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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v 님의 서재입니다.

감독 이야기 : 낯선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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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v
작품등록일 :
2017.12.0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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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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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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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쪽

149. 두 번째 시즌의 마무리

DUMMY

2015년 5월 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페트롭스키 스타디움(Petrovsky Stadium).


로스 카운티와 드니프로의 4강전이 진행되던 같은 시각, 반대편에서도 다른 두 팀이 유로파 리그 결승을 두고서 마지막 일전을 벌이고 있었다.


유명세로 따지면 사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던 매치업이기도 했다.


“하비! 10번 놓치지 마!”


터치라인에 바짝 붙어 고함을 지르고 있는 이 남자의 이름은 안드레 빌라스보아스(Andre Villas-Boas).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Zenit Saint Petersburg)의 감독이다.


프리메이라 리가 명문 클럽인 FC 포르투에서 30경기 27승 3무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자국 리그 무패 우승. 동시에 포르투갈 컵, 유로파 리그까지 휩쓰는 미니 트레블을 달성하며 역사에 남을 성공을 거뒀으나.


이후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부임한 첼시에서 씁쓸한 실패를 맛본 뒤 토트넘 홋스퍼에서도 끝내 증명하지 못하여 메인스트림에서 내려와야 했던.


요약하면 세간을 뒤집어 놓을 희대의 명장이 될 재목으로 눈길을 끌었으나, 큰 무대에 통하지 않는 한계를 거듭 보이며 잊혀버린 인물.


그런 그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 필요했던 건 새로운 환경에서의 도전이었고, 유일하게 기회를 마련해준 곳이 변방 리그 러시아의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였다.


국내 리그에서는 CSKA 모스크바를 따돌리면서 1위를 단단히 지키는 중인 데다가 유로파 리그 또한 4강에 올라오는 쾌거를 이뤘으니 둘의 결합은 성공적인 만남이라 할 수 있었다.


빌라스보아스는 이번 대회의 주인공이 제니트가 될 거라고 확신했다.


8강에서 분데스리가의 샬케 04를 잡아낸 뒤에는 더욱 자신감이 붙어서 충분히 우승도 노려볼 만한 전력이라 생각했다.


그들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었다.


“10번 놓치지 말라니까!”


이번에 만난 상대 팀은 그 샬케보다도 훨씬 강적이었다.


제아무리 2007/08 시즌 챔피언이었던 팀과 2010/11 시즌 챔피언 팀을 지휘했던 감독이 뭉쳤어도 바로 전 시즌 챔피언에게는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세비야 FC(Sevilla FC).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의 역사 깊은 구단이자 유로파 리그 통산 3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 강호.


해볼 만한 상대라 여겼던 마음은 직접 마주한 뒤로 사라져버린 지 오래였다.


똑같이 4-2-3-1로 맞불을 놓은 1차전은 초반에 선전하며 밀어붙이는 듯했으나 결과를 내지 못한 게 화근이 되어 점점 밀려나더니 결국 2 : 1 패배.


2차전은 체급을 제대로 실감했는지 점수를 더 내야 하는 처지에 있음에도 3-5-2를 꺼내 들며 한발 물러서는 안정적인 운영을 택했다.


선수 구성에 맞춘 전술보다 자신의 철학을 기반으로 틀을 짜길 좋아하는 빌라스보아스로서는 상당 부분을 포기하면서까지 타협을 결심한 셈이었다.


한때 달았던 명장이란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그는 누구보다 결승전 티켓이 간절했다.


그 선택이 도리어 패착이 될 줄이야.


중앙에 다섯 미드필더를 두어 공간을 점유하고, 한 명이 키 플레이어를 맨마킹하는 동시에 주변에서 협동 압박을 가한다.


잘만 이행되면 상대 팀 에이스의 활약을 봉쇄하면서 세비야의 중앙을 수적 우위로 찍어 누를 수도 있었다.


수비적으로 내려앉을 때는 5-3-2로 전환해 파고들 틈새를 막아버리면 유리한 상황을 굳히기도 용이했으니 분명 나쁘지 않은 계획이었다.


그렇게 못 한다면 자충수가 될 뿐이지만.


“10번 압박!”


빌라스보아스가 의도한 대로 흘러가려면 맨마킹을 하는 순간부터 순조롭게 진행됐어야 했다.


하비 가르시아(Javi Garcia)가 어느 정도 맡은 역할을 수행해줄 필요가 있었으나 그 조건부터 성립되지 않는 게 문제였다.


상대의 발도 빠른 편은 아니니 몸싸움에 능한 선수를 붙여 제압해보려 했던 게 잘못된 판단이었다. 맨마킹은커녕 움직임조차 따라가기 버거운 모습.


볼 컨트롤에 통달한 테크니션은 투박한 방식으로 묶어둘 수 없다는 무수한 전례 중에 하나가 더 추가되기만 한 꼴이다.


그나마 팀 내에서 그런 임무를 부여할 만한 유일한 자원이 가르시아뿐이었기에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이게 가능한가? 다른 선수들이 손 놓고 지켜보는 것도 아닌데. 저렇게 압박 속에서도 여유롭게 본인의 플레이를 유지할 수 있다니.


“이 정도의 선수일 줄은······.”


호기롭게 공격적으로 맞섰던 1차전도, 전혀 주도권을 잡아내질 못하는 지금도 원인은 단 하나다. 그 존재 하나가 제니트의 앞을 가로막는 중이었다.


도저히 제어할 수 없는 세비야의 키 플레이어.


계속 목이 터져라 부르짖으며 경계하고 있는 세비야의 10번.


에베르 바네가(Ever Banega). 올해 유로파 리그에 참전한 팀을 통틀어 단연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꼽힐 이 선수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이 틀어지고 있다.


아직 무더위가 찾아온 계절이 아님에도 빌라스보아스의 이마에서 땀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부지런히 소리치며 움직인 탓이었을까? 아니면 통제 불가능한 대상 앞에서 공포를 느낀 탓이었을까?


와아아 -


제니트의 홈구장에서 세비야 팬의 함성만이 연달아 터져 나온다.


패스를 편히 받지 못하게 가까이 붙어온 가르시아를 등지고 버티면서 정면으로 달려드는 악셀 비첼(Axel Witsel)의 다리 사이로 볼을 빼내는 기교.


이어서 부드러운 턴 동작으로 둘을 한꺼번에 떨쳐내며 앞으로 나아가더니 또 다른 한 명마저 오른쪽으로 제치는 과감한 돌파.


이런 퍼포먼스를 직관하면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을 것이다.


“무작정 달려들지 마!”


한 명에게 집중된 압박은 통하기만 한다면 목표물을 필드에서 지워버릴 수 있지만, 실패했을 때 돌아오는 리스크 또한 치명적이다.


거기에 투자한 인원이 전부 무너질 경우 촘촘하게 구성했던 대형마저 단숨에 붕괴되어버리고 말 테니까.


지금의 제니트가 그러했다.


순식간에 세 명을 무장해제 시킨 바네가의 플레이에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돌격하는 세비야의 공격 편대.


제니트의 수비진이 뒤로 물러서며 방어 태세를 갖추지만, 정작 제일 위험한 인물이 노마크 상태로 볼을 몰며 들어오는 중이다.


누군가는 붙어주어야 했지만, 바로 코앞에 들이닥치는 공격진을 놓쳐서도 안 되는, 한 곳에만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


그 망설임이 수비수의 발걸음에서 드러날 때 바네가의 진가가 발휘된다.


흐트러진 대열의 틈새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스루패스.


수비 라인의 뒤로 돌아 들어가며 패스를 전달받은 카를로스 바카(Carlos Bacca)가 골문으로 질주한다.


철썩 -


2 : 0


기어코 세비야가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는 골이 들어가고 만다.


“루이스! 대니와 헐크를 준비시켜줘요! 더 물러설 순 없어!”


터치라인의 지시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는 넘어섰다. 빌라스보아스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공격해서 점수를 쫓아가는 것뿐이었다.


“젠장······. 저건 막을 방법이 없잖아.”


하지만 그가 이마를 부여잡으며 무의식으로 흘린 혼잣말은 제니트의 상황이 얼마나 암울한가를 나타내주고 있었다.


승부를 뒤집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것이다.


*******


[드디어 유로파 리그 결승전 매치업이 확정되었습니다. 세비야와 로스 카운티가 스페인과 스코틀랜드, 각 본국의 명예를 걸고 격돌합니다.]


[정말이지 말도 안 됩니다. 로스 카운티가 여기까지 도달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셀틱과 레인저스가 수년간 해오지 못했던 일을 그들이 해냅니다.]


사실 4강전의 대진이 성사되었을 때부터 결승 무대에 오르는 두 팀을 맞추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작년에 정상에 오른 적 있던 세비야와 산 파올로의 기적으로 모두를 매료시킨 로스 카운티. 제니트와 드니프로보다는 이 둘이 선택받는 게 당연한 현상일 테니까.


배당률로 따져보면 이변은 없었고, 올라온 팀이 올라온 셈이다.


하지만 조별 리그를 치른 뒤 32강 대진 추첨을 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 BBC ] 로스 카운티에 베팅했던 축구 팬, 돈방석에 앉다


로스 카운티가 뒤집어놓은 건 축구판뿐이 아니었다. 그들이 유로파 리그 결승에 진출하면서 베팅업체들도 술렁이고 있다.


조별 리그가 끝난 뒤 32강 대진이 정해지자 영국의 전문 베팅업체 ‘윌리엄 벳’은 평소와 색다른 주제를 꺼내 들었다.


‘로스 카운티가 결승전을 갈 수 있을까?’ 다소 뜬금없는 주제였으나 축구에 관심 있는 이들은 최종 예선에서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격침했던 스코틀랜드 팀을 주의 깊게 보고 있었을 것이다.


윌리엄 벳은 그들이 처음으로 발을 내디딘 유럽 대항전 대회였음에도 조별 리그를 극적으로 통과하는 걸 보며 이 같은 도박판을 열었다고 밝혔다.


그 덕분에 상당액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로스 카운티에 걸린 배당금의 확률은 1/2500.


로스 카운티에 베팅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몇 안 되는 극소수는 졸지에 생각지도 못한 돈벼락을 맞게 된 셈이다.


평범한 목수이자 로스 카운티의 오랜 팬이었던 토비 맥닐은 재미 삼아 6파운드(약 1만 원)를 걸었다가 1만 5천 파운드(약 2천 6백만 원)를 받을 행운의 사나이로 당첨되었다.


맥닐은 굴러들어온 행운에 기뻐하면서도 “이럴 줄 알았으면 우승에도 걸어봤을 텐데 그러지 못해 후회된다.”며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중략)



지금에 와서는 내로라하는 강팀들을 연달아 격퇴하며 인지도가 급상승한 로스 카운티니까 크게 이상할 게 없다지만, 이전엔 그들에게 베팅하는 것 자체가 미친 짓에 가까웠다.


결승 진출 특집으로 편성된 지상파 프로그램에 나온 게스트 패널이 말도 안 된다며 호들갑을 떠는 것도 그런 이유였다.


게다가 이 사건은 고작 한 곳에서만 난리 날 일도 아니다.


전문 분석 프로그램 Scottish Football Day에서는 전술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면서 상대가 드니프로라는 것에 방심하지 않고 맞춤 대응을 보였던 로스 카운티를 칭송했으며.


스페인의 스포츠 메이저 언론사인 마르카(Marca)가 주도하는 리뷰 방송에서도 로스 카운티가 결승에 오를 자격이 있는 팀이라고 흔쾌히 인정했다.


이슈에 누구보다 민감한 언론사들이 움직이는 것이야 예정된 절차였다.



[ Sky Sports ] 유럽 대항전을 처음 출전한 팀이 결승에 오른 까닭은?


[ El Mundo ] 세비야가 유로파 리그 2연패를 이루기까지 단 한 걸음


[ The Guardian ] 그들의 행보는 하나의 서사시로 기록되어야만 한다


[ Onda Cero ] 로스 카운티는 충분히 위협적인 팀


[ Daily Mirror ] 세비야, 못 넘을 벽인가?


[ AS ] 로스 카운티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인물은?



결승전이 다가오려면 아직 한 달 남짓이나 남았음에도 각종 매체에서는 당장 내일에 경기라도 있는 듯이 떠들어대기 바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각 나라의 전문가들 또한 발 벗고 나서 활발하게 여론을 형성 중이었다.


“놀라움의 연속이에요. 로스 카운티가 결국 결승에 진출했단 사실이 믿기지 않아요. 이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랍지 않을 정도입니다.” - 더 스코츠맨, 로스 카운티 담당 기자 ‘제임스 맥렐랜드(James McLelland)’ -


“세상은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정말로 불가능한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건 찬사를 안 보낼 수가 없군요.” - 축구 평론가 ‘그렉 코너(Greg Connor)’ -


“세비야가 유로파 리그 2연패를 달성하려면 로스 카운티를 확실히 대비해야 할 겁니다. 결코 방심해선 안 돼요.” - 스페인 축구 평론가 ‘알바로 레시오(Alvaro Recio)’ -


흥미로운 건 이런 코멘트의 행렬에 참여한 인물들이었다.


평소에 꾸준히 목소리를 냈던 이들 외에도 몇 명이 더 끼어들었는데 그 인물들의 네임밸류가 제법 굵직했기 때문이었다.


“로스 카운티는 전 세계를 경악게 하고 있습니다. 챔피언스 리그가 아닌 유로파 리그로 이 정도 이슈를 끌어내는 팀은 흔치 않은데요.” - 축구 전문가 겸 Match of the Day 진행자 ‘게리 리네커(Gary Lineker)’ -


“김빠진 결승전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로스 카운티 경기를 안 봤다고 확신해요. 세비야가 무난히 우승을 따낸다고 장담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아마도 치열한 승부가 될 거예요.” - 스페인 축구 전문가 겸 BBC 저널리스트 ‘기암 밸라그(Guillem Balague)’ -


세비야, 그리고 유로파 리그 결승전.


이 판에 참전하는 유명 인사들만 봐도 무대의 수준이 확 달라졌음을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


“세상에나.”


마리 코넬은 감독실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설마 또······ 밤샌 거예요?”


이른 아침 6시. 하지만 누가 봐도 아침에 정상 출근한 모습이 아닌 남자가 졸음을 이겨내면서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앞으로 세 경기 남았습니다. 어느 것 하나도 실수가 있어선 안 되는 중대한 시합들뿐이죠.”


감독이 책상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대꾸했다.


“아직 확신이 서지 않은 부분이 몇 군데 남아 있으니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할애해서 풀어내야만 합니다.”


“잠은 언제 자려고요? 몇 시간 뒤에 훈련 일정도 진행하셔야 하는데.”


“스튜어트 코치에게 다 일러두었으니 괜찮습니다. 오늘 일정은 제가 잠시 자리를 비워도 큰 지장이 없을 테니까요.”


“그런 뜻이 아니라······.”


“아마 훈련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겁니다. 부족한 수면은 여기 앉아서 잠깐 보충하면 그걸로 충분하죠.”


“나 참, 그러다 건강 해친다니까요.”


코넬은 피곤한 상태에선 집중력이 흐트러져 아무것도 못 한다고 덧붙이려다가 그만두었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그러겠지. 저 인간은 그런 일반적인 범주에 놓고 보면 안 된다.


가뜩이나 지독한 워커홀릭으로 소문나긴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더 심해진 분위기다. 이번 주만 해도 똑같은 상황을 벌써 세 번째나 보고 있으니.


알기로는 구매한 주택에서 혼자 생활 중이라 했는데, 요새는 클럽 하우스가 말 그대로 그의 집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며칠 전에는 옷장을 새로 구매하더니 아예 감독실에 배치해놓고 여벌의 옷을 가져와 갈아입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때론 숙면을 취할 필요도 있으니 이곳에 놓을 간이침대를 알아보긴 해야겠습니다. 요즘은 접이식으로도 좋은 제품들이 많더군요.”


“아니, 집에 가서 주무시라고요······.”


안토니오 델 레오네. 유럽 축구의 거물 라파엘 베니테스의 명성을 무너뜨리며 일약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이 인물에게 무수한 관심이 쏟아지는 현재.


다들 진중한 이탈리아 신사의 풍채를 지닌 그가 얼마나 고상할지에 대하여 논하고 있었지만, 지금의 모습을 본다면 과연 어떤 반응이었을까?


“그거 알아요? 전국의 언론사들이 감독님에게서 뭔가 캐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어요. 사소한 거라도 잡고 싶어 안달이 나 있죠. 근데 번번이 허탕만 친다면서 푸념 중이거든요.”


코넬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난 그들이 좋아할 만한 건수를 알고 있는 것 같은데.”


“하하, 코넬 양이 우리 편이라서 다행이군요.”


“그렇게 생각해요? 어쩌면 감독님의 약점을 쥔 거나 마찬가지라고요. 계속 이런 식이면 확 터뜨려버릴지도 몰라요?”


그녀가 응접 테이블에 잔뜩 어질러져 있는 노트와 종이 더미들을 가리켰다.


“천하의 안토니오 델 레오네가 정리정돈에는 영 꽝이라는 걸 바깥에선 상상도 못 할걸요?”


범접하기 힘든 카리스마와 과감한 추진력, 확고한 전술 철학과 타고난 수완 능력까지.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모습으로 도무지 결점을 찾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이 남자에게 이런 허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기자들은 바로 환호성을 내지르며 헤드라인에 실어버렸을 것이다.


‘안토니오 델 레오네, 그도 못 하는 것이 있다?’ 이딴 식의 제목을 쓰면서.


차라리 정리에 소홀한 거였다면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단순히 그걸 넘어서 괴이한 수준이었으니까.


기껏 사놓은 옷장을 놔두고 굳이 스탠드 조명에 정장을 걸어놓는다거나 책을 보고 나서 책장에 뒤집어 꽂아 넣는다거나.


벽에 가득 붙여놓은 포스트잇들은 마치 프로파일러가 사건 파일들을 모아 놓고 범죄 수사라도 하는 현장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한 번은 훈련 시스템을 향상시킬 귀중한 물건이라며 어디선가 드론 장비를 구해오더니 무성의하게 바닥에 내버려 둬서 하마터면 들어오다가 밟을 뻔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약과인 편이다. 스폰서 측에서 시제품으로 제공했던 기능성 디자인의 스포츠웨어를 커피추출기 위에 얹어놓은 걸 보고서 따지니까 거기에 놔둔 줄 몰랐다고 했을 때 비하면.


예전에는 그래도 봐줄 만한 정도는 됐는데, 클럽 안에 상주하는 날이 늘어날수록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날밤을 새워 초췌한 얼굴로 앉아 있는 건 하도 익숙해져서 별문제로 느껴지지도 않는다.


기가 막힐 일은 이래놓고 밖으로 나갈 땐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가 알고 있는 단정한 신사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신기할 따름이다.


“감독님은 모두에게 주목받는 중이에요. 인터뷰라던가 하는 이유로 갑자기 일정이 잡혀 누군가 여기에 들어올지도 모른다고요. 그때도 이런 꼴로 맞이할 건가요? 제가 몇 번이나 말씀드렸는데.”


며칠 전서부터는 델 레오네를 두고 ‘교수’라는 새로운 별명이 생겨났다.


스코틀랜드 축구계에 파격적인 반향을 일으키면서 리그의 수준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라는데, 거기에 품격이 넘치는 그의 외모도 한몫했을 것이다.


코넬에게는 그저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보일 뿐이지만.


“저번에 포포투에서 연락 왔다고 했던 거 기억하시죠? 클럽 내부를 촬영하고 싶다고 제안해온 거요.”


그녀가 응접 테이블을 정리하면서 말했다.


“일단은 미뤘지만, 우리 구단에 더없는 기회잖아요? 조만간 일정을 잡을 거예요. 외부에 형편없는 생활 습관을 공개하고 싶진 않으시죠? 제가 치우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결국은 스스로······.”


“아, 코넬 양. 그쪽 노트들은 상관없는데 벽에 붙은 포스트잇은 떼면 안 됩니다. 아직 참고해야 할 부분이 있으니.”


“······전 홍보 매니저지, 감독님의 가사 도우미가 아니거든요?”


역시나 소용없는 짓이다. 매번 핀잔을 줘도 저 괴짜가 집중 모드에 심취한 상태에선 아무것도 먹히지 않는다.


코넬은 고개를 짧게 내저으며 감독 쪽을 응시했다. 당연히 그가 앉아 있는 책상도 크게 다를 건 없다.


옆에 수북하게 쌓인 서류들은 위태롭게 기울여져 아슬아슬한 균형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


“이탈리아 사람 아니랄까 봐, 피사의 사탑이라도 만들고 있는 건가요? 좀 위험해 보이는데.”


“제가 신뢰하는 스카우트 친구에게 받은 분석 보고서들이죠. 이미 다 체크는 완료했지만, 혹시 재확인이 필요할 수 있어 계단식으로 비스듬히 쌓아놓은 겁니다. 여기 살짝 보이는 내용만으로도 원하는 파일을 찾아낼 수 있지요.”


“아······. 네.”


“물론 컴퓨터 내부에 저장해둔 파일을 열람하면 될 일이지만, 때론 모니터를 벗어난 인쇄물 속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 보이기도 하더군요.”


“그런가요······.”


코넬은 단념한 듯 힘 빠진 목소리로 답했다. 더 얘기할 수 있는 건 없다. 부디 자신의 말을 잘 받아들였길 바랄 수밖에.


사실 그가 정리를 아예 안 하고 사는 건 아니다. 여유로운 상황이 되면 나름대로 청결한 환경을 만드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문제는 그 여유로운 상황이 거의 나오질 않아서 그렇지.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남들처럼 다른 곳에 소비할 에너지를 남겨둘 수 없을 만큼 맡은 업무에 헌신적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니까.


“말은 이렇게 했어도······. 감독님에게는 늘 감사하고 있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팀인데 이 정도로 대단해져 버릴 줄은 몰랐거든요.”


“······.”


“아버지는 로스 카운티가 우승컵을 드는 건 평생 볼 수 없는 일이라 단정 짓고 사셨어요. 지금은 빨리 셀틱을 누르고 리그 챔피언이 되는 걸 보고 싶다며 매일 노래를 부르고 계시죠.”


“기대에 부응해야 할 텐데, 이거 참 큰일이군요.”


코넬은 능청스럽게 대꾸하는 이탈리안을 애써 넘기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전엔 항상 삶의 낙이 없는 것처럼 축 처져 계셨던 아버지가 요새는 행복에 겨워 웃음이 떠나질 않으세요. 덕분에 집에는 생기가 넘치고 있죠. 그리고 이 도시 전체가 그렇게 변했어요.”


“······.”


“하일랜드에서 제일 따분하기로 소문난 이 거리가 축구로 밤새 이야기꽃을 피우는 광장이 되었죠.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평생 볼 수 없는 풍경이었을 거예요.”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요, 코넬 양.”


“다들 같은 생각일걸요. 감독님은 이 도시 사람들에게 있어 위대한 영웅이니까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꼬박꼬박 로스 카운티 경기를 챙겨보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거든요. 저에게도 감독님은······ 정말로 존경스러운 분이세요.”


말을 마친 코넬은 어색한 듯 얼굴을 붉히더니 시선을 돌려 다시 테이블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모두의 존경을 받는 감독님이 교활한 기자들에게 소재거리 따윌 줘서야 되겠어요? 겨우 이런 시시콜콜한 문제로 델 레오네란 이름에 흠집이 가는 것 자체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요! 그래서 전······.”


“포포투와 다시 협의하기로 한 날이 언제쯤입니까?”


“······다음 주에 연락이 오면 정하기로 했어요.”


“다음 주라. 그때까지 완료해놓기만 하면 문제없겠군요.”


“그렇긴 한데······.”


“좋습니다.”


“네?”


“코넬 양의 말대로 하지요.”


“그래요······. 고마워요.”


당연한 일에 고마움을 표시해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코넬은 그냥 당장의 감정에 충실해지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무슨 용건으로 찾아온 건지 듣질 못한 것 같군요.”


“빨리도 물어보시네요. 의류 센터에서 보내온 제품 때문에요.”


난장판이었던 문서의 마지막까지 가지런히 정리한 그녀가 답했다.


“여기에 맡겨두었다고 하던데요. 우리 선수들이 모델로 입게 될 트레이닝 점퍼 샘플이거든요.”


“그거라면 저기에 올려뒀을 겁니다.”


감독의 손가락은 책장 위의 상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뭐,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평범한 곳에 두셨네요.”


갑갑함인지 안도감인지 모를 한숨이 짧게 나왔다.


“아무튼 감독님은 로스 카운티에서 상징적인 존재가 되셨어요. 더 나아가 스코티시 리그의 얼굴이라 봐도 무방할 거예요. 농담이 아니라고요. 이제 평상시 행동에도 좀 더······ 신중하셔야······ 하는데······.”


코넬은 당혹스러움에 늘어놓던 잔소리를 멈추고 말았다.


‘여기가 원래 이랬나?’


조금 전에 봤을 때와 달리 책장 맨 위는 까치발로 팔을 최대한 뻗어야 손끝이 가까스로 닿을까 말까 한 높이였다.


“잠시만 실례.”


안간힘을 쓰며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던 그녀의 뒤로 어느새 다가온 감독이 기다란 팔을 뻗어 손쉽게 상자를 집어 내린다.


“아······.”


“좀 무거울 수도 있을 텐데, 옮겨줄까요?”


“아뇨, 괜찮아요.”


“그럼 받아요.”


코넬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상자를 받아들었다. 곧바로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고마워요.”


두 번째 감사 인사에 이번에는 감독도 웃음을 지으며 화답했다.


“천만에요.”


*******


< 14-15 Scottish Premiership A Group 37 Round >

세인트 미렌 : 로스 카운티

2015년 5월 10일(일) 15:00

세인트 미렌 파크 (관중 수 : 7,215명)



[로스 카운티 / 4-2-3-1]

FW : 에이든 딩월

AM : 소피앙 부팔 / 제임스 블랜차드 / 앤드류 톰슨

CM : 대런 케틀웰 / 리차드 브리튼

DF : 리 월리스 / 대니 패터슨 / 폰투스 얀손 / 아메드 델샤드

GK : 마크 브라운



셀틱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후, 드니프로전을 소화한 지 삼 일밖에 되지 않은 상태로 치러야 했던 세인트 미렌전.


로스 카운티가 좋은 성과를 연달아 내고 있음에도 제법 많은 도박꾼이 무승부에 자신의 돈을 내걸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선수들의 체력이 변수가 될 거란 이유에서였다.


특히 전방 공격진은 한 달 전에 탈락했던 스코티시 컵 4강전을 제외하면 거의 쉬지도 못하고 연달아서 나오고 있다.


주전이었던 에드빈 데 루어가 시즌 아웃으로 이탈해버리니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도 없는 상황.


경기 전부터 기자들이 내놓은 예상 라인업은 거의 다 비슷했다.


센터백 한자리를 폰투스 얀손으로 확정 짓고, 파트너가 스콧 보이드냐 대니 패터슨이냐로 갈리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실제로도 예상했던 라인업 그대로 나왔으니. 그 대단한 델 레오네의 손으로도 현재로선 딱히 변화를 줄 수가 없었나 보다.


어느 누구나 빤하게 알 수 있는 로스 카운티의 스타팅 멤버.


하지만 그럼에도 과감한 베팅을 시도한 그들이 웃게 될 일은 없었다.


마라톤에서 결승선이 슬슬 보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괴롭게만 느껴지던 신체가 가벼워지고 오로지 앞만 바라보게 되지 않던가?


리그 우승을 향한 그들의 열망과 최고조로 달한 집중력을 간과한 대가였다.


콜린 레논 감독을 포함해서 하는 얘기다.


세인트 미렌의 주요 패인은 최근 물이 오를 대로 오른 로스 카운티의 양 날개를 안일하게 대처한 것.


체력적으로 유리한 점을 이용해 대어를 한 번 낚아보고자 했던 취지는 좋았으나, 디테일함도 없이 이탈리안 전술가에게 덤벼드는 건 너무나도 무모한 행위였다.


별다른 조치 없이 일대일로 마크하게 둔 것도 모자라 수비 라인마저 끌어올리면서 발생한 넓은 공간은 앤드류 톰슨이 가장 좋아하는 조건이다.


길게 치고 나갈 때마다 상대 풀백은 처참하게 부서졌고, 급기야 전반 끝나기 직전에는 완전히 돌파를 허용하며 뼈아픈 실책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톰슨은 측면을 질주한 뒤 낮은 크로스로 부팔의 골을 어시스트한 것도 모자라 후반에 득점까지 올리며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었다.


실점으로 초조해진 세인트 미렌이 라인을 더 끌어올리자, 델 레오네는 딩월의 위치를 아래로 조정하면서 톰슨이 전방으로 침투하게끔 만들었다.


톰슨은 빠른 발로 수비 라인을 허물면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고, 단독 찬스에서 골키퍼 옆으로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레논을 비롯해 이날 경기를 본 리그 당사자들은 또 하나의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아무리 지쳤어도, 어설픈 방식으로는 델 레오네의 로스 카운티를 꺾을 수 없다는 뼈저린 교훈을.



=============================

< 세인트 미렌 0 : 2 로스 카운티 >

소피앙 부팔(44‘)

앤드류 톰슨(61‘)


=============================



“허억······ 헉······.”


허리를 숙이자마자 가쁜 숨이 튀어나왔다.


경기는 끝났고, 숫사슴들의 카운티를 외치는 챈트만 들려온다.


초반에는 몇 번 공격이 통했고, 그래서 해볼 만하다는 희망도 품었는데.


페이스를 잃어버린 세인트 미렌 속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악착같이 뛰어다녔으나, 그럴수록 깊은 물 속에 잠겨 발버둥 치는 기분.


톰슨의 추가 골이 들어간 이후 팀원들은 의욕을 상실한 듯했고, 남은 시간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어차피 우승은 못 하는데, 순위도 적당히 안착했으니 굳이 더 힘을 뺄 이유도 없긴 했지만. 진심으로 이겨보려 한 건 혼자만의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볼을 뺏으려 압박할 때도, 전방으로 나갈 때도, 수비하러 내려갈 때도 적극적인 마인드로 임한 건 오직 그뿐이었으니까.


보나 마나 또 이 팀에서 평점 7점 이상을 받은 건 존 맥긴이 유일하겠지.


셀틱전 그때처럼. 평점 멘트에 ‘고독한 싸움’이라고 쓰여 있던 게 기억난다.


그의 활약으로 세인트 미렌은 4위를 기록하며 상위 스플릿 그룹에 들어가는 성과를 거뒀지만, 더 높은 목표로 나아갈 수는 없었다.


21살의 젊은 선수가 전부 감당할 수 있는 짐이 아니었다.


그동안 로스 카운티는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었다.


작년에 붙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격차. 곧 프리미어십 챔피언이 될지도 모르는 팀의 저력을 제대로 실감한 오늘이었다.


본래 두 팀의 위상은 비슷한 수준이라 했었는데. 하나는 어린 선수에게 의지하기에만 바쁘고, 하나는 스코틀랜드에서 제일 잘 나가고 있다니.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극도의 절망감을 느끼고 있던 찰나.


“······.”


검은 구두를 신은 발이 맥긴 앞에 멈춰 섰고, 슬쩍 고개를 들어보니 로스 카운티 감독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자네는 주변 환경을 선호하나? 아니면 축구 환경을 선호하나?”


다짜고짜 던져오는 황당한 질문.


“예? 무슨 뜻인지 잘······.”


감독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물었다.


“번화가에서 안락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한가? 아니면 살기엔 좀 열악하더라도 축구 선수로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한가?”


이게 대체 무슨 뜬금없는 소리지?


저 이탈리안의 정신세계가 별나다는 건 워낙 유명해 알고 있었지만, 막상 마주하니 혼란스러웠다.


그런데 이 질문을 가벼이 넘기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맥긴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전 축구 선수로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합니다.”


“그런가?”


감독은 턱을 쓸며 천천히 끄덕였다.


“그거면 됐어.”


그러고선 홀연히 등을 돌려 자리를 떠나버렸다.


“······뭐지?”


맥긴은 멍한 표정으로 그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작가의말

언제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꾸 오래 기다리게 하여 죄송합니다.

가끔 다른 여담도 섞고 싶은데

작가의 말이 죄송 컬렉션이 되는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말도 올리기가 조심스럽네요 ㅠ

그래도 독자분들께서 꾸준히 봐주시니 

글은 멈추지 않고 묵묵히 계속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 _)


소중한 후원금을 보내주신

모아두상 님

foir 님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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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198. 대면 +5 24.01.14 832 34 25쪽
197 197. 팀의 완성도 +8 24.01.04 806 43 24쪽
196 196. 신뢰의 결실 +5 23.12.23 860 38 28쪽
195 195. 한 마리의 송골매 +5 23.12.10 846 40 23쪽
194 194. 두 마리의 사자 (2) +5 23.12.02 856 42 25쪽
193 193. 두 마리의 사자 +4 23.11.22 917 43 25쪽
192 192. 캡틴 잭 +3 23.11.10 870 40 26쪽
191 191. 경기장 위의 숫사슴들 +6 23.10.31 928 35 28쪽
190 190. 계몽의 시대 (3) +3 23.10.20 951 44 23쪽
189 189. 계몽의 시대 (2) +5 23.10.08 962 39 26쪽
188 188. 계몽의 시대 +4 23.09.26 1,005 42 26쪽
187 187. 새로운 국면 (5) +7 23.09.15 1,059 45 22쪽
186 186. 새로운 국면 (4) +6 23.09.03 1,087 4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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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181. 지상 최고의 팀 (3) +5 23.06.16 1,163 39 24쪽
180 180. 지상 최고의 팀 (2) +6 23.05.27 1,276 50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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