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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커피 님의 서재입니다.

도시 던전3: 까마귀와 뱀들의 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노란커피
작품등록일 :
2021.01.25 01:00
최근연재일 :
2021.04.30 07:05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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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8,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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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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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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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2. 마지막 습격

DUMMY

파티는 점점 그 끝을 맞이해 갔다. 이미 몇몇 사업가들은 마법 회사에 대한 가능성을 눈여겨보며 투자의 뜻을 밝히기도 했고, 소극적인 수준이었지만, 마법사와 사업가, 정치인, 교수들의 교류도 어느 정도 이뤄졌다.


벤자민은 파티를 전체적으로 관망하며, 필요할 때만 끼어들었는데, 그런 벤자민 곁으로 존이 다가오더니 말을 걸었다.


“이 좋은 날, 왜 그러고 있나?”


“존....”


존은 포도주가 담긴 잔을 홀짝이며 벤자민 곁에 섰다.


“괜찮나?”


“예.... 안 괜찮을 게 뭐가 있겠습니까? 일이 잘 풀리고 있는데.”


“그런 것 치고는 상태가 영 좋아 보이지 않아 묻는 걸세 도대체 무슨 일인가?”


벤자민은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그때 존이 한마디 더 했다.


“말하기 싫으면 하지 말게. 어차피 자네가 마스터이니. 힘없는 늙은이가 마스터에게 어찌 대답을 강요할 수 있겠는가?”


“아, 존-”


“-다만, 혼자 마음속으로 혼자 간직하기 힘든 거면 이야기해주게. 난 내가 마법사란 사실을 자네에게 실토했고, 어릴 적 내 동생에게 했던 끔찍한 실수도 이야기했어. 그러니 자네도 부디 날 믿어 줬으면 좋겠군.”


갑자기 훅치고 들어오는 존의 말에 결국 벤자민이 입을 열었다.


벤자민은 큰 누님과 있었던 대화와 큰 누님 부부가 다시 화해한 사실을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다 들은 존이 대뜸 말했다.


“..... 그러니까. 자네 큰 누님인 앤드리와 자네 매형인 몰딘이 화해하고, 다시 잘 시작해보려고 하며, 자넨 그걸 수락했다는 건가?”


“예, 정리하면 대충 그렇게 되네요.”


“의외군. 자네가 그렇게 순순히 받아들일 줄은 몰랐는데.”


“저도 의외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가출하긴 좀 그렇지 않습니까?”


“그거야 그렇지.... 속이 좀 아프겠군?”


“..... 예, 좀 아프네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제가 괜찮아야 누님도 괜찮을 테니까요.”


벤자민의 대답에 존이 프흐흐 웃었다. 벤자민이 웃는 이유를 묻자 그가 대답했다.


“아니, 그냥... 옛날에 문득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라서. 사랑은 증명하는 거라고 했는데, 자네 정말 누님들을 사랑하나 보구만.”


벤자민은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


“그리 거창한 게 아닙니다. 그냥 큰 누님에게는 저도 지은 죄가 많아 이러는 겁니다. 그리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가 뭐 어쩌겠습니까? 누님을 남편이랑 억지로 남편과 헤어지게 할까요? 그러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죠.”


“대단하군 칭찬이라도 해줄까?”


“됐습니다. 칭찬받으려고 그러는 거 아니니. 어차피 앞으로 바빠질 테니 잊겠지요.”


“그건 사실이지.”


제3의 목소리에 벤자민이 고개를 홱 돌렸다. 시선 끝에는 방금 막 도착한 듯한 것으로 보이는 칼헬름 공작이 서 있었다.


2미터가 넘는 키에, 부리부리한 눈, 옷 밖으로 튀어나온 근육질 몸매는 척 봐도 사람을 위압하는 뭔가가 있었는데, 벤자민은 그를 보자마자 바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


“공작 각하..... 여긴 언제 오셨는지?”


“방금 막 도착했네.”


“이리 와주실 줄 몰랐습니다.”


“원래는 올 생각이 없었네. 그런데, 재밌는 제보를 들어서 말이야.”


벤자민은 미간이 찌푸려졌다. 재밌는 제보라니? 그게 무슨 말이지? 그러거나 말거나 칼헬름은 주변을 둘러보며 제 할 말을 하였다.


“사람들이 꽤 많군. 파티는 순조로운가?”


“예, 각하. 몇몇 투자자도 정식으로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제보라니....”


칼헬름은 대답하지 않았다. 반대로 질문했다.


“만약, 이 파티 막바지에 마차나 던전처럼 테러를 당하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예?”


벤자민이 되묻자마자 쾅 소리와 함께 건물이 흔들렸다. 벤자민이 주변을 둘러보며 이게 무슨 일인가 살피는 와중 칼헬름이 말했다.


“이런, 진짜 마법사 놈들이 마지막 발악을 하려나 보구만.”



***



다시 한번 폭발이 일어나자 건물이 요동쳤다. 천창의 흙먼지가 떨어지자 파티에 참석한 여러 사람들이 두려워했는데, 벤자민은 칼헬름에게 물었다.


“마법사들이 발악한다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들은 대로네. 변호사. 아무래도 자네와 화해하기보다는 차라리 같이 죽길 원하는 자들도 있는 거 같더군.”


벤자민은 충격에 빠졌다. 설마, 이지경까지 와서야 그런 바보 같은 판단을 내릴 줄은 몰랐기에. 자신이 너무 방심한 건가 싶었는데, 한 손님이 와 벤자민에게 말했다.


“벤자민 변호사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벤자민이 대답하려는 찰나 칼헬름이 끼어들었다.


“모두 들으시오! 지금 반역을 꾀하는 이들이 침입해 왔소!”


반역. 프란츠 연합 제국이 통합의 길을 걷고 실로 오랜만에 나온 단어라 파티장의 손님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칼헬름은 우악스러운 생김새와 어울리지 않게 청산유수 혓바닥을 놀렸다.


“이 파티에 황제께서도 참석하기로 했소. 그리고 내가 대리로 왔지. 그런데 테러가 일어났소. 이게 뭐겠소?”


그때 다시 한번 폭발 소리가 울려 퍼지며 건물이 흔들렸다. 벤자민은 본능적으로 건물의 입구를 막은 것임을 알았다.


사람들은 폭발 소리에 점차 이성을 잃고 두려움에 떨었는데, 칼헬름이 벤자민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물었다.


“빠져나갈 길 있나?”


“.... 있습니다.”


벤자민은 파티장 한쪽 벽면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촛대를 잡아당겼는데, 그러자 벽 사이로 틈이 벌려졌다. 벤자민이 벌린 틈을 억지로 열며 말했다.


“이쪽으로 나가면 외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두 이쪽으로.”


그러자 손님들은 불이 난 사람처럼 요동쳤다. 하긴, 폭발 소리에 비밀 창고라니. 보통 난리가 아니지 않은가?


“모두 들으시오. 모두 이 통로를 향해 밖으로 나가시오. 현재 도시 경비대가 오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오!”


칼헬름이 소리치자 그제야 우왕좌왕하던 손님들이 정신을 차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벤자민은 모험가 출신 직원들을 시켜 손님들을 대피시키며, 칼헬름 공작에게 다가갔다.


“각하.”


“벤자민 변호사.”


“정말 마법사들이 습격해 온 겁니까?”


“그래, 뻔한 질문하지 말게. 난 그런 것을 싫어하니. 급하게 온다고 병사들도 얼마 못 데려왔네.”


“그럼 어찌해 직접 오신 건지?”


칼헬름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대며 말했다.


“황실 일가 중 하나가 이 자리에 있어야, 이걸 반란으로 몰아갈 수가 있지 않지.... 자잘한 이슈는 큰 이슈에 먹히는 법. 이제 마법 극렬파를 포함해 거기 몸담았던 자들 모두 황실에 목줄이 잡힌다네.”


짧고도 생략된 대화였지만, 벤자민은 대충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 칼헬름은 일부러 위험한 곳으로 와 마법사들의 목에 반역이란 목줄을 채울 생각인 듯했다.


“이번 위기만 잘 넘기면 마법사들과의 관계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겠지. 다만, 걱정인 건 손님들 역시 크게 다치지 않아야 한다는 건데 되겠나? 참고로 난 된다는 대답을 듣고 싶네.”


벤자민은 상황을 파악했다. 아마, 폭발은 입구를 막기 위한 것일 터였다. 덕분에 바깥에 있는 경호 인력은 들어오지 못할 테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덕분인지 파티장에 직접 폭탄 테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폭탄이 아닌 직접 피를 보고 싶다는 건가? 아니면 다른 속셈이 있는 건가?’


벤자민은 순간 생각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지금 그렇게 자잘한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중요한 건 현재 상황에 맞춰 어떻게 대응하냐는 거지.


벤자민은 거대한 칼헬름 공작을 바라봤다. 자의로 왔든, 미끼로 왔든. 상대는 황족. 진짜로 다쳤다간 이 여파가 어디로까지 미칠지 확신할 수 없었다.


“칼헬름 공작 각하. 제가 저 반역자들을 막을 터이니. 저를 대신해 손님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공작 각하의 명이라면 모두 믿고 따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칼헬름이 불안해하는 손님들을 한번 훑어보며 답했다.


“어렵지는 않지. 그런데, 어떻게 막으려고?”


“이것으로 막으려 합니다.”


벤자민이 품 안에서 검은색 마법 지팡이를 들며 대답했다.



***



벤자민은 존과 야코프, 경호원 둘만 거느린 채 복도로 향했다. 파티장으로 올 수 있는 입구는 안정되어 있기에 이 복도만 지켜도 침입자를 막을 수 있었다.


“정말 안 따라오셔도 되는데 말이죠.”


“걱정 말게. 여차할 경우 도망칠 테니. 난 그저 이미 끝난 싸움에 행패를 부리는 바보들을 보기 위해서네. 바로 이들처럼!”


존이 그리 말을 마치며 피처럼 붉은 지팡이를 휘둘렀다. 충격파가 날아가 허공을 때렸는데, 투명화 마법을 걸고 접근 중이던 마법사 하나가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야코프가 품 안에서 주머니를 꺼내 벽면에 던졌다. 그러자 주머니 안에 담겨있던 밀가루가 사방으로 퍼지며 다른 마법사들까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모습을 확인한 경호원들은 각각 들고 있던 칼로 마법사들을 공격하며 그들을 하나씩 제압했다.


뭐지? 벤자민은 의문이 들었다. 고작 이따위 습격이나 하려고 이런 무모한 짓을 저지른 것이란 말인가?


벤자민은 존과 경호원들에게 하나둘씩 제압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는데, 그때, 벽면에서 쩌적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벤자민은 머리보다 몸이 더 빠르게 움직였다. 존에게서 선물 받은 마법 지팡이를 있는 힘껏 휘두른 것인데, 벽면이 깨지며 그 뒤에서 대기 중이던 마법사들이 보였다.


놈들은 벤자민에게 받은 공격 탓에 뒤로 나자빠지며 서둘러 일어나려 했는데, 벤자민은 그들보다 한 발짝 더 빨리 움직여 그들에게 무기력의 저주를 걸었다.


검은색 지팡이의 움직임에 따라 검은색 연기가 습격자들을 감쌌다. 그러자 마법사들은 힘을 잃은 듯 손에서 지팡이를 놓치고 비틀비틀 주저앉았다.


“아, 이게 저주를 거는 느낌이군. 손이 좀 저리긴 하지만 나쁘지 않은데?”


“꽤나 괜찮은 지팡이를 가지고 있군. 닭 주제에 말이야.”


벤자민이 몸을 돌리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충격파가 서로 부딪히며 몸에 균형을 잃었는데, 무엇인가 빠르게 눈앞으로 다가왔다. 단검이었다.


“하아....! 기회를 줬건만,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할 줄이야.”


보라색 머리와 갈색 피부를 한 데미안 뎀시를 보며 벤자민이 말했다. 놈은 증오가 가득한 눈으로 벤자민을 노려보고 있었다.


“기회...?! 무슨 기회? 내 모든 걸 빼앗아 놓고!!”


벤자민은 팔에 힘을 줬다. 다행히 완력은 벤자민이 훨씬 강해 데미안을 점차 밀어낼 수 있었다. 칼과 마법 지팡이를 쥔 손이 점차 제압당하자 데미안은 발안하기 시작했고, 벤자민은 발로 차 놈을 밀어낸 다음 마법 지팡이를 휘둘러 패링을 한방 박아 주었다.


충격 탓에 한쪽 벽에 처박힌 데미안. 벤자민은 주변을 둘러봤다. 존과 경호원들은 여전히 마법사들을 잘 막고 있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벤자민은 물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정도 인원으로 쳐들어 온 거야? 뭘 하고 싶어서, 목적이 뭐야?”


데미안이 비웃었다.


“목적? 별거 없어. 그냥 네놈을 엿 먹이고 싶은 거지.”


“실패한 것 같은데?”


“과연 그럴까?”


데미안이 그리 말하며 한쪽으로 눈을 향했다. 그곳에 누님들이 있었다. 앤, 앤드리 누님 등이 말이다.


벤자민이 막기 위해 움직였지만, 이번에는 데미안이 더 빨랐다. 놈은 마치 이때를 예상이라도 한 듯 플라스크 용기를 열며 지팡이를 휘둘렀으며, 벤자민은 저도 모르게 몸을 던져 방패 역할의 자처했다.


뭐지? 물리 마법? 원소 마법? 것도 아니면 저주?


정체불명의 안개 덩어리가 날아와 벤자민을 덮쳤다. 그대로 흡수되는가 하더니, 벤자민은 비틀비틀거리며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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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3. 증명 +30 21.04.27 779 44 14쪽
» 82. 마지막 습격 +22 21.04.26 779 49 12쪽
82 81. 가족 +15 21.04.23 772 45 11쪽
81 80. 아나 아가씨 +20 21.04.22 773 50 11쪽
80 79. 일대일 인터뷰 +12 21.04.21 731 49 11쪽
79 78. 발악 +18 21.04.20 761 49 11쪽
78 77. 요동 +14 21.04.19 783 46 13쪽
77 76. 발표회 +31 21.04.16 776 52 13쪽
76 75. 티켓 +10 21.04.15 743 53 10쪽
75 74. 손님. +8 21.04.14 785 49 15쪽
74 73. 본격화 +19 21.04.13 755 56 12쪽
73 72. 펠러 공법 +21 21.04.12 778 53 12쪽
72 71. 존 앤 베넷 +28 21.04.09 794 55 13쪽
71 70. 3자 거래 +27 21.04.08 720 47 12쪽
70 69. 총독의 호출 +17 21.04.07 786 52 13쪽
69 68. 마법사 펠러 +54 21.04.06 785 55 14쪽
68 67. 협력 +18 21.04.05 768 47 14쪽
67 66. 총성 +32 21.04.02 768 49 15쪽
66 65. 그럴듯한 이유 +16 21.04.01 774 44 14쪽
65 64. 팬들 +36 21.03.31 774 50 15쪽
64 63. 변호사와 채집꾼 +22 21.03.30 766 55 13쪽
63 62. 초대 +18 21.03.29 740 52 14쪽
62 61. 파티 그리고 손님 +20 21.03.26 777 52 13쪽
61 60. 파티 참석 전 +21 21.03.25 791 4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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