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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약장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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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전공약장수
작품등록일 :
2021.03.01 19:43
최근연재일 :
2022.06.01 21:36
연재수 :
427 회
조회수 :
302,477
추천수 :
5,904
글자수 :
2,829,029

작성
21.09.13 16:45
조회
481
추천
12
글자
13쪽

198화 내 친구가...

DUMMY

일단 루나의 요리는...


뭐랄까...


맛은 있는데...


음...


그렇게 맛있지는 않은 평범한 느낌이네.


“우와. 이거 엄청 맛있어! 황제 폐하는 요리도 엄청 잘하시는구나!”


“응... 노력했으니까...”


하지만 루리카의 입에는 엄청 맛있는 모양이었다.


음...


이거 내 입이 너무 고급이 된 건가?...


확실히 오빠의 음식이나, 왕실 요리사의 맛있는 음식에 익숙해져서, 루나의 요리로는 만족할 수 없는 입이 된 것 같네...


“리나. 넌 뭔가 불만족스러운 느낌이다?”


“그래 보여?...”


“응. 역시 교황이라 그런지 맛있는 걸 잘 먹고 다녀서 그런가?”


“......부정은 못 하겠네.”


“역시나... 난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썩은 고기로 만든 스테이크만 먹어서 무슨 요리를 먹어도 맛있는데.”


“썩은 고기?...”


“응. 썩은 고기.”


“그런 걸 먹었어?”


“응. 그래도 생각보단 나쁘지 않았어. 마법으로 맛을 속이고 먹는 걸 배워서 조금 역겹지만, 먹을 만은 했거든.”


“그래?... 그래도 썩은 고기는 좀...”


“이게 배부른 소리하네? 우리 돈 없을 때는 어떤 음식까지 먹었는지 기억 안 나?”


“음... 길에 있는 나무껍질을 뜯어서 잘게 빻은 다음에 물에 끓여 먹은 맛없는 죽?”


“그런 것도 있었지.”


솔직히 배고플 때 먹어본 맛없는 음식은 많았다.


길거리에 있는 풀이나 꽃 등 안 먹어본 게 없을 정도였으니까.


암살자라는 직업 자체가 의뢰가 있을 때는 돈이 좀 있지만,


의뢰는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서 돈을 다 쓴 상태에서 의뢰도 없으면 굶어야 했으니, 그런 거라도 먹어야 했지.


“응. 하지만, 껍질을 뜯다가 달달한 즙이 나온 건 엄청 맛있었지?”


“그러게. 그 즙을 처음 먹고는 너무 맛있어서 한동안 나무뜯고 다녔잖아. 결국 하나도 못 찾았지만.”


“그랬지.”


생각해보면 추억이네.


너무 배고파서 나무껍질이라도 먹으면 어떨까 싶어서 진짜 뜯어서 죽을 끓였던 적도 있었지.


결과는...


더럽게 맛없고, 먹기도 힘들어서 죽을 맛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우연히 얻은 수액은 진짜 맛있어서 한동안 나무껍질을 벗기고 다녔던 일이 있었다.


어차피 의뢰도 없어서 우리 둘 다 할 일도 없고, 돈도 없고, 배만 고픈 시기였으니, 뭐라도 한 거였지.


하지만 결국 수액은 못 찾고, 그 뒤로는 나무껍질을 먹겠단 생각은 안 했었다.


그래도...


그 때 먹은 달달한 맛은 잊을 수가 없었는데...


오빠의 현대 지식을 배우면서 그 달달한 즙의 정체를 겨우 알았지.


“루리카. 혹시 그 달달한 즙의 정체 알고 있어?”


“몰라. 알았으면 한 번 더 먹고 싶을 정도인데, 모르니까.”


“음식으로는 메이플 시럽이라고 하더라. 단풍나무의 수액인데, 단맛 덕분에 디저트 음식에 추가로 들어가는 소스로 쓴다고 해.”


“메이플 시럽?... 단풍나무 수액?...”


“응. 단풍나무.”


“그게 뭔데?”


“아...”


생각해보면 그 시절의 우리는 나무면 나무지, 무슨 나무인지는 몰랐다.


그걸 따로 알려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배울 곳도 없었고, 배워봤자 돈이 될 지식도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딱히 나무 자체가 중요한 것도 아니지.


탁!


난 인벤토리에서 메이플 시럽을 꺼냈다.


어차피 중요한 건 시럽이니까.


덤으로 핫케이크까지 꺼내서 메이플 시럽을 뿌린 뒤에 루리카한테 줬다.


“자. 이게 우리가 먹었던 달달한 즙이야. 핫케이크에 잘 어울리는 소스라고 하니까 한 번 먹어봐.”


“어디...”


루리카는 나이프로 핫케이크를 자른 뒤에 메이플 시럽을 잔뜩 묻혀서...


그대로 먹었다.


그리고는...


“우와... 엄청 맛있어!... 부드럽고 푹신푹신한 식감에 달달한 맛까지!... 최고야!”


“그렇지?”


“응. 특히 이 소스! 우리가 예전에 먹었던 것보다 달아!”


“그야 제대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니까.”


“판매?... 팔고 있는 건 또 달라?”


“응. 달라. 원래는 그렇게 달지 않은 단풍나무 수액을 가공한 거니까.”


나도 메이플 시럽에 대해서는 흥미가 있어서 조사를 좀 해봤고,


그 결과 알았지.


메이플 시럽이 단풍나무의 수액인 건 맞지만, 그 단풍나무 중에서도 특히 좋은 품질의 수액을 뽑을 수 있는 품종이 존재하고,


처음 뽑은 수액은 당도가 낮아서 끓이면서 수분을 날리고,


설탕과 각종 첨가물을 섞어서 메이플 시럽으로 만들어야 진짜 단맛이 된 다는 걸 알았다.


그러니 우리가 그 때 먹었던 단맛은 그저 굶주려서 맛있게 느껴졌을 뿐이고,


그렇게 단맛은 아니었다는 거지.


“가공이라... 한 번 가공하면 이렇게까지 맛이 변하는구나... 대단해!”


“그렇지? 하지만 여기서는 가공할 수가 없어.”


“여기서는?... 그럼 다른 데서는 할 수 있어?”


“응. 사실 이 메이플 시럽도 다른 세계에서 만든 시럽이거든.”


“다른 세계?... 설마... 용사들이 살던 세계?”


“맞아. 그리고 더 굉장한 건, 내일 그 세계로 여행갈 거야.”


“아... 맞아... 그래서 다른 용사들도 기대한다고 들었어. 그런데... 설마 너도 가는 거야?...”


“응. 오빠랑 같이 갈 거야. 심지어 왕복도 가능하니까 아무 생각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하려고.”


“이야... 그거 엄청 부럽네. 나도 다른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듣긴 했는데, 거기 엄청 좋은 곳이라며.”


“응. 좋은 곳이지.”


“하아... 부럽네... 그러니... 부탁 좀 하나 해도 될까?...”


“뭔데?”


“그... 갔다 오면... 선물이라도 하나...쯤은 사줄 수 있지?... 나 가지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음... 힘들 것 같은데?”


“으... 그...그런가...”


“응. 그러니까 직접 가서 사는 건 어때?”


“......직접?...”


“응. 직접.”


“나도 갈 수 있어?...”


“응. 내가 어떻게든 오빠한테 허락을 받아볼게. 그러니까 같이 가자. 난 너랑 같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가서 놀고 싶으니까.”


“으...으... 역시 넌 내 최고의 친구야!”


루리카는 살짝 울먹거리면서 내게 안겼다.


하아...


좋네...


죽은 줄 알았던 친구를 만난 것도 좋지만...


내 친구 루리카한테 은혜를 갚을 수도 있어서 정말 기쁜 마음이었다.


예전의 나는 루리카한테 도움만 받았을 뿐이지, 도움을 준 적은 거의 없었으니까.


아...


뭔가 도움만 받던 내가 이렇게 도와줄 수 있는 날이 오다니...


음...


뭔가...


내가 점점 대단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팍팍 들어서 자긍심이 올라가는 기분이라 상당히 뿌듯하네.


뭐...


문제가 있다면 오빠한테 허락도 안 받고 내가 먼저 말해버린 정도?...


으...


일단 오늘은 자고 있을 것 같으니, 내일 물어보긴 하겠는데...


허락 안 해주면 어쩌지...


루리카 안 보는 곳에서 머리라도 땅에 박고 부탁해봐야 하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루리카를 데려가도 좋아. 마스터한테 허락 받았어.]


‘어?... 고...고마워 플레타!!!’


[별말씀을.]


플레타가 도와줬다.


역시 유능한 내 친구!!!


고마워!!!











**










“건배!”


“건배!”


짠!


나와 루리카의 유리잔은 다시 한 번 마주치면서 청량한 소리를 냈고,


바로 술을 마셨지.


그리고는...


“캬아! 이 술 진짜 끝내준다!”


“크으... 역시 아쿠아의 술이야. 신이 직접 담근 술은 최고지.”


“이야... 내가 살면서 신이 직접 만든 술까지 마셔보고... 진짜 인생 피긴 했다.”


“앞으로는 더 필거야. 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만큼은 챙겨줄 테니까.”


“그거 눈물 나게 고맙네. 그러니 한 잔 더 할까?”


“좋아.”


짠!


나와 루리카는 다시 한 번 술을 마셨다.


으...


역시 좋네.


맛도 최고고, 취하는 감각도...


으...


여신이라고 해도 공평하게 취하는 술이라고 했나?...


그래서 그런지...


조금...


어지럽네...


“자 한 잔 더 받아.”


“으...응...”


“그럼 건배!”


“으...응... 건배!”


그리고 또 한 잔.


그렇게 계속 마셨더니...


조금씩...


취해갔다.


생각해보면 루리카랑 술 마실 때는 매번 내가 먼저 취해서 힘든 일 죄다 말하면서 쌓인 걸 풀었는데...


지금은 딱히 힘든 일은 없고...


그저 행복할 뿐이었지...


그래서였을까?...


취하면 취할수록...


뭔가 기분이 좋아지네...


헤헤...









**









“건배!”


“거...건...”


리나는 건배를 하려다가 균형을 잃고서 내게 쓰러졌다.


“어?... 리나? 괜찮아?”


“으...응... 괘...괜찮아... 조금 취한 것뿐이니까...”


“그래? 그럼 조금 쉴까?”


“아니야. 더 마시자. 건배!”


쓰러진 상태에서도 리나는 술을 마셨지.


음...


슬슬 말릴 때네.


예전이었다면 이렇게 잔뜩 취한 상태에서 말려주면, 술은 그만 마시고, 나한테 각종 애교를 부리면서 힘든 일 전부 토해냈는데,


그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귀여워서 고민을 말하면 잘 들어줬지.


그리고 그런 상담을 한 뒤의 리나는 개운한 표정을 지으면서 한동안 웃을 수 있었기에 우울해보이면 자주 술을 마셔줬다.


그래서 이번에도 같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달랐다.


“리...리나?...”


“응?... 왜?...”


“너... 모...모습이... 벼...변한 것... 같은데?...”


아니...


많이 달랐다.


리나는 어느 순간부터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는데...


전신에 딱 달라붙는 검은색의 야한 복장에...


머리카락까지 검게 물들면서...


검붉은 뿔에 날개까지...


이 모습은...


마치...


흑마법의 정점이라고 불리는 악마 소환에서 나오는 악마의 형상이었다.


게다가 지금까지의 리나는 가벼운 잠옷 차림.


몸매를 강조하는 옷은 아니었지만, 꽤나 얇은 천이었기에 리나의 몸매가 엄청나게 좋다는 건 알 수 있었는데...


지금의 리나는...


엄청 야하고, 딱 달라붙는 옷 덕분에 몸매가 전부 보일 정도였고...


그 때문에 확실하게 보였다.


엄청나게 큰 거유와 탄력 있는 엉덩이와...


군살 하나 없는 날씬한 허리와 매력적인 다리 라인까지...


그 모든 아름다운 몸매가 전부 다 보일 정도의 야한 복장이었고,


몸짓 하나하나가 이성... 아니 여자조차도 유혹할 정도의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흑마법사인 난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단 뿔과 날개...


저거 하나만 보더라도 마족... 그것도 악마의 모습이었으니까.


심지어 저 모습은...


남자를 유혹하는 악마... 서큐버스였다.


“루리카?... 이리와... 예전처럼...”


“시...싫어!!! 저리 가!!!”


난 리나를 밀치면서 방을 빠져나왔다.


악마...


흑마법사인 난 모를 수가 없는 존재...


마족 중에서도 가장 순수한 마족이라고 불리는 것이 악마이며,


흑마법 중에서도 악마소환은 최상위 마법 취급을 받는다.


심지어 악마 소환은 다른 차원의 악마까지 소환하는 것이기에 다른 흑마법과는 비교도 안 될 수준의 마법...


그리고...


악마 소환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인간을 제물로 삼는다.


그리고...


제물로 삼은 인간을 악마로 바꾸는 게 악마 소환...이라고 흑마법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알고 있지.


하지만 흑마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악마 소환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소환된 악마가 인간의 영혼을 먹고, 그 몸과 지식을 빌린다고...


그러니...


지금까지 나와 술을 마신 건...


리나의 기억을 가진 악마...


......


......


......


......빌어먹을...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 된 걸까...


내 가장 친한 친구 리나...


그냥 죽은 거라면 명복을 빌어주겠지만...


악마한테 먹혔다는 건...


그 악마가 죽기 전까지 악마의 뱃속에서 끝없이 고통 받는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니 리나의 영혼은...


지옥과도 같은 경험을 하고 있겠지...


정말이지...


구역질이 나올 것 같은 일이었다.


“젠장... 뭐가 주군이야... 뭐가 충성이냐고!... 이건... 그냥 실험용 인간이잖아...”


그리고...


나 또한 운명이 정해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래...


뭔가 이상했어...


너무나도 쉽게 흑마법사들을 인정하고 성에 데려온 것부터가 이상하잖아...


젠장...


좋은 주군이라고 생각했는데...


평생 못 만날 거라 여긴 친구까지 겨우 만났는데...


이 모든 행복이 다 허상이라니...


이건 너무 슬프잖아...


“하...하하... 그래... 난 행복해질 자격 따위는... 없는... 더러운 인간이었지... 하...하하...”


너무 슬픈 나머지 이제는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게다가...


“헤헤... 루리카... 같이... 놀자...”


싱글벙글 웃으면서 어설프게 날아다니는 리나의 기억을 가진 악마가...


나한테 느리게 날아오고 있었다.


술에 취해서 이성을 상실한 악마...


도망치려면 지금뿐이었다.


작가의말

??? : 오해할 상황이긴 한데, 오해입니다.


+자결식당이 아닌 보통식당이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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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417화 나리의 학교생활 +1 22.05.25 237 5 7쪽
418 416화 봉사활동의 결실 +1 22.05.24 239 5 11쪽
417 415화 빈민 캠프 22.05.23 245 5 13쪽
416 414화 소통은 중요해 22.05.22 238 5 11쪽
415 413화 그 때 만났던 엘프 22.05.21 247 6 10쪽
414 412화 오랜만에 만난 사람 22.05.20 230 5 6쪽
413 411화 촌장님의 과거 22.05.19 258 5 10쪽
412 410화 만약 한스와 촌장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22.05.18 248 5 10쪽
411 409화 촌장님의 파티 22.05.17 240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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