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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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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작품등록일 :
2014.07.21 15:29
최근연재일 :
2014.07.21 15:30
연재수 :
1 회
조회수 :
208
추천수 :
2
글자수 :
2,254

작성
14.07.21 15:30
조회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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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5쪽

좀비 - 1

DUMMY

“유감입니다.”

빌 요원은 서박사를 위로했다.


서박사는 갑작스럽게 날아온 비보에 울음도 잊은 채 나라를 잃은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서박사는 어릴 때 미국으로 유학을 와 현재 미국에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이름은 한국인이지만 연구를 위하여 미국인으로 살았다. 하지만 하나 밖에 없는 딸은 연구에 몰두한 자신을 놔두고 고국인 한국으로 돌아가 한국인의 삶을 살았다.


서박사를 놔두고 한국으로 간 딸이었지만, 서박사에겐 세상에 하나뿐인 핏줄이었다. 그 하나밖에 없는 딸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돈을 매달 딸에게 보냈다. 서박사 자신의 인생은 오로지 연구와 딸 두 가지 뿐이었다. 연구에 대한 지원은 미국에서 충분했기 때문에 돈은 전부 딸에게 보내졌다.


‘생일 축하드려요. 아빠.’

서박사는 자신의 지난 생일날 딸이 전화를 주던 음성이 떠올랐다. 여전히 어릴 때 그 시절처럼 아빠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젠 볼 수도 목소리도 들을 수가 없게 되었다.


“한국에 가겠소.”

“그것은 당신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모시는 것은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소.”

서박사는 마음이 급했다. 하지만 급한 와중에서도 빌 요원 몰래 약이 들어있는 아주 작은 앰플 하나를 챙겼다.


딸 내외는 사고 당시에 목숨을 잃었지만 손자는 아직 숨이 붙어 있다고 했다. 급하게 소식이 온 탓인지 내용이 너무 짧았다. 그만큼 자신은 한국에 빨리 가야 했다. 그래야 손자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가지고 가는 약을 투여할 수 있을 터였다.


서박사를 전담하고 있던 빌과 제임스 요원은 서박사를 따라 공항으로 갔다.


“K7, K8 반갑소.”

“저희도 반갑습니다.”

두 명의 동양인 요원이 공항에 마중 나와 있었다. 미국이 아닌 각국에 가는 인사들을 경호 및 감시할 땐 각국 출신 요원들을 차출했다. 빌과 제임스는 서박사와 작별 인사를 한 후 공항을 나섰다.



“반갑습니다. 김철수라고 합니다.”

“저는 홍길동이라고 합니다.”

두 명의 요원이 한국말로 서박사에게 인사를 해왔다. 서박사는 간만에 들리는 한국말에 이제 정말 한국에 가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옷으로 갈아 입으십시오. 사이즈에 맞게 미리 준비해 왔습니다.”

“언제 이런걸 다 준비했소?”

“박사님이 도착하기 전에 쇼핑 좀 했습니다. 아무래도 그 흰 연구소 가운은 비행기 타기엔 사람들 눈에 너무 띕니다.”

김철수라는 요원이 서박사의 옷을 가리켰다. 너무 정신 없이 왔던 탓이라 옷도 갈아입지 않고 왔다. 비행기도 예약 안하고 바로 공항으로 왔으니 옷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서박사는 옷가지를 들고 화장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삐리릭.

김철수 요원의 단말기로 전화가 왔다.


[서박사에게 앰플이 하나 있네. 우리 예상으로는 손자에게 사용할 거라 생각이 드네. 막지 말게. 만에 하나일지 모르지만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것만은 막아야 하네.]

상대방은 늘 그렇듯이 자신의 할말만 했고, 말이 끝나자 단말기가 꺼졌다.

김철수 요원은 앰플이 어떤 약인지 몰랐지만 임무 내용은 확실히 알아 들었다.



골덴 양복을 한 서박사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흰 가운차림에 너무 급하게 온 나머지 정신 없어 보이던 서박사가, 옷을 갈아 입고 나오니 완전히 딴 사람이 되어 있었다. 옷을 갈아입으면서 마음도 가다듬은 것인지 좀 전까지 없던 여유가 짧은 걸음에 베어 나왔다.


“전용기가 준비되었다고 하니 가시죠.”

“고맙네.”

서박사는 전용기를 마련해준 마음씨에 고마워했다.


“제가 한 일은 아닙니다. 저희 미국이 한 일이죠.”

“어쨌든 고맙네. 그리고 고맙다고 전해주게.”

“가시죠.”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가 매일 있는 것도 아니었고, 게다가 도쿄를 거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도 있었다. 전용기는 생각도 못한 터라 서박사는 그 점이 고마웠다.



전용기인 제트기가 미국에서 떠올라 한국으로 향했다.



“손자 사진인가요?”

“그렇다네.”

사진 속에 있는 이는 고등학생의 모습이었다. 김철수 요원 자신이 받은 사진에는 얼마 전의 손자 사진이 있었지만 아직 서박사는 예전 사진을 가지고 있었다. 지갑 속에 작은 사진으로 말이다.


사건이 일어난 후 공항으로 오느라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동안 미국정부에서 손자의 최신 사진들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었을 터다. 거기다 한국 남자들은 인터넷을 좋아하지 않는가. 아마 sns나 커뮤니티에 사진을 올린 적이 있었다면, 사진을 찾는 것은 10분도 걸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잘생겼네요.”

“그렇지. 잘 생겼지..”

서박사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졌다.




그 시각 부모를 잃고 혼자 사경을 헤매는 20대 초반의 젊은 남성이 산소 마스크에 기댄 채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의식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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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 - 1 +1 14.07.21 209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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