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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찬 님의 서재입니다.

사내 이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지찬
작품등록일 :
2022.01.02 22:13
최근연재일 :
2022.07.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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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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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558

작성
22.05.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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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글자
12쪽

18. 다운타운 ; 또다른 세상과 CIA 에이전트

DUMMY

1월의 마지막 주말을 제시카와 보내기위해 미뤄왔던 깜짝 데이트를 신청하기 위하여 병원내 제시카 사무실로 연락없이 방문한 이산은 회진 시간이라는 간호장교의 말에 제시카의 빈 사무실에서 기다리려고 문을 열고 들어가 의자에 앉아 있다 창밖을 보기위해 책상 옆 창가로 다가가 1월의 스산한 칸다하르 풍경을 보다 우연히 눈을 돌려 본 제시카 책상위에 놓인 파일철에서 삐쭉이 튀어나온 한 장의 종이를 발견하고 잘 정리를 해주려 파일을 열어 보았다. 그것은 제시카의 대학원 입학 허가서 였고, 학기 시작은 3월초부터로 늦어도 2월 20일 까지는 모든 입학절차를 마무리 짓고 신청한 기숙사에 들어와야 한다는 안내가 써 있었다.


순간 이산은 머리가 띵 해오며 이러면 불과 2주정도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며 마치 자신의 병실에서 제시카가 자신의 뺨을 때리고 울며 뛰쳐나갔을 때와 같은 불안감이 다시 엄습해왔다.


진정하자 진정하자라고 속으로 자신을 달래며 심호흡을 한 이산은 입학서류철을 잘 정리해 자신이 본 티가 나지 않게 한 후 창가로 다가가 시선을 창밖에 두었으나 거기엔 제시카 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가지 말라고 잡아야 되나? 아님 잘 가서 공부 열심히 하고 행복 하라고 해야 하나?


창밖에 보이는 제시카는 여전히 매혹적인 모습으로 웃고 있었는데 이산의 눈은 웃고 있는 제시카를 보고 있질 못하고 머리속에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오만가지 생각들에 초점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었다.


만약 내가 가지 말라고 잡으면 그녀가 가지 않을까? 아님 나를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며 냉정하게 돌아서서 갈까? 그냥 보내고 내가 그녀의 학교로 찾아가는 다음을 기약할까?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한 심호흡도 소용없었다. 안절부절한 마음에 도저히 제시카의 방에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었던 이산은 병원을 나와 자신이 운동할 때 제시카를 우연히 만났던 벤치에 앉아 불안한 마음과 어지러운 머리속을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차분히 가라앉히려 노력하였다.


거듭되는 심호흡으로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차가운 공기가 뜨거워진 머리와 두근거리는 마음을 어느정도 식혀주자 이산은 다소 차분해진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었다.


제시카에게 따귀를 얻어맞은 일부터 첫 키스를 당하고 다운타운에서 즐거운 식사를 하고 그림같이 아름다운 칸다하르의 석양속에서 찍은 영화의 한 장면, 업어 주었을 때 등뒤를 축축하게 만들며 울던 생각과 데이트 후에 바래다 주고 하는 잘자요 라는 인사법 등을 생각하며 미소를 떠올리던 이산은 가슴 떨리게 좋았던 순간들이 작별로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추운 날씨만큼이나 새파란 하늘을 보았다.


새파란 하늘을 보다보니 아무생각도 없이 멍한 상태가 된 이산은 그냥 한참동안 하늘만 보다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그냥 제시카가 하고싶은대로 자연스럽게 흘러 가도록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흐트러졌던 마음을 정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제시카 사무실로 돌아 가려는데 제시카가 종종걸음으로 뛰다시피 오는 게 보여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들어 올리며


“어떻게 알고 이리로 왔어요?” 하자 제시카도 활짝 웃으며


“당신은 내 손안에 있어요, 어디를 가든 나한테서 벗어나지 못해요”


“그럼 나한테 위치추적 장치라도 달았다는 거네, 도대체 언제 어디에 달았지?”하며 몸 여기저기를 뒤지는 시늉을 하다


“아! 어디에 달아 놓았는지 알겠다” 하고 제시카를 보자


“어디에 달았는데요?” 라는 제시카의 반문에


“여기에 깊숙이 박아 놓았네 절대 뺄 수 없게”하며 이산이 자신의 심장을 가리키자 제시카의 눈꼬리와 입꼬리가 만나며


“순 바람둥이 기질이 농후해 여태까지 여자를 한번도 안 만나 봤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아” 샐쭉하게 말하자


“그래 까짓 것 이렇게 낙인 찍힐 바엔 아예 진짜 바람둥이가 되야지” 하며 제시카 허리를 안아서 잡아당기며 달콤하고 찐한 키스를 하자 ‘어머’ ‘어머’하며 놀라는 척 하던 제시카가 더욱 적극적으로 호응해 두사람은 잠시 서로의 꿀을 빨아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느정도 만족한 두사람은 팔짱을 끼고 천천히 산책을 즐기기 시작하였다.


“캐서린이 당신이 방에서 기다리다 나갔다고 하기에 분명 여기에 있을 것 같았어요, 추운데 왜 밖으로 나왔어요?”


“당신 회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방안 보다는 좀 쌀쌀해도 이곳에서 몸도 풀 수 있고 또 우리 만났던 생각도 할 수 있고 해서 겸사겸사 해서 나왔어요”


“춥겠다 했는데 막상 나와서 이렇게 산책하니 좋네요, 운치도 있고”


“참! 당신 근무시간 아직 안 끝났잖아요?”


“지금은 회진 끝나고 휴식시간이라 괜찮아요, 오히려 당신이 더 바쁘지 않아요? 지원센터 일로”


제시카의 반문에 이산이


“당신 보고싶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땡땡이 쳤어요”하고 팔짱 낀 제시카의 눈을 보며 히죽 웃자 제시카가 눈을 곱게 흘기며


“하여간 요즘 입에 꿀 바르고 오는지 아주 달달한 말만 골라서 해요”하자


“아까 당신이 내 입술에 꿀을 계속 발라준 게 아직도 남아 달콤해서 그런 겁니다~ 공주님~!” 하며 웃자 어이없어 하던 제시카도 같이 웃었다.


웃음을 그친 이산이


“빌리가 밤낮으로 고생해 지원센터 업무 전산 시스템을 완성시켜 이제는 여유가 생겼어요”


“빌리가 컴퓨터 쪽으로 선수인가 보네요?”


“선수 정도가 아니고 천재예요, 그것도 어리버리 천재가 아닌 진짜 천재”


“그래요? 당신에게 큰 도움이 되겠어요?”


“정말 큰 도움이 되지요, 물론 죠와 토니도 좋은 친구들이고요, 그건 그렇고 이번주말 당신 근무 스케쥴이 비면 오래간만에 저녁식사 어때요?”하고 이산이 묻자 제시카가 좋아하며


“마침 이번 주말은 비번이니 문제없어요”하자


“그럼 토요일 3시에 당신 픽업하러 올 테니 기다리고 있어요”라는 이산의 말에


“알았어요” 라고 대답하고 두사람은 아쉬움을 남긴 채 토요일을 기약했다.


마음을 어느정도 정리한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문득 문득 떠오르는 제시카의 대학원 진학으로 헤어져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위해 새벽수련과 업무 그리고 동료들과의 관계에 더욱 열중하다보니 약속했던 토요일이 되었다. 이산은 험비를 몰고 제시카가 묵고 있는 의무병원 기숙사에 도착해 제시카가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웨이브의 긴 금발을 뒤로 넘겨 묶고 빨간 머플러에 하얀 오리털 파카와 청바지 차림의 제시카를 본 이산은 새삼 그녀의 매혹적인 모습에 감탄하며 조수석 옆 문을 열어 제시카를 태운 후 가벼운 키스로 인사에 즐거움을 더한 후 다운타운으로 출발하였다.


“어디로 모실까요? 공주님” 이산의 웃음띤 물음에 제시카도 가볍게 웃으며


“당신 일하는데 보고 싶어요”


“오케이” 하고 10여분정도 지나 다운타운 지원센터에 도착하였다.


3층 건물을 통째로 쓰고 있는 지원센터는 1층에는 각종 행정 처리를 하는 데스크와 죠와 토니가 근무하며, 2층에는 이산의 사무실과 빌리가 근무하는 전산실 그리고 넓직한 회의실, 3층에는 숙소와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는 주방과 식당이 있으며 건물 뒤쪽으로는 1층과 연결된 커다란 창고와 트럭을 열대이상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이 있었다.


1층에는 주말이라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한 당직병 1명과 토니와 죠, 빌리가 회의테이블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 이산과 제시카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놀라 일어나 제시카에게 인사를 한 후 토니가 이산을 보며


“아니 데이트를 이런 누추한 곳으로 오면 어떻게 해? 캡틴” 핀잔을 주자 이산이 손사래를 쳤다.


“아냐! 제시카가 보고 싶다고 해서 온 거야”


“맞아요, 내가 이 사람에게 여기가 보고싶다고 해서 온 거예요” 하고 말하자


“아이고! 벌써부터 남친을 감싸면 결혼하면 볼만하겠네” 하며 토니가 놀리자 이산이 으쓱하며


“그럼 당연하지 내가 어디 보통 남친인가?” 하고 한술 더 뜨며 히죽 웃자 제시카가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네! 그렇고 말구요 보통 남친이 아니시죠! 남들은 한방 먹기도 힘든 거를 다섯방이나 먹고 그것도 부족하시다고 큰 거를 뒤쪽으로도 드셔서 여친 가슴 쿵 하게 하시는 대단한 남친이시죠!” 하고 에둘러서 핀잔을 주자 이산이 당황한 척하며


“크으흠, 그거야 내가 먹고 싶어 먹었겠소 그 놈들이 나 좋다고 누구 마냥 그렇게 쫓아다니니 어쩔 수 없었다오”


능글맞게 넘어가자 듣고 있던 제시카를 비롯한 일행 모두가 실소를 터뜨렸다.


센터 회의실에서 죠와 토니, 빌리와 웃고 떠들며 차를 마신 이산과 제시카는 센터를 나와 팔짱을 끼고 센트럴 로드라고 이름 붙여진 다운타운 중앙 거리를 천천히 걷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는 거리의 양쪽으로 가로등과 업소들의 화려한 네온사인이 켜지기 지작하자 다운타운은 다시 유혹의 기지기를 켜며 깨어나기 시작하였다.


“산! 우리 맛있는 와인 마시러 가요”


“와인이라면···..”


“역시 우리 단골집이 최고 잖아요?”하고 이산의 팔을 잡아 끌며 아프가니스탄의 맛으로 향했다.


약간 이른 시간이라 창가의 고즈넉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두 사람은 와인과 요리를 시키고 서로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다 이산이 말했다.


“우리 여기 오랜만에 온 것 같은데?”


“당신 휴가 갔다 와서 처음이예요, 휴가에서 돌아와서는 내가 아파서 못 왔고 다음엔 당신이 작전에 나가 못 왔어요”


“그럼 벌써 삼 개월이 넘었네요, 정신없이 보내 시간이 가는 것도 몰랐네요” 하고 와인을 제시카와 자신의 잔에 따른 후


“제시카! 바쁘다는 핑계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그냥 보낸 것 미안해요” 사과의 말을 건네며 건배를 하자


“크리스마스때는 내가 아파서 할 수가 없었고 연말연시에는 작전이 계속 있었잖아요, 좀 늦었지만 이렇게 우리끼리 오붓하게 하는 것도 좋네요” 하며 잔을 부딪히고 와인을 비웠다.


“참! 당신 수염을 기르는 거예요?” 하고 제시카가 묻자


“마음먹고 기르는 게 아니고 이곳 현지인들과 일을 해야 될 것 같은데 이곳 사람들이 수염이 없는 남자는 재수가 없다고 해서 부득이 기르는 건데 왜 별로예요?” 라고 반문하자 제시카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아니요! 긴 머리 랑 어울리면서 보기 좋아요, 수염을 깎았을 때와는 달리 남성미가 넘쳐요” 하자 이산이 싱긋 눈웃음을 지으며


“그럼 수염을 깎았을 때는 그저 그랬어요?”묻자


“아니요! 그 땐 도시적이랄까? 스마트한 느낌이였어요” 제시카의 대답에


“원래 나란 놈이 온통 멋으로 뭉쳐 있잖아요? 멋 빼면 그냥 쓰러져요” 라고 농담을 던지면 히죽 웃자


“하여간 틈을 주면 안되요 안돼”하고 제시카도 피식 웃었다.


이렇게 제시카의 대학원 진학에 대한 각자의 결정과 감정을 꺼내놓지 않고 남겨둔 채 두 사람 만의 늦은 성탄과 연말연시 파티는 즐겁게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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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18. 다운타운 ; 또다른 세상과 CIA 에이전트 +2 22.06.01 1,574 47 11쪽
64 18. 다운타운 ; 또다른 세상과 CIA 에이전트 +3 22.05.30 1,614 48 9쪽
63 18. 다운타운 ; 또다른 세상과 CIA 에이전트 +1 22.05.27 1,691 4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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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18. 다운타운 ; 또다른 세상과 CIA 에이전트 +3 22.05.20 1,974 5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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