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wjdguswns0908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남궁대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얼죽아.
그림/삽화
얼죽아.
작품등록일 :
2022.09.23 16:10
최근연재일 :
2022.10.22 20:4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18,792
추천수 :
4,201
글자수 :
184,176

작성
22.10.18 21:04
조회
4,017
추천
107
글자
12쪽

30화.

DUMMY

30화.



서부객잔.

용봉회 기간동안 제갈혜와 창룡검대가 머무는 숙소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었다.

다른 후기지수들처럼, 제갈세가 내부에서 지내도 상관은 없었지만 남궁혜는 다른 후기지수들과 어울릴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그녀는 사실 심각한 일 중독자였기 때문이었다.


“으흠.”


남궁혜는 기분 좋게 객잔으로 들어섰다.

남궁건 장로님이 창룡검대 두 개 조의 지원을 요청하셨기에 모두 내어주고 온 터였다.

잠깐이지만, 나름 자유시간이 생겼다는 뜻이기도 했다.


자리에 앉아 간단히 식사를 주문한 남궁혜는 곧장 생각에 잠겼다.


‘괜찮을까?’


사실 오늘 새벽을 기해, 안휘성 본가에 다녀온 터였다.


‘왜 그런 부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남궁혜는 가만히 남궁시후의 모습을 떠올렸다.

자신보다 두 살 어린 남동생이다.

비록 배가 다른 이복동생이었지만, 사실 그녀에게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치 않았다.

남궁시후뿐만이 아니었다.

남궁혜는 다른 형제들에게도 별반 관심이 없는 편이었다.


물론 얼마전까지는 그랬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 남궁시후는 점차 한심한 쓰레기 같은 존재로 각인되어 갔다.

이유는 명백했다.

무가에서 사지 멀쩡히 태어난 남궁시후는 무공수련을 하지 않았다.

또한 학문이나 교양도 쌓지 않고, 허구헌날 방에 틀어박혀 밖을 나오는 일이 매우 드물었다.

여러번 찾아가기도 했었지만, 그때뿐 남궁시후는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쓰레기 그 자체였다.

무림에 한줄기 역사를 남기라는 것도 아니었고, 협객이 되어 정파무림을 빛내라는 것도 아니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무인이라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무(武)로써 증명해야 함이 마땅하지 않냐고.

하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죽어버린 눈빛을 마주했을때는, 남궁혜도 지쳐 결국 포기했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남궁시후가 달라졌다.

그것도 너무도 짧은 시간안에.


‘모든걸 숨기고 있었던걸까? 그 야망을? 세가의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거야?’


소름이 돋았다.

남궁시후가 달라졌기에, 그녀 또한 남궁시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평생 달라지지 않았다면 절대 이런 마음을 가질 일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똑똑.


그때였다.

누군가 남궁혜가 앉은 자리의 탁자를 손으로 두드렸다.

남궁혜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앞을 쳐다보았다.


“누구······?”


누군가 그녀의 앞에 앉아 해맑게 미소짓고 있었다.

남궁혜의 물음에도 그 사내는 그저 웃기만 할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남궁혜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필 오늘 남궁세가의 표식이 새겨진 무복을 입지 않았다.

어딜가나 치근대는 그런 부류라고 생각한 남궁혜는 상대를 향해 정중히 가달라고 부탁하려 했다.


“남궁혜. 맞지?”

“······.”


단순한 한 마디인데 남궁혜는 순간 숨이 멎는 듯 했다.

순수한 살기, 제대로 벼리지 않은 살기가 오롯이 남궁혜를 향해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누구냐고 재차 묻고 싶었으나, 그녀의 입조차 움직이지 않았다.


“맞네.”


사내는 확신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남궁혜를 향해 손을 뻗었다.


“아쉽지만, 계집의 몸이라도 내 특별히 취해주지.”


그가 손을 뻗은 그 순간, 코끝을 스치는 비릿한 피냄새에 남궁혜의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미혼향.’


객잔안에 풍기는 이 미묘한 냄새.

앞에 앉은 이 사내가 뭔가 수작을 부린 듯 했다.


우우웅-!


그녀는 창궁대연신공을 운용해, 빠르게 일주천을 끝마쳤다.

그 덕에 내부에 침투하려던 미혼향의 잔재를 그나마 몰아낼 수 있었다.


“오, 대단한데?”


사내가 히죽 웃었다.


“너, 누구야.”

“말하면 네가 알까?”


사내의 말에 남궁혜는 천천히 기감을 넓혔다.

객잔 내부에 살아 숨쉬는 모든 것이 죽어 있다.

그것을 파악한 순간, 남궁혜의 손이 천천히 검이 매달려 있는 허리춤으로 향했다.


“그러게, 채화 그년을 왜 빼돌린거야? 사람 귀찮게······그냥 내버려두었으면 이렇게 날 만날 일도 없었을 것 아니야.”


사내는 고개를 저으며 나른하게 소리쳤다.

검을 뽑지 말라는 무언의 신호였다.

굳이 사내가 그렇게 신호를 주지 않아도 남궁혜는 검을 뽑을 수 없었다.

검을 뽑는 순간 목이 잘릴 거라는 팽배한 긴장감이 전신을 굳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남궁시후란 놈. 어디서 튀어나온걸까?”

“걘, 내 동생이야. 어디서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남궁세가의 직계혈통이란 뜻이지.”


남궁혜가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감히 남궁세가의 직계를 건들고도 무사할 성 싶냐는 뜻의 협박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치 남궁세가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그는 무심하게 툭 말을 내뱉었다.


“그러니까, 그 대단하신 남궁세가의 직계혈통께서 감히 내 뒤를 잡았다는 거잖아? 그렇지?”

“그게 무슨······.”

“아아, 아직 거기까지는 모르는 모양이네. 다행인가? 아니지, 어차피 넌 죽을테니까 필요 없겠구나.”


사내는 그리 말함과 동시에, 남궁혜를 향해 섬전처럼 손을 뻗었다.

그것을 보고도 남궁혜는 그의 손을 피할 수 없었다.

남궁혜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질끈 두 눈을 감았다.


‘죽는다.’


아무런 대항도 못 해보고 이렇게?

너무도 허무했다.

오만가지 생각이 주마등처럼 순식간에 흘러갔다.


그때였다.


콰직-!


섬뜩한 파육음과 함께, 익숙한 기운이 느껴졌다.

남궁혜는 질끈 감은 눈을 다시 떴다.


“이 시체새끼, 드디어 잡았네.”


마치 불길이라도 번진듯한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의 남궁시후가 탁자위에 쭈그리고 앉아, 상대의 주먹을 잡고 그대로 으스러뜨리고 있었다.


* * *


서부객잔.

눈 앞에 보였다.

난 곧장 속도를 높혔다.

상대의 모습, 그리고 눈을 감은 남궁혜의 모습이 보였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녀가 아직 죽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객잔 내부는 처참지경.

모든 사람들이 다 피를 토하며 죽어 있다.


으득.


난 단숨에 모든 진기를 해방했다.

폭발적으로 튀어나간 신형은 반호흡만에 상대의 면전 한치 앞까지 당도했다.


“잘 있었냐?”


난 익숙한 기파의 향연에 미소를 머금고 상대의 주먹을 그대로 으스러뜨려버렸다.

하지만 상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당연했다.

저 몸도 제 몸이 아닐테니까.


“그렇군, 네가 남궁시후로군.”


귀기가 일렁이는 눈빛으로 자리에서 일어선 사내는 날 보며 처음으로 표정을 굳혔다.

진기를 모조리 풀어헤친, 지금의 나는 남궁천과도 충분히 필적한다.


쾅-!


난 가볍게 진각을 밟았다.

창궁대연신공의 기운이 다리를 통해 사방으로 터져나갔다.


쩌정-!


대지가 음푹 패여 들어갔다.

동시에, 객잔 전체가 뒤흔들렸다.


“호오, 기운 자랑인가?”


상대, 사망곡주가 비릿한 웃음과 함께 내게 달려들었다.


“화살을 쏜 것이 네 놈이 아니구나.”


난 이내 기감을 널리 확장시켰다.

날 향해 화살을 쏜 상대는 이 자식이 아니다.

다른 누군가가 또 숨어 있다는 말도 된다.


“화살? 무슨 화살?”


사망곡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반응은 조금 의외였다.


“이것 참, 일이 어렵게 됐네. 네가 어떤 놈인지 좀 보려고 했는데.”

“왜? 또 몸을 뺏어서? 그렇게 기생한 채 내 곁에 들러붙어 볼려고?”


난 말과 함께, 슬쩍 남궁혜를 한차례 훑었다.

다행히 상태는 멀쩡해보인다.

사망곡주의 ‘사망회귀(死亡回歸)’는 몸 자체를 빼앗는 사악한 사술이었다.


“헌데, 조금 늦은 것 같은데?”

“······!”


사망곡주가 삐딱하게 고개를 쳐들고는 피식 쪼개기 시작했다.

난 황급히 남궁혜를 돌아보았다.


“향을 맡았나?”


만약 망혼약에 당했다면······낭패다.


“향이라면······몰아냈어. 미혼향을 쓴 것 같아.”

“미혼향이 아니야, 제기랄.”


난 이내 인상을 찌푸렸다.

단 반푼만 들이켜도 망혼약의 효과는 돌기 시작한다.

몰아냈다고 해도 그건 단순히 몰아낼 수 있는 수준의 약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나조차 치료법을 몰라 동창에 그 광인들을 맡겼을까?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가? 조금만 마셨다면······.’


난 황급히 남궁혜의 손을 낚아채, 맥을 짚었다.

일정한 심장의 고동소리를 느끼며, 난 이내 그녀의 손바닥 노궁혈을 통해 내 진기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이잇, 무슨······.”

“쉿.”


난 그녀를 입을 막고 빠르게 기운을 주입시켰다.

어쩔 수 없었다.

애꿎은 그녀를 죽게 놔둘수는 없었으니까.


화륵-!


가공할 마기가 순식간에 남궁혜의 전신을 잠식해버렸다.

경악으로 물든 남궁혜의 표정을 애써 무시한 채, 난 서둘러 손을 뗐다.


단 찰나간이지만 내 마기는 똑똑히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남궁혜 정도의 경지로는 긴가민가 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다.

저 소림사의 장문스님이라던 땡중도 이 마기를 제대로 식별해내지 못했으니까.

어쨌든 의심은 살 지언정, 그녀를 확실히 살릴 수는 있다.


“운기해. 기운이 알아서 망혼약을 태워버릴거니까.”


난 그 말과 함께, 천천히 사망곡주를 향해 돌아섰다.

남궁혜는 운기에 빠져들었고 사망곡주는 이 상황을 즐기듯, 가만히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아쉽네. 덤볐으면 날 잡을수도 있었을텐데.”


내 말에 사망곡주가 고개를 저었다.


“덤볐다가는 내가 죽었을 것 같은데?”

“그나마 가능성이라도 있었겠지. 지금은······넌 절대 도망칠 수 없게 됐으니까.”

“그러네. 확실히 그래.”


사망곡주는 끝까지 태연했다.

대체 뭘 믿고 저리 태연할까?


“내 눈에는 보이거든. 너 또한 죽은자구나?”

“······.”


사망곡주가 환하게 웃었다.

이내 그의 전신에서 검은 기류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형상화된 기파는 그의 경지가 어떠한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실체나 다름없었다.

그가 날 향해 손을 뻗었고, 그 검은 기류는 내 전신을 옭아매기 시작했다.

난 그가 하는 모습을 모조리 지켜봤다.


“큭큭큭, 결국 죽은자의 혼백은 내 ‘사망제령’의 말을 듣게 되거든. 그러니까 난 굳이 도망칠 필요가 없단 말이야.”

“······.”


그 말과 함께, 내 전신을 옭아맨 검은 기류가 내 전신으로 흡수되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마치 뭔가를 시험해보려는 듯, 사망곡주가 번쩍 손을 들었다.

난 그런 그를 따라 같이 손을 들어주었다.

날 조종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듯 했다.

몇 번이고 그런 행동을 반복하던 사망곡주의 표정이 돌연 딱딱하게 굳었다.


“······뭐 하는거지?”

“놀아주는건데.”


날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저 병신의 행동을 따라해봤을 뿐이다.

과연, 속지는 않는다.


“다 끝났냐?”

“어, 어떻게······내 사망제령의 구속을 벗어날 수 있는건······흑풍대주밖에는 없었는데!”

“그러게. 하필이면······.”


난 이내 검을 비틀어 쥐었다.

그가 알아볼 수 있게.


“처, 처, 천마······.”

“쉬잇.”


난 가만히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댔다.

입 닥치란 소리였다.

경악을 금치 못한 채, 사망곡주가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네, 네놈이! 흐, 흑풍대주였구나! 이런 제기랄!”

“오호, 이제 알았네.”


콰직-!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난 그대로 놈의 심장에 검을 찔러넣었다.

낡은 철검이 무섭게 진동하고, 사망곡주의 전신이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끄, 끄윽······.”


시꺼먼 기류가 마치 더러운 오물이 섞인 폐수처럼 끈적하게 흘러내렸다.

얼마나 많은 혼을 집어삼켰기에, 잔류하는 기운의 색마저 저리 탁할까.


“자, 그럼······.”


단 일검에 사망곡주를 처리한 나는 남궁혜를 향해 돌아섰다.

다행히 그녀는 운기에 집중하느라 아무것도 보지 못한 상태였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내게 화살을 쏜 그 살수놈을 잡아내야 할 시간이었다.


‘어쩌면······.’


어쩐지 누가 그랬는지, 대충 알 것도 같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남궁대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공지 +2 22.10.23 1,419 0 -
공지 휴재 공지(10/11) +2 22.10.11 938 0 -
공지 연재 시간 변경 22.10.10 3,419 0 -
35 34화. +8 22.10.22 3,782 103 12쪽
34 33화. +8 22.10.21 3,588 97 12쪽
33 32화 +6 22.10.20 3,654 102 11쪽
32 31화. +7 22.10.19 3,826 109 12쪽
» 30화. +8 22.10.18 4,018 107 12쪽
30 29화. +5 22.10.17 4,188 103 11쪽
29 28화. +7 22.10.16 4,417 96 12쪽
28 27화. +6 22.10.15 4,634 101 12쪽
27 26화. +8 22.10.14 4,738 108 12쪽
26 25화. +6 22.10.13 4,853 103 12쪽
25 24화. +6 22.10.12 4,881 111 12쪽
24 23화. +6 22.10.10 5,342 108 12쪽
23 22화. +6 22.10.09 5,554 114 12쪽
22 21화. +7 22.10.09 5,619 116 13쪽
21 20화. +5 22.10.08 5,589 105 12쪽
20 19화. +8 22.10.08 5,882 109 12쪽
19 18화. +8 22.10.07 5,908 120 12쪽
18 17화. +6 22.10.06 6,224 123 13쪽
17 16화. +7 22.10.05 6,349 117 13쪽
16 15화. +6 22.10.04 6,593 111 12쪽
15 14화. +7 22.10.03 6,827 132 12쪽
14 13화. +6 22.10.02 6,814 128 12쪽
13 12화. +6 22.10.02 7,095 128 12쪽
12 11화. +5 22.10.01 7,187 130 12쪽
11 10화. +5 22.10.01 7,359 140 11쪽
10 9화. +6 22.09.30 7,374 137 12쪽
9 8화. +7 22.09.29 7,464 13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