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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블루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가시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18 23:24
최근연재일 :
2022.06.29 16:29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4,796
추천수 :
301
글자수 :
137,131

작성
22.06.05 14:50
조회
114
추천
9
글자
9쪽

17. 목적 (5)

DUMMY

17.


- 아옳?

- 아옳!

- 아옳옳옳!


어인들 중 하나가 돌아온 돌아보는 것을 필두로, 블루스 호를 뒤집어 엎으려던 어인들은 타깃을 바꾸어 이원 일행을 향해 달려들었다.


푸욱- 툭- 털썩-!


다시금 시작된 전투. 단검을 든 아라가 춤추듯 움직이는 가운데, 이원이 [공간 절단]으로 어인들을 상대하며 생각했다.


‘딱 도미니티카 마법병단 일반병 수준에서 세팅된 괴물들.’


- 아옳!


‘인류의 도약인지 뭔지 하는 개 같은 명분으로 움직이는 [휴머니티] 놈들. 그 녀석들이 정확하게 뭘 노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녀석들이 우주 곳곳에 풀리면 도미니티카에서 병사를 부리는 다른 형제들만 이득을 보게 된다.’


“선장님. 왼쪽이요.”


“어. 응.”


- 아옳옳!


‘다른 형제들이 도미니티카 내부의 문제로 이득을 보는 동안, 나도 무언가를 해야 후계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텐데...’


푸욱-!


한편 어인들을 피해 블루스 호 밑으로 기어들어간 소년. 그의 이름은 드미트리 아시모프로, 행성 에덴을 지배하는 아시모프 가문의 막내였다. 그는 아라와 이원이 싸우는 모습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이...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 아쿠아리아 방위군들조차 전멸시킨 괴물들을, 전혀 어렵지 않게 처치하고 있잖아!’


그리 생각하는 드미트리가 내심 쾌재를 불렀다. 그도 그럴 것이, 드미트리가 이곳 아쿠아리아에 찾아온 이유가 바로, 그의 모행성 에덴에 갑작스레 창궐한 ‘곤충형 괴물’들을 상대하기 위한 병력 지원 요청을 위해서였기 때문.


허나 아쿠아리아 방위군이 어인들에게 전멸당하고, 설상가상으로 드미트리 본인마저 어인들에게 쫓겨 생사의 위기를 겪던 찰나, 이원 일행을 만난 것은 크나큰 행운이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었다.


‘이... 이 물고기 괴물들을 손쉽게 처리할 정도라면... 우리 에덴에 등장한 벌레들도...’


푸욱- 털썩-!


“아라야. 그쪽 끝났지?”


“네. 방금 딱 끝났어요.”


한편 아라가 우주선 보관소에 있던 마지막 어인의 아가미에다 단검을 박아 넣는 것으로, 전투는 그렇게 끝이 났다. 주위에 더 이상 물고기 괴물들이 남아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이원이 허리를 숙여, 블루스 호 밑에 숨어있던 드미트리와 눈을 마주쳤다.


“야. 나와.”


“... 예? 아. 예!”


이원의 말에 블루스 호 밑에서 아직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아시모프 가문의 삼남 드미트리가 꿈틀꿈틀 기어나왔다. 그는 조금 피가 묻었어도 꽤나 고급이라는 게 눈에 보이는 옷을 한번 털고는, 이원과 아라를 향해 90도로 인사하며 소리쳤다.


“도...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을 평생 제 은인으로 모시겠습니다!”


“은인이고 뭐고, 야. 여기 저 물고기 괴물들 때문에 우주선 바닥 쪽에 도색 벗겨진 거 보이지? 이거 못해도 30만 크레딧은-”


“당연히 물어드리겠습니다! 도색 비용은 물론이고 안전점검 비용까지 전부요!”


“... 어? 어. 그래?”


예상치도 못한 드미트리의 반응에 아라와 루비는 물론이고 이원도 살짝 당황한 그 때, 드미트리가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소리쳤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부디 저희 행성을 도와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도와만 주신다면 사례는 톡톡히 하겠습니다!”


---


블루스 호로 돌아온 세 사람. 루비와 아라가 찝찝하다며 먼저 씻으러 간 사이, 이원은 조종간에 앉아 우주선의 목적지 설정 기능을 켰다.


띠링-! 띠링-!


[ 목적지 설정중... ]

[ 목적지가 ‘행성 에덴’으로 설정됩니다. ]

[ 예상 소요 시간을 계산 중입니다. ]

[ 계산 완료! ]

[ 예상 소요 시간 - 4시간 06분 03초 ]


[ 운행을 시작합니다. ]


우우웅-!


설정을 마치자마자 우렁찬 엔진음이 들려오는 가운데, 이원은 조종간을 떠나지 않고 몇 가지 작업들을 추가적으로 진행했다.


[ 우주선 상태 점검중... ]

[ 안전 상태... 매우 좋음 ( 100% ) ]

[ 연료 상태... 양호 ( 61% ) ]

[ 도색 상태... 좋지 않음 ( 43% ) ]


“... 뭐지? 도색한 지 몇 달 안 됐는데.”


“아까 확인해 보니까, 어인들 비늘에 우주선 바닥 쪽 잔뜩 긁혔더라고요.”


이원의 혼잣말에 답한 건 어느새 다 씻었는지 가벼운 복장으로 갈아입은 채 나온 아라였다. 그녀는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이원 쪽으로 다가왔다.


“벌써 다 씻었어? 빨리 씻었네.”


“네. 이제 슬슬 저녁 준비해야... 죠.”


그리 말하고선 이원 옆에 나란히 서 슬쩍 조종간 쪽을 슬쩍 확인하는 아라. 목적지 란에 적힌 ‘행성 에덴’을 본 아라가, 의외라는 듯 중얼거렸다.


“... 선장님이 웬일이세요.”


“나? 뭐가?”


“... 원래 저희 이런 용병일 같은 거, 돈 아무리 많이 준다 해도 절대 안 했잖아요. 누구 돕는 건 더더욱 안 하고요.”


“아. 그거? 그랬지. 근데 생각을 해 봤는데, 상황이 바뀌었어. 이제부터 해야 할 것 같아. 그것도 꽤 전문적으로.”


무슨 일 있냐는 듯 눈을 마주쳐 오는 아라. 그 모습에 이원은 그저 웃으며, 아라의 어깨에 살짜쿵 손을 얹으며 말을 말했다.


“[휴머니티]가 우주 곳곳에 괴물들을 풀기 시작했잖아? 도미니티카 령 행성이건, 아니건 무차별적으로 말이야. 그러면 이제 도미니티카에 남아 있는 다른 형제들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괴물들을 처치하며 계속 공로를 쌓고 자기 입지를 다져나가겠지?”


“... 그렇겠죠.”


“그럼 바깥에 있는 나는 계속 뒤쳐지겠지? 현재 도미니티카의 공무를 맡고 있지 않은 나로서는, ‘내부의 문제’는 건드릴 수 없으니까 말이야.”


“그야 당연... 아. 설마...”


뭔가를 눈치챈 듯 말꼬리를 흐리는 아라. 이원은 살짝 웃더니.


“... 읏.”


아라의 볼을 살짝 꼬집듯 만지작대며 하던 말을 이었다.


“맞아. 그 설마야. 내 배다른 형제들이 도미니티카 내부의 문제들을 해결한 공로들을 나눠먹는다면, 나는 ‘외부의 문제’들을 독식하는 거지.”


“... 차별화군요.”


“그치. 우주에 국가형 기업이 도미니티카만 있는 것도 아니고, 무소속 인조 행성들도 충분히 많으니까. 그리고 그 중 대다수는 [휴머니티]가 푸는 괴물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지. 우리는 앞으로 그런 힘없는 행성이나 중립도시에서 전문적으로 괴물을 퇴치해 주면서, 인맥과 영향력을 넓혀 가려고.”


“... 다 좋은데, 선장님 손은 씻고 이러시는 거겠죠.”


“어. 돌아오자마자 씻었지. 왜. 이러는 거 싫어?”


“... 딱히요. 선장님이 이러시는 거 하루이틀도 아니고 별로 신경 안 쓰고 있-”


눈을 감으며 무심하게 대꾸하는 아라. 허나 5초 뒤.


덜컥-!


“밥바라밥밥밥! 사모님! 오늘 저녁은 뭐예요?”


스윽-


다 씻은 루비가 방문을 박차고 나오자마자, 눈 깜짝할 새에 슬쩍 이원으로부터 한 발짝만큼 거리를 벌리는 아라.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이원이 피식 웃더니, 루비 쪽을 향해 말했다.


“야. 루비. 너 잠깐 일로 와 봐.”


“... 네? 저요? 왜왜왜... 왜요?”


“왜긴 왜야. 드디어 루비 너가 해야 할 일이 생겼으니까 그렇지.”


“일!”


일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후다다닥 이원 쪽으로 달려가는 루비. 그녀가 눈을 밝히며 종달새처럼 쫑알댔다.


“어떤 일인데요? 돈은 많이 주시는 건가요? 혹시 일할 땐 사모님이 간식도 만들어 주시나요? 과자라던가? 빵이라던가?”


“개소리 말고, 우리 이제 용병일 할 건데, [갤럭시넷]에다가 회사처럼 보이게 홈페이지 하나만 만들어 봐.”


“... 홈페이지요?”


“어. 회사 이름은... 그냥 우주선 이름 따서 블루스로 하자.”


“아니아니아니... 선장님... 그게 아니라... 저... 저는 해커지 웨... 웹 디자이너가 아닌데요?”


“그래서 뭐. 못 하겠다고?”


“아... 아니. 못 하는 게 아니라요... 단지 전공이 아니라서 자신이 좀... 없달까... 나? 제... 제가 사실 미적 센스는 조금 박살이 난 상태라...”


“괜찮아, 괜찮아. 요즘 세상에 누가 전공 따라 가? 나도 전공 살릴 거였으면 이렇게 해적 일 안 했지. 다 하다 보면 느는 거야.”


“아... 아하하... 그런가요...”


‘이 젊은 꼰대가...!’


입으로는 어색하게나마 웃고 있지만 눈은 분노로 가득 차 있는 루비. 허나 이원은 그런 루비의 시선을 무시한 채, 자기 할 말을 이었다.


“일단 회사소개는 루비 너가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써 보고, 직급은... 대충 나는 대표이사 하면 되고, 아라는 나랑 같이 오래 일했으니까 실장 하면 좋겠고, 루비 너는...”


“저는...?”


“넌 그냥 인턴 하자. 루비 인턴.”


“...”


루비는 웃으며, 최대한 빨리 돈 모아 이 빌어먹을 우주선을 떠나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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