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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우조아 님의 서재입니다.

의친왕으로 빙의했다


[의친왕으로 빙의했다] 원래 쓰려고 했던 작품입니다.

프롤로그. 소개글.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도시의 전설.

레드문이 뜨는 날 자정에 소원을 빌면 차원 포털이 열린다.’

 

최고 명문 한성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육군 ROTC 장교로 임관했지만 못생긴 얼굴과 160이 겨우 넘는 키 때문에 연애 경력은 ,

대한민국 오징어계의 살아있는 전설, 27살 조경재는 이 전설을 믿고 레드문이 뜬 날 자정에 속옷 차람으로 달을 향해 두 손을 들고 크게 소리쳤다.

 

! ! 나도- 연애- - 해보자-!”

 

그리고 그의 소원대로 차원 이동에 성공하는데 .

 

1877년 조선 26대 왕인 고종의 다섯째 아들로 태어난 의친왕(의화군) 이강.

그의 몸으로 차원 이동한 조경재로 인해서 우리의 역사에서는 사라진 조선 왕실이 입헌군주제로 남은 것은 물론이고 막강한 경제력과 세계적인 인맥을 통하여 영국 황실과 함께 세계의 상류사회를 양분하는 로열 왕실로 자리하게 된다.

 

 

1. 제국의 미래를 부탁한다.

 

1877년 조선 26대 왕인 고종의 다섯째 아들로 태어난 의친왕(의화군) 이강.

 

그는 제국의 근대화를 이룰 서양의 선진문물 도입이라는 막중한 어명을 받아, 1895년 영길리(영국), 불란서(프랑스), 보로서(프로이센), 아라사(러시아), 이태리(이탈리아), 오지리(오스트리아)에 대한 특파 대사로 임명받았다.

 

5년 동안 시행될 고종의 최대 승부수인 구라파(유럽) 6개국 특파 대사 계획을 위해 중추원(행정부)에서는 농상공부와 외부(외무부), 학부(교육부)에서 각각 동지사 1명과 첨지사 2, 그 외 하급 관리 등 총 36명의 견문 관리들이 파견되었다.

 

또한 견문단의 보호를 위해서 군부에서는 대한제국군 친위대 1개 분대, 의장대 2개 분대, 시위대 1개 소대가 파견되었으며, 지휘관으로 정령(대령) 1, 정위(대위) 2, 참위(소위) 4명과 정교(상사), 참교(하사) 등의 하사관 10명이 동행하였다.

 

견문단 단장이 황족인 의화군이 관계로 7명의 환관과 30여명의 상궁과 나인들이 일행에 포함되었는데, 특이한 점은 황실의 재산을 관리하는 내수사(內需司) 환관들이 5명이나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대한제국의 구라파 6개국 특파 대사 파견 사실을 사전에 포섭한 친일파들을 통하여 알게 된 일본 정부는 그들의 협력자인 친일파 대신들을 닦달하여 어떡해서든 이 계획을 무산시키거나 파견 나라를 구라파가 아닌 자국으로 변경하도록 방해를 하였다.

 

고종은 이러한 시도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는데, 그 이유는 1876년부터 1882년까지 신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일본에 3차례의 수신사(신사유람단)를 파송했지만 유럽 선진국에 비해서 너무도 초라하고 조잡한 일본의 생산품들이 황제의 눈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파견단의 정사(대표)인 의화군과 외부(외무부) 소속 외교 관리들은 1898 10 1일로 예정된 파견을 위해서, 남은 기간 동안 당시 유렵 외교의 공용어였던 프랑스어를 배우기 위해서 프랑스와 영국 대사관의 도움을 받았다.

 

 

*****

 

1895 10 3() 오후 7.

 

음력으로 8 15일 추석을 맞이하여 의화군 이강은 명성황후가 궁 밖으로 쫓아낸 친모인 귀인 덕수 장씨(貴人 張氏)의 사저가 있는 안국동에 들리기 위해 가마를 타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유난히 밤하늘에 뜬 한가위 대보름달이 그의 눈을 사로잡아 한참을 쳐다보았다.

 

순간, 하얀 달이 갑자기 붉은 색으로 변하더니 그의 몸에 누군가의 영혼이 밀려드는 느낌을 받고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모시는 상전이 갑자기 졸도를 하자, 놀란 수행원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경복궁으로 가마를 돌려 황급히 귀가를 서둘렀다.

 

 

*****

 

[으음- 여기가 어디지?]

 

정신을 차린 조경재는 낯선 곳에 자기가 누워있음을 깨닫고는 두리번거리며 이곳이 어딘지를 파악하려고 애를 썼다.

 

그런데, 갑자기 자기 머릿속에서 누군가의 기억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 이름은 이강 , 내 부친 , 내 모친은 … … ….]

 

무려 반나절동안 쏟아져 들어오는 이 몸의 원래 주인인 의화군 이강의 기억의 홍수를 받아들인 조경재는 정신적인 대혼란을 겪고 있었다.

 

이강이 기억하는 모든 것들이 마치 한편의 인생 드라마처럼 당시 상황들이 영상과 내레이션까지 곁들여 재생되다보니 조경재는 본능적으로 이것들을 모두 기억하기 위해서 온 정신을 기울여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자신이 전설대로 차원이동을 하여 의화군 이강의 몸에 자리 잡은 것이 확실한 이상 이제는 조경재가 아닌 이강으로 살아야만 했기에 무엇보다 그의 기억이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이강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어떡하든 모든 것을 기억하려고 발버둥을 칠 수밖에 없었다.

 

저하! 깨어나셨군요!”

 

이강의 기억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몸부림치다보니 부지불식간에 흘린 신음소리에 어린 시절부터 그를 섬긴 내시 대길이가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다.

 

대길아! 목이 마르구나. 물 좀 다오.”

 

잠깐만 기다리옵소서.”

 

대길이 물을 가지러 나가자 조경재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하아- 하필이면 15년 뒤에 일본에게 먹힐 이 때로 차원 이동하다니 .]

 

 

*****

 

조경재가 이강의 몸에 자리 잡고 점점 익숙해지던 1895 10 5.

 

조선 주재 일본 공사 미우라 고로의 지휘 아래 일본국 한성 수비대원 및 낭인들이 경복궁에 난입하여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김홍집을 중심으로 한 친일 내각을 견제하기 위해서 명성황후를 중심으로 외척 세력이 아라사(러시아)를 등에 업고 친일 내각을 축출하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것이 일본의 분노를 사게 되었고, 친일파와 명성황후 반대세력의 도움을 받아서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서 1896년 고종과 세자가 경복궁을 떠나서 아라사 공사관으로 망명한 아관파천이 발생하였다.

 

아관파천 즉시, 이 사건을 물밑에서 협조한 총리대신 김홍집과 농상공부 대신 정병하, 탁지부 대신 어윤중은 고종의 밀명으로 군중들에 의해서 격살되었고 내부대신 유길준을 비롯한 10여명의 고관들은 일본으로 도피하였으며 범행의 진범인 일본에 대한 복수는 요원하기만 했다.

 

그런데 이즈음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동안 철저하게 왕실에서 관리하던 이권 사업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아사라를 비롯한 서양 열강에게 대거 넘어가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러다보니 조선을 한입에 집어삼키려던 일본에서는 난리가 나버렸다.

 

일본이 조선을 합병해서 식민지로 삼아도 서양열강들이 돈 되는 조선의 이권사업을 모두 가져가 버리면 자기들 몫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본은 서둘러서 서양 열강에게 넘어간 이권 사업들을 웃돈까지 줘가며 사들여야하는 무리수를 둬야만 했다.

 

 

*****

 

을미사변으로 인해서 구라파 6개국 특파 대사 계획은 대전환을 맞게 된다.

 

처음 고종은 구라파 6개국 특파 대사 계획을 유럽의 선진문물, 그 중에서도 현대적인 군수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일본의 침략에 맞설 군대 창설을 목적으로 세웠다.

 

그래서 유럽 국가 중에서 도움을 줄 국가를 선별하여 그들로 하여금 20만 명의 근대적 군대를 무장할 총기류를 비롯한 군수장비와 훈련을 담당할 군사 고문단을 요청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을미사변으로 인해서 일본의 조선 침략이 멀지 않았음을 깨달을 고종은 자주국방을 이뤄 일본에 대항한다는 기존 계획은 폐기하고, 세상이 상상도 못할 기상천외한 새로운 계획을 준비하였다.

 

그 시작은 아라사를 비롯한 서양 열강에 조선의 이권사업을 넘기는 것이었다.

 

그 다음은 1897 10월 대한제국 수립을 전 세계에 선포하는 일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고종의 돌발 행동으로 일본의 조선 합방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되었다.

 

 

*****

 

특파 대사 파견을 며칠 앞둔 1898 8 1일 저녁.

 

고종 황제의 침전인 덕수궁 함녕전에서 친위대의 삼엄한 경비 속에서 의화군은 황제와 독대를 하고 있었다.

 

지금 하신 어명이 정녕 사실이옵니까?”

 

몇 해 전 너의 적모(명성황후)가 일본이 보낸 낭인들에게 시해를 당하지 않았더냐?

그래서 황실이 아라사(러시아) 공관으로 파천을 했다가 얼마 전에 환궁하여 구라파 대한제국을 선포했느니라.

 

그런데, 알렌 공사의 말에 의하면, 일본이 우리 황실을 멸하고 짐의 나라를 그들의 것으로 집어 삼키려는 것이 분명하며 그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더구나.”

 

지잡대 이과 공돌이 출신이라 조선 역사에 대해서 문외한인 조경재였지만, 이 몸의 주인인 이강의 기억 속에 각인된 알렌 공사에 대한 평가를 그대로 말하였다.

 

폐하. 그는 미국 정부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가 아닙니까?

심지어 일본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이기도 한데, 어떻게 그의 말을 신용할 수 있겠습니까?”

 

알렌에 대한 네 평가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가 기생집에서 아라사(러시아)와 덕국(독일) 공사들에게 취중에 한 말은 결코 흘려 들을 수가 없더구나.”

 

[하아- 사실 그대로를 말할 수도 없고 일단 아니라고 버티는 수밖에 .]

 

1905년의 을사늑약과 1910년의 한일합방 늑약을 통하여 조선이 일본에 넘어가는 것이 분명한 역사임에도 조경재는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할 수 없었다.

 

그의 몸이 조경재가 아닌 의화군 이강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몇 년 안에 이 나라가 일본에게 넘어간 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허언이요, 알렌 공사의 망발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방금하신 황명을 거둬 주시옵소서.”

 

아니다. 의화군. 너는 이번 구라파(유럽)에 특파 대사로 파견되면 다시 제국으로 돌아오지 말고 그곳에 우리 제국의 대사관과 영토를 구입하여, 그 곳에 살면서 우리 대한제국 황실의 명맥을 이어갈 길을 모색하도록 하라!”

 

아바마마! 세자 형님도 계시는데, 어찌 제가 황실의 명맥을 유지한다는 말씀이십니까?”

 

일본은 이미, 네 형인 세자까지도 이곳저곳에 철저한 올가미를 쳐 놓았더구나.

사실 짐이 며칠 전 내각 회의에서 세자를 구라파 특별 대사로 파송하는 것에 대해서 의견을 내놓았더니 그날 저녁부터 자선당 주변에 수상한 자들이 출몰하기 시작하더구나.”

 

설마 어제 형님의 거처인 자선당의 환관과 궁녀들을 교체하신 것이 !”

 

어찌 그 들 뿐이겠느냐. 친위대 안에도 일본의 세작(첩자)들이 있더구나.”

 

이런 천인공노할 일이 .”

 

상황이 이러다보니 고종은 공적인 신분에 메이지 않고 사적인 집안일로 이번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강아. 이 애비는 우리 황실의 운명이 길어나 20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파견단에 아직 일본의 신경 쓰지 않은 네 동생 영의군 덕혜 옹주도 함께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 덕혜는 괜찮지만 영의군은 만일의 사태를 대기하기 위해서 함께 보낼 수 없다고 대신들이 극렬히 반대를 하더구나.”

 

고종은 4명의 후궁에게서 세자와 의화군, 영의군 이렇게 3명의 아들과 말년에 얻은 덕혜 공주까지 3 1녀의 자녀를 두었다.

 

간악한 역적들 같으니 , 아바마마, 그들이 대체 누구입니까?”

 

중추원의 육부 대신 전부가 일본의 편이더구나.

그리고 새로 바뀐 일본 공사도 영의군 동행을 극력하게 반대하더라.

그래서 파견단이 떠나면 중추원을 비롯한 핵심 대신들을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아바마마, 일본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지금 당장은 그들도 대놓고 이빨을 드러내지는 못할 것이다.

알렌의 취중 실언에 의하면 아직 조선과 비율빈(필리핀)의 지배권을 두고 미국과 합의를 보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저 무도한 일본은 결코 내각의 전면 개편을 두고 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 짐이 밀어붙이면 결국 나까지도 네 적모(명성황후)처럼 암살하려고 하겠지!”

 

아바마마, 어찌 그런 망극한 생각을 .”

 

아니다. 그들은 반드시 그럴게 할 것이다.

그래서 짐이 세자를 구라파에 보낼 수 없는 것이다.

 

짐이 끝까지 고집을 부리면, 일본 녀석들은 반드시 세자를 암살하고 심성이 유약한 영의군을 세자로 세워서 꼭두각시처럼 부리려 할 것이다.”

 

조경재는 고종의 추측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지금 당장이라도 대한제국을 합병하지 못해서 안달이 난 상태임을 대한제국의 관원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데, 어찌 내각의 대신들 모두 교체하시려고 하십니까?”

 

최소한 절반을 교체하려면, 처음에는 전원 교체로 운을 떼야 하지 않겠느냐?”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 조경재는 또 다른 의문이 떠올라 고종에서 물었다.

 

그런데, 아바마마께서는 왜 구라파 파견을 3년이나 미루신 것이옵니까?”

 

시시각각 다가오는 일본의 마수는 이미 대한제국의 목덜미까지 다가왔는데, 이런 급박한 때에 3년이나 파견을 미룬 이유를 조경재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아들의 의문에 고종은 미소를 지으며 답을 해주었다.

 

계획대로 일본에 맞설 수 있을 정도의 근대적인 군대를 만들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 비자금을 일본이 알아서는 안 될 것이니, 그들이 절대로 알지 못할 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3년 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단다.”

 

고종의 말을 들은 조경재는 비로소 이해가 갔다.

 

말을 마친 고종은 밖에 대기하고 있을 내관을 불렀다.

 

밖에 내수사 전수는 들라!”

 

짧은 머리에 근대식 관복을 입은 중년의 환관이 검은색 나전칠기 상자를 들고 조심스럽게 방안으로 들어왔다.

 

내수사(內需司)는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황실의 내탕금(황실 재산)을 관리하는 8명의 환관(내시)들로 구성된 관청이다. 5품인 전수(典需)가 내수사를 통솔한다.

 

의화군은 전수에게서 상자를 받아서 열어 보아라.”

 

의화군이 내수사 전수에게 받은 상자 안에는 2장의 예금 증서와 1장의 금괴 예치 증서가 들어있었다.

 

과인이 내탕금의 일부를 상해 덕화은행(德華銀行: Deutsch Asiatische Bank)에 예치한 증서들이다.

 

현금으로 일본 돈 50만 엔을 예치했으니 덕국(독일) 돈으로 환전하고, 금괴는 200(120Kg)을 맡겨 놓았으니 함께 가져가서 황실의 후일을 도모하도록 하라!”

 

실제로 고종은 1903 12 2일 덕화은행에 현금 15만 엔과 금괴 약 16.3을 맡긴 바 있었다.

 

그리고 몇 달 뒤 1 8500엔과 5만 엔을 두 차례에 걸쳐 추가로 넣었는데 그 가치는 총 51 8800마르크였다.

 

고종의 비자금 51 8800 마르크는 2008년 당시 기준으로 약 250억 원으로 추정하였다.

 

그러니 이 세계에서 고종의 비자금은 그 6배에 달하니 현재 가치로 1,500억 원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황은이 망극합니다. 아바마마!”

 

강아! 제국의 미래와 덕혜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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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친왕으로 빙의했다 | 원래 쓰려고 했던 작품입니다. 2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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