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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jdguswns0908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남궁대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얼죽아.
그림/삽화
얼죽아.
작품등록일 :
2022.09.23 16:10
최근연재일 :
2022.10.22 20:4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18,795
추천수 :
4,201
글자수 :
184,176

작성
22.10.13 22:00
조회
4,853
추천
103
글자
12쪽

25화.

DUMMY

25화.



“우와아아아-!”


제갈세가 전체가 떠들썩해졌다.

용봉회의 예선전이라 할 수 있는 중소방파 후기지수들의 비무장.

그 곳에서 너무나도 거물급 인사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나선다면, 어떨까.”


고요한 외침과 함께, 나타난 사내는 검붉은 무복을 걸치고 있었다.

그 무복의 왼쪽 가슴에는 팽가를 상징하는 팽자가 박혀 있었다.


“팽지혁 공자다!”

“벌써부터 결승전이냐고! 산왕! 대단하다!”

“전 용봉회 우승자라니······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고!”


군중들의 함성소리는 마치 하늘마저 뚫어버릴 듯한 기세를 담고 있었다.

그만큼 팽지혁의 등장은 너무도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다름아닌, 예선전에서 말이다.


“흠, 의외군.”


난 실망을 금치 못했다.

사실, 남궁환이나 다른 장로들이 등장하기를 바랬다.


왜냐?

난 나를 알고 있는 놈이 남궁세가 내부에 숨어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내가 산적질을 했었던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놈을 끄집어 내기 위한 물밑작업이 가장 용이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너희 팽가도 한 통속이다.’


하지만 마냥 나쁜 상황인것만은 아니었다.


팽가.

놈들도 내 죽음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만약의 일에 대비해 주요 지휘부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팽가 무사들의 고유한 기운은 잊을래도 잊을수가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투박하고 거칠다. 산 중의 맹수처럼.’


기운의 흐름.

들숨과 날숨의 절묘한 배합아래 배어나오는 그 숨결에는 호흡법의 구결이 가르치는 묘리가 그대로 숨어있다.


팽가 역시도 흑풍대주의 죽음에 관여는 했겠지만, 이들이 대가리는 절대 아닐 것이다.

그저 끌려다니는 머저리들.

애초에 생각하기를 포기한 채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멍청한 족속들이다.

라는 것이 사실 세인들의 평가였다.


하지만 그런 싸움밖에 모르는 멍청한 머리로 어떻게 오대세가의 한 좌를 차지할 수 있었겠나?

난 그것이 오히려 팽가가 때를 위해 숨겨놓은 이빨이라고 생각했다.

모름지기 선입견으로 눈을 가려두고, 이빨을 갈고 닦는다면 그것만큼 결정적인때에 날카로운 치명적인 수는 다시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냥 나가래서.”


하지만 여러모로 팽지혁은 절대 아니다였다.

그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의 박도를 이리저리 휘둘렀다.


“남궁상, 그 자식도 아니고 이런 풋내기라니······빨리 끝내자.”


팽지혁은 거만한 표정으로 날 내려다봤다.

큰 키에 떡 벌어진 어깨, 턱선도 날카롭게 잘 빠진 것이 여인들에게 인기 꽤나 많게 생겼다.

난 망설임 없이 다시 돌아섰다.


“기권한다니까요?”


내 거듭된 요청에 서태평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가주들을 향해 다가가 뭐라고 속삭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넌 무인으로서 자존심도 없는가? 아무리 질 것 같아도 그렇지.”


오만한 눈빛의 팽지혁이 눈치도 없이 뇌까린다.

한 대 쥐어박아주고 싶기는 하지만······애석하게도 저놈은 남궁상보다도 약했다.


그렇게 생각할때였다.


- 싸우시지요.


내 귓가로 누군가의 전음이 흘러들어왔다.

난 황급히 단상위를 둘러보았다.


‘천리전음.’


아무도 나에게 집중하지 않고 있다.

그러자 계속해서 전음이 귓가로 스며들어왔다.


- 찾아보셔도 소용없습니다. 절 끄집어 내고 싶으셨겠지만, 전 나갈 생각이 없거든요.


어떤 놈인지 알아야 답문이라도 보낼텐데, 이 자식 철두철미하게 기세를 감추고 전음을 보내고 있다.


전음입밀의 상위단계인 어기전성.

그보다 더 위의 경지인 천리전음은 단 반푼의 호흡으로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최대 천리 이상까지도 전음을 보낼 수 있다고 전해진다.


즉, 지금 내게 전음을 보내고 있는 상대는 그만한 고수라는 뜻도 된다.


- 팽 공자와 싸우시지요. 그렇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실수도 있습니다.


무슨 뜻일까?

내가 원하는 결과는 놈의 얼굴을 보는거다.

난 이내 검을 들어 허공에 아닐 부(不)자를 그렸다.

상대의 뜻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뜻의 대답이었다.


- 제 도움이 필요하실겁니다. 복수······를 위해서라면.


복수.

달콤한 말이다.

혹자는 말한다.

진정 베고, 찌르고 모조리 죽인다 한들, 그것으로 속이 시원해지겠느냐고.

설령 속이 시원해져서 얻는 것은 뭐냐고.


‘개소리.’


진짜 제대로 된 개소리다.

당했으면 갚아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통쾌해질때까지 백번, 천번 찔러주고 베어준다.


그것이 내 방식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내 방식에 남의 도움은 끼어있지 않았다.


화륵-!


뜨거운 양강지기가 전신을 태울 듯 후끈 달아올랐다.


‘새끼, 잘 걸렸다.’


놈은 모습을 감췄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림없다.


“저, 저······.”


군중들은 읽지 못했다.

내 앞에 있는 팽지혁조차 모른다.

하지만 가주들이 앉아 있는 단상에서 웅성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군중석에서 이쪽과 가장 가까이 앉아 있던 검치, 이중걸 역시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내쪽을 바라봤다.


당연한 반응이다.


‘무령신공.’


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유형화된 기파가 넘실대며 주변에 자욱한 살기를 자아냈다.


“의기상인!”


이중걸의 외침, 그리고 남궁천의 경악.

이어서 가주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무령신공은 정종도가의 무공도, 사파의 사공도 아니다.

그렇다고 마교의 마공도 아니며, 혈교의 혈공도 아니다.

그렇기에 읽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그렇기에······.


“이 노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테고.

당황한 팽지혁이 황급히 도를 꺼내 전방을 가렸다.


터덕-!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신형이 쭉쭉 뒤로 밀려나갔다.

유형화된 기파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그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남궁천은 기세를 일으켜 군중을 보호하고.

난 이내 모든 진기를 두 눈에 집중시켰다.


‘천관안(天貫眼).’


하늘조차 꿰뚫는 눈.

황실서고에도 최상위에 등재된 무공으로, 이것에는 지독한 부작용이 존재한다.

바로 자주 사용하면 할수록 실명이 될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천관안을 시전한 이유는 너무도 명백했다.


‘보인다.’


내게 천리전음을 시전한 자.

그자의 반푼 호흡을 읽어내기 위함이었다.

잔존한 기류는 군데군데 끊어져 흔적을 지워가고 있었다.


파슷-!


하지만 그 끝은 명백히 잡아냈다.

애시당초, 하늘이 아닌이상 이 눈을 절대 속일 수 없다.


텅-!


마치 알아차리기라도 했는지 검은 복면을 깊게 눌러쓴 누군가가 달아나기 시작했다.

제갈세가의 담장을 밟고, 일 보에 수십여장을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콰직-!


난 가볍게 일보를 내딛었다.

단상을 장식한 연단석이 두부 으깨지듯 잘게 부서지고,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거력이 두 다리에 집중됐다.


크오오오오-!


창궁을 수놓은 거대한 한 마리 용이 성난 일갈을 내뱉고.


‘창궁행룡.’


남궁세가의 비전절기, 창궁행룡이 발동됐다.


파츠츠-!

내 신형은 잔상을 남기며 그대로 놈의 뒤를 쫓기 위해 튀어나갔다.


“이형환위!”

“사, 산왕이 엄청난 고수였다니!”


놀란 군중들의 외침을 뒤로 한 채, 나는 그렇게 놈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군중들은 용의 잔상을 보지 못한 듯 했다.


* * *


파밧-!


그때였다.

내가 놈의 뒤를 쫓기 위해 몸을 날렸을 때, 사방에서 검은 그림자가 튀어나갔다.


‘한 놈이 아니다?’


치밀하게 준비한 듯 싶었다.

완벽을 기하기 위해, 또한 도주할때를 대비해 같은 패거리들을 숨겨둔 듯 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진짜일까?


‘다 잡아버리면 그만.’


츠츠-!

뽑혀 나온 검을 반쯤 회전시켰다.


‘창궁무애검.’


스물 일곱 번째 초식.


‘창룡출해(蒼龍出海).’


하늘을 수놓던 용이 내뿜는 성난 포효에 대지가 거친 풍랑이 이는 파도처럼 쩍쩍 갈라졌다.


콰과과가가가-!!


세 갈래로 뻗어나온 검기의 파편들이 검은 야행복을 걸친 채, 도주하는 놈들의 무방비한 후미를 거침없이 잠식했다.


촤악-!


핏물이 튀고, 세 놈이 그대로 검기에 직격해 허공을 날았다.

하지만 아직 한 놈이 남았다.

가장 먼저 내게 기척을 들키자마자 도망친 놈이기도 했다.

난 허공에서 그대로 몸을 틀어, 다시 놈을 향해 검기를 흩뿌렸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내 검기는 놈에게 닿지 않았다.


“이런 씨······.”


화가 치솟았다.

기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려봤지만, 이미 감지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 같았다.


“너무 성급했어.”

“네 이노옴-!!”


그리고 성난 표정과 함께, 등장한 남궁천이 일갈을 내질렀다.


“용봉회를 이따위로 망치다니! 네 놈더러······.”

“거, 진짜 짜증나게.”


안 그래도 열받아 죽겠는데,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대는 남궁천이 곱게 보일리 없다.


“네 놈이······정녕 죽고 싶은게로구나.”


남궁천이 피워올린 스산한 살기가 살갗을 저미듯이 날카롭게 찔러 들어왔다.

난 그에 아랑곳않고 남궁천을 노려봤다.


내가 똑바로 눈을 마주쳐오자, 남궁천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는 단번에 검을 뽑아들고 날 정확히 겨누었다.


“꿇거라. 그리하면······.”

“나······지금은 산왕입니다. 그쪽이 아는 남궁시후가 아니라······산왕이라고.”

“아무래도 내 오늘 네 놈의 그 싸가지없는 언행을 단단히 고쳐주어야 할 듯 싶구나.”


철컥-!


나도지지 않았다.

그가 검을 겨누었다면, 나 역시 겨눈다.

남궁천이 피워올린 살기와, 내가 끌어올린 기세가 허공에서 서로 맞부딪혔다.

무형의 기운이 서로 얽혀 주변 대기마저 야금야금 갉아먹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리되자, 오히려 놀란쪽은 남궁천이었다.


‘언제······이렇게 성장했던가.’


불과 석달전에 세가에서 봤을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연락을 끊고 사라진 뒤 남궁시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것도 자신이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안휘패도제왕성.”


남궁천은 그제야 소문이 거짓이 아님을 깨달았다.


“보이거라.”


남궁천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싫은데요.”


난 대번 고개를 저었다.

당연했다.

내가 찾던 놈이 남궁세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다.

놈의 특별한 반응을 위해 일부러 소문을 퍼트렸건만, 쓸모가 없게 되어버렸다.

분명 놈이 도망친곳은 군중들 틈에서였다.


그렇기에 그 놈을 뒤쫓을 때 분명 충분히 확인했다.


‘형제들은 물론, 가주들도 모두 자리에 있었다.’

“그렇다면······.”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남궁천의 행동은 시작됐다.

그의 발이 움직이는가 싶은 그 찰나, 그는 한줄기 진한 궤적을 남기며 그대로 내게 쇄도해왔다.


텅-!


난 검을 세워 그대로 남궁천의 검을 막아냈다.

부딪힌 검을 통해 막대한 충격이 전해졌다.


“꿇어라.”


남궁천의 검격이 물 흐르듯 이어졌다.

남궁가의 기본검식, 창궁무애검법.

도합 서른여섯개의 초식이 숨 쉴 틈 한번 주지 않고 미친속도로 내게 찔러들어왔다.


‘쾌검.’


남궁천의 검술.

이미 경험해봤기에 그 대응법 또한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군.’


이대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간다면, 결국 남궁천은 끝까지 내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렇다면······방법은 하나다.


“어쩔 수 없군요, 기꺼이 보여드리지요.”


콰드드득-!!


대기의 흐름이 달라졌다.

불어오던 잔잔한 미풍이 이내 역천한 채, 광풍으로 변모하고.

휘날리는 앞머리 너머 남궁천의 전신이 사로잡혔다.


크오오오-!


거대한 창룡이 허공을 수놓는다.

난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쉴새없이 검을 휘둘렀다.

당연 남궁천은 내 검을 담담히 받아쳤다.

하지만.


“······!”


남궁천의 표정이 일순 딱딱하게 굳었다.


콰득-!


허공을 유영하던 창룡은 어느새 여의주를 손에 쥔 채, 오만한 눈빛으로 권좌에 올라앉아 사위를 쓸어보고.

이내 용의 사나운 앞발이 그대로 남궁천을 그대로 덮쳐갔다.


“창궁무애검······최종 오의.”


콰창-!

검기를 부수고 드러난 시퍼런 검의 형상은 대번 주위를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제왕검형(帝王劍形).”


찬란한 제왕의 별이 떠올랐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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