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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찬 님의 서재입니다.

사내 이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지찬
작품등록일 :
2022.01.02 22:13
최근연재일 :
2022.07.11 13:55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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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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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5
글자수 :
427,558

작성
22.02.09 16:42
조회
3,213
추천
60
글자
9쪽

9. 칸다하르의 전설이되다

DUMMY

두 사내의 매트위 등장때부터 숨죽인 듯 정적을 유지하던 장내는 오웰의 신호로 끓어오르는 열기와 긴장감을 환호와 함성으로 쏟아 내기 시작하였다.


“빅죠! 빅죠! 빅죠!”


“이산! 이산! 이산!”


칸다하르의 전설을 부르는 함성이 일사불란하게 외치고 부족한 함성을 손뼉으로 메우려한 한국군의 응원을 뒤덮으며 올해의 경기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뒤로 두어걸음 물러나 두주먹을 턱에 바짝붙이고 상체를 움츠려 두 팔뚝으로는 양 옆구리를 막는 죠를 보는 순간 이산은 칸다하르 공항을 지키고 있는 미군의 M1A2에이브러햄 탱크가 연상되었다.


한마디로 근육탱크였다. 어디를 공격해야 약한 곳을 제대로 때릴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다. 하고자 마음먹는다면 무너뜨리는 건 어렵지 않았으나 그건 왠지 피하고 싶었다. 크레이크야 먼저 도발하고 비열하게 행동해 좀(?) 혼내 주려 해서 급소를 가격해 무너뜨렸지만, 저 사내 죠와는 그냥 순수한 육체와 수련한 힘만으로 맞부딪치고 싶었다.


웃으며 죠를 본 이산 역시 두 주먹을 가볍게 쥐어 턱을 보호하며 자신을 향해 오는 이산을 본 죠는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허술해 보이는 이산의 자세에서 보이는 빈틈들에 어느 곳을 먼저 공격할까 하고 생각하다 속으로 흠칫 놀랐다. 자신이 언제 상대의 보이는 빈틈에 고민하면서 공격했던가? 보이면 바로 꽂아 넣던지, 쑤셔 박았지 이렇게 이곳을 노릴까? 저곳을 노릴까? 했던 적은 없었다.


자신은 느낌으로 싸우는 싸움꾼이지 격투기 선수가 아닌데 느낌이 아닌 눈과 머리로 싸우려 하고 있단 사실에 놀라며 다시 이산을 보았다. 허술한 듯한데 어느 자세에서도 반격이 나올 것 같았다. 조금은 답답했다. 상대는 자신보다 머리 하나 정도 작고 몸무게 역시 자신보다 50kg가까이 덜 나갈 것 같은데 자신이 위압감을 느껴 망설이는 것 같아 좀 당혹스럽고 답답했다. 이산이 강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자신이 누군가? 15살 이후로는 길거리 싸움이건 정식 격투기건 져본 적이 없는 빅죠다. 그런데 자신보다 왜소한(?) 상대한테 부담감을 느끼다니! 죠는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털어내고 스트레이트성 왼손 잽을 던졌다.


죠가 갑자기 머리의 잡생각들을 털어내듯 고개를 흔든 후 잽을 던지자, 오른손으로 죠의 잽을 비켜서 흘려 막으며 고개를 살짝 왼쪽으로 돌린 후 오른발을 크게 한발 앞으로 디디며 엉덩이와 허리, 등근육을 이용하여 죠의 왼손을 비켜 흘렸던 오른손을 뒤로 빼지 않고 짧은 끊어치기 스트레이트로 죠의 턱을 노렸다.


자신의 긴 팔과 주먹의 강도에 이산이 헤드웍이나 뒤로 물러나 피하거나 반격을 해도 왼 주먹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한 죠는 자신의 왼손잽을 비켜 막아서 흘린 이산의 오른 주먹이 그대로 자신의 턱으로 들어오자 깜짝 놀라며 이산이 반격을 위하여 왼손을 쓸 때 빈 곳을 노리려던 오른손으로 급히 턱을 막았고, “퍽!”하는 소리와 함께 죠는 이산의 주먹의 강도와 힘에 놀라 주춤하며 반보정도 물러나며 이산의 비켜막기에 흘려 나간 왼손을 이용 짧은 어퍼컷으로 자신의 턱을 노린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비어 있는 이산의 오른쪽 옆구리를 노렸다.


죠의 커버 위 턱을 때렸던 이산은 죠의 반격을 예상하고 앞으로 내딛었던 오른발을 직각형대로 들어 올리며 뒤의 왼발을 축으로 몸을 360도 허리의 힘을 이용 회전시켜 자신의 오른쪽 옆구리고 들어오던 죠의 왼손 훅을 구부린 오른발로 쳐내며 그대로 회전력을 받은 오른발을 뻗어 돌려차기로 죠의 오른쪽 귀와 옆머리부분을 강타했고, 자신의 왼손 숏 훅이 이산의 오른발에 막히고 이산이 그대로 돌며 자신의 옆얼굴과 머리를 차오자 그 빠른 회전속도에 놀란 죠는 고개를 숙일 틈조차 없어 턱을 막았던 오른손과 막힌 왼손으로, 오른손은 팔꿈치를 구부려 오른쪽 얼굴과 귀부분을 막고 왼손으론 막은 오른손을 지탱해 충격을 줄이고자 했으나 “꽝!”하는 소리와 함께 팔뚝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힘에 버티질 못하고 왼쪽으로 주춤주춤하며 두어 걸음 물러나야 했다.


장내는 그야말로 숨쉬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처럼 조용하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이산의 연이는 타격음만 울리며 침삼키는 소리와 “아!” 하는 억눌린 조그만 감탄사만이 새어 나왔다.


“아니! 저 탈바가지가”


크롬웰 소장은 너무 놀라 할말을 잊은 채 눈을 크게 뜨고 이산을 지켜보았고, 세컨석의 토니와 백인 병사도 두주먹을 움켜쥔 채 매트위의 광경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이러한 상황은 강 중령을 비롯한 한국 군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산에게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가 없진 않았지만 지더라도 멋지게만 지면 좋겠다 라고 생각 했었는데 이건 이기려는 게 아닌가? 빅죠를, 이거 이러다 이산이 사고 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빅죠를 상대로 큰 사고를 그것도 아주아주 큰 사고를···..


이산의 오른발 돌려차기 충격은 죠의 예상을 한참 뛰어넘었다. 보통 돌려차기는 준비 동작이란 양손을 이용한 상체회전의 도움이 없으면 그 위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는데 이산의 것은 상식 밖 이였다. 막았던 오른 팔뚝은 물론 귀와 머리속까지 흔들린 충격에 죠는 쉽게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강할 것으로 예상은 했는데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크레이그를 잡을 때 급소 위주 타격을 하는 것 같아 신중하게 급소를 방어하면 어렵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죠는 충격을 받은 자신을 계속 공격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이산을 보며 타격 위주의 경기보다는 힘과 그라운드 위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찌릿찌릿한 팔과 머리를 흔들어 충격의 여진을 털어내며 이산에게 다가갔다.


이산도 약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비록 전력으로 차지는 않았지만 크레이그라도 쓰러졌어야 할 충격에 죠는 두어 걸음 옮기고 잠깐 주춤하더니 곧 정신 차리고 자신에게 다가오는게 아닌가? 속으로 빅죠는 괜한 이름이 아니구나 라며 다가오는 빅죠를 향해 준비를 가다듬었다.


이산은 현무 할아버지에게 숱한 매타작을 당하며 배운 상대의 전신 근육의 움직임을 보는 전안법의 효용을 지난번 두 번과 이번 격투를 통해 철저하게 깨닫고 있었다. 물론 군대 훈련대련과 참호 격투 등에서도 알았지만 그것들은 이곳 에서의 격투를 빙자한 실전 싸움과는 거리가 있어 활용과 그 효능을 깨닫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사람은 타격이나 힘을 써 상대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근육의 힘과 속도가 필요하고 근육의 움직임은 그 사람의 의도를 미리 알려주는 것이라며 참 많이 맞았다.


근육에 힘이 많이 들어가면 순간적으로 시작하는 속도가 떨어지고, 순간적으로 시작하는 속도가 빠르면 이용하는 근육의 힘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 원리인데 이것을 극복한 무술이 자신이 익힌 선유술이었다. 그래서 자신은 준비동작이나 다른 부분의 도움없이 순간적으로 파괴적인 힘과 스피드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죠의 자세는 타격을 노리기 보다는 밀어붙이려는 것 같았다. 어깨와 가슴의 근육이 타격준비가 아닌 힘을 쓰려는 듯 보였다. 처음부터 죠와는 힘과 순수한 타격만으로 맞서기로 한 이산은 아래배에 호홉을 밀어 넣으며 죠의 공격을 기다렸다.


다가선 죠는 이산에게 빠른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날림과 동시에 이산의 상체를 무너뜨리고자 상체 태클을 들어갔다. 어느정도 알고 있었고 준비도 했지만 태클로 들어오는 죠는 정말 탱크였다. 이산도 죠의 스트레이트를 피하는 척하며 같이 상체 태클로 맞서 두사내는 서로의 겨드랑이 사이에 양손을 넣고 가슴과 가슴을 맞대고 순수한 힘과 힘으로 서로를 밀어붙이는 상황이 되었다.


죠는 이산이 걸려들었다고 생각하고 이산의 겨드랑이로 들어간 자신의 두 팔로 이산의 가슴을 감싸 안고 힘으로 이산을 흔들거나 밀어 넘어뜨린 후 파운딩이나 암바등의 그라운드 기술로 끝내고자 했으나 자신이 오판했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

이산이 기다렸다는 듯이 마주 자신의 겨드랑이 사이로 두 팔을 끼고 자신의 가슴을 안으며 맞서는데 이산을 아무리 밀고 흔들어 대도 꿈쩍도 안하는 게 아닌가?


타격이야 그렇다고 쳐도 힘으로도 자신과 대등하단 생각에 죠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이산 역시 놀라기는 피장파장이었다. 보기만 탱크가 아니고 힘도 정말 탱크였다. 자신도 죠의 힘을 예상은 하고 부딪혔는데 자신이 힘을 써도 죠가 꼼짝도 않는 게 아닌가?


이산과 죠는 이제 외나무다리에서 맞선 상황이었다. 여기서 누군가 섣불리 힘을 빼면 바로 상대의 힘에 눌려 위기의 상황에 몰리게 되기에 둘은 힘과 힘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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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9. 칸다하르의 전설이되다 +1 22.02.11 3,262 67 11쪽
» 9. 칸다하르의 전설이되다 22.02.09 3,214 60 9쪽
16 9. 칸다하르의 전설이되다 22.02.07 3,308 6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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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7. 두번째 격투를 하다 +1 22.01.28 3,550 6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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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 크레이그의 도발 그리고 이산 +2 22.01.10 4,359 98 10쪽
3 2. 크레이그의 도발 그리고 이산 22.01.07 4,467 93 11쪽
2 1. 전장에서 격투경기를 보다 22.01.05 4,925 95 14쪽
1 1.전장에서 격투경기를 보다 +3 22.01.03 5,795 9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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