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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v 님의 서재입니다.

감독 이야기 : 낯선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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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v
작품등록일 :
2017.12.04 19:58
최근연재일 :
2024.04.0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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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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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쪽

151. 두 번째 시즌의 마무리 (3)

DUMMY

잊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로스 카운티는 작년 스코티시 컵 챔피언이다.


비록 올해 첫 프리미어십 우승팀이어도, 트로피를 이미 작년에 한 번 들어봤다는 얘기다.


어색한 경험이라 미숙함이 한껏 묻어나왔던 그때와 다르게 몸짓 하나부터 여유로움이 넘쳐나는 선수들. 제법 능숙해진 모습이다.


메달 수여식이 거행되고, 기다리던 메인이벤트 시간.


그토록 갈망했던 리그 트로피를 받아들면서 잠시 깊은 여운에 빠져든 리차드 브리튼.


천천히 시상대로 걸어가 스콧 보이드에게 건네주었고, 주장과 부주장이 동시에 트로피 양쪽 손잡이를 잡아 높이 들어 올리자 기다렸다는 듯 뒤에서 폭죽이 터진다.


[2014/15 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우승팀은! 로스 - ]


카운티 -


[카운티입니다!]


와아아 -


사회자의 우렁찬 외침과 함께 경기장을 울리는 거대한 함성.


눈으로 보고서도 믿기지 않던 현실이 본격적으로 와 닿았다.


로스 카운티가 우승했다. 스코티시 리그의 오래된 독재자를 물리치고서.


글래스고 레인저스와 셀틱의 흔적들로만 빼곡하던 역대 우승 기록의 페이지 속에 당당히 숫사슴 마크가 새겨진 엠블럼을 박아 넣은 거다.


80년대, 알렉스 퍼거슨 경이 이끌던 그 경이로운 애버딘처럼.


트로피 셀레브레이션은 마크 브라운부터 시작해 차례대로 진행되었고, 선수들이 위로 치켜들 때마다 그에 맞춰 사람들의 환호성이 높아졌다.


모두에게 아낌없는 성원이 쏟아졌지만, 특히 이 선수가 받아들었을 때의 반응은 유독 폭발적이었다.


미스터 딩월 -

미스터 딩월 -


숫사슴들을 중심으로 홈 스탠드에서 들려오는 콜네임.


당사자인 에이든 딩월도 뜻밖의 소리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뿌듯한지 환한 웃음으로 보답하며,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자 또 한 번 함성이 물결치듯 일었다.


지금이야 사그라졌다지만, 그간 공격수로서 득점력이 빈약하다는 비판을 꾸준하게 받아왔던 딩월이다.


전문가들의 날 선 혹평은 물론이고, 악에 받친 홈팬들에게서 온갖 힐난과 욕설을 듣기도 했었다.


그랬던 그가 마침내 인정받았다.


골잡이의 재능은 없을지라도 이를 상쇄할 만큼의 왕성한 활동량이 얼마나 필드에 강한 영향력을 불어넣는지 올 시즌에 제대로 증명해냈다.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기도 하고, 나폴리나 볼프스부르크 같은 강적에 맞서 용맹하게 싸우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특정 선수의 마크맨으로 붙어 철저히 봉쇄한 적도 있었으며, 미드필드진이 전멸해버린 위기에 봉착했을 땐 대타로 뛰면서 공백을 훌륭히 메워주기도 했다.


그 많은 활약 중에서도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꽂힌 건 역시 저번 셀틱과의 맞대결이었을 것이다.


부팔의 엄청난 골이 들어가기 전,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는 볼을 살려냈던 딩월의 허슬 플레이. 그로 인해 점수가 역전되었고, 로스 카운티가 셀틱의 순위를 뒤집을 수 있었으니까.


‘나 그래도 올해에는 많은 일을 해냈구나.’


자신을 연호하는 소리를 들으며 딩월은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하일랜드의 딩월시에서만 자라온, 그 연고지의 이름을 본뜬, 로스 카운티의 로컬 보이가 팬들을 열광시키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이어서 딩월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옆에 있던 다음 사람에게 건네주자.


우와아아 -


그에 버금가는 열기가 굉음을 울리며 경기장을 뒤덮었다.


달콤한 꿈만 같은 이 모든 일을 현실로 만들어낸 위인이 직접 그 결과물을 잡았는데 어찌 열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의 영웅, 안토니오 델 레오네를 힘찬 박수로 맞아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자의 말에 일제히 일어나는 팬들.


쏟아지는 박수갈채 속에서 기품이 넘치는 이탈리안 감독이 선수들에 둘러싸인 채로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리니 빅토리아 파크에서 손꼽힐 만한 장면이 만들어진다.


다시 한번 폭죽을 터뜨린 이유도 아마 영원토록 남게 될 이 기억을 더 극적으로 사진에 담아두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열정적인 트로피 셀레브레이션이 끝난 뒤에는 샴페인을 터뜨릴 순서.


선수들은 목표를 벌써 정해둔 듯했다.


폰투스 얀손이 잠입하는 도둑처럼 살금살금 걸어가는 이상한 행동을 보이면서 관중들의 시선이 이끌렸고, 그가 향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알아채자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다들 침묵을 지킨다.


코르크 마개가 빠지는 청량한 소리와 함께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샴페인.


느닷없는 기습에 꼼짝없이 당하는 감독. 평소 흐트러짐 하나 없이 주도면밀하던 그가 당황해하는 정말이지 진귀한 광경이었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 보겠는가.


감독과 대화 중이었던 브리튼도 얀손이 접근하는 걸 보고서 모른 척했으니 공범인 셈이다.


이를 신호로 장난기 넘치는 다른 선수들까지 몰려들어 한 사람을 향해 샴페인 세례를 쏟아붓기 시작했다.


이건 아까와 다른 의미로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을 장면이 될 게 분명했다.


*******


[정확히 30년만입니다. 올드 펌 이외의 다른 스코티시 팀이 프리미어십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까지 걸린 기간 말입니다.]


우승이란 대업을 달성하고 난 이후엔 그 팀에 관한 성공담과 이모저모가 온갖 매체를 통해 퍼져나가기 마련이다.



[ BBC ] 30년간 이어져 온 프리미어십 양분 구도가 마침내 깨지다



“1984/85 시즌 애버딘의 우승을 끝으로 프리미어십은 두 팀만을 위한 리그로 전락했었습니다. 글래스고 레인저스가 강등되면서부터는 셀틱을 막을 팀이 없었죠. 로스 카운티가 그 종지부를 찍은 겁니다. 이건 굉장히 의미하는 바가 커요.” - 스코티시 스포츠 해설자 ‘롭 맥케나(Rob McKenna)’ -


“막바지까지 가서 결과가 나온 치열한 시즌이었습니다. 근데 공교롭게도 애버딘이 마지막 상대였네요. 올드 펌 강점기가 오기 전 최후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팀이 로스 카운티의 우승을 확정지어 준 상황이 된 거죠. 재미있는 운명입니다.” - 데일리 미러 소속 기자 ‘앨런 닉슨(Alan Nixon)’ -



[ ESPN ] 프리미어십 최다 득점 팀은 로스 카운티


[ Teamtalk ] 골고루 분포된 득점원, 그들이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



“로스 카운티는 리그에서만 무려 96골을 넣었어요. 그러나 해트트릭은 단 두 번뿐이었죠. 7라운드 레이스 로버스전의 잭 마틴, 이번 38라운드 애버딘전에서의 소피앙 부팔. 이렇게 두 번이요. 그런데도 최다 득점 팀이라는 건 그들의 화력이 엄청났다는 거예요.” - 축구 전문가 겸 Match of the Day 진행자 ‘게리 리네커(Gary Lineker)’ -


“아직도 수비적인 축구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요. 경기를 직접 보면 그런 소릴 하지도 못할 텐데. 참 답답하다니까요. 아니, 블랜차드를 보유한 팀이잖아요? 그게 말이나 되는 얘기냐고요.” - 로스 카운티 서포터, ‘조쉬 크로포드(Josh Crawford)’ -


표면적으로 보면 큰 영향력도 없는 일개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새로운 챔피언이 나타난 정도에 지나지 않는 사건이다.


하지만 이슈는 전국을 넘어 잉글랜드의 런던까지 뻗어 나갔고, 그 너머의 외국 언론들도 한 마디씩 거들고 있었다.



[ Kicker ] 스코티시 프리미어십의 정상이 바뀌다


[ Football Italia ] 한 팀을 송두리째 바꾼 이탈리안 감독, 그의 정체는?


[ Onda Cero ] 산 파올로의 기적을 일으킨 팀이 또 한 번 일을 내다



특히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의 미디어들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스코틀랜드 리그는 큰 영향력이 없겠지만, 로스 카운티는 아니다.


그들은 창단 이래 최초로 자국 챔피언에 등극한 것도 모자라 유로파 리그에서는 대이변을 일으키며 결승 무대까지 올라온 상태니까.


전 세계에 거론되며 많은 화제를 낳는 만큼 어느 누구보다 주목받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악명이 높기로 자자했던 프리미어십의 독식 체제, 그 역사가 깨지기까지 걸린 기간은 자그마치 30년.


하부 리그에서 승격해 올라온 지 얼마 안 된 팀이 철옹성 같은 셀틱을 무너뜨렸다는 것과 그런 팀이 어떻게 프리미어십 최다 득점을 터뜨리며 막강한 화력을 뿜어낼 수 있었는지.


올해 로스 카운티가 써 내려간 서사시는 결말뿐만 아니라 과정에서도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그렇다면 이 팀의 연고지, 딩월시의 주민들 사이에서 가장 화젯거리가 되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여러분은 올 시즌 안토니오 델 레오네의 페르소나가 누구였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팀의 축구와 철학, 감독의 색깔을 필드 안에 주입하는 분신과도 같은 존재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낸 인물 말입니다. 정답은 의외로 예상치 못한 선수일 수도 있습니다.” - 축구 분석 프로그램, Scottish Football Day 고정 패널 ‘조니 밀러(Jonny Miller)’ -


“공수 양면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친 제임스 블랜차드? 역습의 첨병이 되어 훌륭히 임무를 수행한 앤드류 톰슨? 든든한 살림꾼이자 정신적 지주로서 팀을 지탱해준 리차드 브리튼? 사실 전부 잘해줘서 한 사람에게만 공로를 돌릴 순 없어요. 다만 이건 확실합니다. 현 로스 카운티 축구에서 이 선수를 대체하기란 정말 쉽지 않을 거예요.” - 포포투 소속 기자 겸 전술 칼럼니스트 ‘존 프리먼(John Freeman)’ -



[ Scottish Sports ] 모든 프리미어십 경기를 소화해낸 에이든 딩월


[ The Scotsman ] 철인 에이든 딩월, 그는 지치지 않는다



“놀라운 사실 하나 알려드릴까요? 에이든 딩월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십 리그를 전 경기 선발로 출장한 몇 안 되는 선수입니다. 네. 38라운드를 단 한 경기도 빠짐없이요. 심지어 필드 플레이어로 추려내면 그가 유일해요. 왜냐하면 나머지는 다 골키퍼들이거든요.” - 축구 평론가 ‘에릭 프레스턴(Eric Preston)’ -


“딩월이 처음 데뷔했을 때는 팀에 도움이 안 되서 많은 비판을 받았죠. 의아할 정도로 감독의 신뢰를 전폭적으로 받았던 선수이기도 했고요. 우리는 마침내 왜 델 레오네 감독이 그를 중용 했던 건지 깨달은 겁니다.” - 축구 평론가 ‘조셉 핀(Joseph Phinn)’ -


시즌 레이스를 끝까지 지켜본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에이든 딩월이 아니었다면 델 레오네가 지금 구현하는 축구를 할 수 없었을 거라고. 다른 자리는 비슷하게라도 대체할 사람을 구했겠지만, 그가 빠졌다면 플랜을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말이다.


로스 카운티의 스타일을 간략히 정의하면 에너지 넘치는 축구. 딩월은 그 ‘에너지’란 단어에 가장 부합하는 선수다.


최전선에서 전방 압박을 수행하면서 아래로 내려와 수적 싸움에도 가담하려면 정말로 강인한 체력을 보유해야만 한다.


당장 나폴리전만 떠올려 봐도 그렇다. 세리에 A 탑 팀을 침몰시켰던 그 전술, 상대의 후방을 괴롭힐 수 없었다면 애초에 불가능했던 작전이다.


‘에이든 딩월이 곧 로스 카운티다.’


유명인의 어록은 아니었지만, SNS에 누군가가 올려놓은 이 멘트는 사람들의 무수한 추천을 받았다.


시상식에서 그만의 콜네임이 울려 퍼진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어느 팀이든 팬이라면 같은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유소년 출신이 소속팀에서 활약하는 풍경을 보고 싶은 법이니까.


“프리미어십 전 경기 출장이라니. 딩월, 이 녀석의 폐는 대체 뭐로 만들어진 거야?”


“그러니까! 골만 좀 더 잘 넣었다면 더 바랄 것도 없을 텐데.”


“그래도 올해는 많이 발전한 거야, 케니! 보니까 이번엔 열 골을 넘겼더라고. 작년은 고작 여섯 골이었잖아.”


“알아, 조지. 우리 어린 선수들이 크게 성장하긴 했지. 만족은 하고 있어. 다만 내 말은 조금 아쉽다는 거야!”


“근데 잠깐만. 생각해 보니 딩월은 유로파 리그도 쭉 나오지 않았나?”


“어? 그러게. 이때까지 쭉 나왔는데 결승전에 갑자기 빠질 리도 없고. 그러면 거기서도 전 경기 출장인 건가?”


“하, 하핫······. 역시 인간의 폐가 아닌 게 분명해. 그 녀석은 정말이지 연구 대상감이라니까!”


조지 맥도넬은 리그의 마지막 경기가 끝난 직후 기쁨을 주체 못 하여 친구들과 코가 벌게지도록 술을 마셔댔고, 그의 펍은 자연스레 새벽 늦게까지 열려 모든 손님이 우승의 밤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딩월시는 더 이상 조용한 동네가 아니다.


드니프로전을 앞두고 거리를 점거했던 당시의 그 어마어마한 인파를 다시 보는 거야 어렵겠지만, 이제는 대낮에도 카운티의 챈트를 흥얼거리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올 정도였다.


어쩌면 결승전 날에 그 물결을 또 한 번 볼 수 있을지도.


물론 이런 나날이 영원하진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이 팀도 정점에서 내려올 테고, 그러면 예전처럼 따분한 일상으로 되돌아갈지도 모른다.


단지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될 일이다.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기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니까.


길거리는 그야말로 축제였다. 모두가 로스 카운티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웠으며, 그게 삶의 낙이 되어버린 사람들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구단 내부라고 다를 건 없었다.


로이 베넷은 자신의 팀이 프리미어십 정상에 오른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지 트로피가 진열장에 전시되고 나서도 박물관에서 예술품을 감상하듯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며 서 있기도 했다.


코치진부터 사무실 부서, 매표소 직원, 잔디 관리인, 청소부 등 모든 관계자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게다가 로스 카운티에 몸담은 적이 있던 예전 인물들이 빅토리아 파크에 찾아와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안토니오 델 레오네, 그는 최고의 감독이자 멋진 사람입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그래요. 만년 후보였던 절 알아봐 주었고, 꾸준히 신경 써주었죠. 한 명의 선수 인생을 구원해줬어요. 제가 그때 나이가 어려서 조급함만 없었다면, 무대가 스코틀랜드만 아니었다면 좀 더 그의 밑에서 배우고 싶었죠.” - 스타드 렌 공격수 ‘요앙 아르킨(Yoann Arquinn)’ -


“저 또한 이 팀의 성공 가도를 즐겁게 지켜보는 중입니다. 그동안은 실례될까 봐 언급을 피했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겠네요. 그는 이미 역사상 최고의 로스 카운티 감독입니다.” - 로스 카운티 전임자, 현 플리머스 아가일 감독 ‘데렉 아담스(Derek Adams)’ -


이런 분위기를 전체가 즐기는 것만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환상의 밤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악몽의 밤이기도 했다.


데일리 메일의 마이클 길버트처럼 로스 카운티와 델 레오네의 실패만 고대하면서 하루를 보내던 사람에게는 이보다 끔찍한 소식도 없을 것이다.


대다수가 찬양하기 바쁜 이 상황에서 악성 기사를 뿌려봤자 역효과만 맞게 될 테니 할 수 있는 건 그저 이를 바득바득 가는 것뿐이었다.


“그놈이 뭐가 대단하다고 이렇게 난리인 거야! 멍청한 셀틱 놈들이 어중간한 감독을 선임해서 이 꼴이 나버린 거잖아!”


한쪽이 축제라면 다른 한쪽은 당연히 초상집이 될 수밖에.


확고부동했던 챔피언의 자리를 하루아침에 빼앗기고, 프리미어십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던 독재자의 위상마저 잃어버렸다.


혁명에 의해 왕좌에서 끌어 내려진 자들의 말로는 항상 똑같다. 셀틱의 결말 또한 실상 정해진 거나 다름없었다.



[ Scottish Sports ] 셀틱 감독 로니 데일라, 자진 사임하다



시즌이 종료되자마자 일제히 보도된 소식.


데일라가 올해를 끝으로 셀틱의 지휘권을 포기할 거라는 건 암암리에 예상되었던 일이었다.


그는 부임한 뒤로 내내 시달렸다. 세간에서 내뱉는 안토니오 델 레오네란 이름에 쫓겨 다니면서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기에 며칠 전부터 보드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물러날 의지가 확고하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설령 셀틱이 로스 카운티의 폭주를 막아내고 타이틀을 지키는 데 성공했더라도 그만둘지 고민하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고 말았으니 더 남아 있을 이유도 없는 것이다.


후반부까지 치열하게 승부를 펼치며 나름대로 잘 싸웠고, 아쉽게 우승을 놓쳤으니 무조건 그의 잘못이라 할 수도 없었지만, 그걸 누가 알아주겠는가?


이러나저러나 찬란하던 셀틱의 우승 계보를 끊어버린 불명예를 뒤집어써야 하는 건 책임자로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아마 세월이 흐를수록 그의 노고 또한 차츰 희미해질 것이다.


역사는 승자만 기억할 뿐이니까.


“패배를 인정합니다. 로스 카운티는 우승할 자격이 있는 팀입니다.” - 감독직을 내려놓으며 ‘로니 데일라(Ronny Delia)’ -


이로써 셀틱도 던디 유나이티드처럼 영악한 이탈리안에게 지휘관을 연달아 잃어버린 피해자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


그다음 날 빅토리아 파크.


스코틀랜드 왕좌에 앉았음에도 어김없이 훈련을 하기 위해 모인 선수들이 열중하며 비디오 분석을 보고 있었다.


리그는 끝났지만, 그들의 일정은 끝나지 않았다.


프리미어십에 못지않은,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게 남아 있다.


“자, 제니트가 추가 골을 내주는 장면이다. 이번에도 바네가의 패스를 허용하면서 일어난 상황이지.”


감독이 레이저 포인트로 영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렇게 조금만 공간이 벌어져도 혼자 헤집을 수 있는 선수야. 자네들이 만났던 그간의 상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결국 저 플레이메이커를 제어하지 못한 팀은 패배하게 되지.”


“······.”


“그렇다고 제니트가 소홀했던 것도 아니야. 그들은 미드필더를 다수 배치하면서 계속 견제하려 했어. 그럼에도 막아내지 못했다는 거고.”


설명을 마친 그가 정면을 돌아보았다.


“그러니 우리는 바네가를 압박하지 않는다.”


“예?”


뜻밖의 답안에 다부졌던 선수들의 표정이 단숨에 풀리고 말았다.


실패했던 팀들의 압박 구조를 개선하여 효율적인 방식을 제시할 줄 알았건만, 아예 하지 말라니.


“제니트는 막아내지 못했다. 그러면 우리는 막을 수 있는가?”


이 질문에는 누가 대답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아니. 냉철히 말해서 우리는 그 테크니션을 90분 내내 완벽히 막을 수 없다. 이건 확실히 인정하고 갈 필요가 있어.”


어찌 보면 사기를 초장에 꺾어버리는 발언이었지만, 다행히 선수들은 그래 보이지 않았다.


“그럼 감독님의 말씀은 압박하지 않는 게 그를 상대하는 방식이란 겁니까?”


브리튼의 질문에 이탈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큰 신경을 쏟지 않는 거다. 특정 대상의 압박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수단이야. 다수를 투자했는데 뚫린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지.”


그가 계속 말했다.


“물론 마음대로 하게 두란 얘기는 아니다. 견제를 가할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해. 허나 협동으로 상대하는 건 효율적이지 않아. 우리는 제니트의 실패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선수들은 다시 집중하면서 귀를 기울였다.


“실제로 바네가가 팀에 끼치는 영향력은 상당하지. 언뜻 보기엔 그를 필히 봉쇄해야 할 것만 같을 거야. 다들 그렇게 대응해왔고 말이지. 그런데 이 방식에는 맹점이 존재한다.”


감독이 말했다.


“우선 압박이 무용지물이라는 것. 유로파 리그 레벨에서 바네가를 억제할 수 있는 팀은 없어. 볼프스부르크도 나폴리도 쉽게 해낼 수 없는 일이야.”


“······.”


“그만큼 최상급의 플레이메이커라 할 수 있지만, 다르게 본다면 그 역할에 국한된 선수이기도 하지.”


“그게 무슨 뜻입니까?”


케틀웰이 묻자 감독이 슬쩍 입꼬리를 올렸다.


“올 시즌 라 리가에서는 단 세 골, 유로파 리그에서 득점한 기록은 제로.”


“그렇다는 건······.”


“예리한 패스를 찔러줄 순 있지만, 직접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진 않다는 거다.”


“그런 면에선 내가 좀 더 낫겠네요. 난 패스 받아서 넣을 자신도 있는데.”


캐리의 우스갯소리에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넘어갔다.


“애초에 세비야에서 그런 역할을 맡기지도 않겠지만, 선수 본인도 패스를 뿌려주는 쪽에 재능이 탁월한 것이지, 스스로 그물을 흔들어 낼 수 있는 타입은 아니야.”


다시 감독의 얼굴이 진지하게 변했다.


“축구는 결국 골이 들어가야 승리하는 스포츠. 원초적인 공식으로 접근해보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답이 보이지. 바네가는 분명 세비야의 키 플레이어지만, 이때까지 골을 넣어온 건 다른 선수들이다.”


“그 선수들이 더 중요하단 말이군요.”


“바로 맞췄어, 폰투스. 세비야는 작년 유로파 리그 우승팀이지. 바네가는 올해 합류한 선수고. 다들 천재 플레이메이커 한 명에게 신경을 쏟지만, 정작 그의 패스를 받는 건 세비야 공격진. 그들에게 더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는 소리다.”


감독이 멈춰있던 영상을 재생하자 에베르 바네가의 스루패스가 제니트의 수비진을 꿰뚫으며 카를로스 바카에게 도달한다.


“자네들의 시선은 저 10번의 발끝보다 등 뒤로 돌아 들어가는 공격수의 움직임에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 그들에게 볼이 무난하게 들어가는 순간 실점 위기에 빠진다는 각오로 임해라.”


“······.”


“수비진, 무슨 말인지 알겠나?”


“알겠습니다!”


“뭐, 이 부분만 확실히 인지한다면 더 할 것은 없어. 나머지는 꾸준한 훈련을 통해서 은연중에 계속 맞춰왔으니까. 이제 내일 있을 특훈만 완료하면 모든 준비가 끝나겠군.”


“특훈이요?”


딩월의 물음에 그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래, 에이든. 세비야전을 앞두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아주 중요한 특훈이지. 그러니까 마음 단단히 먹고 오도록 해.”


말을 마친 감독은 주저 없이 자리를 떠났고, 덩그러니 남겨진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과 불안한 눈초리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무슨······ 특훈인 거지?”


*******


다음 날 출근하니 클럽 하우스 앞에는 셔틀버스와 함께 미리 와 있던 감독이 코치진과 대기 중이었다.


“특훈을 진행해야 하니 서둘러 이 버스에 타도록.”


“······농담이 아니었구나.”


대체 무슨 훈련을 진행하려는 걸까?


선수들은 긴장하며 하나둘 탑승했고, 모두를 태운 버스가 움직였다.


마을을 벗어나 인적이 드문 샛길로 빠지는 경로. 점점 산속으로 깊이 들어가자 불안함도 더욱 커져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


도착한 곳에는 거대한 별장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떨떨해하며 내리는 선수들.


‘뭐지? 별장에서 특훈을 한다고?’


의문을 품은 채 안으로 들어서니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구단주와 단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다들 어서 와요!”


그 뒤에는 다 함께 앉을 수 있는 길쭉한 테이블 위로 온갖 음식들이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었다.


“단장님, 이게······ 뭐죠?”


어안이 벙벙해진 얼굴로 브리튼이 물어보자 대런 코너 단장은 되레 당혹스러워하며 눈을 껌뻑였다.


“뭐냐니······. 당신들을 위한 파티죠. 안토니오가 특별히 부탁해서 진행한 건데, 얘기 못 듣고 온 거예요?”


그 말에 선수들은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뭘 그리 놀라나? 이것도 특훈의 일종인데.”


감독이 웃음을 터뜨렸다.


“결승전까지 삼 일밖에 남지 않았어. 얼마나 대단한 걸 한다고 그렇게들 긴장하는지, 원. 마지막으로 할 건 그 긴장을 풀어두는 거다. 오늘은 다 잊고 즐기는 데에만 집중해라.”


“하지만 감독님, 아직 중요한 경기 하나가 남았는데. 벌써 파티를 즐겨도 되는 건지······.”


“자네들은 이미 성공한 시즌을 보냈다.”


브리튼의 말에 감독이 차분한 어조로 답했다.


“남은 결승전의 결과 여부와는 상관없이. 아마 스코틀랜드의 전 국민이 동의하는 부분일 거야. 그러니 이 정도의 보상쯤은 먼저 받아도 문제없어.”


“······.”


“어제도 말했지만, 더 해야 할 건 없다. 세비야전에 대한 준비는 훈련을 거듭해 왔던 몸이 잘 기억하고 있을 테니. 오늘은 그동안 고생했던 팀원들과 함께 이 순간을 만끽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들과 함께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 와라.”


“······.”


“그게 자네들에게 주어진 특훈이야.”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더 뺄 이유는 없었다.


“감독님이 그러시다면 기꺼이 따라야죠!”


보이드가 외치니 나머지도 뒤따라 환호했다.


“대신 술은 몸에 좋지 않으니, 적당히 마시도록.”


“예!”


쌓여 있던 긴장이 풀리니 급격하게 마음이 들뜨면서 별장 안은 순식간에 파티의 분위기로 전환되었다.


“전문 영양사가 신경 써서 만든 음식들이니 마음껏 즐겨요!”


“감사합니다, 구단주님!”


조금 전 감독이 했던 한마디로 인해 응어리져 있던 부담감도 싹 날아간 기분이었다.


이미 성공한 시즌.


그 성공을 만들어준 사람이 직접 그렇게 말해줬는데 어찌 사기가 안 오를 수 있겠는가.


“술은 많이 마시지 말라 했잖아, 스콧.”


“아, 이것만 마실게. 이 와인은 별로 안 취한다니까. 주장도 수고 많았으니 한잔해!”


“거참······. 조금만 줘.”


“그리고 대단한 활약을 했던 우리 미스터 딩월도 한잔해야지?”


“헤헤. 고마워요, 스콧.”


“요새 좀 떠들썩하던데? 난 언젠가 네가 인정받을 줄 알았어.”


“근데 에이든한테 항상 면박 주던 건 너 아니었어?”


“아니, 그거야 그냥 애정의 표시였지. 진심으로 그런 건 아니라고.”


“알죠. 그래서 저도 서운하진 않았어요.”


“그래? 그럼 더 적극적으로 괴롭혀도 되겠네?”


“······그거는 좀.”


“하하, 장난이고. 내년에도 좋은 활약 기대할게.”


“물론이죠!”


두 명의 잔을 채운 보이드는 바로 다음 타겟을 찾아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제임스도 한 잔······ 응? 어디 갔어?”


방금까지 앉아 있던 블랜차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옆자리의 데 루어가 고개를 돌려 확인하더니 문 쪽을 가리켰다.


“잠깐 바람 좀 쐬고 온다고 했어요.”


“갑자기? 혼자서?”


데 루어는 어깨를 으쓱했고, 보이드는 입맛을 다시며 머리를 긁적였다.


“정말 예측할 수 없는 녀석이라니까.”


*******


“제임스.”


블랜차드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놀라며 몸을 돌렸다.


감독이 그를 보며 서 있었다.


“어디 가는 거지?”


“잠깐 바람 좀 쐬고 싶어서요.”


“바람을 쐬고 싶다?”


정장 바지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은 채 천천히 다가오는 감독. 블랜차드와 대면하는 거리에 다다르자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나한테 숨기는 거 없나?”


“······없습니다.”


“정말로?”


뚫어질 듯한 시선에 블랜차드의 동공이 차츰 흔들린다.


그 동공을 똑바로 마주 보던 감독이 대뜸 무릎을 굽혀 그의 오른쪽 발목을 덥석 잡아 눌렀다.


순간적으로 들어간 힘에 움찔거리는 블랜차드. 내색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미 감독은 미세한 떨림을 느낀 것 같았다.


“평소에는 온종일 서 있어도 거뜬했을 자네가 왜 벽에 자꾸 기대고 있는 걸까? 왜 의자에 앉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허벅지를 눌러대고 있을까? 왜 그 허벅지를 누르는 손짓이 어딘가 불편해서 안절부절못하는 것처럼 보일까?”


“······.”


“용케 참았다만, 내 눈은 못 속여.”


감독이 다시 일어서며 블랜차드를 보았다.


“언제부터지?”


“······.”


“자네는 결승전 명단에서 제외한다.”


“안 됩니다!”


침묵을 지키던 블랜차드가 다급히 대꾸했다.


“애버딘전에서 충돌했다가······ 살짝 다친 것뿐입니다. 정말로 별거 아니에요. 보세요. 절뚝이지는 않잖아요. 멀쩡히 뛸 수 있습니다!”


“그럼 왜 숨겼지?”


“그건······ 감독님이 아셨다면 절 내보내지 않았을 테니까요. 진통제를 쓰는 것도 싫어하시니까······. 그리고 세비야전에 제가 필요하다고 하셨잖아요?”


“부상당한 선수를 억지로 내보낼 정도는 아니야. 자네를 대체할 방법을 모색하면 그만이지.”


“차라리 전술적인 문제로 못 나가는 거면 인정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빠지고 싶지는 않아요. 고작 한 경기 남았습니다. 다시 경험할 수 있을지 모르는 결승전이고요. 유럽 무대 결승전,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아시잖아요. 감독님은 선수의 마음을 잘 헤아리시는 분이니까······.”


“······.”


“이번만 끝나면 바로 치료를 받겠습니다. 수술대에 오르라면 군말 없이 올라갈게요. 그러니······ 제발 부탁드립니다.”


간절한 호소. 언제나 감독의 말이라면 묵묵히 따르기만 해왔던 모범생의 소심한 첫 반항이었다.


델 레오네는 천장을 올려다보며 긴 한숨을 내쉬더니 블랜차드를 다시금 마주 보았다.


“우선 진찰을 받아본 뒤, 의사의 소견을 듣도록 하지. 한 경기쯤은 뛰어도 괜찮다고 한다면 자네 말대로 해주겠어.”


“가, 감사합니다!”


“허나, 제임스. 날 속이려 들다니 조금 실망스럽군.”


감독이 블랜차드의 어깨를 붙잡았다.


“난 로스 카운티 감독이고, 넌 내 선수다. 난 최소한 축구에 관련한 너의 모든 것은 전부 알고 있어야 해.”


“······그렇죠.”


“이번은 넘어가지만, 다음에 이런 일이 또 생긴다면 그땐 용서하지 않겠다.”


말을 마친 그는 곁을 스쳐 지나갔고, 블랜차드는 다리에서 후들거림을 느끼며, 혼잣말하듯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명심하겠습니다.”


작가의말

항상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중은 하지 않겠단 의지로 이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방문해주시는 독자분들이 있기에

글을 계속 써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_ _)


소중한 후원금을 보내주신

짱짱가 님

thunders 님

모아두상 님

마굴탈출자 님

foir 님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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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193. 두 마리의 사자 +4 23.11.22 914 43 25쪽
192 192. 캡틴 잭 +3 23.11.10 868 40 26쪽
191 191. 경기장 위의 숫사슴들 +6 23.10.31 925 35 28쪽
190 190. 계몽의 시대 (3) +3 23.10.20 949 44 23쪽
189 189. 계몽의 시대 (2) +5 23.10.08 959 39 26쪽
188 188. 계몽의 시대 +4 23.09.26 1,003 42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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