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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jdguswns0908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남궁대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얼죽아.
그림/삽화
얼죽아.
작품등록일 :
2022.09.23 16:10
최근연재일 :
2022.10.22 20:4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18,793
추천수 :
4,201
글자수 :
184,176

작성
22.10.20 20:45
조회
3,654
추천
102
글자
11쪽

32화

DUMMY

32화.



창궁검대(蒼穹劍隊).

명실상부한 남궁세가 최강의 무력부대 중 하나다.

열여섯명으로 이뤄진 창궁검대는 모두가 금검수(金劍手)들로 최소 일류 이상의 경지에서 몇몇은 절정 이상의 경지를 달성한 무인들로 이뤄져 있다.


그들은 오로지, 가주와 남궁천의 명령만 따르며 주로 세가를 위협하는 세력들을 추적, 발본색원하여 섬멸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그런 창궁검대가 남궁천의 말에 처음으로 머뭇거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것들이······지금 뭣들 하는짓이냐?”


당연히 남궁천의 눈에서는 불꽃이 튀었다.

하지만 금검수들은 여전히 거리를 벌린 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미 이들도 봤거든, 다 들었을 거고.”


난 내 곁에 서 있는 세명의 금검수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셋의 금검수는 날 보며 굳은 표정으로 마주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건 곧 날 믿는다는 뜻과도 다름없었다.


“제갈가주.”


남궁환이 은근한 노기를 띄운 채, 제갈선을 불렀다.


“용봉회를 이리 망치게 한 데 대해서 따로 사과의 말씀 올리오, 추후 남궁세가가 합당한 보상을 취해줄 것이오.”

“남궁세가주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야.”


제갈선이 희미한 웃음을 띄운 채,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가문의 일이니 제갈세가는 절대 이 일에 끼어들지 않겠다는 뜻이 담긴 행동이었다.


“마지막 기회를 주마. 무릎을 꿇거라. 허면······.”

“필요없다고 말했는데.”


난 남궁환의 말을 끊어버렸다.

더 이상 들어주기 힘들었다.


“명문세가라면, 당당히 오대세가의 반열에 이름을 올린 남궁세가라면 적어도 조사는 해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저 세가의 명예가 떨어질까 급급해 이리 날 악도로 모는 행위는······저 사파들도 이러진 않을겁니다.”


내 말에 군중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대세가의 가주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인만큼 섣불리 호응은 하지 못해도, 내 뜻에 어느정도 동의는 한다는 뜻이었다.


“감히 그 입으로 세가의 이름을 함부로 논하지 말라.”


남궁환이 말과 함께, 남궁천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곧 나를 공격해도 된다는 일종의 신호였고, 남궁천은 날 향해 검끝을 겨누었다.


“순순히 사죄하고 무릎을 꿇었다면, 목숨만은 살려주었을 것이다. 허나, 그러지 않았으니 감히 남궁세가의 대공자를 사술을 익힌 사도로 몰아세우고, 끝내는 죽인 그 죄를 직접 물게 하리라.”


그 말과 함께, 남궁천은 자신의 진기를 모두 풀어헤쳤다.


“네놈이 형(形)을 일깨웠다 하여, 그것이 다 인줄 알고 오만방자하게 구는 것을 내 이미 알고 있었다.”

“난 그런적이 없는데, 이상하네.”

“끝까지 입은 살았구나.”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남궁천이 일보를 내딛었다.

극성의 창궁행룡은 단번에 일직선상의 거리를 관통하고, 그대로 내 면전에 확장되듯 남궁천의 검끝이 크게 확장됐다.

남궁천이 이렇게 직접 움직였는데도, 창궁검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들 역시 남궁세가의 일원으로 이번 사태가 얼마나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지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남궁천의 편을 들었다가는, 까딱 잘못했다간 남궁세가가 사파 취급을 받게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내 편을 들자니, 가주와 남궁천이 후에 어떤 처벌을 내릴지도 미지수였다.

즉,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란 뜻이다.

물론 이들까지 나섰으면 나 또한 상황이 더럽게 꼬일 것을 알았기에, 일부러 이런 판을 만들었다.


스릉-!


난 이내 검을 뽑아, 그대로 남궁천의 검을 쳐냈다.

같은 창궁무애검법이다.

하지만 남궁천의 경지는 보다 더 완숙했고, 수많은 변초를 가미한 채 내 사위를 완벽히 봉했다.


‘쾌검.’


전에도 느낀것이지만, 남궁천은 쾌검의 달인이었다.

창궁무애검법은 애초에 중검(重劍)의 묘리가 가미된 검술이었다.

언뜻 보자면 서로 너무도 상반된 뜻을 가지고 있기에, 남궁천의 검은 일견 무모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난 차분히 손목의 반동을 느끼며 남궁천의 검을 하나하나 주시했다.


‘변수.’


허수에 담긴 실초.

남궁천이 주로 사용하는 검세로, 무수히 찌르고 들어오는 쾌검식 사이에 한번씩 묵직하게 베고 들어오는 중검식을 대비해야 했다.

아니나다를까.


까강-!


검과 검이 부딪히며 튀는 불꽃과 함께, 남궁천의 검이 내 검면을 세차게 두드렸다.

대비하고 있었던 만큼, 묵직한 무게가 담긴 중검은 내게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


남궁천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자신의 수가 모조리 읽혔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어떻게?’


그럼에도 과연 남궁천은 경험많은 노고수답게, 당황한 내색조차 않고,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창궁무애검법의 서른여섯개 초식이 물 흐르듯, 끊임없이 이어졌다.

시간이 갈수록 점차 내가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남궁세가의 검법이었던 만큼, 초식의 자유로운 변환과 연계에 있어서만큼은 남궁천을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나만 주구장창 밀리고 있는 형국은 또 아니었다.

남궁천 역시도, 꽤나 진땀을 빼는 듯 얼굴에는 심각한 표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당연했다.

초식의 이해도에 대한 부족함을 난 흑풍대주 시절에 익혔던 검학의 무리와 그간 쌓아왔던 경험으로 메꾸고 있었으니까.


“놈.”


남궁천이 신음과 함께, 검을 비틀어 쥐었다.

단순히 검의 파지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검이 향하는 궤적은 흔들리게 된다.

어딜 노리는지 예측할 수 없게 만들어 상대의 심리를 흔들려는 천변의 수.


“이상하게 차분하구나. 또한 두터워.”


남궁천이 나직히 소리쳤다.


“검치를 상대할때도 이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이건 마치······그래, 흑풍대주. 번번히 내 모든 수가 막히던 그때 그 느낌이다.”


남궁천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들리는 말로 그가 환혼했다 하던데, 설마 네가 갑작스레 변한 이유가······그것인가?”

“······.”


나한테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였다.

난 굳이 답하지 않았다.

도리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채로 남궁천의 검격을 깎아내듯 얕게 베어갔다.

검날이 남궁천의 검끝을 타고 뱀처럼 집요하게 타고 올라갔다.

마침내는, 검의 코등이 부분을 긁었을 때 난 엄지에 힘을 줘 그대로 검을 회수했다.


핏-!


남궁천의 손등에 생채기가 생겼다.

이 모든 것이 찰나간에 생긴 변화였다.


“역시······.”


터덥-!

난 내 간격으로 딸려들어온 남궁천의 발을 걸고, 그대로 어깨로 들이받아 밀쳐냈다.

철산고의 수법.

단순한 움직임으로 남궁천과의 거리를 벌렸고, 그렇게 자유자재로 난 거리를 조절했다.


“······.”


남궁천의 손끝이 흔들렸다.

동요하고 있는 것이다.


촤악-!


물론 난 그틈을 절대 놓치지 않았다.

재빨리 휘두른 검격에, 남궁천의 손끝이 닿았다.

그의 손목에서 피가 솟구쳤고, 남궁천은 하릴없이 뒤로 밀려났다.


쩌정-!


거기서 끝이 아니다.

난 삼갑자의 진기를 남김없이 끌어올렸다.


쩌적-! 쩌저적-!!


대회장의 연단석이 그대로 깨져나가면서, 거미줄처럼 실금을 새겨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떠오른 한줄기 형상(形狀).


“가, 강기다!”

“산왕이 검강을 펼칠 수 있는 고수였다니!”


검기와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

삼갑자의 내공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며 드러난 검강은 사위에 그 존재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제왕검형.”


동시에 남궁환의 표정도 딱딱하게 굳었다.

단순한 강기공이 아니었다.

검에 깃든 제왕의 녹(摝)은 꽤 멀리 서 있는 그에게도 느껴질 정도로 대단했으니까.


철컥-!


상황이 급변했다.

제왕검형이 내뿜는 위압감은 남궁세가의 무인이라면 그 누구나 다 알 수 있을만큼 위대했으니까.

창궁검대의 금검수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들었다.

그들은 일제히 내 뒤에 시립한 채, 정확히 남궁천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


제왕검형의 등장은 창궁검대의 마음을 움직여주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마지막 기회를 드리지요, 아직도 내가 남궁상 대공자를 모함하고 나아가 남궁세가를 욕보인 악도로 보이십니까?”

“······.”


썩을대로 썩어빠졌다.

가문을 위해서 뭐든 할 수 있다는 그 마음가짐은 숭고한 것이 아니라, 매우 위험한 것이다.

그런 핑계와 명분이 주어진다면, 그야말로 세가를 위해서라면 마공도, 사술도 익힐 수 있다는 말로도, 또는 더 위험한 일을 행할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으니까.


“가문을 위해서라면, 상황을 인지하고 적당한 해결방법과 추후 재발방지를 약속했어야 합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것이 명문세가의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난 말과 함께, 천천히 오대세가의 가주들을 쓸어보았다.

한 점 부끄럼없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가주들.

저들도 과연 지금 표정처럼 한 줌 티끌없이 깨끗할까?


“그쪽은 패하셨습니다.”


백부라는 호칭도 아깝다, 존대는 더욱 아까웠다.

하지만 그래도 이건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다.


땡그랑-!


남궁천의 검이 허무하게 바닥을 뒹굴었다.

남궁천은 내 검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전에 그에게 보였던 제왕검형과는 그 수준자체가 다른 위압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는 피가 흐르는 손목을 감싸 쥐며,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내가 잘못 생각했다.”


그의 강단있던 표정이 무너져내렸다.

후회, 자책, 그 모든 것이 담긴 비참하고도 쓸쓸한 표정이었다.


“강호의 도리, 남궁이 지키던 협과 의는 모조리 죽었다.”


남궁천이 쓸쓸한 눈을 들어 남궁환을 바라보았다.


“동생도, 자중하시게. 아무래도 우리의 시대는 간 듯 하이.”


울컥-!

그 말과 함께, 남궁천의 입에서 핏물이 솟구쳤다.

스스로 혈맥을 끊어 자결을 시도한 것이다.

놀란 창궁검대가 그를 부축하기 위해 몸을 움찔거렸다.


척-!


난 그런 그들을 막아세웠다.

저것은 일종의 책임이다.

지금 그를 살려도 결국 남궁천은 평생 폐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나마 이것이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유일한 명예 한 줌 정도는 지켜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난 천천히 시선을 틀어 남궁환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 상황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잔뜩 표정을 구긴 채 날 쏘아보고 있었다.

창궁검대는 가만히 내 명을 기다렸다.

권력이 완벽히 뒤바뀐 것이다.


“추후······세가에서 보자.”


남궁환은 허망히 고개를 떨군 채, 회장을 벗어났다.

더 이상 만인의 앞에 고개를 쳐 들 면목이 없는 것이다.

이내 난 진기를 회수하고는 그대로 검을 검집에 꽂아넣었다.


“우, 우와아아-!!”

“산왕-!”

“남궁시후! 남궁시후!”


잠시 뒤, 용봉회장이 떠나가라 군중들이 함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결국 남궁천의 죽음으로, 남궁세가 자체가 잘못을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난 천천히 회장을 내려섰다.

그때였다.


“과연, 대단하더구나.”


남궁건.

남궁세가의 이 장로이자, 창룡검대를 이끄는 장본인이다.

난 이내 그의 어깨에 가만히 손을 얹었다.


“그러게요.”


꾸득-!

그리고는 어깨를 뽑아버릴 듯 강하게 움켜쥐었다.


“이제 좀 정리가 되는군요. 누가 나한테 화살을 쐈나 했더니.”

“······.”


남궁건이 차분한 눈을 들어 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안 그렇습니까? 남궁건 장로님, 아니지. 진짜 가주라고 불러드려야 하려나?”


남궁건, 내게 할 말이 아주 많을 것이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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