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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소진의 서재

나만의 길을 가는 탑솔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김영한
작품등록일 :
2021.03.10 17:47
최근연재일 :
2021.04.02 13:45
연재수 :
3 회
조회수 :
422
추천수 :
4
글자수 :
11,797

작성
21.04.02 13:45
조회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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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01. 트롤? 맞트롤! (3) (완결)

DUMMY

타앙!


“으으윽! 거기 서라, 티머!”


거대한 젤리 덩어리인 브이는 연신 제 몸에서 젤리를 한 덩어리씩 떼어 엄청난 속도로 이리저리 던졌다.


그리고 그 젤리가 뭔가에 부딪히는 순간······ 하나, 둘, 셋을 세면······.


쾅! 우지끈!


강종수는 제 키보다 10배는 더 커보이는 거대한 나무가 쓰러지자 다급히 옆으로 몸을 날렸고, 동시에 땅바닥을 재빠르게 뒹굴었다.


“그만 좀 쫓아와!”

“흐흐흐······ 누구 맘대로!”


분명 브이는 인게임 내에서 ‘원거리 딜러’로 유명한 캐릭터.


하지만 녀석은 지금 중세 기사 뺨치는 판금갑옷을 젤리 위에 걸친 채 날아드는 탄환을 죄다 도탄시켜 버렸고, 이에 강종수는 힘겹게 쏘고, 튀고, 피하고를 반복하며 마치 PRI 교장에 온 것 같은 기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씨발, 어떤 새끼가 원딜한테 람보르기니의 예언을······! 으악!”


콰앙!


이번에 날아든 지연폭탄 젤리는 거의 티머의 코앞까지 날아들다가 아슬아슬하게 옆으로 비껴 떨어지며 폭발.


강종수는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며 다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고, 이에 참다못한 엘프 전사 하나가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헥······ 헥!”

“채, 챔피언님! 제발 뭐라도 좀 해보십쇼!”

“입 닥쳐, 말포이! 아······ 이게 아니고, 하여간 나 보고 어쩌라고······!”

“그거 있지 않습니까! 티머 하면 그······!”

“꿀버섯······!?”


정신없이 달리던 강종수는 돌연 머릿속을 스치는 묵직한 종소리를 들으며 돌연 걸음을 멈춰세웠다.


“그래! 전차를 만났을 땐, 자고로 대전차 지뢰를 써야 한다고 했어! 분명 좋은 전차는 죽은 전차뿐이라 했을 지어니······!”


그리고 강종수는 다급히 방독면을 꺼내듯 왼쪽 옆구리에 매달린 가방 똑딱이를 왼손으로 뜯어내며 열었고, 오른손으론 커다란 꿀버섯 하나를 쥐어들었다.


“츄릅······. 이거 맛있어 보이는데······.”


강종수는 저도 모르게 꿀 향기가 나는 듯한 버섯의 압도적인 비쥬얼에 잠시 시선을 빼앗겼지만, 이내 그는 침을 꿀꺽 삼키며 다급히 버섯을 판금갑옷 입은 젤리 덩어리를 향해 던졌다.


“전방 티머탄 투척!”

“어······. 어······!?”


다만 사격 만발 포상휴가를 기대케 하던 티머의 놀라운 사격 솜씨와는 달리, 꿀 향기가 감돌던 버섯은 그 젤리 괴물 앞쪽에서 자신을 뒤따르던 수인족 전사의 몸통에 정확히 명중.


그리고 그 수인족 전사와 눈이 마주친 강종수는 입만 벌린 채 잠시 말을 잊었고, 그렇게 1,000년 같은 1초가 반복되던 정적은 마치 필생의 원수라도 만난 듯한 녀석의 독백으로 깨지고 말았다.


“······씨발, 이 개트롤 티머 새ㄲ······.”


그리고 수인족 전사의 몸에 부딪혔던 버섯이 바닥을 뒹굴기가 무섭게 숲속 어디선가 기차 뺨치는 속도로 달려나온 거대한 털 덩어리.


콰아아아아앙!


그 털 덩어리는 단숨에 수인족 전사를 뭉개버렸고, 동시에 바닥에 떨어진 꿀버섯을 주워 제 입으로 꿀꺽 털어넣었다.


“그······ 그레즐리 베어?”

“크르르르······.”


이에 티머는 그가 예상했던 ‘폭발’이 아닌 거대한 곰의 출현 앞에 잠시 얼에 빠졌고, 마찬가지로 도망치던 숲 진영 병력과 추격하던 인간 진영 병력 모두 걸음을 멈춘 채 잠시 서로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눈치게임 시작! 일!”

“······채, 챔피언님?”

“······씨발.”


강종수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입에서 튀어나온 숫자놀이에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리고 천천히 그를 향해 시선을 옮기는 거대한 그레즐리 베어.


그 흉악한 눈빛과 덩치 앞에 강종수는 잠시 눈을 부릅뜨며 녀석과 눈싸움을 벌이다가, 문득 코끝을 간지럽히는 바람결에 힘껏 숨을 들이마시고 거세게 내뱉었다.


“에이취!”


그러자 네 발로 서있던 그레즐리 베어가 서서히 그 몸을 일으키며 두 발로 서더니, 이내 그를 향해 맹렬한 맹수의 표효를 토해냈다.


“크와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리고 뒤이어 밀려오는 강렬한 이명.


이에 채 10명도 남지 않은 숲 진영 전사들은 점심 나가서 먹을 것 같은 표정으로 거대 그레즐리 베어를 멍하니 바라봤다.


이로서 위기에 봉착한 강종수는 본능적으로 자신도 현재 같은 곰인 ‘티머의 몸’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조심스레 손가락을 들어 저 뒤의 젤리 괴물을 향해 콕콕 찌르는 시늉을 반복······.


“크르르르······.”


······해봤지만 안타깝게도 거대 그레즐리 베어는 여전히 그에게로 시선 고정!


결국 최후의 수단을 써야 함을 직감한 강종수는 다시 한번 가방에서 비장의 무기를 꺼내어 들었다.


“편각 삼둘백! 사각 삼팔칠공! 넷 포 사격 준비 끝! 좋아, 전포대 준비······ 쏴!”


후우웅! 퍽!


그리고 꿀 향기를 품기며 날아간 꿀버섯은 다행히 강종수가 전보다 좀 더 위쪽을 향해 던진 터라 이번에는 정확하게 젤리 괴물이 머리에 명중했다.


번쩍!


이에 거대 그레즐리 베어의 시선이 180도 후방으로 서서히 회전하자 양쪽 진영에 속한 이들은 삽시간에 희비가 교차했다.


“에이, 괜찮아. 그럴 수 있어. 하필 너희들 상대가······ 나잖아?”

“크와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 그레즐리 베어는 티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판금갑옷을 걸친 젤리 덩어리에게 달려들더니 단숨에 짓밟아 녀석을 단번에 부숴버렸다.


이에 강종수는 본능적으로 재빠르게 꿀버섯 배낭을 닫은 뒤, 뒤로 돌아 낮은 포복을 유지한 채 서서히 후방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브, 브이님······!”

“씨발, 도망쳐!”

“이 겁쟁이 놈들! 지금 어디로 도망가는 거냐! 빨리 너희들 자리로 돌아가지 못······ 으아아악!”


그리고 사방에 맴도는 꿀 향기에 점심 나가서 먹고 싶어진 거대 그레즐리 베어는 미친 듯이 날뛰며 빠르게 인간 진영 병사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이에 숲 진영 전사들은 잠시 넋 놓고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이내 바닥을 조심조심 기어서 도망치는 티머를 발견.


그리고 그들은 일제히 낮은 포복의 미학을 깨우쳤다.


“으아아아아악!”

“아, 안돼······! 얼마면 돼! 얼마면 되냐고! 그깟 버섯 내가 열 배는 더 많이 구해줄 수 있······! 으아아아아아악!”

“흥, 꿀버섯은 오직 티머만이 딸 수 있다고. 이런 돈밖에 모르는 부루주아 세력의 노예들······.”


그렇게 강종수를 비롯한 숲 진영 병사들이 인간 진영 병사들의 비명소리를 BGM 삼아 도망치기를 한참.


어느덧 저 멀리서 들려오던 비명 소리는 어색한 침묵으로 바뀌어 버렸고, 울퉁불퉁한 바닥에 박혀있는 크고 작은 돌들 때문에 낮은 포복을 하다 팔다리가 죄다 까진 숲 진영 전사들은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워 쥐 죽은 듯 휴식을 취했다.


“야······ 갔어?”

“그런 거 같은데?”

“쉿! 여기서 해치웠나라고 하는 새끼 있으면 바로 내가 쏴죽인다! 마지막 구호하는 새끼도 반드시 죽일 거야! ······앗!”


그렇게 병사들을 윽박지르던 강종수는 갑자기 커다란 나무 뒤에 몸을 숨긴 채 검지 손가락을 입술 위에 올려놓았다.


이에 놀란 숲 진영 전사들 역시 일제히 숨을 죽이며 다급히 주변의 엄폐물 뒤로 몸을 숨기기 시작.


그리고 침묵이 감도는 가운데, 아까 티머에게 무시무시한 버섯의 존재를 알렸던 엘프 전사가 슬금슬금 바닥을 기어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티, 티머님. 뭐가 또 옵니까?”

“아니.”

“그럼 왜······.”

“아까 내가 ‘해치웠나······?’라고 했을 때 못봤어?”

“아······.”


엘프 전사는 다소 납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몇몇 숲 진영 병사들은 소리 없이 얼굴을 자유자재로 변형시키며 강종수를 향해 온갖 쌍욕을 퍼부어댔다.


‘그러게, 그냥 갔다고 하면 될 걸 왜 해치웠냐라고 하지말라고 해서······!’


그리고 강종수와 숲 진영 전사들은 한참을 숨죽인 채 대기해던 도중,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거짓말처럼 나타나 소리 없이 주위를 배회하는 거대한 그레즐리 베어.


이에 강종수를 비롯한 숲 진영 병사들은 하나같이 숨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하면서 기도비닉을 유지했고, 어느새 그레즐리 베어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숲 진영 전사들은 하나둘 한숨을 토해냈다.


“갔죠?”


타앙!


누군가 불안감을 호소하듯 말하기 무섭게 조건 반사적으로 권총의 방아쇠를 당겨버린 강종수.


이에 ‘갔죠?’라고 말을 꺼냈던 수인족 전사는 억울한 눈빛을 토해내며 쓰러졌고, 뒤이어 저 멀리에서 거대한 외침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크와아아아아아아아아앙!!”

“헹~ 흑염룡이 부르지져따! 내가 제일 잘 나가!”

“뛰, 뛰어!”


그리고 강종수는 이제 자기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든 신경 쓰지 않으며 재빠르게 가장 먼저 달려나갔고, 그 뒤를 따라 숲 진영의 병사들도 너나할 것 없이 빠르게 그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숲 진영의 병사들이 뒤따르는 그레즐리 베어를 피해 사방으로 흩어져 도주하던 도중.


강종수는 문득 놓치고 있던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게임에 귀환 버튼이 있었으니, 혹시 여기에도······?”


이에 그는 잠시 걸음을 멈춘 채 급속 소지품 검사를 실시했고, 그런 그의 모습에 희망을 가진 숲 진영 병사들은 하나같이 그의 곁으로 모여들어 바짝 달라붙었다.


“야, 야야······! 저리가봐! 좀······. 찾았다!”


그리고 강종수는 본능적으로 알 수 없는 스크롤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올렸고, 이에 조금 멀리 떨어져 있던 숲 진영 병사들까지 모두 그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밀착하기 시작.


이에 출퇴근 지하철 속에서 샌드위치가 된 기분의 강종수는 발작적으로 그들의 위로 올라가, 몇몇 이들의 머리를 밟으며 빠르게 외각으로 질주했다.


“티, 티머님······!”

“제발 저희도 데려가주세······.”

“이 트롤 새끼야, 혼자만 튀면 내가 반드시 죽여버린······.”


퍽!


그리고 강종수는 몰려드는 숲 진영 병사들을 죄다 재빠르게 피해 빠져나가는데 성공했고, 스크롤을 찢자 그를 중심으로 새파란 오오라가 빛나기 시작했다.


“다들 좀 기다려봐요! 차례들 똑바로 지키라고! 거기! 새치기는 과징금 무는 거 몰라!?”



그리고 ‘강종수 – 숲 진영 병사들 – 그레즐리 베어’ 순으로 달리기를 하던 도중, 마지막에 티머를 욕했던 병사가 기적적으로 빠른 발놀림을 가진 티머의 옷깃을 붙잡아 봤지만······.


“스파르타······!”


인간 샌드위치 신세에서 꼭 살아남고야 말겠다는 본능적인 그의 발길질 한방에 그는 꼴사납게 뒤로 나뒹굴었고, 이에 숲 진영 병사들이 차례로 뒤엉키며 볼링핀처럼 우르르 쓰러져내렸다.


“바이, 바이······.”


그리고 그의 몸에서 빛나던 새파란 빛이 가장 강렬해지던 순간.


숲 진영 병사들 머리 위로 거대한 그레즐리 베어가 뛰어올랐고, 뒤이어 작고 귀여운 티머의 몸을 한 강종수가 반쯤 사라졌을 때쯤, 그레즐리 베어가 그 자리를 덮치며 녀석 역시 함께 사라지기 시작했다.


“크와아아아아앙!!”

“예?”


번쩍!


그렇게 강종수와 그레즐리 베어는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렸고, 이에 숲 진영 병사들은 고스란히 바닥에 널부러지며 보람찬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유레카!”

“카르페디엠!”


그렇게 티머와 그레즐리 베어는 있었는데, 없었다고 한다. (완결)


작가의말

ㅋㅋㅋㅋㅋㅋ

롤 하다가 빡쳐서 써본 글이

드디어 완결을 맺게 되네요.


짝짞잒짝짞잒짜깢깢깢ㄲ짝짝짞!!!


그동안 제 부족한 작품을 응원해주시고, 다음화를 요구해 주시던 독자 ‘돼지는 꿀꿀’님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다음 차기작은 최소 5화 이상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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