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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약장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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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전공약장수
작품등록일 :
2021.03.01 19:43
최근연재일 :
2022.06.01 21:36
연재수 :
4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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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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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21
글자수 :
2,829,029

작성
21.09.03 16:09
조회
525
추천
12
글자
13쪽

189화 플레타의 속마음

DUMMY

“여신의 이름을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마스터의 분신을 만들어서 음란 행위는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어... 그래?... 뭐... 해도 상관없긴 한데... 그렇게까지 말하면 그런 걸로 알고 있을게.”


플레타는 여신의 이름을 걸고 맹세했고,


그 정도로 말한다면 믿어줄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한 맹세는 절대 가벼운 게 아니라고 들었으니까.


뭐...


야한 짓이 아닌데,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은 것도 이상하긴 하지만...


굳이 야한 짓 외에도 부끄러운 일은 많으니까 그냥 넘어가주는 게 좋겠지.


솔직히 야한 게 아니라도, 본인이 쓴 일기라든가, 망상들은 들키면 부끄럽긴 하잖아?


게다가...


난 오히려 지금의 플레타를 보면서 안심할 정도였다.


플레타도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하고, 항상 계산된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라고 느꼈으니까.









**








‘그래서 플레타? 진심은? 설마 방금 거도 계산된 행동이었어? 내 사랑의 호감도를 쌓으려는 행동?’


아쿠아는 조심스럽게 텔레파시 마법을 써서 플레타한테 물어봤다.


방금 전 행동이 의도적이었는지, 정말 실수였는지 궁금했으니까.


‘......실수였어. 그러니까 잊어.’


‘오... 너도 실수 같은 걸 하는 거야? 항상 계산적으로 행동하던 너가?’


‘그저... 가끔은 생각 없이 있고 싶을 때도 있는 것뿐이야.’


플레타는 딱 잘라서 말하고, 텔레파시를 끊어버렸다.


그래도...


본인이 꽤 변했다는 건 자각하고 있는 플레타였다.


‘하아... 나도 꽤 변했네...’


원래도 자신의 흥미에 있는 것들만 계산하고 다니고, 그 외의 것들은 무시하는 편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쿠아의 행동 또한 계산했을 테고, 천계 멸망을 막았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을 계산하고, 미래를 예측하면서 다니는 건 신이라고 할지라도 피곤한 일.


그렇기에 난 내 관심사만 신경 쓰는 그런 여신이었다.


마법에 흥미가 있어서 마법을 연구하고, 계산했고,


전략을 세워서 힘이 아닌 지혜로 적을 제압하는 것도 재미있었지.


하지만 딱 그 정도였다.


내 모든 계산은 내게 이득이 되도록 모든 일이 흘러가게 하는 것을 위해서,


즉 날 위해서만 계산하는 이기적인 여신이었지.


내 이익을 위해,


내 흥미를 위해,


내 재미를 위해,


난 계산을 했었다.


인간이었을 때도 나리와 가깝게 지낸 건 그저 내가 편하기 위한 일.


거의 최강의 전투 여신답게, 인간이었을 때도 강력한 힘과 카리스마를 지녔던 그녀였고,


곁에 있으면 귀찮은 일을 막아줄 거라는 계산에 의해 친구가 되었던 거지.


실제로 나리의 옆에 같이 있는 것 하나만으로도 날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뭐...


나리는 이용당하는 줄도 모르고, 첫 친구라면서 엄청 좋아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 당시의 난 나리를 이용해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을 뿐이지.


그리고...


그런 성격은 신이 된 뒤에도 같았다.


몇몇 유능한 신들과 적당히 사이가 좋아지도록 계산하면서 행동했고,


그 결과 창조신 1명과 파벌을 형성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도 있었다.


여기까지는 계산대로.


그리고...


내가 타인과의 관계를 계산해가면서 지내는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이 이상의 타인과의 관계는 귀찮을 뿐.


그러니 모두와 거리를 두면서 마법 연구에 매진했다.


내가 얻고 싶은 건 다 얻었으니까.


최상위 여신이 되었고, 태초의 여신이 되었다.


이제 이 세계에서는 나보다 높은 신 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나한테 갑질할 신도 없지.


이전 세계에서 짜증이 났던 거였지만,


그 놈의 태초의 신 자리는 최상위 신이 되어도 무시할 수 없는 자리였으니까.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진 세계라서 그 세계 한정으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게 태초의 신.


그런 만큼 자신의 밑에 있는 존재라고 여기면서 날 귀찮게 하는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창조신한테 호감을 얻고, 세계창조를 했고, 그 설계를 내가 했으니, 이제 내가 태초의 신이었지.


이제 날 귀찮게 할 놈은 없었고,


마법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혼자서 보람찬 인생을 보냈지.


아쿠아가 만든 독을 먹고 살해당할 뻔하기 전까지는...


뭐...


결과적으로는 안 죽었고, 이제 용서했으니, 아무래도 좋...


아니지...


오히려...


덕분에 인생에서 흥미를 느낄 것을 찾았지.


처음에는 우연히 최현석이라는 남자의 몸에 잠시 숨었던 것뿐이었지만...


이후 난 보게 되었다.


새로운 질서와 체계를...


심지어 현실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현상을 한 점 흔들림 없이 할 수 있다고 여기면서 그걸 구현시키는 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지.


무적 치트키를 사용하면 원리 따위는 몰라도 자신은 모든 공격이 통하지 않을 거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고,


능력치를 50% 증가시킨다면 자신의 힘이 어느 수준인지, 갑자기 50%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몰라도 그저 50%만큼 강해진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런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능력을 쓰는 그의 힘은 그걸 실제로 구현했지.


물론 그 힘은 너무나도 강대한 힘이라서 내 도움이 없었다면, 그대로 죽었겠지만...


힘을 발현하는 그 과정과 결과는 내게 색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경험이었다.


비록 아쿠아의 독에 의해 정신상태도 정상이 아니었지만...


그딴 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호기심이 샘솟았지.


그래서 조사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규칙이 어디서 나오는지,


그리고 이런 말도 안 되는 규칙을 어떻게 확고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지를...


그 결과...


나온 게 게임이라는 시스템이었다.


최현석이라는 남자의 정신을 분석해서 데이터를 뽑아내고, 그걸 읽어보면서 알 수 있던 내용이었지.


하지만 도저히 원리를 이해하지는 못 하겠는데...


갑옷을 입는다고 몸 전체가 단단해지는 게 아니잖아?


그런데 게임에서는 모든 부위의 방어력이 오른다.


갑옷만 입으면 머리에 맞든, 몸통에 맞든, 손목에 맞든, 눈에 맞든 데미지는 같았지.


반대로 분명 검을 장착해서 공격력이 오르는데, 그 상태로 주먹 공격이나, 발차기를 해도 공격력이 오른다.


왜?


검이 더 좋아졌다고 주먹이랑 발이 왜 쌔지는데?


솔직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을...


게이머들은 게임이라는 이유로 납득한다.


논리적이지도 않고, 과학적이지도 않고, 원리와 원칙을 전부 무시하지만, 게임이라는 이유 하나로 납득하는 거지.


다만...


그 기준도 꽤나 애매했다.


어떤 건 아무리 게임이라도 납득하지 않았으니까.


예를 들면 불 속성 적한테 물로 공격하면 데미지가 높게 나온다는 설정.


이건 대부분이 납득한다.


하지만 반대로 불 속성한테 물을 뿌리면 강해진다는 건 절대 납득 안하지.


하아...


난 오히려 강력한 검을 장착하면, 발차기가 쌔지는 게 더 납득이 안 가거든?


심지어 마법검도 아니고, 그냥 구리검에서 철검으로 바꿔 껴도 발차기의 데미지 차이가 나오는 건 절대 납득 못 하지!


그에 비해...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뿌린 물이 전기 분해되어서 산소와 수소가 된 상태로 불에 들어간다면 강해질 수도 있다.


그러니 억지로라도 납득하려고 하면, 납득할 수 있지.


하지만 게임에서는 그런 건 납득 안 한다.


난 그 과정이 너무나도 이해되지 않았기에 최현석이라는 남자를 분석하고, 게임이라는 것에 대해 계속 분석해봤다.


그리고 그 결과...


포기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는 영역이었지.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아예 나 자신을 초기화하고, 게임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걸로.


그렇기에 난...


내 힘을 분산시키고, 최소한의 지성만을 남긴 안내자가 되었다.


어차피 아쿠아의 독 때문에 회복할 시간도 필요했고, 이 남자와 성장하면서 배우는 과정은 마치 RPG게임 같으니까 간접경험으로도 재미있을 것 같았지.


그게 나와 마스터의 첫 번째 관계.


그리고 난 마스터와 함께 진화하면서 서서히 지성을 올리고, 게임이라는 것을 배워갔지.


안내자에서 조력자로,


조력자에서 탐구자로,


탐구자에서 공유자로,


공유자에서 초월자... 지혜의 여신 플레타로 돌아오는 길을 마스터와 함께 걸어가면서...


난 편견 없이 게임이라는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 덕분에 게임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지.


그리고...


평범한 인간 수준에서부터 마스터와 함께 성장한 결과...


난 어느 순간부터 마스터에게 애착이라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창조신의 자질을 봤다는 이유로 호감을 가진 거라고 여겼지만...


생각할수록 아니었다.


만약 창조신의 자질이 없었다고 해도...


난 마스터한테 호감을 가졌을 거란 결론에 도달했지.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과는 또 다른 무언가였다.


비슷하지만, 다른 무언가...


무언가였다...


그 감정을...


정확한 표현으로 할 방법이 없었지.


하지만 그 애착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졌고...


이런 감정은 처음이었기에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만든 게 마법진으로 마스터의 멋진 모습, 다정한 모습, 안타까운 모습... 등의 다양한 모습을 마법으로 남겨뒀지.


고도의 정보량을 넣어서 생생하게 구현하고,


더 나아가서는 좀 더 멋지게 표현하려고 변형까지 시켜봤다.


그래도 내 감정에 대해서는 몰랐지만...


이게 생각보다 재미있었지.


그래서 마스터 몰래 취미생활로 즐기고 있었다.


마스터의 역사를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하는 것을...


그리고...


그 기록물 중 하나를 생각 없이 보여준 게 현재의 사태...


으...


엄청 부끄러워...


마스터한테 이런 걸 만들고 놀았다는 걸 들킨 거나 다름없잖아!!!


하아...


그래도...


마스터는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더 깊게 파고들진 않네.


난 마스터의 모든 것이 알고 싶어서 생각까지 전부 읽고 있는데...


누군가는 불합리한 관계라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마스터는 그저 날 믿고, 이런 관계에 대해서 아무 말도, 생각도 없었다.


그야말로 무한한 신뢰를 해주는 거였지.


그 덕분에 나도 단 하나의 감정만은 확실하게 알 것 같았다.


신뢰...


마스터가 날 신뢰하고 있는 것처럼...


나 또한 마스터를 신뢰한다.


그렇기에 가끔씩 아무 계산도, 생각도 없는 상태로 마스터의 옆에 있을 때가 많아졌지.


마스터라면 굳이 계산하지 않고 대해도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지금 실수하긴 했는데...


부끄러움은 잠깐이었고...


오히려 기뻤다.


마스터가 날 존중하는 감각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었으니까.









**








“나리! 넌 장기자랑할 거 뭐 없어?”


아쿠아는 플레타의 장기자랑까지 본 뒤에 나리를 불렀다.


이왕 본 거 전원 다 시켜볼 생각인 것 같은데...


뭐...


나도 나리의 검은 불꽃의 응용을 보고 싶은 생각도 드니까.


나쁘지 않았지.


그랬는데...


갑자기 나리가 아쿠아의 얼굴에 작은 검은 불꽃을 발사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빠른 불꽃이었기에...


아쿠아는 미쳐 피하지 못 하고 직격으로 맞았다.


펑!!!


그렇게 아쿠아의 얼굴에서는 검은 폭발이 일어났는데...


위력이 강하진 않았는지, 아쿠아는 바로 정신차린 뒤에 화내고 있었다.


“야!!! 이게 뭐하는 짓이야!!! 장기자랑하랬지, 누가 날 공격하래?!!!”


“했잖아. 장기자랑. 그러니까 귀찮게 하지 말아줄래? 난 엄마를 훈련시키는 중이니까.”


나리는 살짝 귀찮은 듯한 표정으로 아쿠아한테 말한 뒤에 다시 리나에게 집중했다.


“으... 저 폭력 여신!... 내 사랑! 빨리 나 좀 위로해줘!”


그리고 아쿠아도 살짝 삐졌다가 나한테 안겨왔지.


그런데...


나리가 말했던 장기자랑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아쿠아... 너 얼굴이...”


“얼굴이 왜?...”


“잠시 거울 좀 보지 않을래?...”


“거울이라니...”


아쿠아는 인벤토리를 열어서 작은 손거울 하나를 꺼냈다.


그렇게 자신의 얼굴을 봤는데...


“이...이게 뭐야?!!!! 야!!!! 최나리!!!!!”


아쿠아는 화나서 소리쳤고, 저쪽에서는 나리가 피식 하고 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화난 이유는...


단순했지.


아까 날린 불꽃으로 아쿠아의 얼굴을 섬세하게 태워버렸으니까.


그리고 그런 섬세한 불꽃의 그을린 자국으로는...


정확하게 아쿠아 바보라는 글자가 얼굴 전체에 새겨진 상태였다.


그것도 각자 갈색, 진한 갈색, 검은색 이런 식으로 여러 색으로 얼굴 전체에 적어줬지.


이 정도면 엄청난 컨트롤이긴 하네.


절묘하게 얼굴을 태워서 글자를 새겨줄 정도였으니까.


작가의말

분명 제목은 플레타의 속마음이었지만, 내용은 기승전 아쿠아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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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423화 기타 등등 2 +1 22.05.31 222 5 5쪽
424 422화 기타 등등 1 +1 22.05.30 226 5 11쪽
423 421화 3자매 이야기 22.05.29 241 5 12쪽
422 420화 강아지 여신님 22.05.28 234 6 9쪽
421 419화 이러면 친구가 생기는 거지? 22.05.27 225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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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417화 나리의 학교생활 +1 22.05.25 238 6 7쪽
418 416화 봉사활동의 결실 +1 22.05.24 240 6 11쪽
417 415화 빈민 캠프 22.05.23 246 6 13쪽
416 414화 소통은 중요해 22.05.22 239 6 11쪽
415 413화 그 때 만났던 엘프 22.05.21 248 7 10쪽
414 412화 오랜만에 만난 사람 22.05.20 231 6 6쪽
413 411화 촌장님의 과거 22.05.19 259 6 10쪽
412 410화 만약 한스와 촌장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22.05.18 250 6 10쪽
411 409화 촌장님의 파티 22.05.17 241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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