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toprna123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노예해방전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쿨쿨잠자자
작품등록일 :
2022.05.16 00:06
최근연재일 :
2022.07.11 18:13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1,618
추천수 :
171
글자수 :
186,504

작성
22.06.30 18:30
조회
29
추천
1
글자
10쪽

EP.3 새로운 국면(4)

DUMMY

베르푸기스가 서신을 러시에게 내밀었다.

읽어보라는 뜻인 듯 했다.

러시가 그 내용을 읽자 베르푸기스는 말을 이었다.


”본토에서 지령이 내려왔네.“

”예.“


마경 개척군 총사령관에게 전달된 본토의 지령.

당연히 부대의 대장이라고는 하나 노예병인 러시에게 총사령관이 직접 전달할 내용은 아니었다.

그러나 서신을 읽은 러시는 베르푸기스가 자신을 부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온갖 미사여구가 붙은 서신이었지만 핵심을 간추리면 간단한 내용이었다.


<마경을 개척하여 제국의 영토를 확장하라. 그로인해 새로운 황제 크라운 폰 데시트의 위명을 제국 만방에 전파하라.>


황제의 와병이후 9년 만에, 새로운 황제가 즉위한지 1개월만에 마경 개척의 임무가 하달된 것이다.


러시를 부른 이유는 하나였다.

마경 개척군의 본대는 지금 마경의 몬스터들이 본토를 침입할 수 없도록 방비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다. 끊임없는 전투에 기사와 병사들은 조금씩 소모되어가지만 증원은 없기에 그 어려움은 가중되어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유일하게 마경의 개척과 관련된 임무를 수행중인 것이 노예군 특작대였다.



노예군 특작대가 마경 개척군에서 가장 어려운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부대라는 원칙과 그것이 실제로 마경을 방비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베르푸기스의 판단이 맞물린 결과였다.


허나 이는 예전처럼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 아닌 필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었으니 노예군 특작대와 마경 개척군 본대, 러시와 베르푸기스의 관계는 원만한 편이었다.


노예군 특작대에게 부여된 마경의 정찰과 개척 임무는 어디까지나 ’가능한 선‘에서 였으며 그 가능한 선에 대한 판단을 오로지 부대의 대장인 러시에게 일임한 결과였다. 단지 변수가 있다면 그 '가능한 선'이 베르푸기스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사실 정도일까.


적어도 지금 마경의 ’개척‘에 있어 가장 전문가는 러시와 노예군 특작대였다. 시시각각 변하는 마경의 환경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였다.

당장 지금만 해도 새롭게 형성되는 곰 야수 무리를 토벌하고 돌아온 길이 아니던가.


”어떤가?“


베르푸기스는 합리적인 인물이다.

지난 8년간 러시는 베르푸기스를 충분히 파악해왔다.

그가 먼저 의견을 물어왔다는 것은 기탄없이 의견을 개진해도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여기서 ’기탄없이‘라는 뜻은 다소 선을 넘나들어도 됨을 의미했다.


러시에게 양질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 마경 개척군이 처한 상황에 대한 공유가 필수불가결하다. 베르푸기스가 먼저 나서서 그런부분을 미주알고주알 설명해주는 성격은 아니지만, 물어본다면 대답해 줄 인물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필요하니까.


”추가적인 증원은 있습니까?“

”없네.“

”지금 마경 개척군에 여력이 있습니까?“

”그 또한 없네.“

”본토는 마경 개척군이 마경을 개척하다가 전멸하기를 원하는 겁니까?“


베르푸기스의 눈빛이 서늘하게 빛났다.


”내 생각에는 그렇네“


차마 밖에서는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없는 진실.

하지만 어느정도 머리를 굴릴 수 있는 자라면 모두 도달할 수 밖에 없는 진실.

추가적인 증원을 약속하지 않으며 마경을 개척하라는 것은 사실 몰살을 당하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명령이었다.


”개척을 진행하지 않는다면요?“

”새로운 황제의 첫 번째 황명을 거역한 죄로 토벌을 당하겠지. 전대 황제의 수족들이 핵심부를 채우고 있는 지금의 마경 개척군은 눈에 가시일테니까.“


명령을 지킨다면 몰살을 면할 수 없다.

명령을 지키지 않는다면 토벌을 면할 수 없다.

말 그대로 사면초가의 상황이었다.


원래라면 총사령관인 베르푸기스를 갈아치우는 선에서 정리했을 것이다.

허나 지난 8년간 마경 개척군을 방치하면서, 본토는 마경개척군에 대한 통제를 완전히 잃었고 그 모든 통제력은 베르푸기스에게 집중되었다.

지금의 마경 개척군은 모두 베르푸기스의 수족이라 보는 것이 합당했다.


한번 버렸던 베르푸기스를 다시 회유할 생각이 없는 크라운으로선 마경 개척군을 모두 버리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 것이다. 그에게 2천명이라는 마경 개척군의 인원은 대체 가능한 숫자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반란을 일으키실 겁니까?“


이미 속내를 공유한 사이다.

물어보지 못할 이유가 없는 질문이었다.


”아니, 그럴수는 없네.“


러시도 짐작하고 있는 사실이었다.

베르푸기스도 어떤 측면에선 아르칸을 닮아 있었으니까.


베르푸기스는 반란의 과정에서 일어나 제국의 손실과 마경 개척군의 공백으로 제국민들에게 갈 피해를 방치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마경 개척군이 마경을 개척하다가 전멸한다면 그 자리는 빠르게 다른 병력으로 대체 되겠지만, 마경 개척군이 반란을 일으킨다면 그 자리를 다른 병력이 대체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마경과 인접한 내지에 살고있는 제국의 국민들에게 전가 될 것이다. 마경을 누구보다 오래도록 지켜온 베르푸기스는 마경 개척군이 없을 시에 얼마나 큰 피해가 본토에 끼치게 될지,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피눈물을 흘리게 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저 높으신 수도의 분들은 모르는 듯 했지만 말이다.


”마경의 개척은 가능합니다.“

"호?"


러시의 입에서 베르푸기스가 바라던 대답이 나왔다.


”그러나 개척된 지역을 지키는 것이 어렵습니다.“

"흠..."


그리고 현실적인 대답이 나왔다.

지난 8년간 꾸준히 마경을 정찰하고 개척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면서 든 생각이다.


노예군 특작대의 역량은 상정을 초월했다.

노예군 특작대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이들은 오로지 노예군 특작대 뿐이었다. 그들은 지난 8년간 꾸준한 경험과 수련을 통해 강해져왔으니까. 8년전에도 이미 베르푸기스에게 유능함을 인정받은 그들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렇기에 노예군 특작대의 역량만으로도 시간이 충분하다면 근 5일 거리에 있는 지역을 토벌할 수 있을 것이다. 깊숙이 들어갈수록 더 강력한 몬스터들이 서식하는 마경의 특성을 생각해도 열흘 거리까지는 어떻게 비벼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그 시간이 충분할 리가 없다.

저런 단서가 하나 둘 붙기 시작한다면 제국은 진즉에 마경을 평정했을 것이다.


그곳까지는 일반 병사들에겐 위험하지만 기사들이라면 어떻게 상대할 수 있는 몬스터들이 주로 분포했다. 어찌되었든 오우거도 기사들이 ’상대할 수‘는 있으니까 말이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지만, 러시는 이미 러너와 함께 보름 거리에 있는 마경의 심처까지 진입한 경험이 있었다. 마경의 영토는 광대했다. 어쩌면 제국보다 더 넓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보름 거리면 제국의 거대 영지 세 개를 가로지르는 넒이임에도 그곳에서 조차 그 끝이 가늠되지 않았다.


탐색을 보름 거리에서 멈춘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 이상 가면 러너가 위험했으니까. 그쯤 가니 러너가 제 한몸 빼기조차 힘든 몬스터들이 즐비했다. 그곳엔 러시조차 경시할 수 없는 몬스터들이 심심찮게 출몰했다.

오우거를 질식시키는 거대한 뱀 같은 괴물이라거나, 그런 뱀을 포식하는 악어를 닮은 거대한 괴물까지.

솔직한 심정으로 거기까지는 인간이 개척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5일 거리면 충분하네.“


그 정도 영역이면 제국의 개천이래 최고의 영토 확장이다.

마경의 경계선이 지금 단계로 확정된 지 벌써 2세기가 지났다. 슈타인 공의 개천이 4세기 전임을 감안하면 꽤 오랜시간 고착화 된 것이다. 역시나 문제는 ’토벌‘ 보다는 ’개척‘ 이었다.


”진입할 수 있지만, 개척할 순 없을겁니다. 몬스터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땅입니다.“

”괜찮네. 우린 토벌을 하고 빠져 나올 것이니.“


러시는 베르푸기스의 의도를 이해했다.

추가적인 증원이 없다면 토벌한 지역을 사수하는 ’개척‘은 절대적으로 불가하다.

그러나 명을 어길수도 없으니 토벌 행위를 통해 명을 수행하고 있다는 액션을 취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만 해도 괜찮겠습니까?“


나름 걱정을 담은 러시의 말에 베르푸기스가 피식 웃었다.

노예병 주제에 누구를 걱정하는 건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겠지. 그러나 내 어깨에 올라탄 목숨이 수천이니 그냥 죽을수는 없는 법 아니겠나. 할 수 있는 만큼은 해 봐야지.“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하였다.

최선을 다한 후의 결과는 하늘에 달린 것이니, 일단 베르푸기스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었다.


그 첫 번째 최선이 바로 노예군 특작대를 최선봉에 세워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마경에서 중요한 것은 첫 번째는 무력이고 두 번째는 경험이니까.

그 둘 모두를 가진 노예군 특작대를 활용한다면 희생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러시가 베르푸기스를 응시했다.

나름 베르푸기스가 고루하다고 생각해온 러시의 입장에선 의외의 결정이었다.

8년의 세월 동안 제국의 충성스러운 신하는 다소 변해버렸을지도 몰랐다.


”언제 시작합니까?“

”일주일 후, 수도에서 보낸 감찰부대가 도착한다는군. 우리가 개척을 하려하는지 살필 생각이겠지.“

”준비하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선봉에는 노예군 특작대가 서게 될 것이다.

러시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사상자를 최소화 하는 것과 노예군 특작대의 희생이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


러시가 떠나간 빈자리를 베르푸기스는 한동안 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항상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노예해방전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일정 변경 공지 22.07.06 13 0 -
공지 6.17 연재 관련 공지 22.06.17 27 0 -
공지 6.3 금요일 휴재 공지 22.06.03 11 0 -
공지 연재주기 및 시간 공지. 22.05.25 39 0 -
40 EP.3 새로운 국면(10) 22.07.11 25 1 10쪽
39 EP.3 새로운 국면(9) 22.07.08 27 1 10쪽
38 EP.3 새로운 국면(8) 22.07.07 21 1 11쪽
37 EP.3 새로운 국면(7) 22.07.05 20 1 10쪽
36 EP.3 새로운 국면(6) 22.07.04 28 1 10쪽
35 EP.3 새로운 국면(5) 22.07.01 32 1 10쪽
» EP.3 새로운 국면(4) 22.06.30 30 1 10쪽
33 EP.3 새로운 국면(3) 22.06.28 27 0 10쪽
32 EP.3 새로운 국면(2) 22.06.27 25 2 10쪽
31 EP.3 새로운 국면(1) 22.06.19 38 4 11쪽
30 Ep.2 마경(13) +1 22.06.18 37 3 11쪽
29 Ep.2 마경(12) 22.06.18 25 3 11쪽
28 Ep.2 마경(11) 22.06.17 27 3 12쪽
27 Ep.2 마경(10) 22.06.17 27 3 11쪽
26 Ep.2 마경(9) 22.06.16 26 4 11쪽
25 Ep.2 마경(8) 22.06.15 33 3 11쪽
24 Ep.2 마경(7) 22.06.14 31 5 10쪽
23 Ep.2 마경(6) 22.06.13 30 5 10쪽
22 Ep.2 마경(5) 22.06.10 33 7 11쪽
21 Ep.2 마경(4) 22.06.09 39 5 12쪽
20 Ep.2 마경(3) +1 22.06.08 33 6 11쪽
19 Ep.2 마경(2) 22.06.07 34 5 11쪽
18 Ep.2 마경(1) 22.06.06 33 6 11쪽
17 Ep1. 잊혀진 이름, 레볼리스(16) 22.06.02 34 6 11쪽
16 Ep1. 잊혀진 이름, 레볼리스(15) 22.06.01 33 5 12쪽
15 Ep1. 잊혀진 이름, 레볼리스(14) +2 22.05.31 44 7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