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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rna123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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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노예해방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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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쿨잠자자
작품등록일 :
2022.05.16 00:06
최근연재일 :
2022.07.11 18:13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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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2
추천수 :
171
글자수 :
186,504

작성
22.06.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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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Ep.2 마경(8)

DUMMY

“다 죽으라는 소리 아닙니까!”


부대장 중 하나가 강력하게 반발했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던 베르푸기스의 눈이 살짝 찌부려졌다.

그러나 아무도 반발하는 부대장을 말리지 않았다.

나서지 못하고 있을 뿐, 그들 모두가 같은 심정이었기에 그랬다.


마경 개척군은 당대 황제의 욕망을 반영하는 부대라 하였다.

즉, 총사령관 베르푸기스 반 뉴트로를 비롯한 고급 간부는 모두 현 황제의 세력 혹은 심복이라 볼 수 있었다. 크라운은 앞으로 황제가 될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그들을 버리는 말로 사용할 심산인 듯 했다.


“후...”


베르푸기스가 한숨을 쉬었다.


제국을 향해 충성을 맹세한 몸이지만, 지금 반발하는 저들의 마음을 어찌 모를까.

높은 곳에 있는 자들은 자주, 아니 어쩌면 항상 그들을 사람이 아닌 부품으로 바라보곤 했다. 고장나거나 망가지면 갈아끼우면 되는 부품 말이다. 그들이 전멸 당한다면, 이 자리는 다른 이들이 대체 할 것이다. 애초에 마경의 뒷쪽에 미리 군대의 벽을 세워 놓지도 몰랐다. 지원군은 보내주지 않으면서 말이다.


구석에 서 있는 노예병 러시가 보였다.

그래, 천상계급이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자신들이 노예병을 바라보는 시각과 똑 닮아 있었다. 그 지독한 모순에 웃음이 나오려고 했다. 인간은 본인들은 멸시를 일삼으면서 본인이 멸시당하면 참지 못한다.


이해를 한다는 것이 수용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반발을 들어주고 어르고 달랠 시간에 살아날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것이 마경에서 일생의 절반 이상을 지내고도 살아남은 사내의 사고방식이었다.

지금 이들을 수습하지 못한다면 티끌만큼 남아있는 생존의 가능성도 없어진다.


“나를 못 믿는가?”

“아닙니다!”


군에서 사람을 이끌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능력과 카리스마 그리고 업적이다. 베르푸기스는 그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물음에 반사적으로 부대장들이 대답했다. 단호한 한마디로 베르푸기스는 장내의 혼란을 수습 할 수 있는 지휘관이었다.


“어차피 벌어질 일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다.

역대 황제가 바뀔 때마다 마경 개척군은 숙청이라는 이름의 변동을 감당해야만 했으니까.


허나 너무 이르기도 했다. 제국의 황제다. 보통 황제의 와병은 수년은 기본이었다. 신성력 등 제국 황제가 누릴 수 있는 인프라는 몸져 누운 황제라 해도 수년은 목숨줄을 붙잡아 두기 마련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금 황제는 40대 중반의 젊은 나이가 아니던가? 버텨도 몇 년은 너끈히 버텨야 했고, 다시 쾌차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었다.


‘못 일어나시는 건가’


크라운이 이리 적극적으로 나온다는 것은, 황제의 안위가 예상보다 훨씬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베르푸기스는 심상치 않은 음모의 냄새를 맡았지만, 마경에 묶여있기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10만의 오크 웨이브에서 살아남는 것 뿐이었다.


어지간해서는 사용하지 않을 벼랑 끝 전략.

혹자는 그런 전략을 도박이라 부른다.

지금 선택지는 그런 종류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본국의 추가 지원 없이 단 5천기의 병력으로 10만 오크 웨이브를 ‘버틴다’는 것은 결국 ‘버티다 모조리 죽는다’와 같은 말이었으니.


“오크 로드를 친다”

“우오오오!”


베르푸기스의 단호한 한마디에 사기가 올랐다.

오크 로드가 목숨을 잃는다면, 10만의 오크대군은 목적성을 잃고 사오분열 할 것이다. 사오분열한 오크가 발걸음을 돌린다면 마경 개척군은 살아남을 수 있고, 제국의 안위를 지킬 수 있다.


“누가 갑니까?”

“크흠”


부관의 질문에 분위기는 싸하게 식었다.

오크로드는 절대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그 말은 즉 오크 로드를 잡기 위해서는 오크 대군을 막아서는 것을 넘어 돌파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방어선을 버릴 수는 없다. 적은 자그마치 10만의 대군이고 이쪽은 5천이다. 최대한, 정말 최대한 많이 빼준다고 해도 오크 로드를 잡으러 갈 별동대는 500을 넘기기 힘들 것이다.


단 500으로 10만의 오크 군세를 뚫고 오크 로드를 잡으러 가는 길이다. 용맹한 마경의 부대장들로서도 망설여지는 임무다. 용맹한 것과 자살 지망은 다른 이야기니까.


베르푸기스는 자신의 검을 들어보였다.


“내가 간다.”

“불가합니다.”


베르푸기스가 간다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다.

소수 정예로서 성공확률을 조금이라도 올리려면 제국에서도 손꼽히는 강자인 그가 나서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총사령관인 그가 이런 비상시에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이다.


“오크 로드를 죽이지 못한다면, 어차피 우리는 다 죽는다.”

“그렇다고 해도...”

“미하일”


베르푸기스가 부관 미하일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곳에서 내 빈자리는 네가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오크 로드를 잡을 때 나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오만이 아니라 진실이었다.


“그렇게 결정하겠다.”


베르푸기스는 단호한 목소리로 이견을 일축했다.


“오크웨이브와의 거리는?”

“지금 속도로 웨이브가 이동한다면 3일 후, 이곳에 도착 할 겁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런 시간.

목숨을 잃을 각오를 하기엔 짧지만 전쟁을 준비하기엔 충분한 그런 시간이었다.


“나는, 죽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인지, 부하들을 독려하기 위한 말인지 모를 말을 베르푸기스가 담담히 읊조렸다. 그의 시선은 고개를 내리 깔고 있는 러시를 향해 있었다.


***


러시가 노예군 특작대로 돌아오자 특작 대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그들로서도 생전 처음 있는 본대 회의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을 하얗게 불태운 후 바닥에 대자로 뻗어있는 디토를 제외하고 말이다.


“무슨 일이래?”


이런 질문은 보통 넉살 좋은 네벤더의 몫이었다. 질문은 네벤더가 했지만 러너와 힐리온 벨르케 모두가 같은 표정이었다. 러너조차 도착해서 알려주겠다는 러시의 말에 내용을 모르는 상황이었다.


“오크 웨이브가 오고 있다고 합니다.”

“뭐?!”


부대장 회의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놀란 사람은 러너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3년전 오크웨이브를 겪어본 이는 러너밖에 없었으니까.

지난 1년간 임무를 수행하며 오크를 겪어본 러시는 대화의 맥락을 통해 사건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여기 대원들은 그렇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오크 웨이브가 무엇이오?”


궁금한 힐리온이 러너에게 물었으나, 러너의 시선은 여전히 러시에게 고정되어있었다.


“규모는?”

“최소 10만이요.”

“하...”


오크라는 몬스터와 10만이라는 규모.

모두 대강의 사정을 짐작했는지 표정이 굳었다.

허나 짐작만 하는 것과 설명을 듣는 것은 달랐으니, 힐리온이 다시 재촉했다.


“오크 웨이브가 무엇이오?"

”아, 미안합니다.“


러너가 오크 웨이브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직접 겪어본데다 러너의 탁월한 묘사가 더해져 노예군 특작대의 오크 웨이브가 무엇인지 체감할 수 있었다. 눈 앞에 모든 것을 짓밟는 몬스터의 군대가 눈 앞에 그려졌다.


그리고 러시가 대강 본대 부대장 회의에서 오갔던 내용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오지 않을 지원군과 오크로드의 격멸.


“우리, 임무는?”


사실 가장 중요한 내용이었다.

모두가 궁금하지만, 차마 묻지 못하고 있던 내용이었다.

애써 외면하고 있던 그 질문을 벨르케가 담담히 내뱉었다.


-꿀꺽


모두가 긴장한 상황.

네벤더는 속이 타는지 침삼키는 소리가 들려올 지경이었다.


“저희는 오크 로드의 목을 따러 갑니다.”

“!!!”


노예군 특작대는 가장 위험한 곳에 우선적으로 투입되는 부대.

그들에게 선택지 따위는 없었다. 그 참담한 상황에 누구하나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남은 시간은?”


경험치의 차이 덕분일까.

냉정함을 빠르게 되찾은 러너가 물었다.


“3일입니다.”


한 마음이 된 듯 모두의 시선이 뻗어있는 디토를 향했다.


오크로드를 향한 그 길, 누구 하나 제 목숨을 장담하지 못할 길이지만 저 어린 아이의 목숨은 어떻게 지켜내야 하는가.


***


디토를 제외한 채 디토를 위한 회의가 들어갔다.

리더는 러시였지만 가장 경험이 풍부하며 전 특작대장이었던 러너가 회의를 주재했다.


“임무에서 제외시키는 방법은?”

“기각.불가. 노예군 특작대에게 그런 선택권은 없어. 어리다고 빼줄 문제였다면 애초에 노예군 특작대로 보내지도 않았겠지.”

“하...”


가장 쉬운 방법이 원천적으로 부정당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그냥 두는거야.”

“그런...”

“애초 노예군 특작대는 각자도생이야. 역량껏 살아남는거지. 우리라고 안전할 줄 알아?”


러너의 말이 맞았다.

사실 그들의 목숨조차 보장못하는 이 상황에서 디토의 안전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울 수도 있는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디토는 무조건 낙오될 것이다. 대군을 돌파하는 별동대의 기동력을 저 어린 아이가 따라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으니까.


“죽을 때 죽더라도, 나는 인간이고 싶습니다.”


러시가 올곧은 눈으로 러너를 바라보았다.

지난 1년간 러시를 겪어온 러너는 이미 러시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지금은 언쟁이 무용한 상황이었다.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그 무언가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니까. 스스로 말하면서도 내심 찜찜했던 러너는 곧바로 다른 의견을 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야. 우리 중 하나가 디토를 지키는 것.”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사실 답은 반쯤 정해져있었다. 모두가 힐리온에게 시선이 모이려 할 때,


“제가 지킬까요?”


러시가 물었다.


“니가 있는 곳이 제일 위험해, 인마”


이미 러시와 임무를 진행해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러시는 항상 최전선에서 누구보다 검을 많이 휘둘었다. 그가 강하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만큼 디토는 위험해 질 것이다.


“모든 것을 책임질 필요는 없소, 대장. 소년은 내가 지켜내 보도록 하지. 이젠 내 제자이기도 하니.”


무투사제 힐리온.

제 몸을 지키기에 충분한 역량과 신성력이라는 사기적인 능력.

그의 힘이라면 디토를 살려서 돌아올 가능성이 있었다.

일행들이 살아남는다면 말이다.




항상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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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EP.3 새로운 국면(9) 22.07.08 2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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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P.3 새로운 국면(2) 22.06.27 2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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