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과 국민과 열차와 맥도날드의 상관관계
김 수경은 요즘 뉴스를 보지 않아 지금 진압하려는 시위에 대해 알지 못한다
또 대통령이 뭐 한다고 했나 보지 뭐
김 수경이 진압복을 입으며 중얼 거렸다
여당은 철도 파업에 안녕 못한 학생들이 관여하지 않았으면 했지만 크게 상관은 없었다 이곳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하겠다면 하는 거지 뭐
유행에 민감한 야당은 안부를 묻는 것이 유행하자 서둘러 유행을 쫓았다 안녕들 하십니까? 안녕들 하시죠, 안녕하죠? 안녕… 어라? 매 년 하던 일이었네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인사가 전철처럼 매일 같은 구간을 돌아 다녔다 안녕 못하신 학생들이 그 전철을 타고 시청까지 갔다
시청에서 의경들이 그들을 막았다 그들은 경찰에게도 묻는다
안녕이고 지랄이고 전역해야 이 꼴을 안 보지 김 수경이 악을 쓰며 대답했다
경찰이 만든 벽을 사람들은 뚫지 못했다 넘지 못한다면 돌아가라! 사람들이 옆에 있는 맥도날드로 들어가 옆문을 열자 종업원들이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히 가세요
낮에 놀자 했더니 시청을 갈 거라던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국가 중대사를 앞두고 놀자는 말이 나오냐던 친구는 집이란다
국가 중대사는 어쩌고 집이냐
가서 좀 있다가 왔어
왜
겨울에 물 맞으면 춥잖아
내일 노래방이나 가자 나랑 노는 게 인륜지 중대사다
여담이지만 집회가 끝나고 어느 높으신 분이 신문을 집어 던지며 화를 냈다고 한다
맥도날드가 그래도 되는 거야? 적어도 맥도날드는 그러면 안 되지, 맥도날드는!
- 월간 시와 표현 2015년 12월호 발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