대대장과 일중대장 그리고 팀장인 이혁수 중위와 함께 의자에 앉은 이산에게 말했다.


“이 하사! 크롬웰 사령관이 우리 부대 근무지 조정을 해주면서 자네를 6개월간 파견해 달라고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응했다. 근무는 미군 특수전 개인전술 교관으로 한다고 하는데, 그건 확실하지 않고 일단 자네가 가면 별도의 명령이 있을 것이니, 따르면 된다. 아무리 상명하복의 군대라지만 다른 나라 군대로 파견을 나가는 건 얘기가 달라. 자네의 의중을 먼저 물어보는 게 도리에 맞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 이였다는 걸 이해해 주길 바란다. 미안하다” 강 중령의 마음이 담긴 얘기에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근무하고 오겠습니다” 라며 이산은 마음 쓰지 않았다.


강 중령을 보내고 크롬웰 소장은 쓴맛을 다셨다. 다운타운에 대한 근무조정은 이미 캠벨을 통해 어느정도 자락을 깔아 놔서 별 문제없지만 한국군을 전장에서 더 활용하고자 했던 자신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국군은 여기에 온 다국적 군인들 중 가장 정예였다. 물론 영국군과 프랑스군도 강했다. 하지만 그들은 용병이란 한계가 있었고 한국 군인들은 훈련과 실전에 임하는 자세부터 달랐다. 자신이 강 중령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런 부하들에 대한 자부심과 아끼는 진심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 역시 수많은 부하들을 아끼고 그들의 희생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 지휘관이었기에 한국군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했으나 계획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 모든 게 그 놈, 그 괘씸한 놈 때문이었다. 쪼만한(?)놈이 빅죠를 이기는 바람에 자신의 계획이 무산되어 모든 게 꼬인 거였다. 그래서 그 놈을 조금은 아주 쪼금은 혼내 주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으나 속마음은 이산을 곁에 두고 관찰하고 싶어서였다. 한달 전, 켐벨을 시켜 받아 본 이산의 인사기록카드를 보고 정말 놀랐었다. 모든 훈련 성적이 최상급 이상인 특급으로 나와 있었고, 한국군의 관리대원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이 정도면 전미 군인들 통틀어서도 동급수준의 대원들은 몇 안될 수준이었다.


자신은 한국 특수부대원들의 훈련이 얼마나 지독하고 엄정한지 잘 안다. 미군보다 더하면 더했지 전혀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었고, 훈련수준을 측정하는 기준 또한 놀랄 정도로 높았다.


생각 같아서는 미군으로 어떡하든 데려와 옆에 두고 싶지만 한국군의 카운터 파트너인 채 장군의 여시 같은 머리에 안 걸릴 뾰족한 방법이 아직은 없어 일단 파견을 근무지 조정의 반대급부로 요구했던 것이다. 이산 생각에 사람 욕심이 겁나 많은 크롬웰 소장은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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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이산의 신고식 +1 22.02.14 3,308 61 10쪽
18 9. 칸다하르의 전설이되다 +1 22.02.11 3,262 67 11쪽
17 9. 칸다하르의 전설이되다 22.02.09 3,213 60 9쪽
16 9. 칸다하르의 전설이되다 22.02.07 3,308 60 17쪽
15 8. 하얀 분노 22.02.04 3,293 59 7쪽
14 8. 하얀 분노 22.02.02 3,468 54 10쪽
13 7. 두번째 격투를 하다 22.01.31 3,515 67 24쪽
12 7. 두번째 격투를 하다 +1 22.01.28 3,550 64 11쪽
11 6. 지독한 전쟁을 보다 22.01.26 3,560 65 11쪽
10 6. 지독한 전쟁을 보다 +1 22.01.24 3,672 63 10쪽
9 5. 전쟁이 만든 세상 – “캠프 다운타운” (3) 22.01.21 3,749 63 15쪽
8 5. 전쟁이 만든 세상 – “캠프 다운타운” (2) 22.01.19 3,875 77 16쪽
7 5. 전쟁이 만든 세상 – “캠프 다운타운” +1 22.01.17 4,092 83 17쪽
6 4. 전장(戰場)을 보다 +1 22.01.14 4,393 97 12쪽
5 3. 축하 파티 +1 22.01.12 4,325 90 7쪽
4 2. 크레이그의 도발 그리고 이산 +2 22.01.10 4,358 98 10쪽
3 2. 크레이그의 도발 그리고 이산 22.01.07 4,467 93 11쪽
2 1. 전장에서 격투경기를 보다 22.01.05 4,924 95 14쪽
1 1.전장에서 격투경기를 보다 +3 22.01.03 5,793 9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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